걸레
어느 날 중광이 부처님께 염불을 외우고 있는데
갑자기 부처님이 벌떡 일어나며
“허구 헌 날 내 앞에 돈 몇 푼 올려놓고 향불을 끄실러 대면서
매일 술 먹고 노름하고 바람피우고 다니는 남편
사업 잘되게 해 달라 하고
공부에는 관심도 없는 아들놈
S대학교 합격시켜 달라“ 하고
천사람 만사람 온갖 소원성취 다 빌어대니
내 더 이상 못해먹겠다.
너 알다시피 은행나무로 깎아 놓은 내가
무슨 법력이 있어
그걸 다 들어 준단 말이냐?
에이 개0도 못해 먹겠다.
나도 술도 먹고 싶고 00질도 하고 싶으니 이만 간다.
그리고 부처님이 떠나버렸다.
중광이 잃어버린 스승을 찾아 수없이 찾아다닌 끝에
강원도 어느 골짜기에 가니
여러 미녀들과 어울려 시원한 골짜기 물에
발 담그고 술을 들고 계신다.
“아이고 부처님! 수많은 사람들이 소원성취 기도하려 와서
부처님 내 놓으라 큰 나리가 났습니다. “
“이미 3000년 전에 복 받고 잘사는 법 다 말했고
내 제자들이 불경으로 써서
수없이 많은 책으로 세상에 내어 놓았는데
그걸 읽고 그대로 사는 놈은 없고
불전에 돈 바치고 기도만 해대니
낸들 무슨 방도가 있겠느냐?
농사꾼은 씨앗을 가려 두고 거름을 넉넉하게 준비하고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를 기다린다.
하늘에 기도 하여 막상 비가 온다고 해도
씨앗과 땅과 거름이 없다면 무슨 소용일까?
신과 인간은 서로 맡은바가 있는 법인데
사람이 제가 할 바를 하지 않고 하늘만 바라보고
복달라고 매달리면
예수 석가 공자라 해도
어느 신이 도울 수 있으랴.
어떤 종교가 되었던지
오래 신앙하여 큰돈을 폼 나게 헌성하고
한편의 시 같은 내용으로
폼 나게 기도하는 사람보다
남 잘되게 하는데 힘쓰고
진리공부 하면서
그 가르침 하나라도 실천하려는 사람
그가 만사를 성공시키는 사람이다.
--- 남촌 생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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