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를 초월하면...
봄이오면,
꽃이 피고 나비 날아들어 즐거이 노닐다가,
가을이 오면,수명을 다하고 조용히 사라진다.
자연은 모두 순리에 따라 태어나 살다가,
순리에 따라 아무런 거부도 없이 죽음을 맞이한다.
왜 사람만은,
자연과 달리 삶은 반기고 죽음은 마다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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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너나 할것없이,
삶이 무엇인지 죽음이 무엇인지,
사는지 죽는지도 모르면서 그럭저럭 살아가고 있다.
이 삶이 바른 길인지,이 삶이 잘못된 길인지,
생각해보지 않은채,그저 발길 닿는 대로 잘들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조금 낫다고 하는 사람들은,
제멋에 취해서 값진 삶을 산다고들 저마다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나중에 주어진 삶을 다 살고난 뒤에 다시 알고보니,
이제껏 지내온 삶이 모두 잘못된 것이었다고 한다면 어떨까?
그렇다면,
삶을 안다고 산 사람과 삶을 모르고 산 사람은,
어느 누구가 더 참된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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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삶이야 어떻건,죽음이야 어떻건,
지금 잘 살고 있건,잘못 살고 있건 간에,
그보다는 먼저,삶과 죽음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삶이 있어서 죽음을 말하고,
죽음이 있어서 삶을 말한다.
살아 있으면 뒤이어 죽음이 따르고,
죽음이 있으면 비로소 삶이 따른다.
죽음이 없다면 삶은 이미 삶이 아니고,
삶이 없다면 죽음은 더 이상 죽음이 아니다.
결국,
삶을 살 때에 죽음을 향하는 것이고,
죽음이 존재할 때 삶이 진행되는 것이다.
설사,
잘 살든,잘못 살든,그 사는 방법이야 어떠하든 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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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삶을 선호하며 오래 살기를 바란다.
그것은 죽음을 악으로,삶을 선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죽음이 선이고,삶이 잘못이라고 한다면 어떤가?
너도나도 다투어,살기보다는 어서빨리 죽기를 바랄 것이다.
장차 나비될 애벌레가,
나는 영원히 애벌레로 살아가련다고 한다면 어떤가?
내일이면 나비가 되는 줄을 모르기 때문에,
애벌레상태를 가장 선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삶을 한껏 즐기고 있는 사람도,
그 애벌레 신세가 아니라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
사람이 죽어서 나비같은 새로운 존재로 변신한다면...?
그래도 사람 이대로 영원토록 머물며 고생하려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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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뒤에 어떤 세상이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있다거니 없다거니 하는 판단은 모두 무지한 탓이다.
새나 나비가 내세를 바라고 살아갈까?
다음 세상이야 있건 없건,
아무 생각없이 그저 오늘을 충실히 살아갈 뿐이다.
오직,꿀 모으고 짝 찾아 자손의 성장을 노래하면서...
저들이 과연 선이나 악으로 편을 가르려 할까?
그저 마음에 들면 즐기고,마음에 어긋나면 돌아설 뿐이지...
저들이 희망찬 내일을 기약할까?
그저 오늘,바람이 불면 바람따라 흔들리고,
내일 또 새아침이 밝으면 꽃따라 이리저리 떠다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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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사람만은 자연의 일부로 태어나서 이것저것 갈라놓고,
선이니 악이니,이렇게 살아야 한다느니,저래야 한다느니...
이래야 좋은세상 간다느니,저래야 나쁜세상 안떨어진다느니...
보잘것없는 두뇌로 보잘것없는 생각을 짜내어,
뭇 사람을 괴롭히고,저마다 발목잡고 윽박지르는 것이다.
이것을 배워야 한다느니,이래야 출세를 한다느니,
보이지 않는 올가미로 온몸을 잔뜩 묶어놓고서...,
그렇더라도,
그 삶이 참이든 참이 아니든 상관할 바가 아니다.
그저 닥치는 대로,삶을 즐기며 살아가면 족할 뿐이다.
오늘 태어나 오늘을 살고,
내일 깨어나면 내일만큼 다시 살아가고,
오늘 죽으면 오늘로 마치고,내일 죽으면 또 내일로 마치면서,
내일이야 어떤 세상이 기다리건,
다음에 세상이야 또 있건 없건 간에,
아무런 마음 쓸 일없이 그저 이 순간을 충실히 살아가기만 하면,
세상은 그런대로 온통 즐겁고 온통 희망으로 넘쳐나는 것을...
어떤가?
무엇에 얽매이며,무엇에 구속되려는가?
어디로 더 좋은 세상을 찾아나설 것이며,
무엇으로 더 좋은 삶을 살아보려고 애쓸 필요가 있겠는가?
그저,
그래도 할 일이 하나 있다면,
무럭무럭 자라는 자식 모습 지켜보며 미소나 지을 따름이지...
자유를 마음껏 즐기는...알마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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