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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사용되는 일제시대 지명 

남촌선생 - 힐링캠프 2012. 8. 17. 10:08

아직도 사용되는 일제시대 지명

 

광복절 67주년을 맞은 15일 인천지역 곳곳에 일제 당시 심어 놓은 지명말뚝이

여전히 박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지명은 2014년 전국적으로 시행되는 도로명 주소사업에서 확대,

재생산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관련기사 3면>

인천일보가 제67주년 광복절을 맞아 인천지역 도로명 주소사업을 분석한 결과

일제 식민지시절 인천의 중심지였던 중구와 연수구 지역에 일제 때 개정된

지명과 도로명이 상당수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중구 도산로, 도원로, 연수구 송도 관련 도로명 등이 대표적이다.

중구에 있는 도산로, 도원로, 도원동은 모두 일제시절 불리던 명칭들의 잔재다.

중구청은 도로명 사업 당시 "복숭아 밭이 많아 자연지명을 도로명으로 사용한다"는

설명을 하지만 실상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등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풍신수길) 시대를 일컫는 말인 도산정에서 비롯됐다.

이 지명이 광복 후 도원동으로 개칭됐지만 도산정이란 지명을 그대로 본 따 온 것이다.

연수구는 송도라는 이름을 사용하면서 스스로 지명 말뚝을 박은 사례다.

인천에서 가장 대표적인 지명으로 사용되고 있는 '송도'는 일본 해군이 자랑해 오던

'삼경함(三景艦)' 중 하나다. 미야기현의 송도(松島) 등 일본의 절경 3곳의 지명을 따왔다.

인천항을 수시로 드나들며 제국주의 마수를 뻗치던 일본 해군의 군함이

인천을 대표하는 지명으로 소개되고 있는 현실인 셈이다.

광복 이후 인천에서 송도정이라 불리던 지명은 옥련동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수도권 시민들의 대표적 유원지로 자리잡은 송도유원지로 인해 송도는

인천상륙작전기념관과 송도유원지 부근을 일컫는 지명처럼 사용됐다.

끈질긴 생명을 갖고 살아남은 '송도'는 결국 인천시로부터 새생명을 수혈받았다.

최근에는 갖가지 파생된 지명들이 나오는 등 일제 잔재는 사그라들기보다 더욱 기세를

높여 퍼지고 있다.

사라졌던 일제 잔재 명칭이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송도국제도시라는 명칭으로

공식 '부활'했다.

송도라는 명사에 다양한 명사를 함께 붙인 송도지식대로, 송도미래로, 송도교육로 등의

명칭으로 송도라는 지명은 멈추지 않는 바이러스처럼 확산됐다.

조우성 인천일보 객원 논설위원은 "아직까지 일제시절 지명이 남아 있는 것도 안타깝지만 문제는 새로 생긴 신도시의 명칭을 '송도'라고 부르는 것"이라며 "다시금 우리 스스로가

일본 제국주의의 말뚝을 꽂은 것이 된 형태다. 일제의 명찰을 달고 21세기 국제도시

문을 여는 것은 말도 안되는 처사"라고 말했다.

/김칭우·김상우기자 chingw@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