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상의 오행 배속>
사실 오행에 물상이나 기질, 성정 등을 배속시켜 이해하는 일은 지극히 자의적인 면이 강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별적인 오행의 본성적인 측면과 1:1로 대응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미리 알아두셔야 하겠습니다. 각 오행의 개별적인 특성 중에서 어느 정도 일치되는 면이 있을 때 해당 오행에 배속시켜 응용하고자 하는 것뿐이기 때문에 오행에 배속된 사항들을 확대 해석하는 일은 삼가 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수천 수만 가지의 물상이나 성정 등을 오행에 배속시켜 설명할 수 있지만, 전통적으로 오행에 배속시켜 설명해온 내용들이라 해도 너무 확대 해석하여 다소 무리다 싶은 것들이나 음양오행의 이해에 별로 도움이 안되는 것들은 모두 제거하고 딱 엑기스만 뽑아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1. 방위
음양오행의 근원이 되는 하도와 낙서에 의거하여 방위와 수리는 음양오행을 이해하는 기본적인 툴이 되어 왔습니다. 방위는 전통적으로 동서남북과 중앙으로 구분합니다. 동쪽은 木, 서쪽은 金, 남쪽은 火, 북쪽은 水, 중앙은 土로 이해하고 동방목, 서방금, 남방화, 북방수, 중앙토라는 말로 표현하여 오행과 거의 동일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서양에서는 오른쪽을 동쪽, 왼쪽을 서쪽, 아랫쪽을 남쪽, 윗쪽을 북쪽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동양에서는 전통적으로 왼쪽을 동쪽, 오른쪽을 서쪽, 윗쪽을 남쪽, 아랫쪽을 북쪽으로 이해해 왔다는 것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동양역학을 공부하는 입장에서 우리는 다소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더라도 동양적인 전통의 방위감각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방위는 사실상 기준이 되는 위치를 어디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게 됩니다. 보는 사람이 앞쪽에서 뒤쪽으로 보고 있다면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왼손의 방향이 동쪽, 오른손의 방향이 서쪽이 되겠지만, 보는 사람이 뒤쪽에서 앞쪽을 보고 있다면 왼손의 방향이 동쪽, 오른손의 방향이 서쪽이 되기 때문에 앞쪽에서 뒤쪽으로 볼 때와는 반대의 방향이 됩니다.
그렇다면 서양적인 시각은 등을 진 채 앞쪽에서 뒤쪽으로 보는 시각, 동양적인 시각은 앞을 바라본 채 뒤쪽에서 앞쪽을 보는 시각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듯 방위라는 것은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국은 무슨 방향이고 중국이나 미국은 무슨 방향이라는 둥 하는 언급은 전혀 의미가 없습니다. 방향의 기준이 역학이 태동한 중국을 기준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우리 인간이 임의적으로 그어놓은 위도와 경도 0도를 기준으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무언가 판단을 위해 방위를 설정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명확한 기준점을 정하고 나서 그 기준점을 중심으로 좌우상하를 결정해야 하는 것입니다.
2. 수리
숫자를 오행에 대입하여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숫자에 대해 간단하나마 알아두어야 할 지식이 있습니다. 우선 1~5까지의 수는 기본수인 생수(生數)이고, 6~10까지의 숫자는 완성수인 성수(成數)라는 사실입니다. 모든 숫자는 1~10까지의 숫자로 이루어지게 되는데, 1부터 10까지의 숫자는 기본적으로 우주만물을 의미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주만물, 즉 1~10까지의 숫자는 0으로부터 근원을 가지고 파생되었고, 10은 새로운 형태의 0이라는 개념을 미리 알아두시면 좋을 것입니다.
기본수인 1~5는 각각 발생순서에 따라 水는 1, 火는 2, 木은 3, 金은 4, 土는 5로 봅니다. 가장 먼저 존재한 것은 水이고 그 다음에 火가 발생하였으며 木, 金, 土가 순서대로 발생한 것으로 보아 오행에 숫자를 배정할 때도 이와같이 배정한 것입니다. 최초로 오행에 숫자를 대입한 서경의 [홍범]편에 의거한 것입니다.
완성수인 6~10은 각 기본수에 중정지기인 土에 해당하는 숫자 5를 더한 수치로, 水의 완성수는 6, 火의 완성수는 7, 木의 완성수는 8, 金의 완성수는 9, 土의 완성수는 10이 됩니다. 생수(生數)인 기본수는 변화를 통해 자신의 고유한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보며, 반드시 성수(成數)의 도움이 있어야만 오행의 숫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게 됩니다. 양의 1과 음의 6이 水를 이루고, 음의 2와 양의 7이 火를 이루고, 양의 3과 음의 8이 木을 이루고, 음의 4와 양의 9가 金을 이루고, 양의 5와 음의 10이 土를 이루게 되는데, 음과 양이 섞이지 않고서는 변화가 생겨날 수 없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기 때문입니다.
1~5는 내적이고 체(體)에 해당하며, 6~10은 외적이고 용(用)에 해당합니다. 1~5의 생수 중에서 1,3,5 세자리의 수를 양의 수, 즉 천수(天數)라고 하며, 2,4 두자리의 수를 음의 수, 즉 지수(地數)라고 합니다. 이를 삼천양지(三天兩地)라고 표현하며, 천수를 모두 합한 숫자인 9를 양의 대표수, 지수를 모두 합한 숫자인 6을 음의 대표수로 보고 있습니다.
