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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제사와 차례(1)

남촌선생 - 힐링캠프 2011. 2. 16. 10:44

<제사와 차례의 유래>

 

제사(祭祀)는 망자(조상, 직계존속))에게 음식을 드리는 의례이고 차례(茶禮)는 자의 뜻 그대로 차를 드리는 의례였다. 지금은 거의 사라져버리고 말았지만 옛날에는 좋고 귀하고 맛있는 음식은 먼저 조상에게 제사로 바치고 나서 생자들이 먹고, 생자는 어른들부터 들게 한 다음에 먹는 것이 한국의 고유한 전통이고 미풍양속이었다.

 

차례도 그런 연유에서 생겨나게 되었다. 옛날에서 차가 귀하고 값이 비싸서 절대 다수의 서민들로서는 차를 드리는 것이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서민들은 차 대신에 술을 드리기도 하다가 차례가 명절(구정 추석)의 의례로 정착되면서 차례상에 햇곡식으로 준비한 음식과 송편 등을 진설하게 되었고 이것이 오늘날의 차례로 정착하게 되었다.

 

옛날 사람들은 인간의 죽음은 애벌레가 껍질을 벗고 나비가 되듯이 죽음으로 삶이 끝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망자들은 모두 영계(저승)로 가서 삶을 계속한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제사와 차례는 망자들의 영혼(신)에게 드리는 의례로 출발하게 되었던 것이다.

 

망자가 과연 영계에서 실재하고 있는지의 여부는 각자의 몫일 수밖에 없지만 그런 것은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없다. 제사와 차례는 생자를 위한 훌륭한 산교육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제사와 차례는 눈에 보이지도 않고 기억에도 없는 분들에게 감사와 공경을 드리는 의식이다. 본 적도 없고 기억에도 없는 조상에게 감사와 공경을 드리는 사람은 눈에 보이는 부모를 섬길 줄 알지만, 제사와 차례를 드리지 않는 사람은 감사와 공경을 모르는 사람이 되어 부모를 등한히 하는 결과로 나타나지 않을 수 없다.

 

제사와 차례를 드리지 않는 사람과 조흘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인간을 평가할 때도 보이지 않는 성품 교양 능력에는 관심도 없이 눈으로 확인이 되는 재산 학력 외모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부모가 힘이 있고 돈이 있을 때는 섬기다가 돈이 없고 병에 걸렸을 때는 푸대접하고 기피하는 사람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차례와 제사는 우상숭배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우상(偶像)은 돌이나 나무 쇠붙이 따위로 형상을 만들고, 숭배(崇拜)는 종교적으로 숭상하는 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영정(사진)과 지방(망자의 이름을 기재한 종이)이 우상일 수 없고, 망자에게 감사와 공경을 드리는 것은 숭배일 수 없다. “다른 신에게 절하지 말라.”는 계명이 거슬리는 사람은 절 대신에 호국선영 앞에서 묵념을 올리듯이 잠시 동안 묵념을 올리는 것으로 충분할 것이다.

 

차례와 제사는 한국인이 길이 이어가고 세계에 전파해야 하는 자랑스러운 문화와 전통으로 한국인 모두에게 효행심을 고취하고 교육시킬 수 있는 세계 최고의 미풍양속이라는 것을 생각하여 소흘히 여기고 거부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진설법>

 

제사와 차례는 진설하는 방법이 있는데 조율시이, 홍동백서, 좌포우혜, 두동미서, 어동육서 등이 바로 그런 것들이다. 어떻게 해서 그런 진설법이 생겨나게 되었는지 고찰하기로 한다.

 

1. 조율시이(대추 밤 감 배)

 

조율시이는 과일을 대추 밤 감 배 순서로 진설하고, 조율이시는 감보다 배를 먼저 놓는 방법을 말한다.

 

4개의 과일 중에서 대추를 먼저 놓아야 하는 이유는 대추는 씨가 1개여서 임금을 뜻하고, 밤은 씨가 3개여서 3정승을 뜻하고, 씨가 6개인 감과 배는 6판서를 뜻하기 때문에 진설하는 순서가 틀려서는 안된다는 것이 제례의 범도다.

