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TV강의와 청국장 홈페이지를 통해 청국장의 놀라운 효능을 알게 된 많은
사람들이 청국장을 직접 만들어 먹고
건강을 회복하게 됐습니다.
그들의 소식과 감사의 말을 접할 때마다 큰 기쁨이죠.
전 국민이 청국장을 즐겨 먹고 건강해질 때까지
청국장 먹기 운동은 계속해야죠.”
앞으로는 식생활 개선 운동도 함께 펼쳐
잘못된 식습관을 바로잡고 하루에
섭취하는 음식에서 건강도 찾고 다이어트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김 교수의 바람이다.
또 청국장과 관련해 집에서 손쉽게 청국장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발효 기계를 개발하거나 손쉽게 사 먹을 수 있는 방법,
또 청국장에 다른 성분을 섞어 치료약을 개발한다든지 하는
다각화된 연구를 계속할 생각이다.
그 만큼 청국장의 세계는 무궁무진하다.
“음식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설탕이나 소금 등의 정제 식품과 햄버거,
라면 등의 인스턴트 식품들은 열량을 내는 영양소는 넘치지만
섬유질, 비타민, 미네랄과 같은 조절영양소는 부족해
영양의 불균형을 초래하게 됩니다.
이러한 불균형은 결국 비만이나 변비,각종 성인병과
연관될 수밖에 없거든요.”
김 교수의 청국장 먹기 운동과 식생활 개선 운동은
전 국민이 건강해지는 그날까지 계속될 것이다.
▒ 청국장은 청나라 장인가?
오늘 청국장을 만드는 날이다.
방 아랫목에 묻어 하루동안(파려가 해보니 3일정도)
띄운 콩으로 청국장을 만든다.
장작 군불을 때느라고 흘린 눈물도 양념으로 섞어가며
청국장을 만든다.
왜 하필이면 한국이 아니고 청국일까.
청나라에서 유래한 요리법일까? 만물박사
우리 새날이가 있으면 대뜸 답을 들을 수 있으련만 아쉽다.
냄새가 폴폴 나고 잘 떤 콩 소쿠리를 들고 거실로 나온다.
미리 확인해 본 것이지만 다시 한번 주걱으로 뒤집어보면서
콩이 잘 떴는지 본다.
허연 잠사(누에가 뽑아 내는 실. 명주) 같은 게
콩 주위에 엉겨 붙어 있다.
주걱에도 쩍쩍 달라붙는다.
손가락 마디만큼 불은 콩이 푹 삭아서 물컹물컹하다.
이 허연 잠사 같은 것이 콩을 발효시킬 때 나오는 바실러스균이다.
납두균(納豆菌)이라고도 한다.
여기서 항암물질도 추출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지만
자세한 의학적 성분은 내가 잘 모른다.
▒ '납두균'이야말로 청국장의 핵심.
처음 메주콩을 10시간 이상 물에 불린 뒤 푹 삶아내면 비릿한 듯하기도 하고 향긋한 듯하기도 한 삶은 콩 냄새가 진동을 한다.
약간 식힌 다음 공기가 통하는 소쿠리에 삼베보를 펼쳐놓고
그 위에 짚을 살짝 깔고 삶은 콩을 담는다.
소쿠리를 방 아랫목에 이불을 덮어 따끈따끈 하게 두면 납두균이
번식하면서 삶은 콩이 발효되기 시작한다.
지난번 똥거름 이야기에서 말했던 호기성 박테리아의
활동이 바로 발효과정이다.
혐기성 박테리아가 활동하는 것을 부패라고 한다.
콩이 발효되는 바로 이때에 볏짚이 지닌 균의 활성 여부에 따라
청국장의 맛이 달라진다.
좋은 볏짚이면 좋은 청국장이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만드는 청국장의 성분이나 맛은
삶은 콩을 스텐레스 용기에 담아 전기에 꽂아
만드는 청국장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좋다.
음력 초 열흘. 이날 우리는 콩을 물에 담궜다.
근 다섯 되나 되는 메주콩을 큰 대야에 담아 깨끗이 씻은 다음
물에 푹 담궜다.
