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공부/옛글 모음

[스크랩] [유도] 이율곡의 `격몽요결`

남촌선생 - 힐링캠프 2013. 11. 19. 17:26

 

아래의 글은 아홉 번의 과거시험 모두 장원급제했다는, 일명 구도장원공(九度壯元公)으로 불리는 조선시대 최고의 천재이자 이황과 쌍벽을 이루며, 5천 원 권 지폐에 나오는 대유학자인 이율곡 선생이 쓴 [격몽요결]입니다.

 

좋은 내용이 많아서 올립니다. 옛날에는 [격몽요결]이 학문을 처음 배우는 초입자들에게는 필수 과목이었습니다.

 

유교가 전하는 가르침이 비록 현시대에는 걸맞지 않는 부분이 많더라도 그들이 전한 범절은 일상에 지켜져야할 기준을 어느 정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우리 증산도 道生들도 한번은 읽어봐야 하는 내용입니다. 

 

태모 고수부님의 수석성도인 고민환의 전생이 이율곡이었다는데 무슨 까닭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유도(儒道)의 구습을 없애고 새 세상을 열어야 할진대 유도에서는 범절(凡節)밖에 취할 것이 없도다.” 하시니라. (증산도 道典 2:13)

 


 

 

 

1. 입지장(立志章)

 

初學 先須立志 必以聖人自期 不可有一毫自小退託之念,蓋衆人與聖人 其本性則一也,雖氣質 不能無淸濁粹駁之異 而苟能眞知實踐 去其舊染而復其性初 則不增毫末而萬善具足矣 衆人豈可不以聖人自期乎,故 孟子道性善 而必稱堯舜以實之曰 人皆可以爲堯舜 豈欺我哉. 當常自奮發曰 人性本善 無古今智愚之殊 聖人 何故獨爲聖人 我則何故獨爲衆人耶 良由志不立 知不明 行不篤耳,志之立 知之明 行之篤 皆在我耳 豈可他求哉,顔淵曰 舜何人也 予何人也 有爲者 亦若是 我亦當以顔之希舜爲法. 人之容貌 不可變醜爲姸 려力不可變弱爲强 身體 不可變短爲長 此則已定之分 不可改也 惟有心志 則可以變愚爲智 變不肖爲賢 此則心之虛靈 不拘於稟受故也,莫美於智 莫貴於賢 何苦而不爲賢智 以虧損天所賦之本性乎,人存此志 堅固不退 則庶幾乎道矣. 凡人 自謂立志 而不卽用功 遲回等待者 名爲立志 而實無向學之誠故也,苟使吾志 誠在於學 則爲仁由己,欲之則至 何求於人 何待於後哉,所貴乎立志者 卽下工夫 猶恐不及 念念不退故也,如或志不誠篤 因循度日 則窮年沒世 豈有所成就哉.

 

처음 배우는 이는 먼저 모름지기 뜻을 세우고, 반드시 성인으로써 스스로 기약하여, 한 털끝만치라도 자신을 작게 여기고 핑계 대려는 생각을 두지 말아야 한다. 일반사람과 성인의 그 본성은 똑같다. 비록 기질은 맑고 흐림과 순수하고 잡됨의 차이가 없지 못하나, 만일 진실로 알고 실천하여 옛날에 물든 나쁜 습관을 버리고 그 본성의 처음을 회복한다면 털끝만큼을 보태지 않더라도 온갖 善이 갖추어져 넉넉할 것이니. 일반사람들이 어찌 성인으로써 스스로 기약하지 않겠는가.

 

그러므로 孟子께서는 人性의 善함을 말씀하시되 반드시 堯임금과 舜임금을 일컬어 실증하시며 말씀하시기를 "사람은 다 요임금과 순임금 처럼 될 수 있다." 고 하셨으니, 어찌 우리를 속이셨겠는가?

우리는 항상 마음을 단단히 먹고 기운을 내어 일어나서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

 

"사람의 성품이란 본래 착해서 옛날과 이제의 차이나, 지혜있고 어리석은 차이가 없게 마련이다. 그런데 어찌 성인만이 혼자서 성인이 되고 나는 혼자서 성인이 되지 못하겠는가? 그것은 다름이 아니다. 곧 뜻이 제대로 서지 못하고, 아는 것이 분명치 못하고, 또 행실이 착실하지 못한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 뜻을 세우고 아는 것을 분명하게 하고 행실을 착실하게 하는 일들은 모두 나 자신에 있는 것이니 어찌 이것을 다른 사람에게서 구하겠는가? 안연은 '순(舜)은 누구이고 나는 누구란 말이냐? 모든 일을 애써 행하면 누구든지 그렇게 될 수가 있을 것이다'하고 말했다. 그러니 나도 역시 이렇게 안연이 순을 바라던 일을 본받아서 행하이라."

 

사람은 타고난 용모를 바꾸어 추한 것을 곱게 바꿀 수도 없고 또 타고난 힘이 약한 것을 변해서 강하게도 할 수 없으며, 키가 작은 것을 변해서 크게 할 수도 없다. 이것은 왜 그런 것일까? 그것은 사람은 저마다 모두 이미 정해진 분수가 있어서 그것을 고치지 못하기 때문인 것이다.

