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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三十六計(삼십육계) 借刀殺人(차도살인) 제3계 借刀殺人(차도살인)

남촌선생 - 힐링캠프 2018. 9. 5. 23:24

 

 

三十六計 勝戰計

第三計

 

借刀殺人(차도살인)

 

남의 칼을 빌려 사람을 죽이다

 

 

'남의 칼을 빌려 사람을 죽이다'. 아주 심플한 전략이다.

자신의 힘이 부족하거나, 자신의 힘을 보존해야만 할 때,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힘으로 원하는 바를 이루는 것이다.

 

아주 유명한 예를 하나 들어보자.

三國志演義에 등장하는 동탁과 여포, 그리고 왕윤. 왕윤은 동탁을 제거하기 위해 여포를 끌어들여 동탁과 여포 간의 갈등을 극대화시키고, 여포의 불만을 부채질 해서 마침내 여포로 하여금 동탁을 죽이게 하였다. 이것이 아주 간단한 '借刀殺人'이라 할 것이다.

 

(왕윤은 초선을 이용해 여포와 동탁을 이간질한 게 아닌가?...하고 묻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으나, 초선은 100% 가공의 인물이다. 실제로 존재하지 않은 인물을 나관중이 여포와 동탁 간의 갈등을 극대화 시키기 위해 창조해 낸 인물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로는 여포가 동탁의 첩들을 자주 건드려서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 깊었다고 한다.)

 

원문에는 다음과 같은 해설이 실려있다.

"적의 태도는 명백하고, 우군의 태도는 정해지지 않았다. 이때에는 우군을 전투에 끌어들여 적과 싸우게 하고, 아군의 전력은 보존한다.[敵已明,友未定,引友殺敵,不自出力,以損推演.]"

 

또한 마찬가지로 三國志演義에 등장하는 예를 하나 더 살펴보자.

적벽의 싸움을 앞두고 제갈량에 대한 회유책이 실패하자 주유는 이를 갈았다. 장차 吳에 화근이 될 제갈량을 죽여야겠다고 마음 먹은 주유는, 제갈량에게 다음과 같이 부탁한다.

 "전에 조조는 군사가 적었고, 원소는 군사가 많았는데도 조조가 원소를 이긴 것은, 허유의 계책에 따라 오소의 군량을 불태웠기 때문이었소. 지금 조조의 군사는 83만이나 되고, 우리 군사는 고작 5~6만명 뿐이니 어찌 막을 수가 있겠소? 역시 조조의 군량을 먼저 없앤 다음에야 무찌를 수 있을 것이오. 알아본 바로는, 조조군의 군량은 취철산에 쌓여 있다고 하오. 내가 군사 1천을 드릴 터이니 선생께서는 취철산으로 가서 조조의 糧道(양도)를  끊도록 하시오. 피차가 각각 주인을 위하는 일이니 핑계대지 않으리라 믿으오."

 

제갈량이 생각하기를, 이는 분명히 자신을 죽이기 위해 주유가 수를 쓰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일단 기꺼이 그러겠다고 대답했다. 제갈량이 막사를 나간 후, 노숙이 주유에게 물었다.

 "공명에게 군량을 기습하게 한 것은 무슨 뜻이오?"

 "내 손으로 공명을 죽이자니 남들의 비웃음을 살 것 같아, 조조의 손을 빌어 후환을 제거하려는 것이오."

 노숙은 이 말을 듣고, 제갈량이 이 뜻을 아는지 모르는지 제갈량의 막사를 찾아갔다. 제갈량은 별 어려워하는 기색없이 군마를 정돈하여 떠나려 하고 있었다. 노숙은 차마 보낼 수가 없어서 말로 떠보았다.

 "선생께서는 이번에 공적을 세울 수 있으시겠소?"

 "나는 수전이건, 육전이건, 기마전이건, 전차전이건 절묘하지 않을 것이 하나도 없소. 공적을 이루는 것 쯤 무엇하러 걱정을 하겠소? 잘하는 것이 한 가지밖에 없는 강동의 공(노숙)이나 주랑(주유)과 비교가 되지 않소."

 "나와 공근(주유)이 어찌 잘하는 것이 한가지 밖에 없다 하시오?"

 "내가 길거리에서 노래를 듣다 보니, '길에 잠복해 관문을 지키는 데는 자경(노숙)을 쓰라, 강을 사이에 두고 물에서 싸우는 데는 주랑(주유)이 있다' 하더이다. 공은 육지에서는 다만 길에 매복하여 요충을 지키는 것만 잘하고, 주공근은 다만 수전만 잘할뿐 육전은 못한다는 것이 아니겠소."

 

 노숙은 이 말을 그대로 주유에게 전했다. 그러자 주유가 성을 내며 말했다.

 "어찌 내가 육전을 못한다고 깔보느냐! 공명을 보낼 필요는 없다. 내 스스로 1만 기병을 끌고 취철산으로 가겠다!"

 노숙이 또 이 말을 제갈량에게 전했다. 제갈량이 웃으며 말했다.

 "공근이 나에게 양도를 끊으라 한 것은 실은 조조를 시켜 나를 죽이려 한 것이었소. 그래서 내 일부러 농을 한 것인데 공근은 즉각 내받고 있구려. 이제 사람을 쓸 때 서로 협력하면 큰 공을 세울 수 있겠지만, 만일 서로 해치려 한다면 큰일은 물건너가고 말 것이오. 조조는 속임수가 많아 평생 남의 양도를 끊는데 이골이 난 사람이오. 어찌 많은 군사로 방비하고 있지 않겠소? 공근이 간다면 반드시 잡히고 말 것이오. 지금은 수전으로 북의 군사들의 기세를 꺾어야 하오. 바라건데 자경은 좋은 말로 공근에게 전해주면 좋겠소."

 노숙이 주유에게 이야기를 전하자, 주유는 머리를 흔들고 발을 구르며 말했다.

 "이 사람은 식견이 나보다 열 배는 낫소. 만일 지금 제거하지 �으면 뒤에 반드시 우리 나라의 화가 될 것이오."

 

...물론 실패한 예이다. 더군다나 실제로 있었던 일도 아니고. 하지만 실패한 예를 알아두는 것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출처 : 인간의 탈을 쓴 늑대(人狼)
글쓴이 : 푸른늑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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