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삶/성공한 사람들

늦 가을 소묘

남촌선생 - 힐링캠프 2008. 11. 10. 19:49

고운 밤 되시고 편안한 휴일 보내시길 바랍니다 ,



    『 늦 가을 묘소 』 글 / 권영우 창밖에 나부끼는 단풍비가 그대를 보고싶어 합니다 , 나도 그대도 모르는 사이에 삶에 엉기였던 여름 진드기들은 어느덧 스산한 바람이 되어 이리저리 골목을 훔치며 올 가을도 예전처럼 말없는 눈물로만 고하려합니다 , 질경이 같은 인생에서 그대를 만난 것은 시들시들 병들어가는 내 가슴을 파랗게 적셔주는 단비였습니다 , 당신의 비쩍 마른 가슴이 짜낸 고혈 (膏血)에 목축인 여름햇살이 이 가을을 잉태하였음에도 붉게 물든 내 산야에 한번도 그 가슴을 걸어보지도 못하였는데 계절은 벌써 낙엽이 되여가는 아쉬움을 털어 버리려 가을이 저무는 뜨락을 서성이다 문득 그대를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 별이 지면 내리는 비 」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