 

충효를 강조했던 유교의 세상에서는 효를 기리는 제사와 차례의 의례에서도 충을 빠뜨려는 안된다는 뜻에서 조율시이를 만들게 되었는데 감과 배가 같은 6쪽이라는 데서 문제가 발생하게 되었다.

 

감과 배의 순서 문제로 옥신각신했던 유교는 당파로 갈라지고 급기야는 상대방을 쳐 죽이는 사태로 비약했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문제는 지금도 조율시이 조율이시를 따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대추 밤 감 배가 없으면 제례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이 있다는 사실이다.

 

먹을 것이 변변하지 못했던 옛날에는 조율시이가 대표적인 과일일 수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한 겨울에도 여름 과일이 나오고, 맛있는 세계의 과일들이 물밀 듯이 밀려들고 있는 세상이다.

 

뿐만 아니라 지금은 대통령이 정치를 조금만 잘못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욕설을 퍼붓고 탄핵까지 하는 세상이다. 그런데도 조율시이가 연유하게 된 유래를 알려고도 하지 않고, 풍습도 시대의 변화에 따라서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썩었던 유교의 법도에 매어 조율시이를 고집하고 주장하는 것은 꽉 막힌 사고방식일 수밖에 없다.

 

2. 홍동백서 좌포우혜 두동미서 어동육서

 

홍동백서는 붉은 색깔은 동쪽 흰 색깔은 서쪽, 좌포우혜는 마른 것은 좌측 수분이 많은 것은 우측, 두동미서는 생선 머리는 동쪽 꼬리는 서쪽으로 향하고, 어동육서는 생선은 동쪽 육류는 서쪽을 놓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진설법은 5행에서 연유하게 되었다. 제례상은 북쪽을 향하여 진설하는데 그 이유는 북(水)은 생명의 근원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제례상이 북쪽을 향하면 좌측은 서쪽 우측은 동쪽이 된다.

 

방향

5행

木, 靑, 春

金, 白, 秋

火, 赤, 夏

水, 黑, 冬

 

홍동백서는 동쪽에서 붉은 태양이 떠오르는 것과 관련하여 붉은 색깔을 동쪽, 흰 색은 서쪽에 놓고, 좌포우혜는 동(春)은 생명이 탄생하는 방향으로 물과 관계가 있어서 식혜처럼 수분이 많은 음식은 동쪽에 해당하는 좌측, 서(秋)는 가을로 물이 마르기 때문에 명태포처럼 건조한 음식을 우측(서쪽)에 놓고,

 

두동미서는 생선 머리는 생명의 중추라는 뜻에서 동쪽, 어동육서는 동양인은 생선을 많이 먹기 때문에 동쪽, 서양인은 육식을 많이 먹는다는 뜻에서 서쪽에 놓아야 한다는 의미에서 진설법이 만들어지게 되었던 것이다.

 

                               북(水, 黑, 冬)

                                        l

                                        l

             서(金, 白, 秋)  --ㅡㅡㅡ  동(木, 靑, 春)

                 좌측                 l            우측

                                        l

                               남(火, 赤, 夏)

 

이와 같은 사실에서 진설법은 식자들이 만들어낸 것임을 알 수 있는데 문제는 음식은 놓는 위치에 따라서 맛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보기에 좋은 것도 아니라는 사실에 있다.

 

뿐만 아니라 약에 쓴다면 모를까 비비 말라 비틀어지고 먹을 것도 없는 대추를 고집하는 것은 제사와 차례를 지내는 목적과 실질적인 내용에는 관심도 없이 형식과 가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일 수밖에 없다.

 

적당한 형식은 필요하지만 형식에 치우쳐서 제례의 본질을 망각하는 것은 제례의 목적을 왜곡시키는 결과로 나타나지 않을 수 없다. 과일은 후식이므로 영정 앞에서 가장 먼 쪽에 보기 좋게 진설하면 그만이고, 망자가 생전에 즐겨 먹고 좋아한 음식, 신기하고 특별한 음식이 있으면 영정 가까이에 진설하는 것으로 그만이라는 것을 혜량해야 할 것이다.

 

2010. 10. 1 김금산

출처 : 작은사도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 모임(작은사도 모임)
글쓴이 : 금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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