<하도와 낙서>는 보충 강의로 하겠으니 참고하시면 더 잘 이해하실 수 있겠지만, 우주자연의 설계도에 해당하는 하도에는 10수까지 표시되어 있어 수리에 있어서 완전한 형태를 보입니다. 하지만 우주자연이 실제 운동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낙서에는 9수까지 밖에 표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것은 완전한 완성, 존재의 근원에 해당하는 0으로의 회귀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0은 모든 숫자의 근원이자 모든 존재의 근원입니다. 0에서 생겨나 1로부터 존재가 시작되며 9에 이르러 극에 달하고 다시 0으로 회귀할 수 있어야 정상적인 한 사이클이 완성됩니다. 그래서 첫번째 0이라고 해서 10입니다. 지금의 우주자연 속에서는 어떤 이유로든 완전한 완성, 0으로의 회귀가 불가능합니다. 완전한 중정지기, 완전한 조화, 완전한 방향의 선회를 의미하는 土 10수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주자연의 설계도 측면에서 살펴보면, 천체물리학에서는 우리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것은 우리가 양의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한번은 펴지고 한번은 굽어지는 것이 음양의 법칙이므로 우리는 우리 우주가 언젠가는 팽창을 멈추고 수축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고 그때는 음의 시대가 될 것입니다.
우리 우주가 팽창을 멈추는 시점, 그 시점을 수리로 보면 생수인 5의 단계를 넘어 성수인 6으로 단계로 넘어가는 시기로 볼 수 있으며, 완전하게 수축이 완료된 상태가 바로 0에 해당하고 우주는 또다시 팽창의 과정을 밟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우주가 완전한 형태로 수축이 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완전하게 수축된 상태는 우리 우주가 생겨나기 이전의 상태, 딱 한번뿐입니다. 일단 우주가 생성되고 난 후에는 9수까지 밖에 이를 수 없습니다. 그래야 우주가 유지되고 만물이 형태를 가질 수 있으며 생명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색깔
색깔은 방위, 수리와 더불어 오행을 설명하는 가장 기본적인 수단의 하나로 받아들여져서 오랫동안 이용되어 왔습니다. 이 때문에 오행에 배속된 색깔은 거의 그 이미지가 굳어져서 개별적인 오행과 같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木은 청색, 火는 적색, 土는 황색, 金은 백색, 水는 흑색으로 표현됩니다. 오행에 배속된 색깔은 오행에 배속된 맛과 함께 주로 한의학에서 병의 증상을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로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몸에 목기가 상하게 되면 청색을 띠게 되고, 화기가 상하면 적색, 토기가 상하면 황색, 금기가 상하면 백색, 수기가 상하면 흑색을 띠게 되는 것으로 파악하여, 오장육부중 목기에 해당하는 간담에 이상이 있으면 얼굴이 푸르팅팅해진다든가, 화기에 해당하는 심소장에 이상이 있으면 붉으죽죽해 보인다든가, 토기에 해당하는 비위장에 이상이 있으면 황달이 걸린 것처럼 누리끼리해진다든가, 금기에 해당하는 폐대장에 이상이 있으면 희멀건해진다든가, 수기에 해당하는 신방광에 이상이 있으면 거무튀튀해진다든가 하는 식입니다.
색깔에 대한 감각은 개인차가 매우 강합니다. 우리가 색깔을 인식하는 것은 빛의 반사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인데, 빛은 파장의 형태로 움직이고 우리가 보는 빛속에는 다양한 파장들이 공존해 있습니다. 우리 인식하는 색깔중에서 파장이 가장 긴 것이 적색이고 가장 짧은 것이 청색이며, 그 중간정도의 것이 녹색인데, 이들 세가지의 색을 빛의 삼원색으로 부릅니다. 즉, 적색, 녹색, 청색의 혼합비율에 따라 색깔이 다르게 보여지는 것입니다.
색깔모델에서 감산혼합이라고 해서 색깔을 섞을수록 밝아지는 원리를 이용한 것은 우리가 눈으로 인식하는 측면에서 많이 사용됩니다. 이것을 RGB모델이라고 하고 주로 칼라모니터 등에서 색깔을 구현할 때 사용됩니다. 적색, 녹색, 청색의 비율이 낮아질수록 검게 보이고, 적색, 녹색, 청색의 비율이 높아질수록 하얗게 보이게 되죠. 색의 비율을 0~100%까지로 봤을 때, 적색이 0, 녹색이 0, 청색이 0의 비율로 섞이면 완전히 흑색이 되고, 적색이 100, 녹색이 100, 청색이 100%가 되면 완전히 백색이 됩니다.
또다른 색깔모델로 CMY모델이 있는데, 이것은 색의 삼원색인 자홍색(Magenta), 청녹색(Cyan), 황색(Yellow)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가산혼합이라고 해서 색깔을 섞을수록 어두워지는 원리를 이용해서 색깔을 다른 매체에 표현할 때 주로 사용되는데, 그림이나 인쇄, 칼라프린터 등에서 이 원리를 사용합니다. 자홍색의 비율이 0, 청녹색의 비율이 0, 황색의 비율이 0이면 흰색이 되고, 그 값이 모두 100%가 되면 검은색이 됩니다.
