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삶/음악모움

"눈발 날리면 노루들은 망연히 산봉우리를 건너다보고..."

남촌선생 - 힐링캠프 2008. 12. 9. 16:39

님들 고운 주말 만나시고 만다라문학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화전火田마을 향운/하규용 눈발 날리면 노루들은 망연히 산봉우리를 건너다보고 화전민 아낙들은 봄을 기다렸다 먹이고 입혀야 하니 긴긴 겨울은 추웠으리 노루와 함께 바람은 계곡을 올라와 쥐 죽은 듯 얼었던 땅을 녹여 봄날에 산골짜기 부산 했으리 산골 겨드랑이에 봄바람 불火질러대서 꽃들은 붉은빛 화사 했으리 남정네는 돌밭을 쟁기질 하며 봄날에 취하여 붙박아 살고 싶었으리라 어린 것이 죽으면 되는대로 비탈에 묻고 다음엔 도회지 부잣집에 태어나거라 노모가 죽으면 산등성이에 봉분 만들어 어메 잘 가셨소 고단한 사지육신 잘도 가셨소 화전민은 그때 떠나고 싶었으리라 불에 그슬린 아궁이돌 가느다란 석가래 금 간 옹기 물동이 고달퍼 쓰디쓴 화전민 생활은 나뒹굴어 자빠진 채 불타는 봄날에 누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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