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삶/시·수필

아름다운 봄을 당신께 통째로 드립니다

남촌선생 - 힐링캠프 2011. 3. 7. 14:46

^*^♬ 아름다운 봄을 당신께 통째로 드립니다 ♬^*^

                                        글/청호 윤봉석

꽃을 찾는 나비의 날갯짓으로

당신이 오실 춘절 아침 하얀 약속을 들춰내

임 오실 줄 알고 기다림에 지친 나머지

성급한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고

꿈에도 그리던 당신이 눈꽃으로 핀 줄 알고

버선발로 마중을 나갔다 기다림에 싹이나

가슴앓이 하다가 까치 편에 전해 들은 말

임은 유채꽃 향기를 잔뜩 짊어지고

제주도 남쪽바다를 건너는 중이니

진달래 흐드러진 4월

아지랑이 숲 속 길로 백마 타고 오신다기에

아름다운 봄 소식을 준비했다

임이 오는 길목 꽃피는 아름다운 봄을

은쟁반에 받쳐 통째로 차려 드리겠습니다 

부산 동백섬 동백꽃도 임 오기를 기다리다

빨갛게 응어리진 가슴을 다스리지 못하고

화장기가 짙은 술을 따르는 주모가 되어

세속에 시달려도 임을 기다리는 순정에는 변함없이

올해도 활짝 핀 동백 아가씨 가슴에 남은

손수건에 훔친 한탄가를 당신에게 들려 드리오리다

4월에 오실 임을 마냥 기다릴 수 없어 

벌 나비 찾아주지 않는 여인의 꽃으로 피어난 

섬진강 줄기 따라 광양의 매화 마을에

2월의 기나긴 밤을 새우잠을 청하며

한 맺힌 설중매가 들려주는 

홀로 밤을 지새운 애끓는 사연을 담아

소복의 치마폭에 훔친 눈물에 얽힌 이야기를

임이 오는 날에 촛불 밝혀 밤새워 들려 드리오리다

이제나 오실까 저제나 오실까 일편단심 춘향이 마음 

구례군 산동면에 산수유꽃이 임 오신다는 소식에 

얼룩무늬 잔설도 두려워하지 않고

노랗게 피어난 산수유꽃은 감기 몸살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풍문에 전해지는 소문

상사병이라는 것을 털어놓지 못해

꽃망울을 터트리지 못한 애석한 이야기도

메들리로 엮어서 사랑하는 당신에게 들려 드리오리다

보고 싶으면 보고 싶은 걸 감추는 게 도리인 줄 알고

그리우면 그리운 데로 참는 게 미덕인 줄 알고     

여간해선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수줍은 여인에 꽃으로 말문을 열지 않던 

수목원 목련이 임을 기다리던 분풀이로 반기를들고  

무엇이 그리도 급했는지 속살까지 드러내고

알몸 유혹에 뭇사내들이 봄바람난 발가벗은 목련에

얽힌 러브스토리를 밤새워 당신에게 들려 드리오리다

아지랑이 숲 속 길로 4월 당신이 오실 무렵

수줍어 연분홍 가슴을 피워내지 못했던

봄의 여왕 여수 영취산 진달래가

그동안 가슴에 담아놓았던 하고 싶은 말을

꽃마차에 바리바리 싣고서 임을 만나는 날 

보라색 와인으로 그리움에 목말랐던 목을 축이며

진달래 화전으로 시장기를 달래며

나 당신에게 고백하리라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잘 익은 아름다운 봄을 아낌없이 통째로 드리겠습니다  

높이 들면 민들레 홀씨처럼 날아갈 것 같은 당신

땅에 놓으면 찹쌀떡처럼 흙 묻을 것 같은 당신

꼭 쥐면 가랑잎처럼 부서질 것 같은 당신

가슴에 안으면 문창호지 같아 타버릴 것 같은 당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고 귀에 담아도 가렵지 않은 당신

입에 넣으면 솜사탕처럼 달고 노래같이 감미로운 당신

지구의 종말이 와도 일편단심 민들레는 

태풍에도 맞서고 소낙비에도 멈추지 않는
무지갯빛 사랑을 이 세상 단 한사람 당신께 바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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