동양의 전통적인 색깔 인식방법과는 다르지만 이것을 통해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우리가 눈으로 보는 색깔은 RGB 모델에 의한 것이고, 그 색깔들이 만들어지는 것은 CMY 모델에 의한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행의 색깔구분에서 청색은 녹색을 포함한 색으로 인식합니다. 木의 색인 청색과 녹색, 火의 색인 적색, 이 세가지 색에 의해 모든 색깔이 표현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木의 색을 청색과 녹색으로 구분한다면, 적색과 청색을 섞으면 황색이 되고, 적색과 청색을 섞으면 자홍색이 되며, 적색과 녹색을 섞으면 청녹색이 되어 색의 삼원색을 이룹니다. 즉, 양기운인 木火 두 기운이 모든 색깔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木火는 모든 색깔을 만들어내는 근원이 되고, 木火가 만들어낸 기본색을 섞으면 황색이 되어 土가 되고, 木火土 세 기운이 만들어낸 색깔을 극단적으로 가감하면 金과 水의 색깔인 백색과 흑색이 됩니다.
오행의 색깔 배당과 과학적인 색깔의 표현원리를 구체적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어떤 미묘한 뉘앙스 정도는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행에 배속된 색깔을 이해할 때는 어떤 정확한 색깔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푸르스름한 기운, 붉으스름한 기운, 누르죽죽한 기운, 희무끄리한 기운, 거무튀튀한 기운 등으로 이해하시면 좋을 것입니다.
인간은 무의식적으로 몸에 목기가 약하면 푸르스름한 색을 받아들여서 인체의 약한 부분을 보강해주고자 하는 본능, 즉 보호본능이 있다고 합니다. 이를 토대로 생각해 본다면, 푸르스름한 색깔을 좋아하는 사람은 木에 해당하는 간담이 약하고, 붉으스름한 색깔을 좋아하는 사람은 火에 해당하는 심소장의 기능이 약하고, 누르죽죽한 색깔을 좋아하는 사람은 土에 해당하는 비위장의 기능이 약하고, 희무끄리한 색깔을 좋아하는 사람은 金에 해당하는 폐대장의 기능이 약하고, 거무튀튀한 색깔을 좋아하는 사람은 水에 해당하는 신방광의 기능이 약하기 때문에, 몸에서 자연스럽게 약한 부분을 보호하기 위해 그런 색깔을 선호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4. 맛
오행에 맛을 배속시켜 이해하는 것도 인체의 균형과 조화를 유지하려는 오래된 동양의 전통에 속합니다. 우리 인체는 스스로 자율조정능력과 자연치유능력을 가지고 있는 신비한 존재이기 때문에 흔히들 소우주라고 불리 우고, 인체의 균형이 깨졌을 때 병이 드는 것이며, 이 병을 치유하기 위해 한의학에서는 약재의 약성보다도 맛과 색을 주로 이용해 왔습니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모든 동식물이 한가지의 맛만 가지고 있을 수는 없지만, 두드러지게 큰 비율로 대표성을 띤 맛을 가질 수는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소금 자체는 오미를 갖고 있지만 소금은 두드러지게 짜고, 설탕이나 꿀도 제각기 오미를 갖추고 있지만 두드러지게 단 맛을 보입니다. 대표성을 띤 맛이 두드러지게 강한 것들은 주로 약이나 독으로 쓰고, 대표성이 두드러지지 않는 것들은 주로 음식으로 사용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소우주인 우리 인체는 신체의 자율적인 균형을 위해 짠맛이 필요한 경우에는 짠맛이 필요하다는 신호를 보내고, 단맛이 필요한 경우에는 단맛이 필요하다는 신호를 보냅니다. 우리가 이 신호를 제대로 파악하고 그대로 따른다면 우리 몸이 심하게 병이 들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 자신이 이 신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자의적으로 파악하여 신체에서 필요로 하는 맛을 보충해주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 몸이 병들게 되는 것입니다.
木에 해당하는 맛은 신맛, 火에 해당하는 맛은 쓴맛, 土에 해당하는 맛은 단맛, 金에 해당하는 맛은 매운맛, 水에 해당하는 맛은 짠맛입니다. 전통적으로 맛과 색은 한의학에서 약재를 구분할 때 가장 중점을 둔 요소로 받아들여져 왔습니다.
우리 인체 내에서 木에 해당하는 간, 담이나 간경, 담경이 지배하는 경락에 이상이 생겼을 때는 인체에서 신맛을 필요로 한다는 신호로 신물이 넘어옵니다. 그럴 때는 식초나 신 김치 같은 것을 통해 신맛을 보충해 주어야 인체의 조화가 깨지지 않습니다.
火에 해당하는 심, 소장이나 심경, 소장경이 지배하는 경락에 이상이 생겼을 때는 인체에서 쓴맛을 필요로 한다는 신호로 입이 몹시 쓰게 됩니다. 그럴 때는 쓴 커피나 차, 씀바귀 같은 것을 통해 쓴맛을 보충해 주어야 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土에 해당하는 비, 위장이나 비경, 위경이 지배하는 경락에 이상이 생겼을 때도 입에서 단내가 나서 단맛을 보충해 달라는 신호를 보냅니다. 그럴 때는 설탕이나 꿀같이 단맛을 보충해 주면 됩니다.
