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삶/시·수필

봄의 옛 고향

남촌선생 - 힐링캠프 2010. 7. 31. 16:28

 

 

 

 

 

 


봄의 옛 고향


김 현 호



산모퉁이 돌아서면 하얀 신작로

길게 늘어선 골짜기, 문필봉 높게 솟은

뒷동산 기슭마루 집집마다에

아름드리 배나무 꽃 다투어 피면

꽃동네 새동네 눈부시던 곳


마을 언덕 개나리 살구나무꽃

연분홍 저녁에 연기 오르고

다듬다듬 징검다리 개울 건너면

구수한 된장찌개 밥 내음새

논길 따라 엄마가 마중 나오시던 곳


산에는 진달래, 나비 날아 들엔 장다리

파란 싹 보리밭에 햇병아리 숨어 놀고

빨간 눈 흰 토끼가 봄나들이 나오면

자운영 꽃그늘에 웃는 보조개

동네 마을 큰애기들 봄바람 맞던 곳


그러나 지금은 봄의 옛 고향

어린 시절 봄볕에 말뚝이 박혀

춘곤증에 나무꾼 추억 그늘에

하염없는 지개 작대기 짚고 서서

그렇게라도 졸고 있다.



 

 

 

 


한국서정문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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