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촌의 글밭 - 詩.書.畵/南村先生 詩書

경인년 시산제 후기

남촌선생 - 힐링캠프 2010. 2. 23. 18:17

庚寅年 始山祭 후기

경인년은 힌호랑이의 해입니다

     백호는 그림만 보아도 복이 온다는 영물입니다.

    삶이 힘드신 분은  훌훌 털고 일취 월장 하시고

          목표를 향해 가시는 분은 백호타고 정상으로 오르소서

 

 

지난겨울 지구촌 모든 나라마다 기상대의 기록을 갈아 치우면서

지구촌을 온통 덮어 내리던 폭설이며 혹한추위 얼어 부칠 때는

몇 만 년 빙하시대 다시 온 듯 하 더니

입춘 지나고 우수되니 하늘에서

꽃비 내리어 골목마다 쌓인 눈 하룻밤 사이에 녹아내린다.

아침 TV 벌서 제주도 유채 꽃소식을 전한다.

머리에 무서리 내려 반백의 환갑 쟁이 건만

집을 나설 때 확 달려드는 남촌의 꽃바람

춘심이 동하여 가슴 한 자락 들썩인다.

봄이다! 이젠 봄이야!

 

지하철에 부쩍 등산객이 많이 보이더니 서울대 앞에 오니

등산객들로 북새통 이다.

우리 향우들 모인 것은 35명

필자도 등산객들 뒷줄에 줄 대고 버스/전철 몇 번 갈아타다가

지각을 하여 대열의 뒤꽁무니에 붙어 올라갔다.

눈이 많이 녹았다고는 하나 산골짝에는 아직 잔설이 남아

아이젠을 차고 올랐다. 임원진들은 떡이며 술이며

과일들을 나누어 메고 가느라 진땀을 뺏다.

그래도 모두 즐겁고 한껏 고조되어 있다. 봄은 새 희망이며

활력이며 부활이기 때문이다.

 

관악산에 오면 정상 부근에 연주대라고 부르는 깍아지른 절벽이 있다.

마치 일부러 만든 것처럼 절묘하게 서있는 연주대에서 북쪽을 보면

서울 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이곳에 연주대라는 이름이 붙은 사연은 다음과 같다.

고려가 망하자 고려의 유신 열사람이 이 관악산 절에 숨어살았다.

그들은 나라를 잃은 슬픔으로 연주대에 올라 송도를 바라보며 통곡을 했다한다.

그래서 임금을 생각한다는 뜻으로 연주대가 되었다고 한다.

 또 다른 설이 전해온다.

연주암은 신라 때 의상이 창건했다.

조선 태조 4년(1396)에 중창했으며,

몇 차례의 중수를 거치면서 이제는 관악산의 일부로 터 잡았다.

이성계가 여기에 연주암을 중창했는데

효령대군이 그 아래쪽 지금의 연주암 자리로 위치를 옮겼다.

태종의 첫째와 둘째인 양녕, 효령대군은

아버지가 왕위를 셋째 충녕대군에게 물려줄 뜻을 비치자

대궐을 빠져나와 관악산에서 입산수도 하였다.

그들은 연주대에 올라 한양의 왕궁을 바라보며

아버지 태종을 그리며 지냈다고 전한다.

또 삼막사는 삼성산 정상 서쪽 아래에 있다.

신라 문무왕 17년(677)에 원효대사가 창건했다.

관음사라 했는데 그 뒤 도선대사가 중건하면서 삼막사라 개칭한 것으로 전한다.

 

오늘은 시산제가 목적인지라 골짜기 길로 곧장 올라가면서 왼쪽으로

멀리 보이는 관악산 연주대를 바라보며 이마에 땀을 흘금흘금 닦으며

오르니 삼성산 마루턱에 다 달았다.

 

준비해온 짐들을 풀어 제물을 진설하고

먼저 시산제에 앞서 주요 임원진들의 소개되고

정재규 유림향우회장과 배성규 산악회장의 인사말씀이 있고

이어서 필자가 준비해온 의전 절차에 따라 시산제가 시작되었다.

배성규 산악 회장이 초헌관이 되고 필자가 축관이 되어 고축하고

이어 차례대로 헌작을 하며

경인년 새해에도 안전산행과 가정경제

풍등과 화목을 기원 하였다. 끝나고 제물을 내려 골고루 나누어

음복을 한다.

 

歲次 檀紀 四三四三年 庚寅 正月 乙未朔 八日 壬寅

 

柳林 鄕友會 산악회장 丁酉生 배 성규

 

伏以微誠 頓首百拜  盥手焚香 跪告于

 

    玉皇上帝 榻下하나이다.

 

 

     今定 柳林 鄕友會 登攀隊 庚寅年 始山祭

 

告祀致誠 之日 하야

 

玉皇上帝님 下鑑之位와

 

서울 首都大 基地神 之位와

 

三聖山神 之位 前에

 

謹以 酒果로 略設 恭獻하고 伏惟

 

 

吾道之 柳林 鄕友會 登攀隊 全員이

 

山行 安全 規則 遵守하야

 

山行 無 事故 健勝 至心祈願하옵고

 

又 全 隊員이 生計 事業 大成 하야

 

諸 家政經濟 豐登하야 家族和睦을 謹奏

 

玉皇上帝 榻下 하나이다.

 

해설 :

단기 4343년경인 음력정월 을미 삭 8일 임인 일에

유림향우회 산악회장 정유생 배성규가 손을 깨끗이 씻고 머리 숙여 배례하고

엎드려 빕니다. 오늘을 유림등반대 경인년 시산제 고사치성일로

정하여 옥황상제님 과 서울을 다스리는 기지신과 삼성 산신 전에

삼가 주과를 차리고 엎드려 기원 드리오니 유림 향우회 전원이

도를 깨달아 산행안전 규칙을 준수하여서 산행할 때 사고 없기를 지극정성으로 바라오며 또 그 가정마다 생계를 위한 모든 사업들이 크게 성공하여 가정에 경제가 넉넉해지고 가정이 화목하기를

삼가 바라옵니다. 옥황상제님 전에 기원 하였나이다.

               산 정상에서 마시는 막걸리 맛은 언제라도 좋은 것이지만

             제를 지내고 마시는 음복주는 더욱 달고 맛이 좋았다

평소에 잘 못 나오시던 70전후의 선배님들이 5-6분 참석 하시어

더욱 자리가 빛이 났고 의미를 깊게 하였다.

내내 건강하시어 천수를 누리시기를 기원 드리면 축배를 몇 순배

 나누다 보니 취기가 도도해진 가운데 하산을 하였다

서울대 쪽에서

남쪽으로 산을 넘어 관악역 쪽으로 내려가니 생각보다 코스가 길었다.

2시경에 안양시 만안구 석수동 쪽으로 내려가 밤 나무집 식당에

들어가니 감자탕이 기다리고 있다

얼큰한 감자탕에 소주한잔

나누며 고향이야기며 그간 안부 이야기며 새해에 서로의 희망을

나누느라 한동안 왁자지껄 하였다 그리고 공식행사를 마쳤다.

아직 그냥 헤어지기는 아직 이른 시간이니 노래방을 가느니

또는 2차를 가는 향우들로 그곳에서 삼삼오오 헤어져 갔다

 

오늘 행사가 엄숙하고 성대하게 잘 진행도록 벌서 2주 전부터

준비해온 임원진들께 깊은 감사드리며 열일 재끼고 모여주신

모든 회원들의 가정마다 경인년 힌 호랑이의 기운을 받아

힘차고 정의롭게 성장하는 경인년 되시기를 기원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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