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경매 축제서 지난해 세계 최고가의 2배로
‘과일의 황제’라 불리는 열대과일 두리안 한 개가 우리 돈 약 5,700만원에 팔렸다.
지난해 세계 최고가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금액이다.
11일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1일 태국 논타부리 지역의 ‘2019 두리안 왕 중 왕 경매
축제’에서 칸야오(kanyao) 품종 두리안 한 개가 150만바트(약 5,700만원)에 낙찰됐다.
낙찰자는 사업가로만 알려졌다. 칸야오 품종은 논타부리 지역의 특산품으로 달콤한 맛과
크림 같은 질감으로 세계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최고가 두리안을 기른 농부는
“매우 특별한 열매라는 건 알아챘지만 이렇게 비싸게 팔릴 줄은 몰랐다”라며 “
낙찰자가 맛있게 먹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두리안 경매 축제는 매년 열린다. 완벽한 크기와 모양, 숙성의 깊이를 따져 엄선된 두리안 9개만 간택된다. 지난해 최고가는 80만바트였다. 경매라는 오락성 행사를 통해 부유한
과일 애호가들의 흥미를 유발해 일종의 기금을 걷고, 우수한 농민들을 널리 알리자는 취지다.
이번 경매에서 두리안 9개를 팔아 모금한 450만바트는 지역사회에 기증돼 병원의 의료장비를 구입하는데 쓰인다.
두리안은 ‘지옥의 냄새, 천국의 맛’이라는 별칭도 있다. 처음 맡으면 뒷걸음질쳐질 정도로
기괴하고 기분이 묘해지는 냄새 탓에 인도네시아에선 지하철(MRT) 버스 등 대중교통수단이나 호텔에 반입이 금지될 정도다. 반면 일단 맛에 길들여지면 헤어날 수 없을 만큼
호불호(好不好)가 갈리는 열대 과일이다.
두리안 냄새에 얽힌 사건도 많이 발생한다.
지난 5월 호주 캔버라대학에선 “강력한 가스 냄새가 난다”는 신고와 함께 소방관들이 출동하고 학생들이 도서관에서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위험물질 취급 및 처리 전담반이
냄새의 근원을 1시간 넘게 수색한 결과, 도서관 2층 통풍구 옆에 놓인 두리안이 범인이었다.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에선 비행기 수화물칸에 실었던 두리안에서 냄새가 올라오자
몇몇 승객이 항의하고 탑승을 거부했다. 결국 두리안 상자를 짐칸에서 모두 빼내느라
비행기 이륙이 한 시간가량 늦어졌다.
아울러 두리안은 술과 함께 먹으면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혈중알코올농도를 높여 과음하는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4월 중국에선 술 한 모금 마시지 않고 음주운전 단속에 걸린 해프닝이 있었다. 당시 20대 청년은 “두리안을 먹었을 뿐”이라고 결백을 주장했으나
음주측정기엔 양성 반응이 나왔다. 청년은 혈액 채취를 당한 결과 알코올이 발견되지 않았고,
경찰관이 직접 두리안만 먹고 음주측정 실험을 해 양성 반응이 나오자 풀려났다.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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