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한 정신도 육체도 음식으로 결정난다
나는 직업상 육체적ㆍ정신적 징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과 자주 만나게 되는데, 어떤 병이든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음식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특히 요즘 아이들은 잘못된 식습관 때문에 이런저런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각종 식품 첨가물이 들어간 인스턴트식품이나 지방, 설탕이 다량으로 함유된 음식을 선호하다 보니 칼슘 등 미네랄이 부족하게 된 것이다. 이런 아이들은 만사가 자신의 뜻대로 풀리지 않는다고 불평하고, 언제나 실험용 쥐처럼 안절부절못하며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때 선생님의 역할이 중요하다. 아이가 주의력이 떨어지고 산만하다고 해서 화를 내거나 혼을 내면 역효과가 나기 마련이다. 균형 잡힌 식생활을 하고 정서적으로 안정된 아이는 선생님의 꾸중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했듯 잘못된 식생활로 인해 정서적 불안정에 시달리는 아이는 선생님의 꾸중을 잘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것이 바로 등교거부나 우울증이라는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다. 즉 요즘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양상들도 결국 식생활이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나도 젊었을 때는 탄산음료를 즐겨 마셨는데, 이러한 음성 계열음식을 과잉 섭취하면 기가 위로 상승하기 쉽다. 특히 긴장을 하면 기가 머리까지 올라가 머릿속이 하얗게 되거나 아무런 생각도 떠올리지 못하게 된다. 이른바 공황 장애(곧 무슨 일이 생길 것 같은 아주 심한 불안 장애)이다.
더욱이 설탕을 지나치게 섭취하면 그것을 분해하기 위해 대량의 칼슘이 소비된다. 이렇게 해서 체내에 칼슘이 부족해지면 위장이 활발히 움직일 수 없게 된다. 결국 식욕을 잃게 되어 다른 영양도 제대로 섭취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칼슘이 부족하면 집중하는 데 필요한 신경 전달 물질도 충분히 작용할 수 없게 된다. 또한 근육이 약해져, 쉽게 파열되기도 하고 척추를 지탱하지 못해 몸이 휘어지기까지 한다. 발목, 손목 등 여기저기 접질리는 사태도 발생한다. 탄산음료 하나가 가져오는 폐해는 이토록 엄청난 것이다.
★ 칼슘이 많이 든 음식
칼슘이 많은 음식은 콩으로 만든 식품, 녹색 채소, 해조류, 귤, 새우 등이다. 하지만 무조건 칼슘이 많이 든 음식을 먹는다고 능사는 아니다. 칼슘은 체내에 흡수가 잘 되지 않으므로, 칼슘 흡수를 돕는 비타민 D를 함께 섭취해야 효과가 있다. 비타민 D가 만이 함유된 식품으로는 마른 표고버섯과 목이버섯이 있다. 또한 체중이 실리는 줄넘기 같은 운동이 칼슘을 뼈에 ‘장착’시키는 데 도움이 되므로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암은 노화 현상이다
인간의 난자는 0.003g이다. 그것이 정자와 수정을 하면, 280일 만에 3,000g으로 성장한다. 아기가 만 한 살이 되기까지 성장하는 속도는 매우 빠르다. 뱃속에 있을 때에는 엄마의 혈액으로 자라고, 태어나면 영양이 듬뿍 담긴 젖을 먹고 크기 때문이다. 모유를 뗀 후에도 이유식으로 동물성 음식을 먹으면 빠르게 성장한다. 아기는 보통 태어난 지 1년이 지나면 걷기 시작하는데, 고기나 생선을 자주 먹는 아기는 다른 아기들보다 좀 더 빨리 서고 일찍 걷게 된다.
그런데 성인에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성장 속도가 점점 늦어지게 된다. 이처럼 성장 속도가 더뎌지는 것을 ‘노화’라고 한다.
‘암은 노화 현상’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본래는 이제 성장이 멈춰야 할 시기, 바꿔 말하면 육체적으로 성장하지 않아야 할 나이인데 성장을 촉진하는 음식(고기, 계란, 우유 등)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노화가 더 빨리 진행되는 것이다.