하고 많은 날 중에 아무날이나 골라서 하지 청국장 하나 담으면서
웬 택일이냐고 할지 모른다.
청국장을 담는 시기선택을 하는 나만의 기준이 있다.
바로 "음양오행 농법"에서 원용한 것이다.
▒ 유기농에서 중시하는 "음양오행 농법"
모든 작물을 심을 때는 그믐에서 보름 사이가 좋고 추수할 때는
보름에서 그믐 사이가 좋다.
그렇게 추수를 해야 저장성이 좋고 작물이 튼실하다.
달이 커지는 시기는 모든 생명들의 활동이 활발하다고 한다.
각종 사건사고도 이때가 되면 평소보다 더 많이 일어난다고 한다.
반대로 달이 기우는 때에는 생명활동이 수축되는 시기이다.
상현달이 뜰 때 추수를 하면 저장하기가 어렵다.
움이 자꾸 트고 잘 썩고 수분이 많아 겨울에 잘 언다.
하현달이 나오는 시기에 추수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래서 생명이 소생하는 봄에 그것도 보름달 이전에 콩을 담궈
청국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내 계산법이다.
주걱으로 콩을 절구에 옮겨 담는다.
한 손으로 절구를 감싸 쥐고 콩이 튀지 않게 쿵쿵 찧는다.
구운 소금을 한 숟갈 넣고 고춧가루와 생강, 그리고
마늘도 조금 넣는다.
작년에 콩 타작을 하고서도 콩 깍정이를 제때 걸러내지 못한 채
보관하다가 한겨울에 꺼내서 챙이로 까불랐었다.
풀을 제대로 매지 못해 오가는 사람마다 혀를 끌끌 차던
우리 콩밭에서 이렇게 좋은 콩이 나올 줄은 나도 몰랐었다.
시내 한 시민단체에서 일하는 후배가 노약자 자활기관 돕는다고
콩 좀 달라고 했을 때 종자도 안 나올 거라고 했었는데
이렇게 청국장을 만들고 있으니 다행스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콩을 안 준 것이 미안하기도 하다.
콩에서 딸려 나온 볏짚을 골라낸다.
콩이 뜨는데 제일 공이 큰 것이 볏짚이다. 제웅이나 금줄 등
민속신앙이나 주술과 관련된 것에 꼭 짚이 들어가는데
그 이유를 어릴 땐 몰랐었다.
몇 년 전에 귀농 후 처음으로 직접 메주를 만들었는데
동네 어른들이 굳이 짚으로 메주를 매 달아야 한다고 하길래
아무러면 어때 싶어서 무시하고 그냥 채반에
그것도 생김새는 이쁜 플라스틱 채반에 담아 말렸더니
메주가 잘 뜨지를 않았었다.
▒ 볏짚이 일등공신
메주가 잘 뜨려면 누룩 곰팡이가 있어야 하고,
청국장이 잘 뜨려면 납두균이 있어야 한다.
이들은 공기 중에도 있지만 볏짚에 특히 많다.
너무 건조한 볏짚의 곰팡이와 균류는는 활동을 잘 못하지만 이제 막 만들어낸 메주나
삶아 건진 청국장콩 같은 습기 있는 음식을 볏짚으로 감싸 놓으면 기가 막힌 발효음식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누룩곰팡이와 균류는 30∼40 ℃ 내외에서 잘 자란다.
그래서 청국장을 띄울 때 콩 사이사이에 볏짚을 넣고 띄우면
아주 잘 뜬다.
최근 연구진의 발표에 의하면 이 콩에서 나오는
납두균이 혈전을 용해하는 치료제로도
매우 유용하다고도 한다.
혈전증은 피가 모세혈관 내에서 굳어지는 증상으로,
심하게 되면 뇌졸중이나 심근경색같은 성인병의 원인이 된다.
연구실에서 만들어진 약제는 치료효과만 있지만,
청국장에 듬뿍 담긴 납두균은 치료뿐 아니라,
혈전 예방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출처 : 청국장 박사 김한복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