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편지 - 백야/이효녕님)
봄 편지
이효녕
세상 넓은 줄 모르고
연약한 푸른 싹 위에
올라타는 아지랑이
얼어버린 마음 녹여 놓고
햇살 따라 강물로 흐릅니다
흐르는 강물 바라보며
내 마음 자락 젖기 전
가장 일찍 나온 풀잎 위에
봄 편지를 씁니다
앞질러가는
봄바람이 보낸 사연들
꽃물이 묻어 향기롭고
눈 길 위 나뭇가지 위에서
겨우내 그리움으로 울던
목이 쉰 산새의 울음소리 묻은
곱게 맺힌 눈물 몇 방울
내 그리움도 반짝입니다
말없이 흘러가며 밟은 길
모두가 푸르러 가는데
어질 머리 노랑 속으로 파고 든
산수유가 꽃 문하나 열면
바로 거기가 봄의 길목이라
다시 환한 봄볕 같은 사연적어
그대에게 편지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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