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나 나무 또는 담벼락에 붙어 자라는 식물이 있다. 그것은 바로 포도과의 낙엽덩굴인 담쟁이덩굴(Parthenocissus tricuspidata 'Sieb. et Zuce.' Planch.)이다. 생명력이 강하여 도심 콘크리트에도 잔뿌리를 내리면서 번식하기 시작하면 전체 담벼락이 담쟁이 덩굴로 모두 덮여 버려 딱딱한 담벼락이 푸른잎으로 가득한 아름다운 정원으로 가꾸어 주어 운치를 더해준다. 실제 담쟁이덩굴을 심어주면 콘크리트의 부식을 막고 수명도 연장된다고 한다. 가을에 담쟁이 덩굴에 단풍이 들면 보기에 대단히 아름답다. 소나무나 참나무를 곧게 타고 올라간 담쟁이 덩굴은 높이가 수미터 이상 올라간 것도 있다.
오래된 것은 지름이 어른 팔뚝 정도 굵기로 자란 것도 있다. 중간에 올라가다 잔가지를 치면서 함께 뻗어 올라가기도 한다. 흔히 덩굴식물은 다른나무를 시계방향이나 반시계 방향으로 감고 올라가는 것이 특징인데 반해서 담쟁이 덩굴은 나무의 껍질을 타고 마디마다 점착성이 있는 빨판의 잔뿌리를 내리면서 곧게 뻗어 기어 올라간다. 잎은 가을에 지지만 줄기는 겨울에도 말라죽지 않고 살아 있다. 개화기는 6월이고 남흑색의 6~8밀리 크기의 동그란 열매가 열린다. 결실기는 9월이다. 주로 줄기를 사용하지만, 뿌리, 잎, 열매 모두 약용한다.
성분은 cyanidin을 함유한다. 씨앗은 기름 성분이 28퍼센트를 차지하며 그 주성분은 palmitic acid, stearic acid, olic acid, palmitoleic acid, linoleic acid 등이다. 또한 담쟁이덩굴의 관류(冠瘤: Crown gall tissue)에는 lysopine와 octopinic acid가 함유되어 있다.
담쟁이덩굴의 다른 이름은 중국의 고의서를 참조하면 아래와 같이 부른다. 1, 지금(地錦), 지금(地噤) <본초습유> 약초연구가 <최진규>씨는 담쟁이덩굴에 대해서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줄기마다 다른 물체에 달라붙는 흡착근이 있어서 나무나 바위, 담장 등을 타고 올라가며 자란다.
‘지금’이란 땅을 덮는 비단이란 뜻이다.
포도알 모양으로 까맣게 익는 열매도 보기 좋다. 담쟁이덩굴의 줄기를 꺾어 씹어 보면 단맛이 난다. 옛날 설탕이 없을 때에는 담쟁이덩굴을 진하게 달여서 감미료로 썼다. 이웃 일본에서는 설탕 원료로 쓴 적도 있다.
약성이 다양하고 효과가 빨라 단방약으로 옛날부터 인기가 있다.
줄기와 열매를 그늘에서 말려 달여서 복용하면 상당한 효과를 본다. 하루 10∼15그램쯤을 물로 달여 복용하는데 오래 복용하면 완치가 가능하다.
주에 담가 3개월쯤 두었다가 가볍게 취할 만큼씩 날마다 마신다. 진통 효과가 뚜렷하고 10∼20일쯤 복용하면 웬만한 관절염이나 근육통은 거뜬하게 낫는다.
편두통·류머티스성 관절염·반신불수 등에도 치료약으로 쓴다. 골절로 인하여 통증이 심할 때에는 담쟁이덩굴 줄기를 짓찧어 붙이면 곧 아픔이 멎는다.
종양 치료에도 담쟁이덩굴을 쓴다. 피부에 생기는 육종이나 양성종양에는 담쟁이덩굴을 잘게 썰어 그늘에서 말려 가루 내어 하루 10∼15그램을 복용한다. 갖가지 암이나 옹종 치료에 상당한 효과가 있고, 남성들의 양기 부족에도 효력이 있으며 가래나 기침에도 좋다.
