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촌선생 건강교실/약리학강의

[동양의학 혁명 총론]7.치료 대법 (1편)

남촌선생 - 힐링캠프 2023. 10. 16. 11:21

7. 치료 대법

 

1.지금까지의 五運六氣에 의한 잡다한 간접접근과 여러가지 그 밖의 진찰 방법으로 진찰을 했다면

六經 중 하나를 선택해서 치료를 해야 하는데 치료법으로는 약물치료, 침구치료등이 있으나 外感과 內傷에 따라 그 적용이 다릅니다. 

內傷은 七情에 의한 것으므로 以心治心法을 써야되고

外感病은 汗・吐・下・和法이 있는데 이것을 다스림에 침구와 藥石을 쓰는 것입니다.

以心治心法은 以道治病法이라고도 하는데 이것이 쉽지 않아요.

대화로 상대방의 정신상태를 알아야 하고 유심적 상황, 六經的인 차원, 天과 地의 차원 등 여러가지로 그것을 알아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것을 통해서 육체적인 질병뿐 아니라 정신적인 질병까지도 치료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앞에서 心包와 三焦의 개념에 대해서 조금 언급을 했습니다만

이것으로써 以心治心法이 어떤 것인가 하는 구체적인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心包는 '안다', 三焦는 '모른다'라고 하는 차원이라고 했습니다. 

 

옛날, 宮中의 삐에로는 아주 위대하고 똑똑하고 잘났다고 하는 왕족의 反對給付로서 필요한 존재였지요.

또 코미디언이나 개그맨이 인기를 얻는 이유를 세상 사람들이 너무 많이 알고 잘났다는 의식에 물들어 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어느 코미디언이 "마누라는 사흘에 한번씩 어떻게 해야된다!"고 하면서 큰소리를 칩니다.

여기까지는 우스운 이야기가 아니지요. 그런데 "집에 전화를 해 주어야지!" 하며 전화를 겁니다.

그때 마누라의 큰소리에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을 보면 관중은 배꼽을 쥐게 됩니다. 이것이 왜 우스우며, 왜 인생에 필요한 것일까요.

코미디언들은 여러분의 헛점을 이용해서 먹고 사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똑똑함, 잘안다는 사실의 반대급부로서의 바보 역할을 코미디언이 대신해 주니 여러분은 심적 위안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手少陽三焦經의 이유이며 또한 手少陽三焦經으로 원숭이를 取象하게 된 이유입니다.

인도의 어느 도사는 미친 사람의 눈빛을 보고 도를 닦으라고 한 사람도 있습니다. 미친 사람은 절대 노려보는 일이 없습니다.

왜냐면 눈에 초점이 없기 때문이지요. 어떤 의미로는 道人과 동일합니다. 도인도 눈동자에 촛점이 없고 노려보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한쪽은 깨어서 촛점이 없는 것이고 다른쪽은 어떻게 하다보니 지쳐서 촛점이 풀려버린 것입니다.

여하튼 미친 사람의 눈빛만을 관찰하는 수행법도 있습니다. 

전체적 관점으로 볼 때 세상엔 미친 사람도 필요한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성공과 야심에 집착해 있다면 실패한 사람이 꼭 필요한 것입니다. 그래야 조화가 맞습니다. 

여러분들이 실패와 좌절을 당했을 때 그것이 神의 작품인 줄 안다면 마음이 편해질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용이하지 않고 히스테리가 많은 세상이 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以心治心法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것입니다.

곧 도로써 병을 치료한다는 것이지요.  여기서 잠깐 쉬어가는 의미에서 마조선사의 유명한 마조원상 公案을 드리겠습니다.

마조선사(709~788 중국 당대의 선종의 승려. 성은 마씨, 자는 강서, 호는 마조, 시호는 대적. 남악회양에게 사사하고,

강서에서 교화에 종사하여 강서의 선승이라 했다)께서

하루는 圓相(○)을 그려놓고 이르기를 "이 안에 들어가도 때리고, 들어가지 않아도 때린다"고 이야기 하자

한 제자가 그 안에 들어가 앉았다. 마조선사깨서 그 제자를 방망이로 후려치시니 그가 마조선사에 대하여 답하되

"스님이 나를 때리지 못했습니다"고 하였다. 이 말을 들은 마조선사께서는 아무 말 없이 자기 방장으로 들어가셨다.

그런데 이때 마조선사께서는 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들어 갔을까요

이것을 명상의 자료로 삼아 생각하고 또 생각해 보십시오. 필경 느껴지는 것이 있을 것입니다. 

 內傷은 七情의 不調에서 오는 병이다. 다시 말해서 마음의 조화가 깨졌다는 것입니다.

"조화가 깨졌으므로 마음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서로 상대되는 감정을 다스리고 치료하라"

말로는 이렇게 쉽게 이야기 할 수 있지만 이것이 결코 쉬운 것이 아닙니다.

환자가 어떤 이야기를 할 때, 그 사람이 어떤 관념으로 이야기를 하는지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한 생각을 상대적으로 파악한다든가, 어떠한 생각으로부터 비롯된 이야기인가 하는 것을 간파하는 실력이 참으로 필요합니다.

교활한 현대인으로부터 당하지 않으려면 깨어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현대인의 교활성에 의사가 도리어 당하고 맙니다. 

미국에서 가구업을 하는 한 상인이 파리에서 아름다운 프랑스 아가씨를 만났습니다.

가구상은 영어만을 알았고 이 프랑스 아가씨는 프랑스어 밖에는 알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손짓 발짓과 그림을 그려 보임으로써 서로의 뜻을 주고 받을 수 있었습니다.

남자가 자동차를 그려 보이자 드라이브하자는 뜻을 알고

여자는 고개를 끄덕였고, 식당을 그리자, 함께 식사를 하자는 뜻인 줄 곧잘 이해하고 응했습니다.

이렇게 친숙해져서 술도 마시게 되었고, Disco hall에 가서 춤도 추게 되었어요.

두 사람은 아주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Disco hall을 나오며 여자가 남자에게 커다랗게 침대를 그려 보였습니다.

그러자 이 미국인 남자는 그만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아니? 어떻게 내 직업을 알았지?' 깨어 있지 못하면 매사 이런 식이 됩니다.

상대방이 침대를 그렸을 때 '내가 가구상인 줄 어떻게 알았을까'하고 여기는 이 선입관, 이건 무서운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자기 관념 즉 선입관으로부터 깨어나야 합니다. 환자를 선입관으로 대하면 절대 안됩니다.

이 사람은 직업이 어떠하므로 어떨 것이다. 어제까지는 어떠했으니 오늘은 어떠할 것이다 라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또 환자에게 속으면 안됩

니다. 현대인은 교활할 뿐 아니라 자기 변명도 완벽하리만치 능숙합니다.

상대방이 어떠한 생각으로 행동하느냐를 재빨리 간파하는 선입견없는 마음이 필요하고, 교활한 속임수에 속지 않는 혜안이 필요합니다. 

 

귀가를 해보니, 마누라와 왠 남자가 한 이불 속에 들어 있었습니다.

'아니 이럴수가! 내가 이런 꼴을 봐야 하다니 기가 막힌 남편이 미처 화를 낼 엄두 조차 못하고 있는데,

부인의 정부가 하는 말이 "글쎄요 오늘 당신이 평소보다 좀 일찍 귀가한 때문이 아닐까요?"

물론 이렇게 표현하진 않겠지만 누구라도 이 정도는 교활합니다.

또 언제, 무슨 일에 대해 서라도 사람들에겐 핑계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환자가 찾아와서, "제 병이 왜 생기게 되었을까요?" 하고 물었을 때,

"당신의 마음이 어떠 어떠 하므로 그것이 병이 된 것입니다"라고 이야기 하면 그 환자는 아주 기뿐나빠 합니다. 

넘어진 사람을 일으켜 세워주고 몸에 묻은 먼지를 털어주면 고마워서 어찌할 줄 몰라하는 사람이라도

"마음 속의 분노나 욕망을 경계하십시오.

그것이 병이 된 것입니다"하고 이야기 하면 "야~임마! 병이나 고처! 날 간섭하는 거야? 니가 뭔데 임마!"라며 대뜸 화를 냅니다.

이럴 때일수록 의사는 환자를 여유롭게 대할 줄 알아야 합니다. 

어떤 시어머니가 둘째 아들 집을 찾아갔습니다. 둘째 아들 내외가 저희들끼리 살 때의 자유분방했던 생활에 제동이 걸리자

그들 나름의 생활 리듬이 깨어지게 되었습니다.

어느날 밤, 아들 내외는 어머니를 형님댁으로 쫓아낼 궁리를 거듭한 결과 위장 부부싸움을 하기로 합의를 보았어요.

다음날 아침, 아내가 남편 외출복에 국을 쏟는 것으로 부터 시작해서 한참 동안을 온갖 욕설로 실랑이를 벌였습니다 

싸움을 진행하는 틈틈이 시어머니의 눈치를 보았는데 도무지 불편해 한다거나 무안해 하는 기색이 없어요.

그러니 그 싸움에 흥이 나겠어요. 그럭저럭 싸움이 끝나게 되었는데, 시어머니가 명언을 한 마디 했습니다.

"얘들아! 내일 쯤 첫째네 집에 가려했더니, 너희들 재미있게 사는 모습이 보아 좋아 여기에 한 두어 달 더 있기로 했다" 

이런 여유가 없이는 어렵습니다.

환자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不動心이 있어야 합니다. 환자들은 항상 불안한 상태에 있기 때문에 질문이 끝이 없습니다. 

한참 동안을 설명해 주어도 환자들의 불안을 쉬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나가다가 다시 들어와서, "선생님! 가만히 생각해보니 한 열흘 전부터 손톱밑이 가려운데 이건 무슨 증상일까요?

제 병하고 어떤 연관이 있읍니까?" 그러면 그걸 또 얘기해 줍니다.

相火之氣가 어떻고 寒熱이 어떻고 그건 先天性瓜下瘙痒症이라는 둥 만족할 만한 설명을 해줍니다.

그러면 다시 나가다가 돌아서서, "잠깐만! 선생님. 요즘 아침에 세수를 하다보면 머리카락이 꼭 대여섯 개씩 빠지는데 이건 무슨 증상입니까?"

다시 또 그건 선천성 神經性脫毛症 어쩌구 이야기를 해 줍니다. 도무지 질문이 끝이 없습니다. 

하루 아침에 머리카락 대여섯 개 빠지는 것이 무슨 선천성 신경탈모증입니까?

누구나 다 겪는 극히 정상적인 거지요. 이 환자에게 "그건 털갈이 하느라고 그런거요" 라고 하면 도리어 실망을 합니다. 

그렇다면 무얼 어떻게 해야 합니까?

