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十六計 敵戰計
第十二計
順手牽羊(순수견양)
기회를 틈타 양을 끌고 가다
적의 허점을 발견하면 주저없이 이에 편승하라는 뜻이다.
원문의 풀이글은, "작은 헛점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작은 이익이라도 꼭 챙겨야 한다. 적의 작은 헛점도 우리의 이익으로 연결된다.[微隙在所必乘,微利在所必得.少陰,少陽.]"고 하고 있다.
기회를 틈타 양을 끌고 가다. 하지만 이 계략은 문제(?)의 소지가 꽤 많은 계략이다. 적의 작은 헛점도 놓치지 말고 공략하여, 아군은 작은 이익이라도 꼭 챙겨야 한다고 되어 있는데, 이는 상당한 위험부담의 문제가 있다. 상대방의 속임수에 넘어갈 위험이 있는 것이다. 같은 삼십육계 내에서만 봐도 제6계 '성동격서(동쪽에 소리내고 서쪽을 친다)', 제8계 '암도진창(보이지 않는 곳에서 진창으로 건너가다)', 제11계 '이대도강(오얏나무가 복숭아나무 대신 쓰러지다)', 제13계 '타초경사(풀을 쳐 뱀을 나오게 하다)', 제16계 '욕금고종(큰 것을 얻기 위해 작은 것을 풀어주다), '제17계 '포전인옥(돌을 던져서 구슬을 얻다)' 등등 작은 이익으로 상대방을 꾀어내는 계략들이 부지기수이다. 그럼에도 원문의 해설에서조차 '작은 헛점도 놓치지 말고, 작은 이익도 꼭 챙겨야 한다'고 하고 있는 것은 명백한 오류라 하겠다. 이런 점도 삼십육계가 뚜렷한 체계 하에 쓰여진 글이 아니라 단순히 성어를 긁어모아 만든 한계를 드러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실제 이 '순수견양'은 현대 중국에서 그 유용성에 있어 권장되지 않고 있다. 중국의 成語學者(성어학자)들은 명백히 이 표현을 부정적인 것으로 분류한다.
...이쯤 되면 예를 살펴보는 것조차도 상당히 거북해진다. - -;
예를 살펴본다고 해도 작은 헛점을 공격해서 성공한 예를 봐야 할지, 작은 헛점을 공격했다가 적의 계략에 말려든 예를 봐야 할지도 고민스럽다.
...어쨌거나 지금 살펴보고 있는 계략은 '순수견양'이므로 적의 헛점을 공략하여 이익을 얻은 예를 하나 살펴보자. 三國志演義(삼국지연의)에 등장하는 유명한 일화이다.
적벽대전 이후 형주에 눌러앉은 유비는 형주를 반환하라는 吳의 요청을 완전히 묵살하고 있었다. 이에 吳의 주유와 손권이 이를 갈고 있었는데, 사자로 보냈던 노숙에게서 '병사들이 모두 상복을 입고 있었고, 喪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얘기를 듣게 된다. 주유가 누가 죽었는지 묻자 유비의 부인인 감부인이 죽었다고 했다. 이에 주유는 계책을 내놓으며 형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한다.
유비는 부인들이 모두 죽었으니 당연히 새장가를 들어야 할 것이다. 이에 주유는 손권의 여동생을 미끼로 유비를 꾀어 죽일 계책을 세운다. 그리고는 유비에게 사자를 보내 양가가 인척을 맺고 힘을 합쳐 조조를 무찌르자는 뜻을 전하게 한다.
이에 형주에서는 제갈량이 이를 눈치채고 조운을 동행하여 유비를 동오로 보낸다. 의심을 품고 감히 가지 못하는 유비였으나 제갈량이 이미 계책을 세워두었다고 하자 길을 떠난다. 그리고 제갈량은 조운을 불러 금낭(비단주머니) 세개를 주며 순서대로 행하라 이른다. 유비 일행이 남서에 도착하자 조운이 첫번째 금낭을 열었다. 거기에 쓰여진 계책에 따라 병사들에게 지시한다. 그리고는 유비에게 교국로를 찾아가 만나라고 여쭈었다. 교국로는 '강동의 이교(손책의 부인 대교와 주유의 부인 소교)'의 아버지였다. 유비는 교국로를 만나 이번에 동오로 장가를 들러 왔다는 얘기를 했다. 그리고 병사들은 떠들썩하게 혼례용품을 구입하며 유비가 동오로 장가들러 왔다는 소문을 계속 퍼뜨렸다.
한편 교국로는 유비를 만난 후 오국태(손권의 이모 ; 손권의 친어머니는 일찍 죽었고 그 이모가 길렀다)를 만나 경사를 축하했다. 이에 오국태는 무슨 일인지 영문을 몰라 하고, 교국로가 유비에 관한 이야기를 하자 불같이 화를 내며 손권을 만났다.
"너는 이렇게 나를 무시할 셈이냐? 나의 언니가 돌아가실 때 너에게 뭐라고 분부하시더냐?"
"어머니! 하실 말씀이 계시면 분명히 하소서. 무엇 때문에 이리 서러워 하시옵니까?"
"사내가 장가들고 계집이 시집가는 것은 고금의 이치이다. 그러나 내가 너의 어미가 되었으니 그런 일은 당연히 나에게 묻고 명을 받아야 할 터인데, 너는 유현덕을 매제로 삼으려 하면서 어찌 나를 속이느냐?"
손권이 깜짝 놀라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아니옵니다. 이는 주유의 계략이옵니다. 형주를 빼앗기 위해 구실을 내세운 것 뿐입니다. 유비를 속여 이곳에 잡아 가두고 그와 형주를 바꿀 생각이었습니다. 이는 계략이지 진실로 혼사를 맺고자 함이 아니옵니다."