金에 해당하는 폐, 대장이나 폐경, 대장경이 지배하는 경락에 이상이 생겼을 때는 코끝이 얼얼할 정도로 입이 맵게 됩니다. 폐가 약하거나 손발톱이 이그러질 정도로 인체내의 금기가 손상되면 자연스럽게 매운 음식이 당깁니다. 그럴 때는 겨자나 고추, 매운 떡볶기 같이 매운 맛이 나는 식품을 먹어서 매운 맛을 보충해 주어야 인체내의 오미의 균형이 깨지지 않습니다.
水에 해당하는 신, 방광이나 신경, 방광경이 지배하는 경락에 이상이 생겼을 때도 입에서 짠맛이 감돕니다. 신, 방광이 약해지면 음식을 짜게 먹고 싶어집니다.
5. 오장육부
우리 인체내의 오장육부를 오행에 배속시켜 이해한 것은 인체가 우주자연에 상응하는 소우주라는 원리에 근거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선인들은 우주를 木火土金水의 다섯 기운이 주재하듯이 인체의 오장육부도 목화토금수 다섯 기운의 주재 하에 있다고 파악하여 다섯 기운의 조화가 이루어져야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오장은 간장 ?심장 ?비장 ?폐장 ?신장을 말하고, 육부는 담(쓸개), 소장, 위장, 대장, 방광에다 삼초 를 합한 것을 말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오장에 심포 를 합하여 육장 육부로 파악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심포와 삼초는 둘 다 해부학적인 기관은 아니지만 그 작용은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인체내의 기관을 장과 부로 나눈 것은, 장의 경우 내부가 충실하고, 부의 경우는 내부가 공허하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의미로 보면 장은 쉼 없이 일하는 기관이고 부는 내내 쉬고 있다고 일이 있을 때만 움직이는 기관입니다. 장은 음에 속하고, 부는 양에 속한다고 봅니다. 장과 부는 둘 다 "창고"라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오장육부를 오행에 배속시킬 때, 간과 담은 木, 심장과 소장은 火, 비장과 위장은 土, 폐와 대장은 金, 신장과 방광은 水로 봅니다. 심포와 삼초는 모두 火에 배속시키는데, 심소장의 火와 구분하여 심소장의 화는 군화(君火), 심포삼초의 火는 상화(相火)로 파악합니다.
오행에 배속되어 확실하게 움직이는 것이 군화이고, 삶, 즉 생명이 있기 때문에 비로소 드러나는 것이 상화 입니다. 생명이 없으면 상화도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화는 땅에서만, 생명을 가진 존재에게만 나타납니다.
나중에 다른 선생님의<천간지지>편에 들어가게 되면 다루시게 되겠지만 오행이 땅에서 구현될 때는 12지지로 나타나는데 십이지지에는 목화금수의 오행이 둘씩 배당되지만, 土 만큼은 넷이 배당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방위와 원리의 측면입니다.
땅에서 오행이 구현될 때 생명이 있는 존재에 대해 작용할 때는 오행이 십이지지의 형와 더불어 동시에 육기(六氣)로도 펼쳐지게 됩니다. 생명체는 방위와 원리라는 설계도대로만 살지 않고 "생명력"이라는 근원적인 힘에 의해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육기는 목토금수의 기운과 함께 두 종류의 火 기운을 합친 것입니다.
즉, 십이지지를 두고 설명을 할 때, 자연의 이치적 측면을 말할 때는 土가 하나 더 붙고, 생명의 발현이라는 측면에서 말할 때는 火가 더 붙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늘 쪽에서 작용하는 천간이 단순하고 명쾌한데 반해, 땅 쪽에서 작용하는 지지는 천간에 비해 훨씬 복잡하면서 이리저리 얽히고 설켜서 머리를 따끈따끈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연의 원리"라는 이치적인 측면의 작용도 받고, "생명력"이라는 근원적인 힘의 작용도 받기 때문에 더 복잡해 집니다.
물론 아직까지 명리학 등의 역학에서는 인간을 포함한 생명체에 대해서도 산천초목과 같은 무정물과 마찬가지로 자연의 원리를 지배적으로 받는 것으로 보기 때문에 육기를 적용하지 않고 있으며, 한의학 계열에서만 병의 치료를 목적으로 육기를 적용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육기는 생명현상, 즉 심리적이고 정서적인 면과 깊은 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6. 오관
우리 인체중에서 머리 부분은 몸통과 비교하여 양적인 부분에 속합니다. 체질을 구분할 때는 머리와 몸통의 크기를 비교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머리가 크면 양적이고, 몸통이 크면 음적으로 보게 됩니다. 오관이란 인체의 머리중에서 얼굴부분의 여러 기관을 말하는 것이고, 눈코입귀혀 등이 오관입니다. 사람의 몸밖에서 오장육부의 상태를 보여주는 기관이라는 의미에서 오관이라고 합니다.
오관을 오행에 배당할 때, 눈은 木, 혀는 火, 입은 土, 코는 金, 귀는 水에 할당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오관을 목화토금수에 배당하는 것은 목이 간담, 화가 심소장, 토가 비위장, 금이 폐대장, 수가 신방광과 연결이 되어 있어서, 눈이 간담의 지배를 받고, 혀가 심소장의 지배를 받고, 입이 비위장의 지배를 받고, 코가 폐대장의 지배를 받고, 귀가 신방광의 지배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얼굴자체의 육질은 심소장의 지배, 즉 火의 영향권 내에 있는 것으로 봅니다.
