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공부/옛글 모음

채근담(菜根譚) 후집 제38장

남촌선생 - 힐링캠프 2009. 10. 16. 23:19



채근담(菜根譚) 후집 제38장 주위가 어수선하면 평소의 기억을 모두 잊어버린다.
時當喧雜 則平日所記憶者 皆漫然忘去 시당훤잡 즉평일소기억자 개만연망거 境在淸寧 則夙昔所遺忘者 又恍爾現前 경재청녕 즉숙석소유망자 우황이현전 可見 靜躁稍分 昏明頓異也 가견 정조초분 혼명돈이야 시끄럽고 번잡한 때를 당하면 평소에 기억하던 것도 멍하니 잊어버리고 깨끗하고 편안한 곳에 있으면 옛날에 잊었던 것도 또한 뚜렷이 떠오르나니 이것으로서 조용한 곳과 시끄러운 곳에 따라 어둡거나 밝은 것이 판이함을 알지니라 해설 안개가 자욱한 새벽길을 홀로 산책하노라면 만감이 교차되며 옛 일까지도 떠오릅니다. 그러나 복잡한 도심 속에서 복잡한 업무를 처리해 나가려면 어제 일조차도 까맣게 잊는 수가 많습니다. 급박한 현실에 부딪칠수록 그 일을 처리하는 것이 우선이어서 한가하게 지난 날의 기억을 더듬을 여가가 없는 것입니다. 더구나 오늘날 처럼 분주한 생활을 해나가는 우리들로서는 추억 따위는 사치가 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잊을 것이 있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는 법. 부모의 은공, 은사의 사랑, 그 밖에도 오늘날의 내가 있기까지 우리는 얼마나 많은 분들의 은혜를 입었던가요. 때로는 낙엽을 밟으며, 또는 아침 햇살을 받으며 고궁 뜰안이라도 걸으면서 옛 추억을 떠올릴 일입니다.





ㅡ 관 세 음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