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삶/사진·그림

[스크랩] 청전 이상범 그림 해설

남촌선생 - 힐링캠프 2007. 4. 21. 10:31


 산수 1959년 327 x210  종이에 수묵 담채   연세 대학교

1959년 가을에 그린 춘경과 추경의 쌍폭산수도이다. 두 폭 모두 종축의 화면에 전통적인 3단구도법으로 짜여 있다.
봄의 풍경은, 산골 농가에서 씨뿌리고 밭갈이하는 장면을 45도 각도의 눈높이에서 내려다보는 시각으로 포착되어 있다.
근경에는 산길 모퉁이를 사선으로 잘라 나타내고, 중경은 밭으로 낮게 나타낸 다음 그 위로 점점 물러날수록 높아지게 초가집과 나무숲과 산을 배치하여 공간감과 거리감을 조성하였다. 가을 풍경은 산간계곡 언덕 위의 기와집을 중심으로 뒤로 먼산을, 앞으로 계류를 포치하여 전형적인 3단구도로 그려져 있으며, 시점은 근경의 냇가쪽에서 위로 쳐다보는 고원법高遠法으로 다루어졌다. 두 그림 모두 밭갈고, 지게지고 나르는 화중▩中 인물을 통하여 산촌에서의 삶의 모습을 나타내고자 했으나, 그 외 다른 무대를 이루는 봄과 가을 풍경에서는 계류의 정취와 그 경관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호암] 이 작품은 청전과 친분이 있었던 전 연세대학교 총장 백낙준 박사가 대강당 건물을 신축하면서 강당에 들어갈 작품을 청전에게 의뢰하여 1959년 가을에 제작한 작품이다. 작품의 크기가 전지 10장 정도로, 병풍으로 제작된 작품을 제외하고 가장 큰 작품에 속하는 것이어서 제작 당시 그의 작업실인 천연산방에 옮김틀을 설치하고 타고 다니면서 제작하였다고 한다.
당시 춘경과 추경을 쌍폭으로 그렸는데, 이 작품은 산골 농가에서 씨뿌리고 밭갈이하는 장면을 그린 봄 풍경이다. 화면은 크게 3단으로 구서되어 있는데, 전경에는 산길 모퉁이를 사선으로 도입하고 중경에는 돌담이 있는 초가집 몇채와 밭이 있고 후경에는 산과 소나무 숲을 배치하여 비교적 실경에 가까워 시골 어디선가 본듯한 친숙한 느낌을 있다. 그림의 포인트가 되고 있는 중경의 초가집 주위에는 복사꽃이 만발하여 계절을 알려주고 있는데, 밭에서 열심히 일하는 부부의 모습이 욕심없이 성실하게 살아가는 한국의 서민상을 느끼게 한다. 연세대학교에 있는 <춘경산수>와 함께 쌍폭으로 그려진 이 작품은 갈색으로 물든 산간 계곡의 가을 풍경을 그리고 있다. 화면 중앙에 돌담이 있는 기와집 두 채를 중심으로 후경에 산이 있고, 전경에는 계류가 흐르는 3단 구성으로 되어 있다. 이 작품에서도 중경에 많은 이야기를 넣고 있는데, 중앙 왼쪽에는 돌담이 있는 기와집과 이곳을 향해 오르는 물동이를 인 촌부가 점경인물로 그려지고 집 주위에는 듬성듬성 나 있는 수목들은 쓸쓸한 가을의 정취를 전하고 있다. 또 기와지붕 위와 나뭇가지 위에는 까치 두 마리가 서로 조응하며 적막한 화면에 생기를 주고 있으며, 그 오른편에는 소 세 마리가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다. 하단의 암반 사이를 따라 흘러내리는 계곡물의 표현은 경쾌하고 속도감 있는 붓질로 시원한 느낌을 주고 있고, 주변에 있는 암반과 잡풀들의 묘사는 붓의 각도와 속도에 의한 섬세한 변화가 연갈색 담채와 어우러져 세련된 경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 작품을 위해 제작한 듯한 스케치가 발견되어 사전에 구도에 대한 세밀한 연습이 있었음을 보여준다(참고도판 13). 한 야산에 거친 잡목과 성긴 수풀들, 얕은 계류가 그림의 배경을 이루는 극히 간결한 소재에 지게를 지고 소를 몰고 걸어가는 한 사람이 시선을 유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을 뿐이다.
한 야산에 거친 잡목과 성긴 수풀들, 얕은 계류가 그림의 배경을 이루는 극히 간결한 소재에 지게를 지고 소를 몰고 걸어가는 한 사람이 시선을 유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렇게 단조롭기 짝이 없는 화폭에 펼쳐지는 고른 호흡의 짧은 필치들은 엄연한 질서 속에서 무한한 변화를 연출하여 보는 사람을 깊은 감동의 세계로 이끌고 있다.
만약 소를 몰고가는 점경인물이 없다면 추상화에 가까운 그림이 될테지만 그래도 그 감동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3미터가 넘는 거대한 화면의 단조로운 구도와 색감만으로 이렇게 깊은 감동을 줄 수 있는 것은 청전에게서 볼 수 있는 독자적 경지이다.
손을 놀리는 방향에 따라 거침없이 그어 내리는 기법은 이미 대상물에 대한 집착을 넘어서 화면 안에서의 질서와 그 표출 자체에 자신의 감흥을 내던지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1977년에서 1978년까지 한국화 유럽 순회 전시회와 1989년 호암미술관에서 열린 산수화 4대가전에 출품되어 호평을 받았다.




