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 백운산 등반후기
南村 서 호원
2009년 11월 15일 새벽5시
서울 도심에 가을이 얼어붙는다.
아침에 일어나 거리에 나서니 서울기온이 영하5도
晩秋(만추)의 가을 삭풍은 날카롭게 겨드랑이로 파고들어
으쓱! 소름끼치며 절로 옷깃을 여미게 한다.
가을비에 젖은 도시 은행나무 가로수에 마지막 남은
메마른 단풍마저 훌 터 내려 보도블록 위로 한 바퀴 맴돌아
저 멀리 골목길에다가 휘몰아 패대기친다.
오늘은 고향 함양의 뒷산 백운산을 오르는 날이다.
을씨년스런 새벽 공기에 공연히 산행길이 걱정스럽다.
뭐 겨울날씨 영하 5도는 대수가 아닐 터인데도
유독 가을의 막바지 어설픈 추위가 오히려 매서운 법이다.
06:40분에 사당동3번 출구 앞에 버스가 도착하니
매서운 새벽 찬 바람 추위를 피해 웅크리고 숨어 있던 향우들이
서둘러 버스로 오르는데 그 숫자가 너무도 적다.
서 원숙총무의 얼굴에 걱정이 태산이다.
전화로 이리 저리 자는 사람까지 깨워 불러내어 보지만
결국 26명만을 태우고 출발해야 했다.
유림 산악회 생긴 이래로 가장 적게 모인 날이란다.
이러 저러한 사연으로 버스는 예상시간 06:30분 보다 무려 50분이나
늦은 07:20분에야 출발했다.
버스가 대전을 지날 때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도로변으로 끝없이 늘어선 설경에 모두가 환호 하였다.
올 들어 첫눈을 본 셈이다.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는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결국 휴게소에
멈추어 섰을 때 모두가 눈을 맞으러 우르르 뛰어 내려갔다.
누군가 농을 던진다. “ 역시 개들은 눈을 좋아해 완전 개판이구만”
58년 개띠들에게 하는 말이다
인터넷에서 전국 58년 개띠들이 모인 활발한 까페활동을 본적이 있다.
우리 유림 향우회도 58년 개띠 戊戌(무술)생들이
향우회의 허리가 되어 단체를 주도할 정도로 활동이 두드러진다,
그들의 사주 중에 戊戌(무술)만을 풀이 해 보면
天干 - 戊(무)는 五行으로 土의 자리요 皇極이다 색으로는 노랑색이며
사계절 위치로 말하면 무성하게 욱어진 늦은 여름자리이다.
/ 地支 - 戌(술)은 오행으로 역시 土이며 戌五空의 자리로 太極이며
성품은 개이며 사계절 위치로는 늦가을에 씨가 맺히는 자리이다.
모든 것을 하나로 축소 시켜 씨로 만드는 재주가 있다.
58년 개띠는 개중에 왕 黃狗(누렁개)이다.
그래서 어떤 단체에서도 주위를 모아 이끌어 가는 역할이 되는 것이다.
개는 충직한 동물이다. 황구의 대표 진돗개가 때로는 사납고 지랄스럽기도 하지만
절대로 주인을 배반하지 않는 의리파들이다.
그래서 황구의 개고기는 아무리 뜨거운 걸 먹어도 절대로 입을 데이지 않는다.
오직 훌륭한 몸보신 보약이 될 뿐이다.
천지대세를 미루어보면!
어즈버 세상은 동북 간방 대한민국의 세상이 될 것이다
동북 간방이 바로 戌의 자리이다.
그래서 개판 5분전이란 말이 유행 하는 것이다.
버스가 비틀거리면서 산길을 오른다.
하늘은 흐리고 눈이 필필 날리는 을씨년스러운 산길
바닥에도 눈이 살짝 깔려 있어 더욱 조심스럽다.
전북 장수군 계내면/계남면/번암면의 경계 무령 고개다.
10:25 무령 고개중턱에서 모두 하차하였다.
입구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좌측 가파른 철제 사다리 길을 올랐다.
