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풍경일기
글 / 수호천사 옮김
사계절의 풍경일기
봄 .........누구를 만나야 인생이 아름다울까
당신을 만나고 안기는 것이 꽃이고 향기일 수 있는 나라가 있다면 지금 그리로 가고 싶습니다.
나는 세상을 뜯어고칠 아무런 힘이 없다. 그래서 나는 세상을 진정 사랑한다. 울먹이는 심정으로 부탁한다. 흐르는 강물은 강물이 알아서 흐르게 그냥 두자.
여름 ............雨 그 숲에 당신이 왔습니다.
우리들은 이따금 동네 어른들이 느티나무 밑에서 '아, 요즘 우리 닭들이 몇마리 없어진 것 같당게'
하는 소리를 듣긴 했지만 닭 때문에 동네가 시끄러운 적은 없었다. 그땐 그랬다.
가을 ............葉 사람은 무엇으로 자라는가.
간절한 것은 절실한 것이고 절실한 것은 다 절절하다. 그리움을 가슴 가득 안고 보낸 가을밤의 사랑은 절절하다. 절절한 것은 감추지 못하고 저절로 우러나온다. 저절로 우러나와 타는 가슴을 적시는 달디단 생수, 그게 시다. 시여! 콸콸 솟아라! 상처 난 내 살에서.
세월이, 어머님의 세월과 우리네 산천이 만들어 낸
어머님의 소박한 '예술'앞에 나는 저절로 고개 숙여진다. 우리의 진정한 예술은 이렇게 우리의 소박한 산천과
소박한 삶을 닮을 때 영원히 그 빛을 잃지 않을 것이다.
누구에게 고개를 숙일까 이른 아침 논길을 걸어오는 농부에게 언 땅을 뚫고 돋아나는 냉이에게 넘어가는 해와 뜨는 달과 별에게 그리고 캄캄한 밤에게 저녁 하늘에 뜬 노을에게 저절로 익어 떨어지는 살구에게…
겨울 ............雪 자연과 인간의 아름다운 집.
삶은 지속됩니다. 새해 새 아침 내 첫발이 디딜 저 땅이 눈부십니다.
어, 눈오시네 눈이 와 그 산에 눈이 먼저 오시네 눈 먼저 오시고 그대 오시려나
까마득하게 잊어버렸던 이름 하나가
시린 허공을 건너와 메마른 내 손등을 적신다
- 김용택 -
잎새바람:홍금자 시, 이안삼곡, 테너, 이재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