어처구니 없는 일이지요. 한편, 안믿는 환자를 자기 페이스 안으로 끌어 들이려고 설득을 할 때는 더 힘이 들지요.

여러 수의 환자를 대하는 最善의 방법들을 여러분들이 각자 연구를 해보도록 하세요. 

거듭 말씀들이지만, 환자를 마주 했을 때는 항상 여유와 선입견 없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여러분들이 언제나 정신적으로 깨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깨어 있기 위해서는 충격적인 방법으로 공부를 해야 합니다.

대부분이 느슨하고 반쯤 열린 마음으로 공부를 했기 때문에 道가 무엇인지, 깨어 있음이 무엇인지 자각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약간 충격적인 이야기지만 여러분들의 바른 이해를 도와 들이기 위해 예를 듭니다. 

한 아가씨가 자동차 운전 연수를 나섰습니다. 시내를 신나게 달리는데 옆에 앉은 지도교사가 시비를 걸어 옵니다.

"아가씨 조금 전에 뭐라고 했소?" "제가 무슨 말을 해요? 아무말도 안했어요" "이 아가씨가 사람 놀리나! 조금 전에 날더러 여보라고 하지 않았소?"

"뭐에요? 내가 아저씨를 여보라고 불러요?"하면서 화를 벌컥 내는 틈에 자동차가 비틀거리다 길 옆 가로수를 받아버렸습니다. 

그러자 지도교사가 말하기를, "이것 보시오. 내가 당신을 여보라고 하건, 약을 올리건, 당신 뺨에 키스를 하건 당신은 냉정히 깨어 있어야 될 것 아니오?"

이런 것이 충격적인 방법입니다. 이 아가씨 다시는 운전 중에 주위를 산만히하지 않을 것입니다.

깨어 있지 못하고 한 눈을 팔면 죽는 겁니다. 여러분이 맑고, 발랄하게 깨어 있으면 여러분은 醫人으로서 엄청난 힘을 갖게 될 것입니다.

그것은 곧 '道의 힘'입니다. 

앞에서 제가 병을 상대적으로 치료하라고 했는데, 이 상대력은 균형을 이루어야 합니다.

이 또한 깨어 있지 않으면 어려운 일입니다.

乾薑・肉桂・吳茱萸・小茴香 정도의 약을 써야 될 몸이 조금 냉한 사람에게 附子를 써서 몸을 너무 데웠기 때문에 눈이 어지러워졌다면 안되겠지요.

모든 치료는 물론이거니와 유심적 차원에 있어서도 强刺戟・弱刺戟의 强弱을 잘 조절할 줄 알아야 합니다. 

지금부터는 치료의 원칙에 대해 살펴 보겠습니다.

"內經"에 "병이라는 것은 편재되어 있는 것이므로 편재되어 있는 것은 정상으로 되돌아 오게만 하면 생명작용도 원래대로 바르게 행하여 진다.

이것이 치법의 대원칙이다"라고 씌어 있는데, 藥이나 針, 呪文, 대화 등 어떠한 것으로든지 기울어진 기운을 정상적으로 돌려주면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건강의 정의란 신체의 균형이 조화를 이룸을 일컫는 것이지요.

균형이 깨져서 병이 되었으니 '그 균형을 맞취주면 곧 건강을 회복함'은 지극히 당연한 것입니다. 

 

허준선생 이야기 몇 마디. 

제1화 

선생께서 어느 작은 마을을 들어서자 곧 날이 저물어, 그럴듯하게 보이는 집 대문을 두드려 하룻밤 묵어가기를 청하게 되었다. 

우리나라 미풍양속에, 사랑방에 묵어가는 식객 수효에 따라 그 집안의 德과 힘이 가늠되는지라, 영접을 하는데 그리 탐탁한 눈치는 아니었다.

저녁밥을 얻어먹고 막 담배를 한 대 붙여 무는데 갑자기 여인들의 哭聲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울음소리는 밤이 세도록 그치질 않는 것이었다.

하인에게 연유를 물었으나 대답을 하려 하지 않았는데 더욱 기이한 것은 여인들의 곡성뿐인 점이었다.

날이 밝아, 선생이 행장을 차리고 그 집을 나서는데 울어서 눈이 부은 안 주인이 배웅을 하면서 "집에 우환이 있어 손님대접을 제대로 못해 죄송합니다"하고

예를 표함에, 그 연유를 물었으나 선뜻 대답을 하려 하지 않았다. 거듭 연유를 묻자 마지못해 입을 여는 안주인의 이야기인 즉,

이 집 3대독자가 아무 이유도 없이 숨이 막혀 죽었다는 것이었다.

아이가 죽어 누워 있는 방을 가보니, 3대독자 집안인지라 온통 여인들만이 아이곁에 둘러앉아 울고 있는 것이었다. 

선생이 그 아이를 보고 나더니 하인을 시켜 이 동네에서 제일 오래된 장기 알(남자들의 손때가 덕지덕지 묻은)을 가져오도록 지시하였다.

해묵은 장기알을 가져오자 서둘러 삶도록 분부를 했다. 

이렇게 하여 장기알 삶은 물을 몇 모금 떠 넣자 '왕'울음소리를 터뜨리며 살아나는 것이었다.

이럴 수가! 온동네가 발칵 뒤집혔지요. 후한 대접을 받고 다시 길을 떠나는 데,

허준선생의 제자가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이해가 되질 않아 마침내 선생에게 질문을 합니다.

선생이 말씀하시길 "그 집안은 과부 뿐인데다 고모들만 즐비하니 온통 여자 투성이인 집안이지

그러니 하나 뿐인 아들을 귀여워할 수밖에, 좋다고 만지고, 얼르고, 주무르니, 그 놈은 지쳐서 죽을 지경이겠지.

무엇이 그 애를 지쳐서 죽게 했느냐 하면 그것은 여자의 陰氣 즉 陰毒이었던 게야!" 

 

왜 해묵은 장기알을 썼느냐? 장기나 바둑은 한 마디로 싸움이고 전쟁입니다.

거기에 手陽明大腸經과 手厥陰心包經의 손으로 짚고서 '장군아!''멍군아!'를 몇 십년을 되풀이 했으니

그 속에 번득이는 살기가 박히지 않을 수 있겠어요? 그러니까 이 陽毒으로 陰毒을 치료한 것입니다.

이건 기가 막힌 이야기 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일화를 통해서 음양관을 익혀 나가야합니다. 

제2화

허준선생이 안성 근처의 어느 마을로 들어서니 마을 전체가 비탄에 빠져 있었다.

첫날 밤에 신랑 신부가 자다가 죽었다는 것이었다. 선생이 가서 보니, 첫날 밤에 미쳐 옷도 벗기 전에 죽었다는데,

방문을 열어보니 나란히 누운채 죽어 있었다. 선생은 마을 사람들에게 "인근에 절이 있읍니까?"하더니,

절간 변소의 깊은 곳에 있는(절간 변소는 무척 깊지요) 똥을 한 통 퍼 오라고 시켰다. 사람들은 무슨 미친 짓이냐고 난리를 쳤지만

혹시나하는 바램으로 똥을 한 통 퍼 왔다. 선생은 그 똥을 휘휘 젓더니, 방에 들여 놓고 방문을 꼭꼭 닫게 했다.

그리고 서너 시간이 지나자, 신랑, 신부가 살아서 방문을 열고 나오며 가로되 "누가 짖궂게 신방에다 똥통을 갖다 두었읍니까?"하는 거였다.

마을 사람들이 고맙다고 수없이 절을 올렸다. 선생과 제자가 마을을 떠나서 10리를 넘어 걷도록 제자는 선생의 처방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우매한 저에게 한 수만 더 가르쳐 주십시오"하고 절을했다.

이에 허준선생 말씀하시길 "너는 지금까지 약 이름 외우기에 급급했지, 陰陽觀을 세우질 못했구나.

내가 그 방에 가 보니 麝香(사향)냄새가 진동하더구나" 

 

사향이 옛날에는 오늘날의 향수 역할도 했지요. 가까이서 맡으면 지린내가 나지만 조금 떨어져서 맡으면 그 향내가 참 좋지요.

사향낭(囊)을 신방에 걸어둠으로써 사향의 흥분작용을 신방 분위기 高調에 이용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지요.

사향냄새가 너무 지나쳐서 신랑 신부의 氣道를 막아 버렸던 것이었어요. 여러분 향은 무엇으로 다스리고 치료해야 합니까?

바로 臭이지요. 이러한 음양관의 여러가지 경우를 일일이 다 인용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그때 그때의 상황을 판단해서 임의용지를 해야 합니다. 이러한 상황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무엇보다 먼저 선입견 없는 간파력이 요구됩니다.

순간적으로, "원인은 저 사향냄새에 있다"고 간파한 허준선생의 지혜는 무섭습니다. 

여러분! 陰陽觀이란 그렇게 쉬운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제가 우화를 자주 일러드립니다.

우화를 자꾸 접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관찰력이 예민해지게 되거든요.

陰陽觀, 상대성 치료의 어려움은 매 상황을 판단하는 '깨어있음'으로서만이 극복할 수 있습니다. 

"內經"을 보면 "營血과 衛氣가 정상으로 돌아오면 생명작용이 또한 원래대로 바르게 행해진다"고 나와 있는데,

營이란 경영한다는 뜻이고 衛란 防禦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營血은 任脈에 해당하고 衛氣는 督脈에 해당하고,

血이 좌측에 해당한다면 氣는 우측에 해당합니다. 무엇을 부수거나 防禦를 할 때 대개 오른손을 사용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여러분 손과 발의 작용을 유심히 살펴보세요. "에이! 기분 나빠"하면서 손으로 돌을 집어 던지는 일은 거의 없지요. 발로 걷어 차냅니다.

손은 陽的이므로 陰的作用을 합니다. 그래서 손을 대체로 끌어들이고 발은 걷어 차냅니다. 이렇듯 體와 用은 반대가 됩니다. 

가령, 어느 시대나 어느 나라에 축구가 유행한다거나 농구가 유행하는 것을 보고 그 시대, 그 나라의 인심을 알 수도 있습니다. 

"內經"에 "標와 本을 잘 알아서 治法을 고려하면 위험한 일이 일어나지 않고

政治와 反治를 충분히 분별하고 있으면 治法을 잘못하는 일이 없다"고 씌여 있습니다. 

그러면 正治와 反治가 무엇인지에 대해 살펴봅시다. 

熱에는 寒, 寒에는 熱을 쓰는 治法을 바른 治法 즉 正治(모든 치료법의 90% 이상이 해당함)라 하고,

熱에는 熱, 寒에는 寒, 以熱治熱, 以寒治寒의 治法이 바로 反治입니다. 

그러므로 正治와 反治를 충분히 구별하고 있으면 치법을 잘못하는 일이 없습니다. 그런데 標와 本이란 무척 어려운 것입니다. 

