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삶/시·수필

그리운 어머니

남촌선생 - 힐링캠프 2009. 8. 4. 23:53

김미옥의 세상사는 이야기--(8/4 화)



    ◈그리운 어머니◈ 어머니! 오늘은 왜 그리 당신이 그리운지요? 늘 잊고 살아온 건 아니지만, 오늘은 유난히도 당신의 사랑이 그립고 목마릅니다. 오늘은 어머니가 사랑하셨던 외손녀가 집에 내려온다 하네요. 신행(新行) 후 처음 맞이하는 사위와 여식입니다. 그래서인가요? 간밤엔 잠도 설치고 새벽부터 무엇을 할까 수선을 피웁니다. 마음은 시장을 통째로 들고 오고 싶지만 어디 그럴 수 있어야지요. 어머니! 당신도 그러셨나요? 못난 여식이지만 당신을 뵈러 갈 때면 그리 좋으셨던가요? 살아가면서 거짓말을 하지 않고 사는 사람 어디 있겠습니까만 거짓말은 심장에서 못 박아 입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교육하셨던 어머니, ‘혹여 계모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도록 참된 인성과 집안일에 대해서만큼은 한 치의 양보나 이해도 없이 혹독하게 가르치셨던 당신을 어린 큰딸은 무던히도 울면서 원망했었습니다. 당신의 말씀 져버릴 수 없어 주기만 하고 양보만 하다 ‘바보’라는 소리만 듣고 살아왔지만 긴 세월이 흐르고 당신 품을 떠나 어미가 되어서야 당신의 교육이 참 가르침이요 참사랑임을 알고, 당신의 가르침을 그 모습 그대로 내리사랑으로 교육하고 있었던 저 자신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어머니, 이랬던 이 못난 딸이 사위가 온다고 좋아합니다. 아버지의 사랑을 한몸에 받으시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하늘나라로 보내시고 시름에 잠겨 병고를 치르셨던 어머니! 세상 그 어느 부부보다 사이 좋으셨던 가시버시 사랑 앞에 당신의 큰딸은 당신처럼 곱고 따순 사랑 나누며 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당신의 여식은 홀로 왔던 길 바쁘게 되돌아가는 짧은 인연 앞에 고개 들고 하늘을 바라보기조차 부끄러운 죄인이 되었습니다. 어쩜 닮고 싶지 않은 당신의 삶을 오롯이 닮았는지 모르겠습니다. 혹여 당신은 천상에서 큰사위를 만나 다 못한 지상의 얘기 나누지 않으셨는지요? 지아비를 가슴에 묻고 사랑이 무르익어가던 청춘을 홀로 보내셔야 했던 어머니! 당신의 가슴에도 그리움이 찾아들었을 거라는 것을, 당신의 가슴에도 외로움이 밀려들었을 거라는 것을 그때는 왜 알지 못했는지 때늦은 후회로 당신의 마음을 달래 드립니다. 어머니! 오늘따라 시계의 요란한 초침소리는 종종걸음을 걷게 합니다. 이제 앞치마를 두르고 당신의 손녀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서둘러 시장에도 가고 어질러진 건 없지만, 청소도 해야겠지요? 눈물 나도록 당신이 그리운 날입니다 오늘은…… <<시인, 수필가 김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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