최근 들어 폐경이 앞당겨지고, 갱년기 증세나 노안이 빨라진다고 하는데, 이는 세포가 쉽게 노화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암은 노화 현상’이라는 말도 납득이 간다. 고기, 계란 등 동물성식품을 많이 먹으면 체내에 지방이 과다하게 축적되어 암에 걸리기 쉬우니 말이다. 즉 동물성 식품이 문제인 것이다. 반대로 채소를 듬뿍 먹으면 성장이 늦춰지고, 오래도록 젊음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설탕은 만병의 원인
동양 의학에서는 설탕에 몸을 따듯하게 만드는 성질이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백설탕을 먹으면 바로 변하여 체온이 상승한다. 하지만 그 뒤 혈관이 확대되어 체온을 낮추기 때문에 결국 몸이 차가워진다. 즉 당분을 과잉 섭취하면 체온이 올라갔다가 급속하게 떨어지기 때문에, 정신적인 면에서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는 조울증의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다.
특히 정제된 백설탕에는 미네랄이 전혀 없기 때문에 분해되면서 뼛속에 있는 칼슘을 빼앗는다. 그래서 괜히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점점 더 스트레스가 쌓이게 되는 것이다. 반면 흑설탕에는 백설탕의 300배 이상 되는 칼슘이 함유되어 있다. 그러므로 몸속의 칼슘을 빼앗는 일이 없기 때문에, 단 것을 먹고 싶을 때는 백설탕 대신 물엿이나 흑설탕을 사용하는 편이 좋다.
술도 마찬가지다. 순미주(純米酒)에는 ‘50% 정제’라는 문구가 붙어 있는데, 그것은 정미하여 거의 당분 자체가 된 쌀로 술을 빚는다는 뜻이다. 간혹 건강음료처럼 광고하는 술도 있는데,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그래도 술이라는 것이다. 술은 음성이 매우 강한 식품이기에 상승ㆍ확산되는 기운이 있으며, 따라서 술을 마시면 얼굴이 벌게진다. 평소에는 얌전한 사람이 과음을 하면 절제를 잃어버리고, 기분이 상승ㆍ확산되어 소란을 피우거나 싸움을 하는 일이 일어나는 것이다.
설탕을 과잉 섭취해도 똑같은 일이 일어난다. 그런데 술을 지나치게 많이 마시는 사람에게는 술을 끊으라고 충고하지만, 설탕을 즐겨 먹는 사람에게는 먹으면 안 된다고 단호하게 말하지 않는다. 기껏해야 설탕을 좋아하면 충치가 생긴다, 살이 찐다며 가볍게 충고하는데 그친다. 하지만 내가 본 바로는 술의 음성 기운은 비교적 빨리 배출되지만, 설탕은 오랫동안 몸에 남는다. 정신적인 불안정은 단 음식, 당분이 주원인이기 때문에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 과일이나 주스의 과잉 섭취가 요즘 아이들의 범죄와 관련이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도 있다.
이와테 대학의 오자와 히로시 교수는 아이가 과즙, 구체적으로 말하면 캔 주스를 하루에 10개 이상 마시면 가정 내 폭력이나 소년범죄를 일으키기 쉬워지며, 평균 섭취량이 17~18개에 이르면 자살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또한 오자와 교수의 공동 연구자이자 영양학 전문가인 다카노하시 데루씨는 설탕이 가득 함유된 청량음료를 건조시켜 쥐에게 먹이는 실험을 진행했다. 시간이 흐르자, 쥐는 안절부절못하더니 서로 물어뜯기 시작하고 일주일 뒤에는 서로 죽이는 일까지 일어났다.
이처럼 믿기 힘든 결과들이 나오는 이유는 과즙이나 주스가 많은 양의 당분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분은 몸을 산성화시키고 칼슘을 대량으로 소비시킨다. 그런데 칼슘은 우리 몸에서 정신안정제 역할도 하기 때문에 칼슘이 결핍되면 신경이 날카로워진다. 즉 칼슘 결핍이 가정 내 폭력이나 교내 폭력, 또는 소년 범죄의 원흉이란 이야기가 된다.