바위를 타고 올라간 것을 쓰면 독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소나무나 참나무를 타고 올라간 것을 채취하여 쓰는 것이 좋다. 담쟁이덩굴은 어혈을 없애고 아픔을 멎게 하며 몸 안에 있는 딱딱한 덩어리를 풀어 주는 데 뛰어난 효력이 있는 약초이다. 술에 담가 우려내어 먹는 것이 효과가 빠르고 가루를 내어 먹거나 물에 넣고 뭉근하게 달여 먹어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줄기를 잘라서 땅에 꽂으면 바로 뿌리를 내리는 만큼 번식도 쉽다. 흔한 식물인 만큼 질병 치료에 널리 이용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일주일에 혈액투석을 두 번씩 할 정도로 심한 신부전증 환자가 이 방법을 써서 치유된 사례가 있다."
담쟁이덩굴은 맛은 달고 성질은 따뜻하며 독이없다. 중국의 <본초습유>에서는 "맛은 달며 성질은 따뜻하고 독이 없다."라고 기록하고 있으며, 중국의 <절강민간상용초약>에서는 "맛은 달고 약간 떫으며 성질은 따뜻하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중국의 <본초습유>에서는 "노혈, 산후 혈결, 부인허약, 식욕 부진, 복중유괴, 임력부진, 적백대하, 천행심민을 치료한다. 달이거나 술에 담가 복용한다."라고 적고 있다.
또한 중국의 <강서중약>에서는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풍을 제거한다. 혈체로 인한 모든 관절통과 근육통과 부인의 적백 대하를 치료한다. 지금은 풍을 제거하고 통증을 완화시키는 약으로 쓰이는데 풍습성 관절 혹은 허리와 다리가 약한데도 적용된다."
<절강민간상용초약>은 "풍사를 몰아내고 습사를 없애며 경락을 통하게 하고 지혈한다."라고 기록하며 "대상포진의 치료에는 담쟁이덩굴 뿌리를 갈아 그 즙을 환부에 문질러 바른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담쟁이덩굴에 관해서 북한에서 펴낸 <약초의 성분과 이용>에서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잎지고 덩굴뻗는 떨기나무이다. 잎은 심장 모양이고 드물게 2~3개로 갈라졌다. 가지 끝에 노란 풀색의 작은 꽃이 모여 핀다. 각지의 산지대 바위 위나 나무숲에서 자란다. 성분은 줄기와 잎에 사포닌(용혈지수 100), 시아니딘과 말비딘의 3, 5-디글루코시드, 말비딘-3-글루코시드, 씨에 알칼로이드가 있다. 응용은 외국의 민간에서는 잎이 붙은 가지를 피멎이약, 종양흡수약으로 옹종, 베인 상처 치료에 쓴다. 또한 껍질을 우려서 강장약, 가래약, 오줌내기약, 수렴성 방부약, 열내림약, 항괴혈병약으로 쓰며 열매즙은 선병에도 쓴다."
북한의 <동의학사전>에서도 지금에 관해서 "맛은 달고 성질은 따뜻하다. 피를 잘 돌게하고 풍을 없애며 통증을 멈춘다. 산후 어혈로 배가 아픈데, 류머티즘성 관절염, 반신불수, 편두통, 대하등에 쓴다. 하루 6~15그램을 물로 달여 먹거나 술에 우려서 마신다."
담쟁이 덩굴 채취 시기는 잎이 떨어지기 전에 줄기를 채취할 수 있으나 또한 연중 어느때든지 채취할 수 있다. 줄기를 걷어 겉에 지저분한 것을 대충 긁어 내고 깨끗이 씻어 작두로 잘게 썰어서 햇볕에 말려서 사용한다.
흔한 담쟁이 덩굴을 잘 이용만 하면 우리 몸에 대단히 큰 유익을 줄 것이다.
출처 : 전찬수 글쓴이 : 감자바위 원글보기 메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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