標와 本은 근본과 말단이라고 생각해도 됩니다. 근본과 말단은 둘이 아니지요.

平衡의 원칙에 따라 陰陽이 상호보완되는 조절작용을 합니다. 五運六氣를 보면,

前期에 太陰이 司天하면 후반부에 가서 太陽이 在泉한다고 하는데 바로 이런 것들이 標와 本이 됩니다. 

古典의 大要에 다음과 같이 서술되어 있습니다. "돌팔이 의사들이 득의 양양하여 寒藥을 투여하여 더욱 寒病을 양양시키는 수가 많다.

왜냐하면 같은 氣에 의해 두가지 다른 病症이 나타날 수 있음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寒病이 寒症을 나타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假熱을 나타내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標와 本의 이치를 알지 못하면 오진하여 醫道를 혼란시키는 결과가 되는 것이다" 

여러분들이 이 책을 통해 六經을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이 다행입니다.

왜냐하면 제가 本紀부터 먼저 강의를 했기 때문입니다. 전체적인 본기를 공부한 후에 風・寒・署・濕・燥・火를 공부해야 합니다. 

인간이 가장 傷하기 쉬운 것이 감기 종류에서 오는 傷寒이기 때문에 傷寒論을 이해하려면,

무엇보다도 "黃帝內經 五運六氣編"을 이해한 후라야 가능할 것입니다. 傷風論・傷暑論・傷濕論・傷燥論・傷火論의 이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날과 같이 火氣가 많은 세상에서는 傷暑論보다는 少陽相火之氣論을 쓰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요즈음은 비교 경쟁 시기 질투 등 소위 무형의 욕망이 많기 때문입니다.

옛날에는 外感 중에서는 傷寒이 주로 많았기 때문에 傷寒論이란 것이 나온 것 뿐이지요.

그러나 미래에 張仲景과 같은 위대한 사람이 태어난다면 傷風論, 傷暑論 같은 것 등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傷寒論에서는, 傷寒 제1일에 太陽經에 寒邪가 침입하면 脈이 浮하면서 數하고, 惡寒・發熱・頭痛에 목이 뻣뻣합니다.

이런 증상에 땀이 나는 경우는 桂枝湯, 이 증상에 땀이 없으면 麻黃湯을 쓴다고 합니다. 즉, 發表를 시키거나 解熱을 시키는 방법으로 설명을 합니다. 

그러나 "內經"을 공부하지 않고 傷寒論的인 차원에서만 생각한다면 착각을 일으키는 수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太陽經이 發熱하는 거라고 잘못 생각했다고 합시다.

그렇다면 '足太陽膀胱經과 手太陽小腸經을 補해 주면 熱이 나겠네요!'하고 착각을 할 수 있겠지요.

이 경우는 太陽經이 寒과 부딪쳐서 아주 더 냉해지거나 혹은 발열이 나는 상황을 이야기한 것입니다.

다시 설명하면, 처음에는 냉해졌기 때문에 오한이 오다가 그것을 치료하지 않으면 寒氣와 寒氣가 부딪쳐서 묘한 熱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것은 다만 太陽經이 寒과 부딪쳤을 때의 예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그저 傷寒論的인 차원에서 발열이 되는 거라고 외운 사람은 "黃帝內經"을 무시한 사람입니다. 

이 책의 첫 머리에서 이야기한 內革, 一心, 歸源이라는 것은 경전을 먼저 이해하자는 것으로 "內經"에 씌여 있는 말은 진실하므로 원전을 믿고 따르세요.

그 속에는 五運六氣의 성품은 물론 六經에 관한 이야기들이 다 들어 있습니다. 

이도표는 여러분 각자가 채워야 합니다. 

 

 

도표를 연관시켜 보는 방법을 몇 가지 예로써 말씀드리겠습니다. 太陰經絡이 寒과 만난다고 할 때는 濕이 찬 기운과 만나는 것이니 얼음(氷)이 되겠지요.

傷寒論에서 太陰經絡을 만난다면 冷해지지만 傳經이 되고 또 傳經이 되는 단계를 거친다면 어떻게 될까요? 

傷寒論에서 傳經되는 순서는 태양→양명→소양→태음→소음→궐음이 됩니다. 이것을 이해하고 나면 여러분들이 傷風論, 傷暑論 등을 쓸 수가 있습니다. 

맨 마지막의 經絡인 厥陰쯤 들어가면 囊縮舌卷 즉 불알이 오그라들고 혀가 말립니다. 그러면 吳茱萸, 附子류의 것을 많이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傳經이 되는 상황을 그냥 외우지 마시고, 標와 本이 되는 경우를 이해해야 합니다. 

이 책에서는 여러분의 상상력을 자극시킬 뿐 어떤 원리의 암기를 강요하지 않습니다. 막무가내로 외우려 들지 말고 깊이 생각을 해보라는 겁니다.

생각을 곰곰히 해보면 표와 본이 만난 상황을 알 수 있게 됩니다. 

이번에는 陽明과 署(傷暑論)가 만났다고 합시다. 金(陽明燥金)과 불이 만나면 어떨까요? 金이 녹아서 뜨거운 용암과 같은 물(水)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陽明經에 熱이 들어가면 구슬같은 땀이 나고 얼굴이 건조해지고 입이 바싹바싹 마르고 탑니다.

건조한데도 자꾸 땀이 나지요. 그것은 곧 金이 녹아서 그런 것입니다. 잘못하면 죽게 됩니다.

사람이 죽을 때 보면 구슬같은 땀이 흐르고 기름같은 소변이 나옵니다. 

예를 들어 太陰濕과 얼음(寒)이 만났다고 합시다. 그러면 이 경우의 唯物的인 取象을 쓰고, 몸안에 얼음과 같이 찬 기운이 들어 왔을 때 어떤 증상이 나타나겠는가를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이 경우는 濕이 寒과 만났으므로 몸이 冷해지고 설사가 난다거나 불알이 오그라든다거나 하는 증상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앞의 도표를 한번 채워 보세요. 

그렇게 하는 것이 舍岩針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환자들이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는 그 환자의 실제증상을 알기가 어렵습니다. 

지금까지 治療大法을 간략하게 살펴보았습니다. 이렇게도 하고 저렇게도 하고 唯心的으로도 하고, 맛으로도 하고, 症狀으로도 하고,

六經의 연관으로도 했는데, 이 모두가 예외없이, 상대성을 지니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또한 상대적인 치료를 正治, 대응적인 치료를 反治라고 함도 반드시 기억해 두셔야 합니다. 

일단은 正治가 99%라고 생각하시면 틀림이 없습니다.

熱이 있는 환자가 왔는데 反治로 다스리겠다고 처음부터 以熱治熱로 附子를 써 볼까 생각하는 멍청한 사람이 있어서는 절대 안됩니다.

이렇게 하면 무슨 기발한 법이 되지나 않을까하고 꿈을 꾸는 사람이 의외로 많습니다.

오랫동안 꾸준히 내려온 처방 즉 四物湯, 雙和湯, 十全大補湯, 歸脾湯, 六味地黃湯, 藿香正氣散... 이런 식으로 처방이 착착 나가야지

기발한 수를 부린다고 엉뚱한 생각을 하면 안됩니다. 바둑에도, 下手가 오래 생각하면 惡手요, 高手가 오래 생각하면 妙手라고 합니다.

下手가 아무리 궁리를 했다 하여도 정석대로 약을 쓴 것만 못합니다.

어떤 후배는 무슨 어느 구석에서 이름외우기 고약한 夢授天王補心丹(천왕이 꿈속에서 손에 쥐어 주었다는 처방)인가 하는 처방을 썼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몽수천왕보심단에 뭐가 들었더냐"하고 물었더니, "아직 그것도 모르세요? 當歸・川芎・白芍藥...어쩌구 저쩌구..." 

"이 사람아! 그건 歸脾湯에 四物湯 合方한 것 아닌가"했더니, "원! 선배님도 남들이 모두 쓰는 처방을 어찌 씁니까?"

그러더군요. 이렇게 지식이라고 하는 것은 아주 더럽고 치사한 것입니다. 이렇게 자기변명과 자기 Ego로 제 딴은 남을 속인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자기 기만에 불과합니다. 그러므로 편한 처방을 쓰십시오. 쉬운 것부터 외워나가면서 활용해야 합니다. 

얼큰히 술이 오른 취객 두 사람이 표 한장으로 극장 구경을 하기로 했습니다. 한 사람은 어린 아들 행세를 하기로 합의를 보았어요. 

그러나 검표원이 입장을 시켜줄 리가 없지요. "이 애는 이제 여섯 살 된 제 아들이외다" 라고 거짓말을 꾸며댑니다.

"아니 여섯살 된 꼬마 덩치가 이렇게 크고 수염이 이렇게 길단 말이요?"하니까 

"야 임마! 수염 좀 깎고 다니지 못하겠니?" 이러더래요. 자기가 술수를 쓰면 남들도 다 그렇게 속을 줄 알고... 

이렇게 교활한 사람들이 韓方에도 많습니다. 개미지렁이 갈비탕, 곰발바닥탕 온갖 처방을 찾습니다.

歸脾湯에 四物湯을 합하고 가미만 한다해도 무궁무진한 변화가 오는데 기이한 술법을 쓰려하는 교활함은 버려야 합니다. 

옛 성인들의 처방이 얼마나 잘 되어 있는지 한번 볼까요.

四物湯을 보면, 봄에는 當歸, 여름에는 川芎, 가을에는 白芍藥, 겨울에는 熟地黃을 넣어, 한처방에 春夏秋冬 四季節氣運을 다 넣어 놓았습니다.

또 六味地黃湯을 보면 熟地黃, 山藥, 山茱萸, 白茯苓, 牧丹皮, 澤瀉가 들어 있는데 熟地黃, 山藥, 山茱萸는 補하는 藥이고, 나머지는 瀉하는 藥이지요.

이 평범한 처방 속에 道가 들어 있는 것입니다. 교활한 머리는 버리세요.  

사암침법에서는 正格이 75%, 勝格이 25% 정도 사용됩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五行이란 形의 盛衰이고 六氣는 氣의 多少라고 했습니다. 

우리가 침을 補瀉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가령 방이 더워서 밖의 찬 공기를 방안에 넣자고 한다면

이것은 補이고, 방안의 더운 공기를 창밖으로 내보낸다면 瀉가 된다고 했습니다. 

예를 들어 봅시다. 足太陰脾는 五行上으로 濕, 六氣上으로도 濕입니다.

이것은 어느 經絡에 놓으면 좋습니까? 陽明經, 그 중에서도 手陽明經(건조한 경락)이 놓을 수 있는 짝이 되지요.