추경 산수 1956년작


   설경 산수 1956년 종이에 수묵 담채  48 x 102cm 조재진 소장

청전의 무르익은 필치가 계절감과 어우러져 눈 덮인 산가의 풍경을 운치 있게 표현하고 있다.

청전은 한국의 사계절 중 특히 가을의 야취를 평생동안 많이 그린데 반해

설경은 1950년대 중반 이후부터 빈번하게 나타난다. 화면 우측 하단에 병신원조(丙申元朝)라 명기하여 1956년 작품임을 알 수 있고, 1960년 경부터 나타나는 전형화된 구도는 아니지만 안정되고 꽉 찬 구도에 흔쾌한 발묵법이 돋보인다. 눈 덮인 부분은 종이의 흰 빛을 살려서 표현하고 골진 부분에만 약간의 농묵을 이용하여

훌륭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앙상한 가지들만 남아 있는 나무들의 경쾌하고 활달한 표현은 화면에 생동감을 준다. 이 시기 그의 작품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점경인물이 생략된 대신, 우측 상단 지붕에 잇는 두 마리의 까치는 눈 덮인 적막한 산사(山寺)에 흥을 돋우는 듯하다



 눈길 1964년 종이에 담채 32.5 x63.5cm 개인 소장

담묵·농묵의 점선과 담갈색의 補筆로 이루어지고 있는 설경인데, 너무 빨리 끝내려고 했던 탓인지 전체적으로 차근하고 안정된 표현이 아니다.
다만 설원의 구도가 좀 색다르고, 앞쪽 중앙으로 가져온 소바리와 농부의 위치 설정도 보기 드문 특색이다. 또한 그 앞뒤로 나타나 있는 뾰죽뾰죽한 곡식 낟가리의 표정이 이채롭다. 담갈색 補筆의 발언으로 미루어 산야에 가득 쌓였던 눈이 따뜻한 이른봄의 햇살로 녹아 내리기 시작한 상태가 아닌가 여겨지기도 한다.

