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지술(地術)도 필요 없다. | |
악덕 앞에는 지관의 뛰어난 지술(地術)도 필요 없다. 덕을 쌓아야 명당을 얻을 수 있다. 풍수 설화에 무수히 나오는 이야기다. 또 천장지비 대지를 지관이 발견하면 그 주인을 찾아 주기 위해서 많은 실험을 해본다. 과연 명당을 쓸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를 실험 후 덕 있는 사람이라고 판단될 때 그 명당을 소개 해준다. 그러나 아무리 자손이 덕이 있다하더라도 죽은 사람이 덕을 쌓지 않고 악행을 하였다면 하늘이 지관으로 하여금 실수케 하여 응징을 하는 것이다. 다음 설화는 이를 잘 나타내고 있다. 청주 고을에 좌수가 살고 있었는데 백성에게 재물을 약탈하여 재산이 많았다. 하루는 좌수의 아들이 생각해 보니 재산만 많았지 벼슬이 없으니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마침 좌수가 죽어 지관을 구하는데 함경도 땅에 진학장이라는 유명한 풍수가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아들은 사람을 시켜 많은 재물을 실어 진학장에게 보내고 꼭 와주기를 청했다. 진학장은 몇 백 리 길을 사람을 보낸 정성이 갸륵하여 기꺼이 따라나서기로 했다. 길이 하도 멀어 중간중간 주막에서 잠을 자고 며칠씩 걸려 거의 청주 근처까지 왔다. 당나귀를 타고 가던 진학장은 몸이 몹시 고단하여 잠시 나귀에서 내려 눈을 감고 낮잠을 자는데 꿈에 웬 초립 동이가 나타나더니 갑자기 진학장의 눈을 지팡이로 찌르는 것이었다. 깜짝 놀란 진학장이 눈을 떠보니 초립 동이는 간데 없고 저쪽에 정승이 셋이나 나오고 판서가 여덟이나 나올 삼상팔판지지(三相八判之地)가 눈에 띄는 것이었다. 진학장은 명당을 발견한 기쁨에 피곤한 것도 잊고 다시 당나귀를 타고 좌수의 집에 도착하였다. 좌수의 아들은 상중에도 불구하고 기가 막히게 좋은 음식을 대접하였다. 진학장은 좌수 아들의 덕을 실험하기 위해서 일부러 먹고 놀기만 하였다. 그러나 아들은 급히 산을 잡으라는 말도 없이 계속 최고의 음식과 옷으로 석 달을 한결같이 칙사 대접을 하였다. 석 달째가 되어서야 좌수의 아들은 자기 소원을 말했다. "실은 재산은 많이 있으나 벼슬을 하고 싶어서 고관대작이 나올 만한 명당을 꼭 잡아달라고 모셔왔으니 좋은 자리를 부탁합니다." 진학장은 이미 삼상팔판지지를 보고 온 터라 곧 그 자리를 쓰게 하였다. 자리를 잡아주고 이제 함경도 집으로 돌아오는데 똑같은 자리에서 잠깐 졸음이 와 눈을 감았는데 초립 동이가 나타나더니 진학장의 눈을 쓰다듬고 사라졌다. 졸음 깬 진학장이 참으로 기이한 일이라고 생각하며 집에 돌아왔다. 그 후 칠 년이 지나 진학장은 청주 지방을 지나게 되었다. 그는 좌수네가 궁금하여 근처 사람에게 물어 보았다. 그런데 좌수 집이 변고를 당하여 모두 죽고 완전히 망해버렸다는 것이었다. 이상히 여기며 자신이 잡아 준 묘 터에 가보니 그 자리는 삼 년 안에 망할 자리였다. 진학장이 가슴을 치며 통탄을 하는데 그때의 초립 동이가 나타나더니 "좌수가 생전에 고을 사람들을 못살게 굴고 재산을 빼앗아 명당에 들지 못하도록 내가 당신 눈을 찔렀다." 하고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
출처 : 기감풍수지리연구원
글쓴이 : 토곡산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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