그런데 여름철에 홍수가 나서 둑이 무너져 물이 넘친다면 젖은 길이나 마당에 모래나 자갈, 석회석 따위를 뿌리는 陽明의 治法도 사용해야 되겠지만

근본적 대책으로는 둑을 막아 주어야 합니다. 이렇게 넘쳐 흐를 때 둑을 막아주는 것이 곧 勝格과 같습니다.  

사람이 너무 뚱뚱하고 濕이 많을 때 手陽明大腸經을 補해 주거나 足太陰脾經을 瀉하는 것은 결국 正治法에 해답합니다.

反治法과는 혹시라도 착각하지 마세요. 이렇게 正治法을 쓸 때는 藥이나 針을 불문하고 補를 위주로 하세요. 補로써 잘 듣지 않으면 瀉法을 쓰세요. 

"方藥合編"을 보면 "上統・中統・下統이 있는데 上統은 補, 中統은 和, 下統은 瀉하는 약이라고 했지요

" 여러분이 개업을 한 후, 道眼이 열려 나름대로의 관을 얻을 때까지는 평범한 약을 쓰도록 하십시오.

上統을 75%, 中統을 20% 정도 쓰고, 下統은 5% 정도만 쓰도록 하세요. 

사실 저도 솔직이 아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조금 안다고 떠드는 이 자신도 때로는 얼마나 치사하고 창피한지 모릅니다.

또 공부를 하면 할수록 더욱 더 어렵고 모르는게 많아지더군요. 그래서 저는 확실한 것 아니면 안쓰고 안전한 것 아니면 쓰지 않습니다. 

요즘 병원을 찾는 비율을 보면, 약국 75%, 병원 20%, 한의원 5%라고  

합니다. 그나마 이 5%를 나눠 먹느라 서로 싸우고 난리를 칩니다.

여러분 열심히 공부를 하세요. 실력이 있어야 자신있게 韓醫學의 우수성을 펼쳐 나갈 수 있지 않겠습니까?

또 실력이 있어도 시장성이 없으면 인술을 베풀지 못하고 맙니다. 

그러니까 농촌 의료봉사를 가서 좋은 일도 하고 홍보도 하세요. 위에서부터 잡아 흔들려 하지 말고 아래에서부터 신임을 얻어 나가면 됩니다.

民草로부터 올라오는 여론은 무서운 것입니다. 거듭 부탁드립니다. 

여러분! 앞으로 補하는 藥을 많이 사용하십시오. 이것은 간절한 부탁이오니 부디 銘心하시기 바랍니다.

가령, 陽이 實하고 陰이 虛하다고 하면, 實한 陽을 깎아 내리려 하지 말고 虛한 陰을 補해 주세요.

熱이 펄펄 끓는 사람이 왔다고 할 때 大黃이나 滑石으로 확 깎아 내리려 하지 말고 水氣를 보충해 주도록 해야 합니다.

六味地黃湯에 熟地黃을 많이 넣고 水氣를 補充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지요. 

 

淸離滋坎湯을 보면 이 湯은 八卦에서 일컫는 三離火, 六坎水의 원리로써 火를 내려주고 水를 보충시켜주는 약입니다. 즉 폐결핵에 쓰는 약이지요.

그러나 뚱뚱한 폐결핵 환자가 왔을 때에도 이 약을 쓴다면 큰일이 나고 맙니다. 왜냐하면 이 湯은 水氣를 보충시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湯은 "方藥合編"에 보면 "治陰虛火動 潮熱盜汗痰喘"이라 씌어 있는데 陰虛火動(洋方病名으로는 폐결핵)에 씁니다. 

陰虛, 津液이 부족하다, 血이 부족하다, 피부가 건조하고 눈이 퀭하니 핏발이 서고 기침, 해소, 가래가 있다.

가래도 무르지 않고 頑痰인데 아주 頑固한 痰이지요. 

半夏나 南星은 물컹물컹한 水痰을 치료합니다. 水痰은 陽明燥나 厥陰風으로 치료를 하는데, 바로 강냉이 튀밥처럼 생기고 건조한 半夏(陽明燥의 속성)를 씁니다. 

단순히 治痰엔 半夏라고 외운 사람은, 陰虛火動으로, 말할 때마다 캑캑거리는 환자에게도 半夏를 씁니다. 낫질 않아요. 

캑캑거려도 목구멍에서 잘 떨어지지 않는 완담은 삼켜도 삼켜지지 않고 뱉아도 뱉아지지 않습니다.

이 완담은 七情이 울결되어서 나오는 痰이거든요. 이럴 때 疏通之劑인 香附子를 쓰기도 하지만 끈끈한 가래 즉 燥痰에는 瓜蔞仁을 써야 치료가 됩니다.

淸離滋坎湯에는 瓜蔞仁이 들어가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러면 과루인의 생김새를 볼까요. 

과루인은 축축하고 매끄럽고 기름끼가 많지요. 이 瓜蔞仁(括蔞仁)을 빻아서 담은 종이는 마치 콩기름을 발라놓은 것처럼 됩니다.

이제는 과루인과 반하를 놓고도 陰陽이 탁 튀어나올 수 있어야 합니다. 그저 외우지 않고 상황을 판단하고자 하는 안목을 길러야 합니다. 

"方藥合編"의 淸離滋坎湯에 "痰盛에는 貝母, 瓜蔞仁이라"고 씌어 있는데, 半夏보다 조금 덜하긴 하나 貝母도 역시 袪痰劑입니다. 

"聖人은 無爲無固 無心無事"라고 했습니다. 성인은 고집이 없으므로 無心, 無事라 하지요. 여러분들이 환자를 볼 때도 無心...無事로 해야 합니다.

성인의 치료방법에는 고집이 없기 때문에 고지식함이 없지요. 

폐결핵이라는 洋方病名을 꺼리는 이유는, 환자가 와서 "사진을 찍어보니 폐결핵이라 합니다"고 하면

그 병명 그 말 때문에 이내 淸離滋坎湯을 쓰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자칫 큰일 날일이지요. 淸離滋坎湯의 內容物을 살펴 볼까요? 

熟地黃・生乾地黃・天門冬・麥門冬・當歸・白芍藥・山茱萸・山藥・白茯苓・白朮・牧丹皮・澤瀉・黃栢・知母・甘草가 들어가는데,

熟地黃・生地黃・乾地黃・天門冬・麥門冬은 먹어보면 공히 수분이 많고 쫀득쫀득 하지요. 그런데 이걸 뚱뚱한 사람에게 먹여서 되겠습니까?

게다가 當歸는 補血之劑, 白芍藥은 收歛之劑, 山茱萸・山藥도 收歛之劑니까 위험하고,

그저 아주 조금씩(各5分) 들어가는 澤瀉・白茯苓・白朮・牧丹皮만이 瀉하는 약이므로 이 탕을 뚱뚱한 사람에게 먹인다면 큰일이 나겠지요. 

그저 외워대는 고지식한 사람이 되지 마세요. 폐결핵이라는 병명도 외우지 마세요. 그러나 陰虛火動은 괜찮습니다.

陰虛火動이란 말속에는 어떤 약이 들어가야 하는가에 대한 성품이 담겨 있습니다.

이것 뿐아니라 韓方에서 사용되는 일체의 탕명에는 어느 정도의 진단과 치료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淸離滋坎湯에는 知母, 黃栢이 각 2g씩 들어가는데 이건 참 기가 막힌 겁니다. 知母, 黃栢은 無根之火, 즉 뿌리없는 불을 치료하는 약이지요.

다시 말해서 色火, 强力入房후, 傷腎에 用하는 약입니다. 

그런데 이 房事가 일으키는 부작용은 참으로 큽니다. 나중에 각론 足少陰腎經에서 상세히 말씀드리겠지만 이것은 남녀 공히 중요한 일입니다.

房事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하여 이것이 일으키는 욕망과 갈등, 분노, 소유의식 등을 깨달으면 여러분들은 房事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단순한 房事行爲, 그 자체는 문제시 하지 않더라도 심한 房事 후에 일어나는 腰痛, 全身關節痛, 性病, 頭痛, 眼疾, 麻痺, 食慾減退 등이 문제입니다.

하늘이 노랗고 땅이 흔들리고, 식욕은 없는데 오직 그 생각만이 끊임없이 용솟음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것을 일컬어 虛陽이 발동한다고 합니다. 

촛불이 탈 때 잘 살펴보면, 점점 타들어 가다가 마지막에 불이 꺼지기 바로 직전에 일순간 확하고 불꽃이 되살아 났다가 완전히 주저앉아 꺼져버리지요.

이건 참으로 눈여겨 볼 일입니다. 

70이 넘은 노인네가 "작년까지는 이러지 않았는데 금년 들어서는 왜 그런지 손녀같은 젊은 처녀애들만 보아도 A텐트를 치니, 이것참 이상하지 않소"하고

문의해 오는 수가 있습니다. 갑자기 여자를 밝히고, 나바론의 건포도처럼 쪼그라든 할머니의 젖꼭지를 자꾸 만지고 힘을 쓰려고 하는 노인이 있다면,

이건 죽기 일보직전입니다. 虛陽이 발동해서 그런 것이지요. 

虛陽이란 진실한 陽氣가 아닙니다.마치 촛불이 꺼지기 일보 전에 마지막으로 잠시 타오르는 것과 같지요.

죽음의 신호인 줄도 모르고 陽氣가 되살아 난 줄로 여겨서 첩이라도 들이면 그의 재산은 전부 첩에게 가는 거지요.

이 虛陽이 대개 1년 정도 간다고 합니다. 바로 이 시기에 知母, 黃栢을 씁니다. 이렇게 하면 절대로 虛陽이 발동하지 않습니다. 

모든 치료는 상대적으로 한다고 했는데 침치료 방법은 어떠 할까요? 여기에는 서너가지 치료법이 있습니다. 

첫째, 相合治療 둘째, 交相合 치료 셋째, 合倂 넷째, 復合치료입니다.

合치료는 앞에서 설명드렸듯이, 厥陰은 少陽으로 少陽은 厥陰으로 치료하는 방법인데 이제 이것은 더 이상 예를 들지 않아도 잘 아실 겁니다. 

交相合이란 같은 厥陰이라도 手厥陰과 足厥陰이 있고, 少陰經도 手少陰과 足少陰이 있지요.

그러므로 이제는 手厥陰하면 心包, 足厥陰하면 肝을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서 '肝'하면 足厥陰肝經이 바로 떠오르도록 해야 합니다.

肝은 몇 개의 葉으로 되어 있고, 뭐가 어떻게 되어 있고...이런 것은 해부학 책을 들추어 보도록 하세요. 

앞에서 五運, 六氣, 卦象 공부할 때의 그림을 보면, 足厥陰肝은 重風巽이고 手少陽三焦는 重雷震이므로 서로 상대가 되지요.