 



추경 산수 1960년 작  종이에 수묵 담채 59.2 x 128.5cm 개인소장

가을 산촌의 야취를 그리고 있는 이 작품은 연도가 명기되어 있지 않아 정확한 제작년도를 알 수 없으나, 청전의 전형적인 도상의 등장과 무르익은 청전화법이

사용되고 있는 점으로 보아 1960년대 중반의 작품으로 보인다.

야산에 쓰러져 가는 초가집 두 채를 설정하고 지게를 진 촌부가 집을 향해 걸어가는

비교적 실경에 가까운 평이한 구도이다.

화면 곳곳에 있는 메마른 나뭇가지와 짚더미들은 연한 갈색톤의 배경색과

어울려 가을의 스산함을 전한다. 또 초가집 지붕 굴뚝위로 운치있게 피어오르는 연기는

황량한 자연에서 소박하게 살아가는 서민들의 정겨운 삶의 흔적을 보는 듯 하다.

산가 춘색 1960년대 중엽 종이에 담채

대단히 명랑하고 따듯한 춘색으로 가득한 작품이다. 7旬를 전후한 시기의 노경에서 청전은 정력적인 작품활동을 하고 있으나 그 배경과 동기에 있어서는 많았고, 그 점은 늘 청전의 심경을 괴롭혔었다. 가정적으로도 복잡하고 편치 않은 일이 많았다.
그 때문에 반가운 친구를 만나면 나이의 고하를 불문하고 한없이 애기를 나누고 싶어하였고, 청전 자신 천성적으로 다정다감한 성격이었다.
아마 이 작품은 그의 기분이 매우 좋았을 때에 그려졌음이 분명하다.
평소의 자잘하고 성격적인 점경들이 한결 상쾌하고 생기있게 발휘되고 있고, 담채의 효과도 맑고 신선하다. 구도와 모든 표현요소들이 마치 서로 속삭이듯이 어우러져 있다.
청전 특유의 야산과 옆으로 긴 화면 좌우로 이어지고 있는 선려한 복사꽃의 그 속에 파묻혀 있는 농가의 화합이 아름답고 평화롭고, 이리저리 모이고 빠져나가는 소란스런 여울의 물줄기와 그 속에 노출되는 암석들의 독특한 표정이 조용하면서도 자연의 생명감을 강하게 발산하고 있다.
거기에 소를 앞세운 농부하나가 여기서도 청전의 인간 중심의 자연관을 말해 준다.




  산가 1960년대중엽  종이에 담채 71 x151cm

청전 得意의 水墨筆을 정신적 표현경지로 거듭 중복시키면서 자연의 오묘한 형상과 생명감에 변화와 움직임을 부여하는 위에 최소로 억제된 주황과 청록색이 엷게 가미되고 있는 대작이며 수작이다.
특히 화면 위와 뒤로 끝없이 이어지게 한 깊은 산과 그 왼쪽 중턱 숲속에 지붕과 흙벽 일부를 드러내고 있는 초가의 위치, 그리고 무엇보다도 주목되는 계류의 자연한 그 구도의 묘는 이 작품에 대단히 풍부하고 광대한 풍정을 유발시키고 있다.
이러한 표현은 실상 어디서건 볼 수 있는 풍경이자, 그 회화적·예술적 이상화이다.
게다가 청전의 각별한 심경적 취향이 강하게 보태지고 있는 것이다.
계류가 멀리 산기슭에서 나타나고 있는 위치에 설정한 다리 위를 막 건너가기 시작하고 있는 귀가길의 짐지게를 진 농부는 앞에서도 여러번 지적한 청전의 몇몇 特定像의 하나로 재현되고 있다. 이러한 산간지의 자연환경과 조촐한 초가집, 그리고 거기서 살고 있는 농부의 모습은, 거듭 말하는 것이지만 청전의 평생의 마음속 이상향이었던 것이다.
그러고 보면 언제나 홀로 고독하게 나타나고 있는 농부상은 바로 청전의 심정적 자화상이었다고 말할

출처 : 시와 공간
글쓴이 : 카프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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