입은 인체내의 임맥과 독맥이 교차하는 지점으로 윗입술은 독맥인 양, 아랫입술은 임맥은 음으로 봅니다. 그래서 윗입술이 발달되어 있으면 양적인 기질을 보이고, 아랫입술이 발달해 있으면 음적인 기질을 보이게 된다고 합니다.
어떤 것을 음양으로 보는 경우와 오행으로 보는 경우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이 오관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관상을 볼 때는 오관에서 쑥 들어가 있는 눈과 입은 음으로, 툭 튀어나와 있는 코와 귀는 양으로 봅니다.
그것은 어떤 것을 기준으로 해서 보느냐 하는 시각의 차이일 뿐입니다. 존재하는 어떤 것도 이것은 양이고, 저것은 음이며, 이것은 목이고, 저것은 금이다 하고 정해진 것이 없습니다. 상황에 따라, 적용하려고 하는 용도에 따라 적절하게 응용하면 될 뿐이지, 오행에 배속된 물상을 도식적으로 암기해서 이용하려고 한다면 머릿속이 아주 복잡해질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7. 오체
신체의 각 부위를 오행과 연관지어 생각할 때, 근육은 木, 혈관은 火, 살은 土, 피부는 金, 뼈는 水에 해당합니다. 인체 내부의 신경조직도 근육의 일종으로 보아 木으로 보고, 모발과 손발톱 등도 피부의 각질이 변해서 된 것이기 때문에 金으로 봅니다.
그런 이유로 운동이나 일을 하면서 근육을 무리하게 쓰면 같은 木에 해당하는 간이 열을 받아 유해물질을 제대로 분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토하고 설사를 하게 된다고 하고, 그럴 때는 기미가 차고 신 것, 즉 꽈리같은 것을 먹으면 간의 열을 익혀주기 때문에 근육도 풀리게 되고 토하고 설사하는 증상도 없어지게 된다고 합니다.
같은 이유로 피가 탁해서 생기는 병은 火에 해당하는 심소장을 보해주고, 표피 안쪽의 육질에 생기는 병은 土에 해당하는 비위장을 보해주고, 표피, 즉 피부에 생기는 병은 金에 해당하는 폐대장을 보해주고, 뼈가 약해서 생기는 병은 水에 해당하는 신방광을 보해주면 치료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물론 이때는 기가 차가워서 생긴 병인지 뜨거워서 생긴 병인지를 판단하고, 허실을 판단하여 너무 허해서 생긴 병인지 너무 실해서 생긴 병인지를 판단한 후에, 그것의 치료에 적절한 기미의 약재를 선택해서 먹거나 침뜸으로 보사해 주어야 한다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8. 기후
음양에서 오행으로 분화된 후, 오행은 또다시 음양으로 분리되어, 양에 속하는 하늘쪽과 음에 속하는 땅쪽으로 나뉘는데, 양에 속하는 하늘쪽 오행은 풍열습조한의 기후현상으로 드러나고, 음에 속하는 땅쪽 오행은 지축 경사의 영향으로 표면적인 측면에서는 土가 하나더 붙게 되고, 생명현상의 측면에서는 火가 하나더 붙게 되어 궐음, 소음, 태음, 소양, 양명, 태양, 육기로 드러나게 된다고 위에서 잠깐 언급한 바 있습니다.
오행에 배당된 기후현상은 木은 바람(풍), 火는 뜨거움(열), 土는 습기(습), 金은 메마름(조), 水는 차가움(한) 등입니다.
木은 고정되어 있던 것이 비로소 움직이기 시작하는 형상이니 바람에 해당하고, 火는 움직이는 것이 한없이 위로 퍼져나가려고 하는 형상이니 뜨거운 열기에 해당하고, 土는 목화와 금수라는 양기운과 음기운을 조절하여 만물이 생존할 수 있게 해주는 터전이기 때문에 습기에 해당하고, 金은 퍼져나가는 열기를 끌어모아 한곳으로 집중시켜주는 역할을 하니 건조하여 메마른 형상으로 나타나고, 水는 메마르고 건조한 것이 극에 다달은 형상이니 차가운 기운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기후라고 하는 것은 하늘 위에만 있을 때는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하고, 땅에 이르러 만물을 덮을 때에만 비로소 의미를 갖게 됩니다. 이것은 양이 양대로, 음이 음대로만 존재해서는 운동의 변화가 드러나지 않는 이치와 똑같습니다. 천간의 기운은 반드시 지지로 내려와야만 그 작용이 드러나고, 천간의 기운이 땅으로 내려와 작용할 때는 만물이 형체를 이루게 하고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그 형체를 조금씩 바꿔나가는 데에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식물이 두껍고 얇은 껍질을 갖게 되는 것도 기후의 영향이며, 그 육질이 부드럽고 딱딱하게 되는 것도 기후의 영향이며, 동물이 털을 갖거나 피부가 두껍거나 얇게 되는 것도 기후의 영향이며, 계절에 따라 털갈이를 한다거나 동면을 하여 그 육체를 보존하게 되는 것도 기후의 영향입니다.
9. 오상
오상을 오행에 대입시켜 보면, 木은 인(仁), 火는 예(禮), 土는 신(信), 金은 의(義), 水는 지(智)에 해당합니다.