고로 足厥陰肝經을 치료할 때는 手少陽三焦經으로 치료하고, 足少陽膽經을 치료할 때는 手厥陰心包經으로 하면 되는 것입니다.

이건 참 신기하기도 하고 미묘하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서 이건 正治法이지요. 이렇게 五運과 六氣的으로 관찰을 해봐도, 熱에는 寒, 寒에는 熱을 쓰는 正治法이 主가 됨을 알 수 있지요. 서

로 교차가 되므로 이것을 교차법이라고도 합니다. 

手經絡은 足經絡으로 足經絡은 手經絡을 활용함은 곧 인체가 유기체임을 입증하는 이야기가 됩니다. 

허공처럼 원륭하여(無欠無餘) 

남고 모자람 없건마는(良由取捨) 

도리어 취사심 때문에(所以不如) 

여여하지 못 하도다(圓同太虛) 

 

勝과 復에 의하여 생긴 병을 치료하는 원칙은 

寒으로 생긴 병은 뜨겁게 하는 작용이 있는 약물을 쓰고 

熱로써 생긴 병은 차갑게 하는 작용이 있는 약물을 쓰고 

溫으로 생긴 병은 서늘하게 하는 작용이 있는 약물을 쓰고 

凉으로 생긴 병은 따뜻하게 하는 작용이 있는 약물을 쓰고 

흐트러져서 생긴 병은 거두는 작용이 있는 약물을 쓰고 

억압되어서 생긴 병은 흐트러 주는 작용이 있는 약물을 쓰고  

건조하여 생긴 병은 적셔 주는 작용이 있는 약물을 쓰고 

급하여 생긴 병은 늦추어 주는 작용이 있는 약물을 쓰고 

딱딱해져서 생긴 병은 부드럽게 해주는 작용이 있는 약물을 쓰고 

물러서 생긴 병은 굳어지게 해주는 작용이 있는 약물을 쓰고 

쇠약하여 생긴 병은 補하는 작용이 있는 약물을 쓰고 

지나치게 강하여 생긴 병은 덜어주는 작용이 있는 약물을 씁니다. 어떤 경우에도 생명의 근원인 정기를 편안하고 태연하게 해주면

營血과 衛氣는 반드시 濁한 것을 맑게, 난폭한 것을 조용하게 합니다. 

위에서, 勝한다 함은 克한다로 이해하고 復한다 함은 보복한다로 이해하면 됩니다. 復이라는 현상을 말씀드리지요. 

예를 들면 五行上으로 金은 火에 의해 억제를 받지요. 

1985년이 乙丑年인데 乙은 五行上 무엇입니까? 金이지요. 乙庚合 金입니다. 그런데 이 金이 실질적으로 虛한 金입니다. 

부족함이 있는 金이지요. 金이 부족하니 어떤 놈이 설칩니까?

金이 제자리를 잡고 있으면 木을 잘 다스려서 억제해 줄 것이고 火가 함부로 金을 넘보지 못하지요. 그런데 여기에서 보복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이 보복을 이해하지 못하면 五運六氣는 끝장입니다. 金이 木를 억제하여 가만히 눌러 주고 있어야 하는데 金자체가 虛하니까 균형이 깨어지게 됩니다.

그러니까 木이 金을 우습게 아는 겁니다. 이럴 때 木이 金을 輕侮한다고 하지요. 가벼이 여기고 모멸합니다.

그리고 火도 金을 부수고 들어옵니다. 가정적으로 비유해 보면, 내가 힘이 없고 약하면 아버지, 형님(火)의 잔소리에 눌리고 여동생(木)의 간섭까지 받게 됩니다. 

이때 내가 희망을 거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자식(水)이지요. 어서 커다오. 커서 이 애비의 설움을 풀어다오. 꼭 갚아다오.

아버지가 핍박을 많이 당하면 당할수록 子息敎育을 철저하게 시킵니다. 여러분들은 이 보복이란 말을 잘 이해해야 합니다. 

이것을 臟腑로 이야기해 봅시다. 

金을 肺라고 하고, 폐가 간(木)을 억제하지 못해서 간이 폐를 우습게 알아, 허한 폐가 자꾸 근심에 빠지고 우울해 하자 肝氣가 발동을 합니다.

(마치 쥐가 술 먹고, 야! 고양이 너희들 다 나와! 하는 式) 또 심장이 거들먹거리고 잘난척을 합니다. 즉 火氣가 盛해져서 肺氣를 죽이는 거지요.

이때 자식인 腎臟이 심장을 죽이는 五運六氣의 자동조절 기능이 이루어 집니다. 우주는 묘한 것입니다. 현재 내가 고통과 어려움 속에 있다해도

세월을 기다리세요. 逆轉될 때가 있기 마련입니다. 

 

이 자식의 역할, 이것을 복이라고 하는 겁니다. 勝은 알기가 쉬운데 復(보복)은 좀 어렵지요. 자! 이렇게 五運六氣의 상식을 알고 넘어 갑시다. 

치료 원칙에서, 寒으로 생긴 병은 熱로, 熱로 생긴 병은 寒으로, 溫은 凉으로, 凉은... 건조한 것은 적셔주고 급한 것은 늦추어 주고... 이렇게 되어 있었는데,

완급은 厥陰과 少陽, 燥濕은 陽明과 太陰, 溫凉은 少陰과 太陽의 관계지요. 딱딱해서 생긴 병은 부드럽게 하는 작용을 해주라고 했는데

맛 중에서 부드럽게 해주는 맛이 무엇입니까? 鹹味지요. 

함미는 굳은 것을 부드럽게 하는 작용이 있습니다.

배추 숨을 죽일 때 소금을 쓴다거나 무우 생채를 부드럽고 쫄깃하게 하는 데 소금을 쓰는 것도 이 때문이지요(軟堅作用).  

"酸收辛散" 신맛은 수렴하고 매운 맛은 발산한다는 이런 이치를 궁구해야 합니다.

의미를 자꾸 터득해서 사람이 너무 까부라지고 풀어져서 발산지기가 많으면 거두어 주어야겠다 하고 새길 줄 모르고,

"근거를 대라! 근거가 없으면 믿을 수 없다"고 하면 곤란합니다.

심장에 기운이 없어서 죽어가는 사람에게 '급히 신맛으로 움츠려들게 하라'라는 대목을 두고, "신맛은 비타민C가 부족할 때나 먹는 것이지

이 대목은 근거가 없어"라고 말하던 의학 교수가 있었어요. 

신맛이 작용하는 여러가지 성질도 모르면서 경전에 酸收辛散이라 쓰여 있는 중에 혹시 잘못된 부분이 없을까하고

오점이나 찾으려는 사람들, 의미는 궁구하지 않으면서 "內經의 이 자는 아무래도 후세인의 오역같애...

" 어쩌구 하는 사람들 "의학입문의 오류를 내가 발견했어"

"傷寒論에도 오자가 있는것 같애" "金아무개 논문에 이게 틀렸더구만..." 

이렇게 틀린 것 발견하기 좋아하는 교수들, 지식 종사자들, 위대한 학설의 큰 의미를 인정치 못하고

아주 작은 1%의 잘못을 발견했다고 좋아라 떠들어대는 사람들. 설령 틀린 곳이 있다한들 그것이 전체의 몇 %나 됩니까? 

영국의 어떤 교수가 화장실에서 낙서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그것을 본 한 친구가 "아니?

자네 교수라는 사람이 어째 화장실에다 낙서를 다 하는가?" 그러자, 이 사람 짐짓 오리발을 내미는데...

"그게 아닐세. 난 지금 틀린 글자를 고쳐주고 있는 중일 뿐이라네" 

교수나 지식 종사자란 바로 이렇습니다. 틀린 것 꼬집어 내는 일이나 그럴듯한 자기변명은 곧잘 합니다. 

쇠약한 것은 補하고, 實한 것은 瀉하고, 堅한 것은 부드럽게 하고, 너무 무른 것은 굳어지게 하는 이런 것들이 다 正治法의 예입니다. 

그런데, 相合, 交相合 외에 변칙으로 치료하는 것이 있습니다. 즉 그때 그때의 상황판단에 따라서 치료하는 것이 있지요.

가령, 뱃 속에 딱딱한 덩어리가 생겼다고 합시다. 그러면 어떻게 치료를 할 수 있을까요? 陽明이 되겠지요. 

腎臟結石 따위는 土에 가깝고 꼭 陽明燥金이라 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뱃속에 있는 단단한 덩어리 따위는 陽明燥金에 가깝겠지요.

그런데 이것을 치료하는 방법을 한 번 생각해 봅시다. 이것을 어떻게 치료하면 좋을까요? 

太陰을 사용한다면 공식화된 相合치료 방법에는 들어 맞습니다. 그러나 딱딱한 덩어리에 축축한 물(太陰濕)을 넣어준다고 이것이 없어질까요? 

뚫어서 내리는 방법, 少陰君火(火克金)로 녹이는 방법 등이 있습니다. 

厥陰風, 太陽寒水는 좀 맞지 않겠지요. 제 생각으로는 뚫어서 내리는 방법이 적당하다고 봅니다. '부수어 버린다'와 비슷한 개념이 되겠지요.

부순다고 함은 陽明에 해당할 것입니다. 이 딱딱한 것을 치료함에는 陽明이 필요하겠지요. 

이렇게 볼 때 六經에 일정한 공식이나 정법은 없습니다. 상황판단에 따라 처치를 달리해야 하므로 無有定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실제 임상 예를 한번 들어 봅시다. 

"方藥合編" 煖肝煎과 茴香安神湯을 한번 보도록 합시다. 이 두 처방이 疝症의 치료약입니다. 

산증이란 하복통, 불알이 붓는 증세, 위로는 心腹痛 등의 증상을 나타내는데 한마디로 下焦가 冷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小茴香, 吳茱萸, 附子 같은 더운 약이 들어갑니다. 이 茴香安神湯을 洋方病名으로 생리통에도 응용할 수 있겠지요.

뚱뚱하고 냉한 사람들 경도불순에 쓸 수 있겠지요. 

우리가 한번 생각해 봅시다. 한방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사물을 단순하게 보아야 합니다.

下焦가 冷하여 딱딱해지면 무엇이 생기겠습니까? 돌이 생기지요. 

腎臟結石, 膀胱結石, 尿道結石에 茴香安神湯이 特效藥입니다. 下焦를 데워주므로 낫는 겁니다.

이때 부자를 많이 넣고, 吳茱萸 小茴香도 넣고 利尿劑를 좀 써야 돌이 녹아서 흘러 나오지 않겠어요? 이것이 少陰君火를 사용한 경우입니다. 

특히 利尿劑 중에서도 강력한 鑛物質을 쓰는 것으로 滑石과 海金砂가 있습니다. 이것들은 돌을 굴려 내리거나 부수어 내릴 때 사용하지요.

