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菜根譚) 후집 제26장
바쁠 때에 본성을 잃지 않으려면 한가할 때 정신을 단련하라.
忙處不亂性 須閒處心神養得淸
망처불란성 수한처심신양득청
死時不動心 須生時事物看得破
사시부동심 수생시사물간득파
바쁠 때, 자기 본성을 어지럽히지 않으려면
한가할 때에 심신을 맑게 길러야 하고
죽을 때, 마음이 흔들리지 않게 하려면 모름지기
살아 있을 때 사물의 참모습을 간파해야 할지니라.
해설
평소에 정신 수양을 하지 않은 사람은 바빠졌을 때
우왕좌왕 당황하게 마련이며,
평소에 사생관을 제대로 적립하지 못한 사람은 임종이 가까웠을 때
심히 초조해 하며 허둥댄다는 뜻입니다.
헤엄치는 것을 배우지 않은 사람이 물에 빠졌을 때를
상상해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인간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찾아오는 것이 죽음입니다.
가진 자나 못 가진 자나, 누리는 자나 못 누리는 자나, 지배자나
피지배자나 가릴 것 없이 아주 평등하게 죽음은 찾아옵니다.
이 죽음을 맞이할 때의 자세를 보면 그 사람이 한평생을 어떻게 살았는지
짐작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평소에 죽는 연습을 많이 한 사람, 죽어갈 때의 자기 모습을 싫더라도
상상해 가며 살아온 사람, 마지막 한 마디로 무슨 말을 할 것인지를
써 보았다가 지웠다가 해온 사람, 그런 사람은 아마도 죽음을 차분하게
맞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런 사람일수록 자기 자신을 반성하며
다스려 왔겠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