木은 딱딱하게 고정되어 있던 무언가가 비로소 부드럽게 풀어지는 상황을 나타내는 것이니 부드러움, 즉 인자한 마음을 표상하는 것으로 봅니다. 부드럽다는 것은 온화하다는 것이고, 온화하다는 것은 착하고 따뜻하며 남에게 베풀어주고 싶어하는 마음입니다. 자신이 알고있는 것을 제자들에게 모두 전해주고 싶어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스승이 木의 마음에 가깝습니다.
그렇게 보면 木에는 기존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을 존재하게 만드는 성질, 즉, 없었던 것을 새로 만들어내는 성분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것, 그것은 진취성이나 도전정신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木의 기운이 왕한 사람은 새로운 일을 기획하거나 설계하는 방면으로 직업을 삼으면 뛰어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火는 목에서 풀어져서 부드럽게 된 기운이 점차 흩어지기 시작하는 상황을 나타낸 것입니다. 작은 것에서 큰 것으로, 좁은 곳에서 넓은 곳으로 분출해나가고 확산되어 나가는 상황이 火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火의 마음은 늘 밝고 즐거우며 예술적이고 정열적입니다. 화려하고 크고 웅장한 것이 火의 속성인데, 화의 기질이 강조되면 강조될수록 자연스럽게 딱딱한 예절이나 의식, 절차 등이 강조됩니다. 크고 웅장하며 화려한 상태를 지키기 위해서도 그렇고, 火의 기질이 제어되지 못하면 방만하고 난잡하게 흐르게 될 것이 틀림없기 때문에 그것을 막기 위해서도 그렇습니다,
그렇게 보면 火에는 통통 튀는 신세대의 분위기와 장엄하게 제례의식을 주관하는 제사장의 이미지가 겹쳐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서로 상이해 보이는 기질처럼 보이지만 잘 관찰하면 공통점이 있다는 걸 발견할 수 있는데, 그것은 "쇼맨쉽"입니다. 통통 튀는 신세대와 엄숙한 제사장의 이미지를 단순하게 적용시키면 탈렌트와 운동선수의 이미지로 표현할 수 있는데, 이 두 직업의 공통점은 자기자신보다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측면이 강하다는 것입니다.
土는 양쪽에 음기운과 양기운을 두고 균형을 맞춰나가는 불편부당한 중정지기이기 때문에 그 성정이 한쪽으로 치우치면 안됩니다. 그러한 土의 성정은 믿음(信), 신뢰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木火가 土를 믿지 못하고, 金水가 土를 믿지 못한다면 土의 작용력이 木火나 金水에 드러날 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土는 늘 믿음직스럽고 정확해야 합니다. 얼렁뚱땅, 대충대충이라는 말이 土에는 용납이 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土에는 매우 현실적인 기질, 정확한 계산능력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고지식하다 싶을 정도로 성격이 외골수이기 쉽기 때문에 답답하고 미련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土의 토대가 되는 믿음(信)이라는 것은 바로 그러한 성정으로부터 생겨납니다. 그래서 토의 기운을 고(固)라고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木火에서 흩어져 있던 기운을 土가 응집시킬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주고 나면 비로소 金의 기운이 작용하게 됩니다. 金이란 흩어진 채 왕성하게 운동하던 기운들을 모으고 끌어들여서 응축시키는 성질이기 때문에 그 긴장감이 대단할 수 밖에 없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제각기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군중집회, 저마다 흥분할 대로 흥분한 사람들이 악쓰고 떠들고 싸움질해대는 난장판에서 그 소란스러운 상황을 정숙한 분위기로 바꾸려고 하는 힘이 金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金에는 카리스마가 있어야 합니다. 과감한 일벌백계의 의지로, 자신이 가장 아끼는 사람의 목을 벨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金의 카리스마가 생겨납니다. 金이 가지는 카리스마의 원동력이 바로 의리입니다. 의리라고 하는 것은 일정한 틀과 규칙을 말하는 것이고, 金은 정해진 틀과 규칙에서 벗어나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정해진 규칙을 지키도록 하기 위해 자신이 먼저 솔선수범하고 모범을 보이는 것이 金이고, 그것이 바로 金의 의리입니다. 어떠한 조직이든 조직의 관리자에게는 金의 기운이 필요할 것이라는 걸 알 수 있을 것입니다.
水라는 것은 양기가 극소하게 응축되어 있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겨울에 꽁꽁 얼어있는 물밑에 고여있는 물을 떠올리면 될 것입니다. 운동량은 적고 숨어있으며 멈춰있습니다. 춥고 어두운 상황을 참고 견디면서 얼음이 풀려 호호탕탕 흐르게 될 날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 바로 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水는 인내심이 강하고, 머리가 좋고, 충돌이나 대립을 싫어합니다. 철저하게 자신을 방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水는 운동성이 미약하기 때문에 단 한가지의 방어수단으로 끊임없이 머리를 굴리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水는 지혜롭다고 합니다.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고 많은 비밀을 감추고 있기 때문에 水의 지혜는 때로 신비로워 보이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水의 지혜는 한쪽으로 치우쳐 있는 경향이 강하고 변화에 둔감하기 때문에 자칫 편협하게 드러날 수도 있습니다.
10. 감정
인간의 감정을 오행에 배당시켜 보면, 木은 분노, 火는 기쁨, 土는 사려, 金은 슬픔, 水는 두려움에 해당합니다.