그런데 海金砂나 滑石은 몸이 찬 사람보다는 더운 사람에게 쓰지요. 

八正散은 "治膀胱 積熱便癃閉"한다고 되어 있는데 여기에 海金砂를 加하고 實한 증상의 정도에 따라 滑石을 두배, 세배, 네배...하면 돌이 굴러 나옵니다. 

얼마 전, 어느 환자를 치료한 적이 있는데, 서울대학병원에서 "腎臟結石이니까 입원해서 수술을 해야 합니다"라고 하더랍니다. 그래서 우리집에 왔다고 했습니다. 그 환자를 보니, 얼굴이 창백하고 몸이 말랐는데 평소에 배가 차다고 하더군요. 이 환자에게 足少陰腎經을 썼습니다. 

속에 돌이 있거나 말거나 下焦가 冷해서 왔으니까 그리고 평소에 찬 음식(맥주 따위)을 좋아하는 (배는 안나왔지만)

冷한 지성인 스타일이었으므로 針은 足少陰腎經을 놓고, 藥은 六味地黃湯에 附子, 肉桂를 가미한 八味元을 지어 주었더니 통증이 나흘만에 없어지고 말더군요.

기가 막힌 약효지요.  제가 그 환자에게 1개월 정도 회사 출근하지 말고 집에서 치료하라고 했더니, "아프지 않은데 어때요"하면서 회사에 출근을 하더군요.

그래서 호되게 나무랐던 일이 있었습니다. 

韓方의 치료란, 이런 경우와 같이 正治法에 의한 것 뿐만 아니라 돌을 火로 녹일수도 있고, 金으로 연마시킬 수 있는 등의 變治가 괸장히 많습니다.

이 환자가 實한 증상이었다면 海金砂를 썼을지도 모릅니다. 이러하므로 여러분은 變治에 대해서도 많은 연구를 해야 합니다. 

그러면 六經의 變治가 어떻게 되는지 차차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이 예는 병에 대한 상황으로 이야기하겠습니다. 

우리가 흔히 虛實을 이야기할 때, 虛함은 正氣가 虛한 것이고 實함은 邪氣가 實함을 말하는 것입니다. 

가령 陽明燥金이 虛하다고 하면, 건조하게 하는 기운이 모자라는 경우 즉 우리 몸의 짤순이 기능이 무력해진 것을 말하는 것이고,

실하다고 하면 너무 건조해서 바짝바짝 마르는 기운이 성함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厥陰風이 實하게 되었을 때는 어떻게 치료를 하면 좋겠습니까? 이 경우, 유심적인 면의 치료와 유물적인 면의 치료로 구분할 수 있는데,

厥陰風의 교만함과 거만함을 비난과 꾸지람으로 치료하라고 하는 것은 유심적 차원이므로 좀 어려우니, 우선 물질적 취상을 해보기로 합시다.

厥陰風이란 열풍이 아니라 냉풍에 가깝습니다. "지구의 적도부근은 덥지 않습니까?"하고 질문을 할 지 모르지만 그건 지구의 少陰君火에 의한 것일 뿐

실제의 대기권 자체는 冷합니다. 

열풍은 風에 少陰君火가 낀 것이므로 복합이나 合倂에 해당됩니다. 그럼 냉풍은 무엇으로 치료하면 좋을까요?

우리 실생활을 볼 때, 찬바람이 심하게 몰아치는 지방은 담이 높고 두터운 벽을 가진 가옥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厥陰風을 陽明(높고 두터운 담)으로 막는 것입니다. 金(陽明) 克木(厥陰)은 차후문제입니다. 우선 '막아준다'는 생각이 돌아가야지요.  

실제로 풍병에 陽明藥을 쓰는 것이 있을까요? 예! 무겁고 딱딱한 성질로 바람을 막아주는 烏藥이 그것입니다.

"治一切風疾先服此疎通氣道進以風藥又...."라 쓰여 있고, 麻黃, 陳皮, 烏藥, 川芎, 白芷, 白彊蠶, 枳殼, 桔梗, 乾薑, 甘草가 들어가는데,

麻黃은 發汗之劑, 陳皮는 順氣之劑, 烏藥은 袪風之濟로 유명하지요. 그런데 袪風之劑로 가장 유명한 것이 뭡니까? 防風이지요. 

이 방풍나무는 잎조차도 바람에 좀체 흔들리지 않습니다. 이런 특이한 성질을 빌어다 약으로 쓰는 것이지요.

그리고 防風을 쫓아다니는 것으로 荊芥가 있습니다. 이렇게 荊芥, 防風, 烏藥, 白彊蠶을 袪風之濟로 쓰는 것입니다.

六氣를 알고 나면 韓方이 공식 풀리듯 쉬 풀리게 됩니다. 재미있지요. 

白彊蠶은 누에의 피부가 딱딱해져 (硬皮病) 죽은 것입니다. 이것을 부러뜨려 보면 '똑똑'소리가 납니다. 이렇듯 白彊蠶과 烏藥은 그 성품이 딱딱합니다.

그러니까 '風을 陽明燥金으로 묶어보자.' 

'바람에 날려가지 않게 무거운 돌을 달아보자'하는 실로 단순한 논리입니다. 참 쉽지요.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외우도록 하세요. 

烏藥은 거풍지제, 천궁은 두통약, 당귀 천궁은 補血劑로 쓰지요. 천궁, 백지 이 둘을 합해서 陽明頭痛에 씁니다. 

두통은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는 陽明頭痛, 둘째는 少陽頭痛, 셋째는 太陽頭痛입니다. 그리고 陰頭痛이라 해서

厥陰, 少陰, 太陰頭痛이 있는데 이런 것은 거의 드뭅니다. 만일 厥陰頭痛이라면 죽는 것입니다. 아예 나무코트 입을 준비를 해야 합니다. 

陽明頭痛은 주로 앞쪽으로 옵니다. 즉 前頭痛이지요. 이때 천궁과 백지를 쓰는 것입니다. 이 경우는 針도 陽明經을 用하든지, 太陰經을 用하면 됩니다.

아시겠어요? 

두통은 전부 열로 옵니다. 옛말에 "頭無冷痛, 腹無熱痛"이라 했습니다. 머리는 차서 아픈 경우가 없고 배는 뜨거워서 아픈 경우가 없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厥陰頭痛에는 附子, 麻黃을 넣어 발표를 시켜야 되는데 이런 두통은 정말 드뭅니다.

여러분들 개업해서 환자를 볼때 厥陰頭痛 환자 한번 볼 때까지만

사세요.  배는 뜨거워서 아픈 법이 없습니다. 이와 반대로 陽明頭痛, 少陽頭痛, 太陽頭痛은 이 각각의 세 經絡에 熱이 들어간 것입니다.

그런데 少陰經絡은 熱이 많은데도 少陰頭痛이란 게 없습니다. 이상하지요?

왜냐하면 少陰熱이 太陽經으로 들어가서 주로 뒤통수 즉 後頭部가 아프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陽明頭痛은 전두통, 少陽頭痛은 편두통, 太陽頭痛은 후두통입니다. 

少陽熱에 의한 편두통은 側頭部가 아픈 것인데 이때는 足少陽膽經을 瀉해 주면 좋습니다.

그런데 陽明熱에 의한 전두통은 陽明經을 사하거나 또는 補해 주어도 됩니다.

왜냐하면 手陽明大腸經은 陽明燥金이긴 하나 熱이 하나도 없습니다.

(五運과 六氣가 모두 陽明燥金이므로) 또 足陽明胃經은 五運이 土, 六氣가 金이므로 補를 해주어도 熱을 올려주는 것이 아니고 내려주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少陽熱은 少陽經을 瀉해야 되겠지요. 

太陽熱에 의한 두통은 足太陽膀胱經을 補해야 됩니다. 足太陽膀胱經은 五運과 六氣가 모두 수이므로, 補하면 찬물을 넣어주는 것이 됩니다. 두통에 대해서는 앞으로 시간이 허락되면 상세히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桔梗과 枳殼을 합하면 무슨 탕이 됩니까? 길경지각탕이지요.

中統 134번) "治痞氣 胸滿不利 煩悶欲死 不論寒熱通用 又治傷寒結胸"라고 씌어 있는데,

이것은 胃, 胸下, 心下가 답답하고 뭔가 체한 것 같고 (음식먹고 체한 것은 아닌데...) 기분이 나쁘다거나 직장 상사나 아버지와 다투었거나

야단을 맞았을 때 이 길경, 지각이 쓰이지요. 그래서 烏藥順氣散에 길경, 지각이 들어가고 乾薑도 들어가는 겁니다. 특히 烏藥이 君藥이 되지요. 

찬바람이 몰아칠 때 또 어떤 방법을 쓸 수 있을까요? 구름을 걷어내고 따스한 햇볕을 내려 쬐게 하면 어떨까요?

그러면 바람은 불지만 따뜻한 바람이므로 봄바람을 맞듯 기분이 좋겠지요. 사실은 이게 제일 좋은 방법입니다.

厥陰經에 轉經되면, 囊縮이 되고 전신이 냉해지니까 이런 증상은 少陽相火之氣로 몸을 데워주면 좋겠지요. 

少陽相火之氣의 성질인 맛이 쓰면서도(苦) 몸을 데워주는 약으로 무엇이 있을까요? 吳茱萸가 대표적이지요.

吳茱萸, 小茴香, 艾葉, 益母草같은 것은 주로 少陽相火의 성질을 가졌지요(어떻게 보면 少陰君火 같기도 합니다). 

入經을 보면 "手少陽, 手少陰으로 들어가면... 어떻고, 厥陰으로 들어가면... 어떻다"고 씌어 있는데, 여러분! 入經은 두 가지 차원에서 생각을 해야 합니다.

그때 그때 해석을 잘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설사약'을 보면, 설사를 그치게 하는 약인지? 설사가 되도록 하는 약인지? 혼돈이 될 수 있지요.

入厥陰經도 少陽經을 치료하는 차원에서 入厥陰인지, 厥陰자체의 성질에 해당되고 부합한다는 차원에서의 入厥陰인지 잘 알아야 합니다.

吳茱萸, 小茴香이 少陽經으로 들어간다고 하면 이것들의 성질을 이야기한 것이고, 厥陰經으로 들어간다고 하면 궐음을 치료한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두 가지 차원에서 이해하면 혼동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또 찬바람이 몰아칠 때 어떤 방법을 쓸 수 있을까요?

밤이라서 햇볕을 쬘수 없다면 어떤 방법을 써야 좋을까요? 모닥불을 피울 수도 있겠지요.

이것으로 바람을 물리칠 수는 없겠으나 찬바람이 몰아오는 추위로부터 어느정도 자유스러울 수 있다는 차원의 방법이 되겠지요. 

