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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6년 7월에 오랫동안 비가 그치지 않자 나라에서 비를 그치게 해달라고 하늘에 제사를 지냈는데, 조익 선생이 제사의 담당관이 되었습니다. 옛날에는 제사를 지내면 제사에 쓰인 고기를 여러 제관(祭官)들에게 나누어 주는 것이 상례(常例)였습니다. 그리고 담당관은 으레 나누어 주고 남은 고기를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었기에, 선생은 고기를 남보다 많이 가지고 가서 친지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나중에 선생은 이러한 자신의 행동이 정당하지 못한 일이었다고 후회하고〈스스로를 꾸짖는 글[自訟錄]〉을 지었습니다.
선생은 이 글에서 “균등하게 분배하는 것이 공(公)이요 천리(天理)라면, 혼자 많이 가져가는 것은 사(私)요 인욕(人欲)이다. 하나는 인(仁)이요 하나는 불인(不仁)이다. 그런데 내가 취한 행동을 보면 사가 공을 멸하고 인욕이 정의(正義)를 이기는 정도가 극에 달했다고 하겠다. 이것이 비록 작은 일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잘못을 범한 것이 지극히 크기만 하니, 이런 식으로 해 나간다면 앞으로 무슨 짓인들 못 하겠는가.”라고 하며 자신을 호되게 꾸짖었습니다.
“이익을 얻는 일을 보거든 옳은 일인지 생각하라.[見得思義]”는 공자(孔子)의 말씀이 있습니다. 선현들은 자신의 행동을 검속할 때에는 무엇보다도 ‘득(得)’이라는 글자에 대해서 깊이 살펴서 의롭지 못한 이익이라면 털끝만큼도 취하지 않고자 하였던 것입니다.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지금의 세태에 경종(警鐘)을 울리는 글이라고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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