산죽이 무성한 가파른 비탈을 차오르며 모두가 숨이 턱에 걸렸다.
10시 50분 영취산 정상에 도착하여 헐떡거리는 숨을 고르며 휴식을
취하였다. 형도에는 1075.6봉으로 표기)이라 적힌 표지목이 서 있다.
영취산에서 호남정맥과 금남정맥이 갈리어 나간다. 금남호남정맥은
백운산과 마주한 장안산을 거쳐 장수 팔공산 지나 주화산에서
두 갈래로 흩어진다.
호남정맥은 내장, 추월, 무등, 사자를 거쳐 광양 백운산에서 숨을 멈춘다.
금남정맥은 대둔, 계룡을 거쳐 부여 부소산에서 끝맺음을 한다.
두 갈래로 흩어진 정맥은 다시 지맥으로 가지를 치고 금강, 섬진강,
영산강, 동진강, 만경강, 탐진강 등 여섯 갈래로 물줄기를 갈라놓는다.
그런, 충청과 호남의 땅과 물을 가르는 역사의 출발점인 영취산은 의외로 초라하다.
산세로 보아 영취산은 백운산에 속해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해도
분명하게 대간과 정맥이 갈리는 지점이므로 그럴듯한 상징물 하나쯤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백운이라는 이름을 가진 산이 많다.
화천의백운산/강원도정선/원주/경기의왕/전남광양/부산기장/경남밀양
/바로 이곳의 함양장수 백운산으로 무려 8개산이다.
그 중에서"흰 구름 산"이라는 이름값을 제대로 하는 산이
바로 함양의 백운산이다. 높이도 1,000m가 훨씬 넘는 준봉인데다
산정에서의 조망도 으뜸이다. 영취산정산 부터는 능선길로 접어들었고
이미 낙엽이 진 물푸레나무 굴밤나무 사이로 보이는 전망이 시원하다
남도의 내로라하는 명산들이 동서남북 어떤 방향에서든 거칠 것 없이 한눈에 들어온다.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 남쪽에 하늘 금을 그은 지리산의 파노라마는
그리움의 경지를 넘어 차라리 연민이다.
반야봉의 자태는 너무 뚜렷해 민망스럽기까지 하다.
이것이 겨울 등산의 백미이다. 여름에 오면 녹음이 울창하여
이런 경치를 볼 수 없다는 여름산행의 단점을 겨울 백운산에 올라서야 깨닫게 되었다.
북쪽 끄트머리에는 넉넉한 덕유산이 태평스레 앉아 있고
그 너머에 황석, 기망, 월봉산이 줄기를 뻗대고 있다.
금원 기백도 가까이 보이고 동북 방향 멀리로는 수도, 가야, 황매산도 가물거린다.
양쪽 날개인양 백운산과 맥을 같이한 동쪽의 갓걸이산(괘관산)과
가을 억새가 멋진 장수군의 장안 산이 서쪽에서 마주보고 있다.
이렇듯 백운산은 명산에 둘러싸여 명산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우리고향 최고의 진산이다.
겹겹이 둘러싼 능파들 사이사이로 흰구름이 부리는 조화는
백운산만이 연출해 낼 수 있는 활동사진.
산세 또한 전형적인 육산이기에 등산하기에도 여유롭고 넉넉하였다.
우리 가요에 산 할아버지 구름모자 썼네 하는 가사가 나오는데
중턱에서 올려다 본 백운산 정상은 바로 그 가사 대로다.
눈으로 덮여 하얗게 머리가 센 산 할아버지가 구름 모자를 쓰고
우리들을 어서 어서 오라고 손짓하고 있다. 白雲山(힌구름 모자 쓴 산)
지금 우리가 너무도 정확한 계절에 정확한 때를
절묘하게 맞추어 그 진면모를 보고 있어 행복한 감탄을 연발한다.
10:50 백두대간 능선 길은 잎이 넓은 산죽들이 끝없이 늘어서
가히 터널지대라 할 수 있다.
(雪國)
정상8부 능선에 다다르니 백운산이 베푸는 대환영 잔치에 모두가 황홀경에 빠졌다.