또 다른 방법으로는, 산에 불이 났을 때 맞불을 놓듯이 厥陰風木으로 맞바람을 보낼 수도 있겠지요.

바람이 부는 한가지 상황에서, 벽으로 막는 방법(陽明), 따뜻하게 태양을 쪼이는 방법(少陽), 모닥불을 피우는 방법(少陰),

맞바람을 일으키는 방법(厥陰)을 쓸 수가 있겠지요. 이것을 六經으로 이야기하면 괄호속에 기입한 것이 되지요. 그러나 太陰濕과 太陽寒水는 안되겠지요.

왜냐하면, 바람이 불 때 물을 뿌리면 더 추워지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은 이것을 아셔야 합니다. 만약 이것을 이해하신다면 어떠한 차원으로도 조사가 가능합니다. 

이번엔 少陰君火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지금 더위가 심하다고 가정을 해봅시다. 어떻게 더위를 극복할 수 있을까요?

"찬바람을 쐰다" 예! 좋습니다. 그렇다면 厥陰이 되겠지요. 

厥陰은 木이므로, 木生火의 이론 즉 五行上의 이론으로 되어야 할텐데, 여기서는 火를 克하기 위한 木이므로 木克火가 되었지요.

따라서 五行上의 이론은 필요가 없습니다. 이것은 내용물 즉 質에 관한 문제이니까요. 더위라고 하니까 궐음풍을 생각해 냈는데,

厥陰風藥으로 少陰君火를 치료하는 것이 있습니다. 火病으로 중풍이 되었을 때 쓰는 荊芥防風은 風을 예방하는 약입니다.

(防風은 딱딱한데 왜 厥陰에 넣었을까요?) 荊芥・柴胡는 少陰君火를 식혀주는 약입니다. 

또 더위 먹었을 때 시금털털한 五味子 차를 마시는데, 五味子・山査子・山茱萸 등이 더위 먹었을 때 에너지를 보충시켜 주는 厥陰에 해당하는 약입니다. 

太陽寒水는 몸을 식혀주니까 말할 나위없이 生地黃, 黃蓮, 黃芩, 黃栢, 大黃 등 이겠지요. 

少陰君火를 陽明으로 치료하는 약은 龍骨, 牡蠣같은 것들이고,

太陰濕으로 치료하는 약은 麥門冬, 天門冬, 黃精같은 약으로 補陰을 시킴으로써 少陰君火를 슬쩍 억눌러 주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厥陰약으로 少陰君火를 억제시키는 것과 太陽寒水약으로 少陰君火를 억제시키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지요.

이런 것을 여러분들이 잘 연구를 해보세요. 

지금부터 제가 하는 이야길 잘 들어 보십시오. 유리컵이 있는데, "물을 담아 오너라"고 하면 아무 이상이 없지요.

"유리컵에다 蘭을 한 촉 심어 두어라"고 한다면 이것은 괜찮겠지요. 난을 심기 위해 모래흙을 담을 수도 있지 않겠어요?

또 유리컵에다 올챙이를 키우겠다고 막내가 고집을 할 수도 있겠지요. 재떨이에 담배재를 떨기도 하지만 이쑤시개나 휴지를 버리기도 하지요. 

이러한 유리컵이나 재떨이를 器, 즉 器具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이 인간에게 五臟六腑를 만들어 주었을 때 그 器에 각각 무엇을 담을 수 있도록 한계를 두었을 것입니다. "胃에는 무엇을 담아라"

또는 "어느것까지는 담아도 좋다"하는 한계가 있었겠지요. 재떨이에 휴지나 이쑤시개를 버려도 무방하듯이...  

그런데 "물을 한 잔 마시게 그릇을 가져 오너라"고 했는데 제떨이를 가져왔습니다. "야! 임마", "아니? 재떨이로도 먹을 수는 있잖아요?

" "글쎄 먹을 수야 있지..."하고 양보를 할 수 있습니다. 

또 국을 요강에 담아다가 밥상을 들여옵니다. 이것 참! 기분은 나쁘지만 여기까지는 병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왜? 담을 수는 있으니까(일은 진행시킬 수 있지요). 지금 이 비유를 잘 들어야 됩니다. 

아주 얇은 종이 접시가 있다고 합시다. 여기에 팝콘이나 오징어 따위는 담을 수 있지요.

그런데 물을 떠오라고 한다면 오는 도중, 물이 질질 새다가 결국 찢어져서 물을 먹을 수 없겠지요(그릇도 못쓰게 되고, 물도 먹지 못합니다).

우리 몸속의 五臟六腑도, 마치 재떨이에 물을 담아 오고 밥을 담아 오면 우리가 싫어하듯, 견딜 수 있을 때까지는, 싫어하는 경우가 되어도 견뎌줍니다.

그런데 종이 접시에 물을 담아오는 상황을 五臟六腑에 부여한다면 안되겠지요. 이렇듯 五運에 합당하지 않은 六氣가 들게 되는 경우를 흉하다고 합니다. 

종이 접시를 土(土에도 陰土와 陽土가 있음)라고 할 때 갑자기 太陽寒水가 들이닥쳤다면 그 해 운수가 아주 나쁘게 됩니다.

이런 四柱를 凶相이라고 합니다. 재떨이에 담배재를 떤다면 吉하나 밥을 담는다면 吉하다고 할 수 없겠지요. 이걸 깊이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太陰과 太陽이 厥陰風과 만나면 큰일이 나겠지요(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찬바람이 부는데 물을 뿌리면 더 추워지기 때문). 건강을 망치게 됩니다.

따라서 어떤 경우라도 이것들을 만나게 해서는 안됩니다. 또 厥陰과 厥陰이 만나는 경우도 있으나 자칫 잘못 부딪치면 큰일이 나므로 치료법상 피해야 합니다. 

이런 점을 고려하고 나니 厥陰風을 치료하는데 太陰, 太陽, 厥陰은 제외하고 陽明, 少陽, 少陰이 쓰이게 됨을 알 수가 있습니다. 

이렇게 다른 것들도 반드시 연구를 해보시기 바랍니다. 연구를 해보노라면 한방공부가 얼마나 재미있고 묘미가 있는지 알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또 이것이 제대로 하는 한방공부입니다. 

또 하나 예를 들어 少陰君火의 불을 끈다고 합시다. 어떻게 할까요? "나는 바람으로 끄겠어!" 이건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것이지요.

이때는 물로써 꺼야지요. 여기에 太陽寒水가 등장하는 겁니다. 만약 그 불이 기름불이라면 물로 끌 수 없지요. 이때는 모래 즉, 陽明이 등장하게 됩니다.

또 아주 작은 불은 스프레이 정도의 습기만으로도 끌 수 있지요. 이 경우엔 太陰濕이 등장되고, 맞불을 놓는 경우와 같은 少陰君火가 등장하게 되는 것입니다.

대개의 경우 불에 厥陰風을 쓰는 위험은 짓지 말아야 합니다. 

太陰濕을 예로 하나 더 들어 볼까요. 太陰濕을 안개나 이슬 혹은 비에 젖은 옷으로 본다면 어떻게 말릴 수 있을까요? 바람에 쏘여 말리거나, 햇볕에 말리거나,

드라이어의 열로 말리는 등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요. 그러나 젖은 옷에 찬물을 끼얹을 수는 없습니다. 고로 太陽寒水는 치료법에 해당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지금부터는 "黃帝內經"에 대해 한 말씀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邪氣의 氣勢에 다소가 있고, 병의 상태에 성쇠가 있으며, 治法에 완급이 있고, 처방에 大小가 있다"라는 말이 "黃帝內經"에 있습니다. 바로 이것이 대원칙입니다. 

환자를 치료할 때는 마음을 항상 恬淡虛無하게 가져야 합니다. 무심으로 마음을 비울 줄 모르면 환자의 마음 상태가 어떻게 되어 돌아가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무심해지라는 말은 욕심을 없애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마음을 비운 다음에 환자의 병이 죽을 병인지 살 병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생사의 판단이 선 다음에 손을 대야지요. 의사에게 있어 가장 어려운 것이 살 병인지, 죽을 병인지를 판단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바둑도 묘수풀이가 제일 어렵다고 하지요. 奇奇妙妙한 묘수풀이는 아무리 높은 상수라도 풀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생사의 판별도 쉬울 것같지만 병이 얼키고 설키면 정말 어렵습니다. 이렇게 생사를 알고 난 후에야 大小가 나옵니다. 병의 程度를 알아야 처방의 大小 즉 크고 작음을 이야기할 수 있지요.  "方多而效少하고 方少而效多라..." 처방이 많으면 藥效가 적고, 처방이 적으면 藥效가 많고 큽니다. 

이를테면 十全大補湯에다 五味子를 넣고 또 六味地黃湯을 넣게 되면 효과가 적고

간단하게 桂枝, 麻黃, 杏仁, 甘草와 같이 쓰게 되면 그 효과가 오히려 크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아하! 그렇다면 나도 명의가 되기 위해 방을 적게 써야 되겠군!" 이런 사람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착각하지 마세요.

效果가 많다는 이야기는 거꾸로 뒤집어 말하면 毒性이 강하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또 무섭다는 말도 됩니다. 

'나는 명의가 될거니까, 傷寒論 위주 四象方 위주로 쓸거야!' 이런 착각하지 마세요. 효과가 강한 대신 잘못 오진하면 큰일납니다.

땀이 나는지 어떤지도 모르고, 땀이 줄줄나는 사람에게 麻黃을 두돈 반만 넣어 보세요. 사람이 정신을 잃어 버립니다. 

제가 U시에 있을 때, 마황을 먹이고는 사람을 죽인 일이 있었습니다. 癌환자인데, 麻黃을 半錢 넣었는데도 그 다음날 죽었다고 하더군요.

이 일은 지금까지도 제 마음에 걸리는 일입니다. 그 환자의 부인께서 이해를 해 주시긴 했지만... 이 麻黃같은 약 함부로 쓰는게 아닙니다. 

그러므로 병이 큰 것이냐 작은 것이냐, 方을 크게 쓸 것이냐 작게 쓸 것이냐를 잘 알아야 합니다. 흔히 "手術은 성공했는데 사람은 죽었다"는 말을 듣습니다.

또 "五行針을 정확히 썼는데 이상하게 병이 더하던데요"라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은 가는 침을 쓰지 않아서일 수도 있고,

망치로 못을 박듯 세게 박았을지도 모르고, 補瀉를 어느 정도해야 되는데 너무 과하게 비틀었는지 모를 일이지요. 이건 참 무서운 일입니다. 