이에 오국태가 크게 노해 손권을 꾸짖는다.
"주유는 6군 81현의 대도독으로 있으면서 형주 하나 빼앗을 계책이 없어서 나의 딸을 구실로 유비를 죽이겠다고 하더냐? 그러면 나의 딸은 바로 까막과부가 될터인데 앞으로 어떻게 다시 시집을 가라고 말하겠느냐? 내 딸의 평생을 그르쳐 놓게 생겼으니 너희들은 참 잘도 했구나!"
이에 교국로가 '일이 이렇게 되었고, 유황숙은 황실의 종친이니 그를 정말로 사위로 맞아들여 망신을 면하는게 낫겠다'며 옆에서 거든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난다고 손권이 말하자, 유황숙은 세상의 호걸이니 이는 영매에게도 욕되지 않을 것이라 한다. 이에 오국태는 자신이 유비를 만나보고 마음에 들면 사위로 삼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주유의 마음대로 하라고 말했다.
이에 손권은 연회를 준비시키는 한편 병사들을 매복시켜 놓으라 지시한다. 그리고 유비를 불렀는데 유비는 조운이 이끄는 5백 병사의 보호를 받으며 감로사에 왔다. 손권은 현덕의 풍채가 비범한 것을 보고 두려움을 느꼈다. 오국태는 현덕을 보자 크게 기뻐하며 자신의 사위라 말했다. 갑자기 유비가 울며 말한다.
"만일 유비를 죽이시려거든 이 자리에서 즉시 죽여주소서!"
"어째서 그런 말을 하는가?"
"도처에 도부수들을 숨겨 놓으셨으니 유비를 죽이려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옵니까?"
이에 오국태는 크게 노해 손권을 꾸짖었다.
...그리고는 이래저래 해서 유비와 손부인의 혼례가 치러졌다. 주유는 크게 놀랐다. 그리고는 다른 계책을 손권에게 전했다. 그 계책은 유비는 가난하게 자라서 풍요로운 생활을 한 적이 없으니 그에게 온갖 사치를 시켜주어 형주로 돌아갈 생각이 들지 않게 하는 것이었다. 이 계략은 제대로 먹혀서 유비는 사치와 향락에 빠져 형주로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에 조운은 두번째 금낭을 열고 계책을 실행한다. 유비를 만나서 형주가 조조의 침입을 받고 있으니 빨리 돌아가야 한다고 유비에게 말한 것이다. 유비는 돌아가려 하나 동오에서 순순히 보내줄까 염려했다. 이에 손부인이 꾀를 내어 설날에 동오를 빠져나간다. 하지만 이윽고 손권의 부하들이 추격해 오자 조운이 세번째 금낭을 열었다. 이에 유비가 손부인에게 울면서 지금의 사정을 설명했다. 그러자 손부인은 직접 나서서 자신들을 추격해온 손권의 부하 장수들을 오히려 꾸짖어서 돌려보낸다. 이에 손권은 크게 화가 나서 손부인의 목도 유비의 목과 함께 가져오라고 명령한다.
유비는 강 기슭에 도착하였으나 배가 한 척도 없었다. 그리고 동오의 군사들은 바로 지척까지 와 있었다. 유비가 이제 죽었구나 탄식하는데 갑자기 강 기슭에 돛단배 20여척이 일렬로 늘어선다. 유비와 손부인이 황급히 배에 오르고, 조운도 병사들과 배에 오르자 한 사람이 나와 웃으며 말했다.
"주공! 우선 축하드리옵니다. 제갈량이 여기서 기다린지 이미 오래이옵니다."
배 안에 타고 있던 사람들은 모두 형주의 수군이었다. 제갈량이 동오의 병사들을 보고 말했다.
"나는 이미 오래 전에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었다. 너희들은 돌아가 주랑에게 다시는 미인계 같은 수단을 쓰지 말라고 전하여라!"
그리고 돌아가는데 동오의 병사들이 추격해왔다. 또한 소식을 들은 주유도 직접 병사들을 이끌고 나왔다. 그리고 배가 형주에 이르자 배에서 내려 추격해갔다. 하지만 이미 형주에는 관우, 황충, 위연등이 모두 대기하고 있어서 동오의 군사는 크게 패하였다. 허둥지둥 달아나는 동오의 병사들을 보며 병사들이 소리쳐 놀려댔다.
"천하를 안정시키겠다던 주유의 묘책이, 부인만 얻어 주고 군사마저 잃었구나!"
요코야마 미츠테루의 '전략삼국지'
공명이 주유의 계략을 비웃고 있다...지만 이것도 역시 허구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주유의 계책을 간파하고 그 헛점을 노려서 양(손부인)을 끌고와 버린 틀림없는 '순수견양'이라 할 것이다.
*. 위 사례에서 연의는 위와 같이 묘사하고 있지만, 실제와는 다르다. 실제로 손권이 혼인을 청한 것은 나날이 늘어가는 유비의 인기에 편승해 보고자 했을 따름이며, 따라서 유비를 죽일 생각 같은 것은 전혀 없었고, 동오행이 위험하다고 말린 것은 소심한 제갈량이었으며, 그 만류를 뿌리치고 동오로 간 것이 유비였다. 위의 이야기는 나관중이 지어낸 허구에 지나지 않는다.
*. 손부인의 이름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 없다. 흔히 불리우는 '손상향'이란 이름은 후대의 희극에서 붙혀진 이름이라 한다. 또한 '용랑전(개인적으로는 쓰레기라 생각해 마지않는...- -;)'에서는 '인'이라는 이름을 붙혀 놓았는데, 미안하지만 '인'은 손견의 넷째 '아들'의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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