오직 대자연만이 이룰 수 있는 절경 그것은 눈꽃의 雪國(설국)이다.
옛말에 雪上加霜(설상가상)이란 말이 있다.
그 설상가상은 어려운 일에 더욱 어려움이 겹친 것을 이르는 말이건만
우리들 앞에 펼쳐진 풍경은 天上의 仙境이 내려 않은 듯 황홀경이다.
바닥은 힌 눈이요
그 위에 내린 서리로 모든 나무 잔 가지까지도 은빛으로 빛나는 눈꽃을 피우고 있다.
어떤 이는 마른 잡채를 기름에 튀겨 뿌려 놓은 듯하다. 하였고
또 어떤 이는 은으로 장식한 예술품 같다 하였다.
이 아름다움을 공부가 부족한 필자가 필설로 다 표현하지 못함이 죄송할 따름이다.
그 절경에 정신을 빼앗기며 정상에 오르니 12:15분이다
시장기가 동하는 아주 적당히 때에 도착한 것이다.
(백운산 정상 눈밭 식사)
단체 사진이며 동창별 기념사진 개띠들의 기념사진들을 찍고
꿀맛 같은 점심을 먹었다.
반대쪽 함양에서 5-6명의 향우들이 올라와 우리 일행과 합류 하였다.
식사가 끝나고 중봉-묵계암-대방리로 하산을 하였다.
정상에서 내리막에서 급경사를 내려오니. 무덤 2기가 있다
얼른 보아도 범상치 않은 묘 자리다
묘 자리는 陽宅을 집 자리는 陰宅을 쓴다. 좀 더 쉽게 말하면
양택이란 남자가 벗고 누어있을 때 男根의 끝의 자리를 말하고
음택이란 여자가 벗고 누어있을 때 陰核의 자리를 말 하는 것이다.
백운산 저 넘어 에는 차가운 에스키모 설국인데
반대쪽 이 무덤 주변에는 눈 한 점 없이 포근한 따뜻한 남국 나라다.
덕택에 우리들의 하산 길은 순조로웠다
묵계암에 도착했다. 미끼골 위쪽에 있는 상련대는 적막이 흐르는 선원이다.
상련대 왼쪽 계단 길을 내려서면 바로 산간도로이며
길은 하산을 마감하는 운산리 대방마을까지 이어져 있다.
묵계암은 우리나라 유일의 절 마당에 무덤이 있는 곳.
예정 보다 빠른 14:40분에 그 절 마당에서
잠시 피곤한 다리를 풀 수 있었다. 대방마을에 도착 하니 함양에서
마중 나온 향우들의 차량들과 서울에서 온 버스가 있다.
모두 승차하여 함양 어죽 집에 도착하여 민물고기에 국수를 넣은
고향의 향토 음식에 소주 몇 잔 곁들이고 차에 오르니
고향의 향우들이 우동의 8선주 한 박스와
세계에서 제일 맛좋은 함양 단감 한 박스를 선물하여
뜨거운 박수로 감사의 인사를 하고 버스가 움직인다.
우리들이 태어난 정든 고향 함양땅을 떠난다.16:20출발
(버더리(유평) 사람들과 곰선생)
이곳에 오면 언제나 항상 만나볼 사람도 많고 오래 머물고 싶은
고향 정든마을이 있건마는 단체로 왔으니 그냥 떠날 수밖에 없음이 매양아쉽다.
창밖에 미끌어져 가는 고향 풍경을 모두가 짠한 마음으로 작별을 한다.
상경길이 다소 막히기는 했지만 재주꾼들의 노래솜씨를 들으며
별 지루한 줄 모르고 서울에 21:15분 도착 해산 하였다.
그 아름다운 산행을 위해 회생과 봉사의 정성을 다 했던
정재윤/유재현/서원숙/배현옥을 비릇한 여러 임원진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또 질서를 잘 지키어 아무 사고 없이 즐거운 산행을 할 수 있도록
협력해 주신 모든 대원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필자 南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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