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 가기 전에 1주일간 아내와 애들을 데리고 한국 부모님 댁에서 휴가를 보냈다.
부모님은 경기도의 농촌에서 전원 생활을 하고 계시기 때문에 일본의 좁은 집에서 지내는 것 보다 아이들에게는 몹시 좋은 환경이다.
이번에는 봄철이라 나물을 기대했는데 두릅은 아직 철이 이르고 냉이를 캐 먹었는데 일본에서는 봄철 미각으로 인기가 많은 머위 꽃 (후키노토)과 뱀밥 (쇠뜨기)이 많이 나 있는 것을 발견하고 캐온 다음 집에서 요리를 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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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위 꽃 캐기. 일본 수퍼마켓에서는 꽃이 벌어지기 전의 상태로 판매될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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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위 줄기는 한국에서도 먹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일본에서는 머위 줄기 말고 머위 꽃을 먹는다. 이전에 혹카이도에 갔을 때 길가에 많이 나 있는 것을 보았고 군마현의 온천에 갔을 때도 두세개 캔 적이 있으나 제대로 먹을 만한 양이 없으므로 수퍼마켓이나 지방 농산물 판매점에서 한팩에 250엔 정도에 구입해서 요리해 먹은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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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밥은 이렇게 많이 나도 한국에서는 아무도 안먹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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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한국에 비해 산나물을 많이 먹지 않는다. 일본 소바나 우동집에서 “산채 소바” 같은 것을 주문하면 고사리와 고비, 간혹 가느다란 죽순을 끓인 산채 믹스를 얹어놓은 정도이다.
일본 산채 종류 중에 가장 인기있는 것은 두릅인데 산에서 두릅나무를 발견하면 거의 누가 순을 채취해 가기 때문에 등산객들의 매너가 요구된다고 한다. 나도 도쿄 서쪽 오쿠타마에서 두릅나무를 발견했지만 먹을 만한 순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은 것을 본 기억이 있다. 두릅은 물론 재배도 하기 때문에 일반 수퍼마켓에서도 봄철에 구입이 가능하다.
한국에 있을때 TV에서 어떤 지방 특산물로 “땅두릅”이라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이건 아마 일본에서 말하는 “우도”인 것 같다. 아주 보편적인 것은 아니지만 일본에서는 꽤 알려진 산채이고 널리 재배도 한다.
두릅을 먹는 방법은 우리 부모님은 삶아서 고추장에 찍어먹는다고 하시는데 일본에서 두릅을 먹는 방법은 뎀뿌라로 튀겨먹는 것이 보통이다. 작년에 한국에 갔을때 우리집에서 난 두릅을 튀겨 먹었는데 아주 평판이 좋아서 그후로는 우리 어머니가 찾아오신 손님들께 두릅 튀김을 자주 제공하신다고 한다.
두릅 말고도 일본은 산채를 튀겨먹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튀기면 산채 특유의 아린 맛이 사라지기 때문에 먹기가 쉬워진다. 머위 꽃은 독특한 향기와 쓴맛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일본에서도 튀겨 먹는 방법과 잘게 썰어서 볶은 다음에 일본 된장에 버무려서 머위 된장을 만드는 방법이 있다. 이번에 캐온 머위 꽃도 튀겨먹고 일부 볶아서 한국 된장에 섞어 보았는데 우리집 된장이 너무 소금기가 많아서 거의 머위 향기가 나지 않았다. 역시 머위는 일본 된장에 어울리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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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위 꽃 튀김. 쓴 맛이 있어서 두릅처럼 맛있는 것은 아니지만 독특한 향기가 있다. 군마현의 온천에 갔을 때는 머위꽃을 넣은 된장을 발라서 구운 센베이 (쌀과자)가 따끈한 녹차와 같이 나왔다.
