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옛 고향 김 현 호 산모퉁이 돌아서면 하얀 신작로 길게 늘어선 골짜기, 문필봉 높게 솟은 뒷동산 기슭마루 집집마다에 아름드리 배나무 꽃 다투어 피면 꽃동네 새동네 눈부시던 곳 마을 언덕 개나리 살구나무꽃 연분홍 저녁에 연기 오르고 다듬다듬 징검다리 개울 건너면 구수한 된장찌개 밥 내음새 논길 따라 엄마가 마중 나오시던 곳 산에는 진달래, 나비 날아 들엔 장다리 파란 싹 보리밭에 햇병아리 숨어 놀고 빨간 눈 흰 토끼가 봄나들이 나오면 자운영 꽃그늘에 웃는 보조개 동네 마을 큰애기들 봄바람 맞던 곳 그러나 지금은 봄의 옛 고향 어린 시절 봄볕에 말뚝이 박혀 춘곤증에 나무꾼 추억 그늘에 하염없는 지개 작대기 짚고 서서 그렇게라도 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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