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삶
친구여
나이가 들면 설치지말고 미운소리, 헐뜯는소리
그리고 군소리, 불평일랑 하지를 마소
알고도 모른척. 모르면서도 적당히 아는 척, 어수룩하소
그렇게 사는것이 평안하다오
친구여
상대방을 꼭 이기려고 하지마소
적당히 져 주구려
한걸음 물러서서 양보하는 것
그것이 지혜롭게 살아가는 비결이라오
친구여
돈 욕심을 버리시구려
아무리 많은 돈을 가졌다 해도 죽으면 가져갈 수 없는 것
많은 돈 남겨 자식들 싸움하게 만들지 말고
살아있는 동안 많이 뿌려서 산더미 같은 덕을 쌓으시구려
친구여
그렇지만 그것은 겉 이야기
정말로 돈은 놓치지 말고 죽을 때까지 꼭 잡아야 하오
옛 친구를 만나거든 술 한잔 사주고
불쌍한 사람 보면 베풀어주고
손주 보면 용돈 한푼 줄 돈 있어야
늙으막에 내 몸 돌봐주고 모두가 받들어 준다오
우리끼리 말 이지만 이것은 사실이라오
옛날 일들일랑 모두 다 잊고 잘난 체 자랑일랑 하지를 마오
우리들의 시대는 다 지나가고 있으니
아무리 버티려고 애를 써 봐도 가는 세월은 잡을 수 없으니
뜨는 해 나는 지는 해 그런 마음으로 지내시구려
나의 자녀, 나의 손자, 그리고 이웃 누구에게든지
좋은 마음씨 좋은 이로 살으시구려
멍청하면 안되오. 아프면 안되오.그러면 괄시를 한다오.
친구여
아무쪼록 건강 해서 오래 오래 살으시구려
법정(法頂 1932년 ~ )은 불교 승려 수필가 이다.
1954년 효봉 스님의 제자로 출가하였다.
70년대, 봉은사 다래헌에 거주하며 한글대장경 역경에 헌신하였고
불교신문사 주필 등을 지내며 <영혼의 모음>, <무소유> 등 수상집을 펴냈다.
70년대 말 모든 공직을 버리고 송광사 뒷산에 스스로 불일암을 지어
칩거한 후 글로써 중생제도에 임했다. "선택한 가난은 가난이 아니다" 라는
청빈의 도를 실천하며 "무소유"의 참된 가치를 널리 알렸다.
지금은 강원도 산골 작은 오두막에서 거주하고 있고
주요 저서로는 <서 있는 사람들>, <물소리 바람소리>, <산방한담>,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텅빈 충만>, <무소유>, <산에는 꽃이 피네> 등이 있고
역서로는 <깨달음의 거울(禪家龜鑑)>, <숫타니파나>, <불타 석가모니>,
<진리의 말씀(法句經)> 등이 있다.
경력 : 1997년 대한불교조계종 길상사 스님
수상 : 2004년 제2회 대원상 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