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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三十六計(삼십육계) 敵戰計(적전계) 제8계 暗渡陳倉(암도진창)

남촌선생 - 힐링캠프 2018. 9. 5. 23:21

 

 
三十六計 敵戰計
第八計
 
暗渡陳倉(암도진창)
 
아무도 모르게 진창으로 나아가다
 
 
이 계략도 '위위구조'와 마찬가지로 실제 사례를 성어화한 것이다. 이는 楚漢志(초한지)에서 찾아볼 수 있는 사례이다.
 
 홍문의 연회에서 살아난 유방은 항우의 명에 따라, 漢中王(한중왕)으로 임명되어 파촉 땅으로 가게 되었다. 파촉, 그 곳은 들어가기에도 험난한 땅이어서 예로부터 죄인을 유배보내던 곳이었다(우리나라의 제주도 같다고 보면 된다). 땅이 너무 험난하여 길이 따로 없었고, 절벽에 선반을 놓아 만든 棧道(잔도)라는 길을 이용했다. 하지만 이 잔도는 너무도 위험하여 부임지로 가는 동안에만 수많은 병사들이 탈영했고, 심지어 장수들까지도 도망치는 자가 많았다. 이에 유방은 병사들이 잔도를 다 건너온 후 잔도를 불태워 버린다. 이는 병사들의 탈주를 막기 위한 것이기도 했고, 三秦(삼진)의 왕들에게 자신은 관중으로 다시 나갈 의지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
 파촉으로 들어온 유방은 한신을 만나게 되고 그를 대장군으로 삼아 관중으로의 진출을 꾀하게 된다. 이에 한신에게 주어진 무엇보다 큰 임무는 바로 불태워 버린 잔도의 보수였다. 이에 한신은 병력 1만을 주고 번쾌에게 잔도를 3개월 안으로 보수하라는 명을 내린다.
 한편 유방이 파촉에서 수상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보고를 들은 삼진의 왕 중 장한은 신속히 잔도 보수 상황을 알아보았다. 그리고는 코웃음을 치고 말았다. 실제 잔도는 1만의 군사가 3개월이 아니라 3년의 시간이 걸려도 보수될까 말까 한 정도였다. 이에 장한을 비롯한 삼진의 왕들은 마음을 놓고 있었다.
 

 

棧道(잔도)란, 이런 길을 말한다(적룡왕에 묘사된 잔도).
 

 

이런 구름다리가 아니고...(고우영 초한지에 묘사된 잔도)
 
 
 하지만 한신의 생각은 잔도의 보수가 아니었다. 잔도의 보수가 오래 걸릴 것이라 보고 삼진의 왕들이 방심하고 있는 사이에, 한신은 진령산맥을 우회하여 단숨에 전략적 요충지인 陳倉(진창:지명)을 점령해 버렸다. 그리고는 기세를 몰아 삼진왕들을 무찌르고 단숨에 관중을 차지해 버렸던 것이다. 그리고 유방은 파촉에 부임하는 漢中王(한중왕)으로 임명된지 불과 석달만에 항우와 어깨를 겨루는 楚漢之爭(초한지쟁)에 접어들게 된다.
 
이 고사성어는 정확히, '明修棧道, 暗渡陳倉(명수잔도, 암도진창)' 이라고 한다. '잔도를 수리하는 것처럼 보이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진창으로 건너가다'는 의미이다. 이를 줄여 '암도진창'이라 한 것이다. 또한 이 성어는 비단 삼십육계에서만이 아니고, 중국의 史書(사서)에서 '뒷전에서 딴 짓을 하는 행위'를 나타내는 말로 흔히 사용되는 말이기도 하다(그러니까 삼십육계는 단순한 고사성어 모음이라는 거다).
 
원문의 풀이글은 다음과 같다.
 "양동을 벌여 적이 이에 따라 움직이게 되면,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 기습한다.[示之以動,利其靜而有主,益動而巽.]"
 
승전계에 속해 있는 '성동격서'와도 비슷한 계략이라 볼 수 있다. 차이점이라면 그것이 '승전계'인가 '적전계'인가 하는 문제일 것이다.
 
 
 
*. 실제 삼십육계의 내용은 체계적이지 못해서(...), 비슷비슷한 계략이 많이(...) 등장한다. 단순히 성어들을 끌어모은 것 뿐이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니, 나에게 따지지 말 것...ㅡ,.ㅡ
 
*. 이 '암도진창'은 삼십육계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이 계략이 유용하고 어쩌고의 문제가 아니라, '삼십육계를 孫子(손자)가 지은 것이 아니다' 라는 것을 증명해 준다는 점. 孫武(손무)가 살았던 시대는 春秋時代(춘추시대) 말기, 손빈이 살았던 시대는 戰國時代(전국시대) 말기이다. 따라서 전국시대를 종결한 秦(진)이 멸망하고, 초한지쟁에 들어서는 시기였던 이 때 일어났던 '암도진창'을 손무나 손빈이 썼을리 만무하다는 것이다.
 
*. 孫武(손무)의 생몰연대는 기원전 551년~기원전 479년(공자와 비슷할 것으로 추정), 손빈의 생몰연대는 이로부터 100년 후 정도로 추정된다. 이에 비해 한신이 '암도진창'한 것은 기원전 206년의 일이다. ...바보라도 孫子가 삼십육계를 쓰지 않았다는 것은 알 수 있다. - -;
출처 : 인간의 탈을 쓴 늑대(人狼)
글쓴이 : 푸른늑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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