완급도 실로 어렵습니다.  바둑을 두다가 한 판 졌다고 화를 내는 사람은 바둑 실력이 절대 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어쩌다가 환자의 병을 못 고쳤다고 열등감이 생겨서 "으이그~, 그저 나같이 둔한 의사는 죽어야 돼"하면서 자학만 하고 있다면

그런 사람을 하늘이 좋아할까요? 때로는 자기 위로나 자기합리화도 해야 됩니다.

보는 환자에게마다 열등감 다 느끼고서야 여러분들 실력이 언제 늘겠습니까?

어쩌다 바둑 한판 지고 나면 "아이구! 나는 안돼" 연구는 안하고 머리만 탓해 가지고는 절대 바둑이 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이런 사람들이 많습니다. 

1000만원을 가진 사람이 어느날 700만원을 잃어버렸습니다. 그러자 "에라~. 모르겠다" 하고는 남은 300만원으로 술을 먹어버렸습니다.

남은 300만원도 적은 돈은 아니었는데 700만원이라는 그보다 큰 돈을 잃은데 대한 自暴自棄心때문이지요. 잃은 700만원에 연연해 하지 말고 남은 300만원으로 일어서려고 해야지요. 

새로운 환자가 왔는데 조금 전에 환자를 볼 때 느낀 감정으로 새 환자를 대해서야 되겠습니까? 지나간 일에 매여 있으면 안됩니다. 

승부나 이해관계로부터 벗어나기는 도인도 힘들다고 합니다. 무지무지하게 공부해야 합니다. 

啞門穴같은 곳은 자칫 잘못 침을 찌르면 죽고 맙니다. "어? 이상한데요. 나는 가늘고 조그만 침을 놨는데요. 난 잘못한 게 없는데 사람이 죽던데요"

生死나 大小의 판단은 참으로 중요합니다. 환자가 왔는데, 위궤양에, 팔다리가 쑤시고, 두통으로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하면 어떤 것부터 치료해야 할까요?

이런 환자가 왔다면 정말 골치가 아프겠지요. 그렇지만 실제 임상에 나가면 바로 닥치는 일입니다.

더우기 뚱뚱한데 熱이 있다고 하면 (뚱뚱하면서 冷하면 쉽겠지만...) 어떤 것부터 어떻게 치료를 해야 할까요? 이렇게 완급이 어렵습니다.

그리고 병의 상태에 흥망이 있다고 했는데 이것을 잘 파악하기 위해서는 완급을 잘 조절해 주고, 크고 작음을 알고, 생사를 알아서

여러분들이 병에 대한 주도권을 잡고 면밀하게 검토를 해 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의사와 환자사이에서도 항상 의사가 주도권을 잡아야 합니다.

환자의 페이스에 말려들면 안됩니다. 

"몇십 집을 버리더라도 선수를 잡아라"는 바둑의 교훈과 비유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환자의 말에 끄달리면 안됩니다. "저~ 선생님! 병원에 가서

소변검사를 해 보려는데 어떨까요?" "갔다 오세요" 며칠 후, "선생님! 병원에 가니까 한의원에 가지 못하게 하던데요..." "그러면, 오지 마세요"

이런 한의사가 많습니다. 이렇게 하려면 뭣하러 한의원 차리고 앉아 있습니까? 

쓸데 없는 질문을 하고 아는 척 하는 환자는 혼내줄 줄도 알아야지 신사인양 체면차리고 앉아 있다가는 아무 일도 못하고 맙니다. 갓 졸업한 젊은 의사들을 환자가 얕잡아보고 우습게 여기는 일이 많은데 이때는 기선을 잡아야 합니다. 환자에 의존해서 밥을 먹고 산다는 치사한 생각을 해선 안됩니다. 

또 내가 아니면 못고친다는 터무니 없는 망상도 나쁩니다. 그렇지만, 참으로 어렵긴 하지만 주도권을 뺏겨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의사는 실로 정밀해야 합니다. 

제가 이 강의를 위해서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고 연구를 하는지 아십니까? 작은 예 한가지도 대수로이 하지 않는데, 그래도 강의를 하다보면

자주 빼먹고 지나치게 됩니다. 정밀성의 어려움이지요. 君臣佐使의 마지막인 使에 가서 한 두가지 藥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승부가 좌우되는 약의 처방도

이러한 精密性이 없으면 할 수가 없습니다. 정밀성이란 꼼꼼하고 세밀하다는 뜻이지요. 이 세밀함은 이른바 기술적인 테크닉의 차원에서부터

藥을 쓰는 君臣佐使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경우에 다 해당이 됩니다. 잠깐 君臣佐使에 대한 "內經"의 말씀을 보고 넘어 갈까요? 

 

寄의 制란, 君藥, 곧 主되는 藥物이 1. 臣藥, 곧 從이 되는 약물이

2. 혹은 君藥 1, 臣藥

3, 偶의 制란 君藥

2. 臣藥 4, 혹은 君藥

2. 臣藥 6. 또, 다음과 같이도 서술되어 있사옵니다. 

발병의 시기가 가까운 자는 奇의 制를 쓰고 

발병의 시기가 먼 자는 偶의 制를 쓴다. 

發汗할 때는 奇의 制를 쓰고 

瀉下할 때는 偶의 制를 쓴다. 

또 

上半身을 補하고 또 고치는 데는 緩의 治法을 쓰고 

下半身을 補하고 또 고치는 데는 急의 治法을 쓴다. 

緩의 治法에는 氣味가 얇은 藥物을 쓰고 

急의 治法에는 氣味가 두터운 약물을 쓴다. 

이와 같이 하여 그 병에 적응한 治法을 강구하는 것이 치료의 원칙이다. 

.....(內經. 至眞要大論) 

 

발병의 시기가 가까울 때는 奇의 制 즉 君藥과 臣藥의 비율을 1대2, 멀 때는 偶의 제를 쓴다고 했지요. 

그러므로 최근에 걸린 감기에 雙和湯같은 것을 쓰고 싶으면 奇의 制 즉

君藥과 臣藥의 비율을 1대2로 쓴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병세가 아직 세지 않기 때문에 그 병세를 콱 치게될 君藥이 많이 들어갈 필요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며칠 계속해서 돼지고기를 먹은 사람이 오늘은 그다지 돼지고기가 먹고 싶지 않지만, 반찬이 돼지고기 밖에 없을 때에 어떤 요리로 해서 먹는 게 좋을까요?

'편육을 만들어서 새우젖에 찍어 먹는다'고 한다면 좋지 못하겠지요. 君(돼지고기)이 10, 臣(새우젖)이 1 이므로 奇의 制인 君과 臣의 비율인 1대2에 비해

君의 비율이 너무 높아서 이 요리는 좋지 않지요. 

이럴 때는 돼지 김치찌게를 끓여 먹으면 좋겠지요. 돼지고기 덤성덤성에다, 고춧가루, 파, 마늘, 김치...등은 많이 들어가므로, 돼지고기가 君이 되긴 하지만

臣이 더 많지요. 그런데, 발병의 시기가 멀 때는 偶의 制를 쓰라고 한 것은 君藥도 많이 넣지만 臣藥이 더 많지요. 가령, 熱病이 된지 한달이 지나도록

몸의 열이 내리지 않을 때 滑石이나 大黃 따위를 (寒藥) 많이 쓰면서, 臣藥으로 熟地黃, 麥門冬 등을 넣는다는 것이지요. 

발한할 때는 奇의 制를 쓰고, 瀉下할 때는 偶의 制를 쓴다고 했는데, 이것은 發汗시킬 때와 瀉下시킬 때의 중점이 다르다는 의미입니다.

發汗을 시키기 위해 麻黃을 君으로 썼다면, 나머지 臣藥은 두어가지, 서너가지 정도 쓰면 되겠지요. 아뭏든 主가 되는 약을 가볍게 쓰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瀉下를 시키고자 할 때는 大黃, 枳實을 서너돈씩 넣고, 이게 너무 세겠다 싶으면 熟地黃으로 補도 해주고, 또 필요한 여러가지 약을 다 넣은 뒤에는

升麻를 살짝 넣어주는 겁니다. 마치 무슨 요리법같이 까다롭지요. 

상반신을 補하고, 또 고치는 데는 緩의 治法을 쓰고 하반신을 補하고, 또 고치는 데는 急의 治法을 쓴다고 했고,

緩의 治法에는 氣味가 얇은 藥物을 쓰고, 急의 治法에는 氣味가 두터운 藥物을 쓴다고 했는데

이것은 제가 드리는 한 가지 예만 들으면 금방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頭痛藥에는 무엇이 있습니까? 여러분 한 번 나열해 보십시오.

細辛, 白芷, 柴胡, 川芎, 天麻, 蔓荊子, 藁本, 甘菊 그리고 引經藥인 升麻도 포함시켜야지요.

이 외에도, 눈(目)에 관한 약, 코에 관한 약 등... 다시 말해서 頭, 眼, 鼻, 耳 藥들은 半錢 이상은 좀체 쓰지 않습니다.

머리로 올라가는 약인 細辛을 12g, 즉 3錢을 넣는다거나, 升麻를 5錢 넣는다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補中益氣湯에도 升麻는 기껏 2g 들어갑니다. 

또 洗肝明目湯(下統 108번)에 들어가는 약의 양을 살펴봅시다.

當歸(尾), 川芎, 赤芍藥, 生地黃, 黃蓮, 黃芩, 梔子, 石膏, 連翹, 防風, 荊芥, 薄荷, 羌活, 蔓荊子, 甘菊, 白蒺藜, 草決明, 桔梗, 甘草

이 모두가 각 2g 즉 5푼 밖에 넣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氣味가 얇은 약들은 완만하게, 유연하게, 조금씩 쓰라는 이야기이지요.

이렇게 위로 올라가는 藥에 비해 熟地黃, 麥門冬, 五味子, 兎絲子, 覆盆子, 肉蓯蓉, 破故紙 등은 下焦로 내려가는 약입니다.

그러므로 병에 맞는 약, 맞는 治法을 강구하는 것이 치료의 원칙입니다. 그러니까 정밀성이 얼마나 중요하겠습니까?

정밀성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착각하지 말아야 함'입니다. 

환자가 와서, "머리가 아픈데요..."하면, 무슨 탕 무슨 탕...해서 대략 열 가지 정도의 탕이 떠오릅니다.

이걸 쓸까? 아니, 저걸 쓸까? 에라 모르겠다. 요걸 쓰자! 하고는 약을 지어주면 큰일납니다. 

陰陽을 착각하면 안됩니다. '착각'이란 알긴 알지만, 경솔히 하는 데에서 생겨나는 것입니다. 조금만 더 깊이 연구하면 되는데,

그저 얄팍한 생각만 굴리다가 헛짚고 말지요. 자기 딴은 신념이 있었는데 잘못 짚는다는 것은 곧 어리석음입니다. 

또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실수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실수는 경망스러워서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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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  -  남촌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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