때문에 인체에서 木에 해당하는 간담이 지나치게 발달한 사람은 화를 잘내고, 火에 해당하는 심소장이 지나치게 발달한 사람은 사소한 일에도 잘웃고, 土에 해당하는 비위장이 지나치게 발달한 사람은 작은 일에도 고민을 많이 하게 되고, 금에 해당하는 폐대장이 지나치게 발달한 사람은 늘 슬퍼보이고 우울해 보이며, 수에 해당하는 신방광이 지나치게 발달한 사람은 작은 변화에도 두려움을 느끼게 됩니다. 특정한 장부가 지나치게 발달해 있다는 것은 곧 해당 장부가 병들어 있다는 것과 같은 의미입니다.
똑같은 논리로 화를 잘내는 사람은 목에 해당하는 간담이 상하게 되고, 심하게 기뻐하는 사람은 화에 해당하는 심소장이 상하게 되고, 생각이 많고 고민이 많은 사람은 토에 해당하는 비위장이 상하게 되고, 슬픔이 지나친 사람은 금에 해당하는 폐대장이 상하게 되고, 심하게 공포를 느끼는 사람은 수에 해당하는 신방광이 상하게 됩니다.
11. 천간
천간은 오행이 양적으로 작용한 후에 다시 음양으로 분화된 것입니다.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甲乙丙丁戊己庚辛壬癸) 십간을 천간이라고 합니다. 천도(天道)는 이치적인 측면이기 때문에 목화토금수 기운이 음양으로 둘씩, 정확하게 열가지의 기운으로 분화되어 있습니다. 보다 자세한 검토는 천간지지편 에 가면 다른 선생님께서 다루실 것이니 이 강의에서는 천간의 오행 배속에 대해서만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갑을은 木에 해당합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측면에서 갑목은 양, 을목은 음에 해당하고, 안으로 작용하는 측면에서 갑목은 음, 을목은 양에 해당합니다. 좀 헷갈리죠? 하지만 음양의 조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그렇게 작용하게 되는 법입니다. 명리학을 포함해서 역학을 공부할 때는 겉으로 드러나는 측면을 위주로 생각하시면 되고, 한의학등 인체병리를 공부할 때는 안으로 작용하는 측면을 위주로 해서 생각하시면 됩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측면은 형상으로, 안으로 작용하는 측면은 기질로 파악합니다. 다음에 이어지는 내용도 마찬가지입니다.
표면적으로 관찰할 때 갑목은 양적이기 때문에 종적으로 나타나며, 물상으로 보면 키가 큰 나무에 해당합니다. 이면적으로 볼 때 음적이라는 것은 음기의 지배를 강하게 받기 때문에 껍질이 두껍게 나타납니다. 이와 반대로 을목은 표면적으로 관찰할 때 음적이기 때문에 횡적으로 나타나며, 물상으로 보면 풀과 같은 일년생 초목에 해당합니다. 이면적으로 보면 양적이기 때문에 양기의 지배를 강하게 받아 껍질이 얇고 부드럽습니다.
병정은 火에 해당합니다. 표면적으로 병화는 양, 정화는 음에 해당하고, 이면적으로 병화는 음, 정화는 양에 해당합니다.
병화도 표면적으로는 양화이기 때문에 열기가 강한 불, 활활 타오르는 불, 그 기세가 크고 규모가 화려한 불로써, 물상으로 보면 태양과 같은 것에 해당합니다. 이면적으로 볼 때는 음화이기 때문에 그 안쪽은 뜨겁지 않습니다. 마치 태풍이 몰아칠 때 태풍은 주변의 모든 것을 쓸어버릴 정도로 막강한 힘을 보이지만, 정작 그 한가운데는 태풍의 눈이라고 해서 지극히 고요한 것과 같습니다. 정화는 이와 반대로 표면적으로는 음화이기 때문에 물상으로 보면 촛불과 같은 것에 해당하여 열기도 적고 그렇게 밝지도 않지만, 이면적으로는 양화이기 때문에 생명력이 강하고 꺼질듯 꺼질듯 하면서도 오래 갑니다.
무기는 土에 해당합니다. 표면적으로 무토는 양, 기토는 음에 해당하고, 이면적으로 무토는 음, 기토는 양에 해당합니다.
무토는 표면적으로 양토이기 때문에 물상으로 보면 메마른 땅, 즉 산이나 고원, 밭같은 것에 해당합니다. 무토가 이면적으로 음적이라는 것은 메마른 땅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습기이기 때문입니다. 산에 나무가 없으면 황량하기 이를데 없을 것이고, 그 산은 그대로 쓸모없이 버려질 것입니다. 밭에서 자라는 식물들이 자체적으로 습기를 다량으로 함유하고 있는 이유도, 양토인 무토는 생존을 위해서 내면적으로 음을 지향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기토는 표면적으로 음토이기 때문에 물상으로 보면 논이나 습지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기토는 이면적으로는 양으로 작용하게 되는데, 그것은 논이나 습지에서 자라는 식물들이 자체적으로 습기의 함유량이 줄여 건조하게 만듦으로써 음양의 조화를 이루려고 하게 됩니다.
경신은 金에 해당합니다. 표면적으로 경금은 양, 신금은 음에 해당하고, 이면적으로 경금은 음, 신금은 양에 해당합니다.