뱀밥은 한국에서는 애들 소꿉놀이 장난감으로나 쓰이지 먹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쇠뜨기의 포자를 퍼뜨리기 위한 줄기인데 일본에서는 흙위에 나는 붓이라는 뜻으로 한자로 토필(土筆)이라고 쓴다. 일본에서도 일반 수퍼마켓에서 파는 것은 아니고 시골에 사는 사람들이 캐 먹는 정도인데 예전에 약간 캐 와서 맛은 본 적이 있지만 이번처럼 대량으로 채집한 것은 처음이다.
일본 만화 우루세이 야츠라를 보면 여우가 뱀밥을 강둑에서 캐와서 일본식 전골요리에 넣어 먹는 장면이 있는데 그걸 먹고 전부 여우가 되어 버리는 에피소드가 있다.
우리 부모님도 요리법을 모르시기 때문에 인터넷에서 일본의 뱀밥 손질법, 요리법을 찾아서 그대로 해 봤다. 우선 뱀밥 먹기에 가장 힘든 부분이 껍질 벗기기이다. 뱀밥을 보면 알겠지만 마디마다 왕관처럼 생긴 껍질이 여러개 있다. 이걸 하나하나 다 떼어야 하는데 잘못하면 줄기가 부러지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 바가지 가득한 뱀밥을 전부 손질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껍질을 다 벗긴 후 끓는 물에 삶는데 쇠뜨기 포자가 녹아 나오기 떄문에 물이 녹색이 된다. 녹색 물을 버리고 새로 물을 갈아 주면서 몇번쯤 삶아주는 것이 좋다.
삶은 후에는 이대로 냉동 보존해도 좋은데 일본에서는 볶아 먹거나 계란찜에 넣는 경우가 많다. 요리법은 고기와 같이 볶은 후 약간 국물 (가다랭이 국물)을 부어주고 간장과 설탕 약간 넣고 간을 한 다음에 계란을 풀어 넣는 “다마고토지” 라는 것을 만들었다. 요리법을 찾아 보니 피자에 얹어서 구웠다는 사람도 있다. 고사리와 비슷한 식감이고 약간 쌉살한 맛이 있다는 것 빼고는 독특한 맛이 있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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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밥 손질... 껍질 벗기는 것이 귀찮다. 나중에 가서 바가지 하나 가득 캐 왔음.
이건 인터넷에서 가져온 사진인데 내가 해 먹은 것도 대강 이런 느낌.
예전에 아내가 도쿄 한복판 요츠야에 있는 대학에 다닐때 오토바이로 마중을 나가서 근처에서 기다리면서 요츠야 역 근처, 철길 주위에 고사리가 많이 나온 것을 보고 비닐봉지 가득 캐 와서 집에서 해먹었던 적이 있다. 지금 사는 집 근처에도 냉이는 많이 볼 수 있는데 일본에서는 냉이는 봄철에 먹는 전통요리중 하나인 나나쿠사가유 (7초죽)의 재료의 하나일 뿐 적극적으로 먹지 않는다.
일어로 냉이는 나즈나, 또는 뼁뼁구사라고 하는데 길가에 나는 잡초 취급이다. 길게 나온 냉이 꽃대를 표적삼아 어렸을때 오줌을 갈긴 추억이 있어서 먹는다는데 저항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고 들었다.
사실 냉이가 들어간 일본의 나나쿠사가유는 단지 소금간이 된 흰죽에 불과하니 별 맛이 있는 것은 아니다. 전통행사용으로 이미 재료를 세트로 만들어서 수퍼마켓에서 파는 경우는 있지만 실제로 해먹는 사람은 요즘은 거의 없다. 한국의 개운한 냉이국, 냉이 무침의 맛을 모르다니…
이글을 옮기는 나도 쇠뜨기(뱀밥)을 뜯어 왕관처럼 생긴 깃을 뜯어내고 두어번 삶아 낸 후 들기름에 갖은 양념을하여 요리해본 결과 대만족이었습니다 고사리같은 쫄깃한 식감과 쓰지 않은 맛이어서 아이들도 잘 먹더군요
머위꽃대는 삶아낸후 그냥 초장에 찍어 먹었는데 쓴맛을 좋아하는 나는 먹을만 했지만 아무나 먹지는 못하겠더군요 튀김을 만들어 먹으면 좋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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