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석 시인
동서남북
얼마나 오랫동안
꿈을 꾸며 긴 밤을 지냈기에
여기에 이르러서야
내 삶의 주변에 동서남북이
이렇게 존재함을 알았을까
야속한 세월
흔적도 없이 사라진 뒤
삶의 선물이라고는
허무한 계절의 길뿐이지만
영혼이 깃든 모습
그리고 우주에서 떨어진
이 대지를 밝고 가는 숨결
모두가 소중한 것들인데
사랑하는 사람
너 하나 세워두면
채워야 할 것도
부족할 것도 없이
동서남북 의미 가득함을
지금에서야 알았으니
비록 잡담같아 외면했지만
그 때 그 봄날에 피던
많은 꽃들 전하던 말을
진지하게 귀담아 들을 걸.
사랑은 그런 것인가
침묵하던 나무가
푸른잎새를 펼치고
세상을 향해
고요히 손을 흔들면
사랑하고 살면 좋다는
특별한 메세지로 생각하고
사랑은 정녕 그런 것인가
항상 그리 생각했었지
노란 이름 모를 꽃들이
강변에 피어
바람결에 흔들리며
노란향기를 퍼지게 하면
사랑은 저렇게 주는 것
그런 것이 바로 사랑인가
그렇게도 생각한 바 있었네
추억의 어린날
가슴속으로 애태우며
품고 살았던 그 소녀가
아직도 영화처럼 맴돌고
아련한 미소가 고와
그 때로 더 돌아가고 싶은 게
바로 사랑의 이유란 말인가
예사로울 수만은 없었던
보랏빛 바람 가슴 저민
그날의 아름다웠던 사랑이
아직도 가슴에 둥지를 틀고
내안에서 살고 있는 그리움
바로 사랑은 그런 것인가
걷기
언제 걸을 것인가
그리움에 잠못 이루고
밤을 새우는 그날이면
새벽길을 걸어보면
어딘가에서 그리움을 씻고
이슬같은 사랑을 만나리
왜 걸을 것인가
사랑하는 님에게 가야 할
그 마음을 어찌 가둬두고
걷지 않는단 말인가
누구나 걸어야만
사랑하는 님에게 갈 것 아닌가
얼마나 걸을 것인가
집밖에 나서면 그냥
사랑하는 님을 만나리라
기대하는 것은 큰 욕심이라
그 님을 만나 손을 잡을 때까지
영원히 걸어서라도 만나야지
어디로 걸을 것인가
추억이 떠오르고
사랑하는 님에게 선물이 될
멋진 풍경을 끼고 갈 수 있는
그런 아름다운 곳으로 걷는다면
얼마나 멋진 걸음이 되겠는가
유년시절 잠자리를 쫓던
풀밭길은 어떻겠는가
노랑나비 훨훨 날고
꿩들의 울음소리
숲속에 울려 메아리 칠때
소년이 불던 피리소리에
푸른 보리밭 물결은
찰랑찰랑 일렁이며
하늘하늘 춤을 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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