경금은 표면적으로 양금이기 때문에 물상으로 보면 강건해 보이는 바위, 제련되지 않은 쇳덩이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이면적으로는 음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결국 다른 형태로 모양을 바꿔야만 쓸모를 갖게 됩니다. 바위 그자체, 쇳덩이 그 자체만으로는 의미가 없습니다. 바위라면 깎여서 석상이 되거나 모래나 흙이 되든가, 쇳덩이라면 다듬어져서 연장이 되든가 무기가 되든가 해야 비로소 의미있는 존재가 됩니다. 그것이 바로 경금의 이면적인 측면입니다. 이와 반대로 신금은 음금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완성되어 있습니다. 물상으로 보면 다이아몬드같은 보석이 신금에 해당하는데, 신금은 양으로 작용해야 비로소 의미를 갖습니다. 화려하게 드러나 보이는 것, 감춰져 있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 그것이 바로 음금인 신금이 양으로 작용하는 측면입니다.
임계는 水에 해당합니다. 표면적으로 임수는 양, 계수는 음에 해당하고, 이면적으로 임수는 음, 계수는 양에 해당합니다.
임수는 드러나 보이는 측면에서는 양수로서 물상으로 보면 크고 넓은 바다나 강에 해당합니다. 반대로 계수는 음수로서 도랑물이나 샘물 등 주로 먹는 용도의 물에 해당합니다. 임수는 탁하고 계수는 맑습니다. 임수는 크고 넓은 물이지만 내면적으로는 음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생명의 씨앗으로서의 역할이 약합니다. 계수는 표면적으로 음수지만 내면적으로는 양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생명의 씨앗인 양기를 보존하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12. 지지
지지는 오행이 음적으로 작용한 후에 다시 음양으로 분화된 것으로써,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 십이지지를 지지라고 합니다. 지도(地道)는 천도의 이치적인 측면의 영향과 더불어 땅 자체의 독특한 특성의 영향도 같이 받게 됩니다. 이 때문에 오행적으로는 土의 기운이 하나더 붙게 되고, 육기적으로는 火의 기운이 하나더 붙어서 작용합니다.
지지에 배당된 오행의 작용도 천간에서 언급한 내용과 유사하기 때문에 천간의 내용을 참고해서 살펴보시고, 천간지지에 들어가면 다른 선생님께서 더 자세히 설명 하 실 터이니 간단한 배속표와 함께 土의 작용만 언급하기로 하겠습니다.
인묘진은 木에 해당합니다. 표면적으로 인목은 양, 묘목은 음에 해당하고, 이면적으로 인목은 음, 묘목은 양에 해당하며, 진토는 양토에 해당합니다.
사오미는 火에 해당합니다. 표면적으로 사화는 양, 오화는 음에 해당하고, 이면적으로 사화는 음, 오화는 양에 해당하며, 미토는 음토에 해당합니다.
신유술은 金에 해당합니다. 표면적으로 신금은 양, 유금은 음에 해당하고, 이면적으로 신금은 음, 유금은 양에 해당하며, 술토는 양토에 해당합니다.
해자축은 水에 해당합니다. 표면적으로 해수는 양, 자수는 음에 해당하고, 이면적으로 해수는 음, 자수는 양에 해당하며, 축토는 음토에 해당합니다.
土의 기운인 진술축미는 목화금수의 끝부분에 배당되어 다음 행(行)으로 이어지는 마디를 만들어 줍니다.
기본적으로 진술토는 양토이고, 축미토는 음토입니다. 표면적으로 보았을 때 그렇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면적으로 보았을 때, 진토와 축토는 각기 양토와 음토이지만 습기를 머금고 있는 토이고, 술토와 미토도 각기 양토와 음토이지만 습기가 거의 없는 건조한 토입니다. 조금 헷갈리실 겁니다. 다른 오행은 두가지만 비교하면 되었기 때문에 비교적 이해하기 쉽지만, 토의 경우에는 네가지를 비교해야 하니 이리저리 얽히고 설킨 것처럼 보이게 됩니다. 하지만 머리속으로 잘 생각해 보면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이어지는 강의에서도 이런 내용들이 계속 반복되니 충분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하더라고 크게 걱정하실 건 없을 것입니다. 반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해가 될 것이고, 종국에는 명리학 등을 배우시고 응용해 나가는 과정에서도 무수히 언급될 터이니 차근차근 과정을 밟아나가시기만 하면 됩니다.
지금까지 다뤘던 내용을 표로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다시한번 보시면서 왜 그렇게 배속시키게 되었는가를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번 강의에서는 대략적으로 여러 가지 물상이나 기질, 성정 등을 오행에 배속시켜서 상호간의 연관성을 살펴보았습니다. 음양오행의 학문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만물을 음양과 오행으로 확대부연해서 그 연관성을 따져보는 학문입니다. 하지만 확대부연한다고 해서 억지로 끼워맞추는 식이어서는 곤란합니다. 음양오행에 대해 정확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고, 그 표면과 이면을 확실하게 구분해서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얽힌 실타래처럼 엉망이 되어 버릴 것입니다.
구 분 |
木 |
火 |
土 |
金 |
水 |
방위 |
동(東) |
남(南) |
중앙(中央) |
서(西) |
북(北) |
숫자 |
3,8 |
2,7 |
5,10 |
4,9 |
1,6 |
색깔 |
청색 |
적색 |
황색 |
백색 |
흑색 |
맛 |
신맛 |
쓴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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