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자료실/약초효능 종합

구중구포 九蒸九暴

남촌선생 - 힐링캠프 2021. 2. 6. 17:55

혜우스님 차 이야기

구중구포가 정말 아홉번 찌고 아홉번 말리란 말인가?(1) 옛 문헌상에서는 전통 덖음차 제다법에 관한 과학적인 수치와 기록들을 살펴보기는 힘든 상황입니다. 다만 몇몇 문헌에 간단하게 기록으로 남아 있는 제다법으로 옛사람들의 차 만드는 방법을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현재까지 면면이 전해 내려 온 제다법에 비추어 볼 때, 크게 우려할 만큼 벗어나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논란이 되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구증구포(九蒸九暴)'입니다.

우리 전통 덖음차의 제다법을 이야기할 대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이지요. 지금도 차 만드는 이들뿐만 아니라 다계에서 끊임없는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입니다. 그 논란의 거개가 이렇습니다. 구증구포란 단어의 의미를 직역해 보면 '시루(솥)에 아홉 번 찌고 볕에 아홉 번 말린다'란 뜻입니다.

이 방법으로 증제차를 만든다고 해도 아홉 번 찌고 말린다면 차로 마시기엔 맞지 않는데, 하물며 덖음차의 경우는 더욱더 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주 내용입니다. 구증구포는 본래 한약재를 처방에 맞게 사용하기 위한 방법으로 대체로 생약재가 가지고 있는 성미를 변화시키기 위한 제약법입니다. 예를 들어보기로 하겠습니다.

생지황의 성미는 달고 쓰며 차다고 합니다. 이것을 시루에 쪄서 볕에 말리기를 아홉번 하면 성미가 달고 따뜻한 성질로 변화하게 됩니다. 이것을 숙지황이라고 하는데, 이 과정에서 효능 또한 변화게 됩니다. 생지황은 열을 내리고 피를 맑게 하며 진액을 만들어주는 반면 숙지황은 진음과 혈액을 보충해 줍니다.

이와 같은 예로 인삼을 홍삼으로 만들어 사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런 것을 두고 한방에서는 '수치(修治)'한다, 포제(暴制)한다'이르고 있습니다. 즉, 열을 가해 성미를 변화시켜 각각의 쓰임새가 다른 약재로 만들었다고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그렇다면 옛 사람들이 이러한 사실을 몰라서 차를 만드는 제다볍에 구증 구포라는 말을 사용했을까요.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단어의 뜻을 해석하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하나는 직역으로 단어의 낱자 하나 하나가 뜻하는 뜻을 해석하는 방법과 다른 하나는 단어가 지니는 상징 뜻으로 해석 하는 의역이 있습니다 만약 구증구포가 나타내고 있는 뜻을 직역한다면 차에 어울리지 않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의역을 한다면 그리 무리가 없다고 봅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전통 덖음차 만드는 방법은 개인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겠지만 대체로 이렇습니다. 먼저 뜨거운 솥에 생엽을 넣고 찻잎이 가지고 있는 수분으로 충분히 익힙니다.

익힌 찻잎을 멍석에 비벼 식혔다가 다시 뜨거운 솥에 넣어 찻잎의 수분으로 첫 번째와 같이 뜨겁게 덖어 다시 비빈 후 식히는 과정을 여러 번, 아홉 수를 고집하는 이도 있고 그렇지 않은 이도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열을 가해 여러 번 덖는 것이 위에서 언급한 약재를 만드는 방법 중의 하나인 구증구포와 다를 바가 없기에 상징적으로 그 말을 쓰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중국에서는 부초차(釜秒茶)라하여 우리나라의 덖음차와 같은 제다법 으로 만든 것이 있습니다.

부초란 말은 말 그대로 '솥에 볶는다'는 의미로 우리 말로 하면 덖는 과정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이를 '볶는다'와 '덖는다'의 단어적인 의미에만 치중한 나머지 다르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는데, 이는 풍부한 우리말 표현방식에 따른 오해입니다. 하지만 같은 덖음차라도 중국의 제다와 우리나라의 차 만드는 방식에 있어 차이가 있습 니다.

처음에야 중국이든, 우리나라이든 별반 다를 바가 없었게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각자가 다른 문화적인 배경, 처한 환경과 식습관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났을 것이고, 현재와 같은 차 만드는 방법으로 서로 다르게 변화되었을 것이라 추측해 봅니다.

 

남촌선생 가요한곡- 백마야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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