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삶/시·수필

손거울이라도 넣어 달라야겠다

남촌선생 - 힐링캠프 2010. 3. 5. 15:35
이규자의 세상사는 이야기- . (3월 4일 목)

    ◇ 손거울이라도 넣어 달라야겠다.◇ 1. 아흔한 살의 노모는 이웃집 농사꾼이 준 인형에 이름을 붙여 주었다. 외지에서 이사 와 남의 전답을 빌려서 농사짓는, 지지리도 가난한 농부는 마음씨 하나만은 참으로 순박한 사람이다. 딸만 셋이나 둔 그는 딸들이 버렸을 성싶은 인형을 노모한테 준 고마운 사람. 가는귀먹고, 말이 어둔해서 그렇지 심성만큼은 순박한 사람이다. (농기계 중장비의 빚을 갚지 못하여 어렵사리 장만한 집을 남한테 넘기고는 컨테이너 박스에서 산다.)   낡고 조금은 금이 간 인형의 이름은 금순이다. 지지리도 못생긴 시골처녀. 눈은 가늘게 째졌으며, 눈을 치켜들어 째려보는 실쭉한 계집아이인데도 노모는 그래도 예쁘단다. '금순아, 잘 있었니? 아무런 대답이 없는데도 노모는 자랑자랑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금순이한테 말을 거는 것만으로도 덜 심심하다면서.   노모는 자신보다 세살이나 더 많은, 경상도에서 이사 온 할머니한테도 마실 간다. 그 할머니는 여든 살을 훌쩍 넘긴 나이로 혼자서 앓다가 돌아가셨다. 집에 붙은 채전 밭에 묻혔다. 죽기 전 사흘 전까지도 노모가 병구완 수발을 했단다. 미음 죽을 끓여 주고. '친구야, 잘 있었니?, 왜 대답이 없어?' 어머니는 말을 먼저 건단다. 대답 없는 무덤을 후이 둘러보고 온다는 노모. 쓸쓸하고 적막한 게 사뭇 참기 어려웠나 보다.   노모는 저녁에도 나가고 한밤중에도 대문을 열고 동구 밖에 나가서 저 건너를 바라보셨다. 여든일곱 살 난 종조모 네에 불빛이 있나 없나를 살펴보셨다. 불빛이 있으면 종조모가 계신 것이며, 없으면 남포면 시립양로원에 갔다고 단정하신다. 매일 같이 확인하고 거듭하면서 이북에서 남편 따라 월남한 숙모를 잊지 못한다. (형제자매 가운데 유일하게 남하했단다. 남편 따라 내려 왔건만 남편은 사업실패한 뒤에 곧 죽었다고.) 박복한 나이, 마흔 살이 넘어 재가하였기에 자식이 없는 이북여자는 종조부 사후에 혼자서 산다. 노모는 이따금 전화를 걸어서 '숙모유?' 하고 안부를 묻는다. 네 살이나 더 어린 숙모인데도 꼭 존댓말을 쓰더라. 희미한 눈으로 전화번호를 잘못 눌러서 숱하게 시도한 끝에야 겨우 걸리는 전화기. 외로움과 쓸쓸하게 살아가는 이들의 동병상린.   2. 내가 더 늙걸랑 내 방안에 거울을 넣어 달라고 부탁해야겠다. 너무 늙어서 pc자판기를 두드릴 힘조차 없게 되거든 거울을 보면서   말동무 삼아야겠다. 그 나이가 되면 거울 속의 나는 또 다른 나일 게다. 슬픈 자화상이 아닌 정겨운 이웃으로 비쳐줬으면 싶다.  < 수필가 최 윤 환 > ^*^*^*^*^*^*^*^*^*^*^*^*^*^*^*^*^*^*^*^*^*^*^*^*^*^*^*^*^*^*^*^*^*^*^*   매일 보는 거울 가끔 다른 내가 들어있어 놀랄 때가 있습니다. 서서히 변해가는 낯선 얼굴을 보며 세월을 비껴갈 수 없다는 것을. 내 노년은 이렇게 오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금순이와 손거울을 생각하니 매일 반복되는 일과 속에서 잊고 지냈던 내 노년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그러나 나만은 멋지게 아름다운 노년을 보내리라는 희망으로 위안을 삼고 준비하며 맞이합니다. 가족 여러분… 시간은 쉬지도 않고 잘도 갑니다. 피곤도 없이 과로도 없이 말입니다. 오늘 하루쯤 나의 몇 십 년 후의 삶을 잠시 생각하며 쉬어 가심도 좋을듯합니다. 노년을 위하여… 고루지 못한 일기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하십시오^^* ♣ 이 규 자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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