요즘 아이들이 범죄를 일으키는 것은 불안한 사회, 단절된 부모 자식 간의 관계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사실 옛날과 지금은 대체 무엇이 다른 것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답은 식생활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당분을 과잉 섭취하여 칼슘이 부족해진 아이들이 증가한 것, 그것이 원인이 아닐까?
나는 잘못된 식생활이 다양한 병을 유발한다는 ‘식원병(食原炳)이론’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덧붙여 말하자면 칼슘을 보충하기 위해서는 해초류나 멸치 등을 많이 먹는 것이 좋다. 해초에 있는 칼슘은 그 자체만으로는 좀처럼 몸에 흡수되지 않지만, 단백질 식품, 가령 두부나 유부 등과 함께 조리하면 흡수가 잘 된다. 게다가 지방도 함유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우유보다 신경이 날카로울 때는, 이러한 음식들을 통해 칼슘을 의식적으로 섭취하도록 하자.
단 음식은 중독성이 강하다
생리통뿐만 아니라 난소나 자궁 등 이른바 생식기 주변의 문제는 우유, 유제품, 계란 등 소나 닭의 생식기에서 나온 식품을 과잉 섭취한 것이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
아침식사나 도시락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것이 계란이다. 그리고 마요네즈나 아이스크림, 케이크 등은 젊은 여성들이 특히 좋아하는 식품이다. 그런데 치즈나 계란은 강한 양성을 갖고 있는 음식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양성에는 수축ㆍ응축ㆍ하강 외에 따뜻하게 만드는 성질이 있다. 즉 이와 같은 음식을 매일 먹으면 그 반동으로 확산ㆍ분열ㆍ상승의 특성과 차갑게 만드는 성질을 갖고 있는 식품, 즉 음성 계열 식품이 먹고 싶어진다.
유제품이나 계란은 양성에다가 산성 식품이기 때문에 원래라면 알칼리성인 채소나 해초를 함께 먹어줘야 좋은데, 동물의 양성은 매우 힘이 강하기 때문에 보통 먹는 양으로는 감당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좀더 강한 음성 식품인 설탕이나 과일을 몸이 요구하게 된다. 이것은 그 반대라도 마찬가지다.
맛에는 신맛, 단맛, 매운맛, 짠맛, 쓴맛, 이렇게 다섯 가지 맛이 있다. 그중에서 가장 종류가 많은 것이 단맛을 가진 식품이다. 정제기술이 지금처럼 발달하기 이전에는 단 음식을 먹기 위해서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했다. 즉 단 음식이 매우 귀했기 때문에 지나치게 많이 먹는 일이 없었다. 그러던 것이 지금은 언제든 손쉽게 먹을 수 있게 되었다. 그것이 지금 단 음식의 과잉 섭취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단 음식만 먹다 보면 습관이 배게 된다. 하루에 한두 번은 반드시 단 음식을 먹지 않으면 견딜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자유롭게 손에 넣을 수 있는데다 습관성까지 있기 때문에 단 음식에 빠져들지 않을 수가 없다. 자신은 적게 먹는다고 생각하고 있겠지만 옛날 사람에 비하면 압도적으로 많이 먹고 있는 것이다.
실은 나도 젊었을 때 설탕이 듬뿍 들어간 데니쉬 패스트리를 아주 좋아했다. 게다가 매일 500㎖의 탄산음료를 5개씩 마셨다. 결국 몸이 망가졌고 이로 인해 음식과 건강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 것이다.
‘단 음식을 과잉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단 음식을 비롯한 산성 식품을 즐겨 먹으면 체액이 산성화되어, 병에 걸리기 쉬운 상태가 된다.
인체 기능은 불가사의해서 체액이 산성화될 것 같으면 체내의 칼슘이 그것을 중화시키려고 한다. 그런데 그런 상태가 계속되면 칼슘을 비롯한 미네랄이 부족해져 정신적으로 불안정해지고 신경이 날카로워진다. 그리고 쉽게 피로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간이 과로 상태에 빠져 기능이 저하되면 건강 상태가 서서히 악화된다. 당분이 풍부한 백미를 주식으로 하는 우리는 근래 들어 육류나 기름까지 대량으로 섭취하면서, 점점 더 병에 걸리기 쉬운 체질로 바뀌어가고 있는 것이다.
얼굴을 보면 병이 보인다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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