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삶/음악모움

[스크랩] 슬픈 달 / 이병욱

남촌선생 - 힐링캠프 2007. 1. 26. 19:16


 
슬픈 달
- 이병욱

      달빛 속에서 / 안도현 누가 밤바람 타고 내려오고 있다. 떡갈나무 잎사귀 위에서 자라나 떡갈나무 튼튼한 잎사귀를 흔들며 미끄러지며 밤마다 내려오고 있다. 바라보면 가장 낮은 곳에 어둠이 몰려있는 마을에는 비로소 적막이 열리고 문득문득 귀 여는 잠 속의 집들 혼미 속에서 불빛을 밝혀 든다. 그 언저리 한 걸음씩 물러서는 어둠을 누가 하염없이 두드리는가. 갑자기 부르고 싶어지는 사람의 이름 오우버 깊이 넣어둔 옛 노래를 꺼내 들려주고 싶은데 달빛은 약속을 풀어헤치며 물풀처럼 조용히 떠돌아다니고 있다. 아 지금까지 목숨을 살아온 것이 떠도는 일뿐인 이 지상에서 쌓아온 세월은 텅텅 비어 있고 이웃에게 줄 무엇 하나 없다. 머릿속 모든 캄캄함을 헹궈내며 이마 높이로 바람이 지나갈 때 보아라, 저 황홀한 세상의 끝에서 달빛이 인제 몸을 풀어 눕고 있다. 그래서 길은 잠시 꼬이고 모일수록 더욱 흩어지는 안개와 나뭇가지는 완전한 사랑을 위해 소문처럼 은밀하게 뻗어 나간다. 달빛 속에 설 때마다 나는 목이 쉬고 아무 준비해 둔 것 없어 누구의 이름 한번 부르지 못한다 대금: 박용호 - 가야금: 김해숙 구음: 김성녀 - 장고: 정덕화
출처 : 하얀미소가 머무는 곳
글쓴이 : 연풍연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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