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조선 중기 학자 인재(認齋) 최현(1563 ~ 1640)의 문집인 《인재집(認齋集)》에 실린 우애잠(友愛箴)의 일부를 번역한 것으로, 경상도에서 어떤 형제가 재판까지 걸어가며 크게 싸우자 그들을 일깨우기 위하여 저자가 써서 보여준 글입니다.
저자는 아우가 어릴 때 형이 업고 다닌 것, 아우가 숟가락을 잡지 못할 때 형이 밥을 떠먹인 것, 한 상에서 밥 먹고 끌어안고 잠든 것, 함께 울고 웃던 것들을 떠올려보게 합니다. 그러고 나서 결혼 후 제 살림을 챙기느라 사욕이 싹터 원수처럼 욕하는 사이가 되고, 결국 남보다도 못해지게 된 상황을 안타까워합니다.
그리고 이들 형제에게 명합니다.
“마음을 너그럽게 먹어 의(義)를 높이고 재산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게. 마음에 노여움을 담아 두지 말고 원망을 쌓아 두지 말게나.”
저자가 이 글을 써서 보여주자 형제는 감동을 받아 서로 자책하고, 결국 소송을 그만두었다고 합니다.
형제는 부모가 남겨주신 가장 큰 유산이라고 합니다. 형의 손을 붙잡고 걸음마를 배우고, 밥을 떠서 아우에게 먹여주었던 그 때를 떠올리면, 덜 중요한 것들로 인해 가장 중요한 것을 잃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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