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의 성
글/이림
어린 내가 목동이 되어 흐르는 물 속에 발을 담그면
세월은 송사리떼와 함께 발밑을 간지럽히며 지나갔다.
들판을 거닐다 풀각시를 만들어 놓으면 소들도 사랑을 먹었고,
들꽃을 물위에 띄워놓으면 저 멀리 떠 내려갔다.
여유로운 날에 기러기떼는 가벼운 깃털을 내려놓아
멀리 산 그림자의 무게를 가볍게 하여 주었다.
몸이 가벼워진 산은 달과 함께 그림자가 되어
마을로 내려와 흰 눈을 밟으며 지나갔다.
들판에서 자란 송아지가 몇 번인가 어디로 갔고,
나도 들판을 떠나 있었다.
여저기를 떠돌아 다니다 기러기를 닮아버린 모습을 발견하고
나서야 머리카락을 잘라낸 후, 세월의 무게를 가볍게 할 수 있었다.
그 때에야 비로소 거울 속에서 미소짓는 어린왕자를 만날 수 있었다.
그런 날이면 내 성을 볼 수 있는 동산에 올라갈 수 있었다.
어느 새 미리내에는 예전에 뿌려놓은 들꽃들이 흐르고,
산 아래 마을에도 찬란한 꽃들이 피어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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