 

그러나 오직 한 가지 변할 수 있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마음과 뜻이다. 이 마음과 뜻은 어리석은 것을 변해서 지혜스럽게도 할 수가 있고, 못생긴 것을 변해서 어진 사람으로 만들수도 있다.

 

그것은 무슨 까닭일까? 그것은 사람의 마음이란 그 비어 있고 차 있고 한 것이 본래 타고난 것에 구애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 사람이란 지혜스러운 것보다 더 아름다운 것이 없다. 어진 것보다 더 귀한 것은 없다. 그런데 어째서 나 혼자 괴롭게 저 어질고 지혜있는 삶이 되지 못하고 하늘에서 타고난 본성을 깍아낸다 말인가?

 

사람마다 이런 뜻을 마음속에 두고 이것을 견고하게 가져서 조금도 물러서지 않는다면 누구나 거의 올바른 사람의 지경에 들어갈 수가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자기 혼자서는 자칭 내가 뜻을 세웠노라 하면서도, 이것을 가지고 애써 앞으로 나가려 하지 않고, 그대로 우두커니 서서 무슨 효력이 나타나기를 그대로 기다리고만 있다. 이것은 명목만은 뜻을 세웠노라 하지만, 그 실상은 공부을 하려는 정성이 없는 때문이다. 그렇지 않고 만일 내 뜻의 정성이 정말로 학문에 있다고 하면 어진 사람이 될 것은 정한 이치이고, 또 내가 하고자 하는 올바른 일을 행하고 보면 그 효력이 나타날 것인데 왜 이것을 남에게서 구하고 뒤에 하자고 기다린단 말인가?

 

그렇기 때문에 뜻을 세우는 것이 가장 귀하다고 말하는 것은, 즉 이 뜻을 가지고 부지런히 공부하면서도 오히려 내가 따라가지 못할까 두려워하여 조금도 뒤로 물러서지 말라는 것이다. 만일 그렇지 않고 혹시라도 뜻이 정성스럽고 착실하지 못 한 채 그대로 우물쭈물 세월만 보내고 있으면 자기 몸이 죽을 때까지, 또는 이 세상이 다할 때까지 무슨 성취하는 일이 있을까 보냐?

 

2. 혁구습장(革舊習章)

 

人雖有志於學 而不能勇往直前 以有所成就者 舊習 有以沮敗之也,舊習之目 條列如左 若非勵志通絶 則終無爲學之地矣

其一 惰其心志 放其儀形 只思暇逸 深厭拘束 其二 常思動作 不能守靜 紛운出入 打話度日 其三 喜同惡(오)異 汨於流俗 稍欲修飭 恐乖於衆 其四 好以文辭 取譽於時 剽竊經傳 以飾浮藻 其五 工於筆札 業於琴酒 優游卒歲 自謂淸致 其六 好聚閒人 圍棋局戱 飽食終日 只資爭競 其七 歆羨富貴 厭薄貧賤 惡衣惡食 深以爲恥 其八 嗜慾無節 不能斷制 貨利聲色 其味如蔗,習之害心者 大槪如斯 其餘 難以悉擧,此習 使人志不堅固 行不篤實 今日所爲 明日難改 朝悔其行 暮已復然 必須大奮勇猛之志 如將一刀 決斷根株 淨洗心地 無毫髮餘脈 而時時每加猛省之功 使此心無一點舊染之汚然後 可以論進學之工夫矣

 

사람이 비록 학문에 뜻을 두었다고 해도 용맹스럽게 앞으로 나가고 전진해서 무슨일을 이루지 못하면 옛날의 습관이 그 뜻을 막아 흐려버리고 만다. 옛날의 묵은 습관이란 대체 무엇무엇인가를 여기에 따로따로 추려서 쓰는 것이니 만일 뜻을 채찍질해서 이것을 깨끗이 없애버리지 않고 보면 종시 아무것도 배우지 않은 사람이 되고 말 것이다.

 

첫째, 그 마음과 뜻을 게을리하고 자기 행동과 모양을 아무렇게나 버려두며 다만 일신이 편안하게 지낼것만 생각하고 예절이나 올바른 일에 구속되는 것을 싫어하는 것.

 

둘째, 항상 움직일 것만 생각하고 조용히 자기 마음을 지키려고 애쓰지 않으며 어지럽게 드나들면서 쓸데없는 말만 하고 세월을 보내는 것.

 

셋째, 악하고 이상한 짓을 좋아하고 보통 풍속에 골몰하며 조금 자기 행동을 조심하려고 해도 남들이 자기를 괴상히 여길까 두려워하는 것.

 

넷째, 공연히 문장을 잘하는 것을 가지고 시속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으려하며 경전에 있는 글을 따다가 제 글인 체하고 헛된 문장을 꾸며 만드는 것.

 

다섯째, 쓸데없는 편지 쓰기를 일삼고 거문고듣기, 술마시기를 일삼으며 공연히 놀고 세월을 보내면서 가장 자기만이 맑은 운치를 가지고 사는 체하는 것.

 

여섯째, 한가롭게 아무 일도 없는 사람들을 모아 놓고 바둑두고 장기 두는 것을 일삼으며 배불리 먹고 마시면서 날을 보내고 남과 다투기를 꾀하는 것.

 

일곱째, 부자로 살거나 귀하게 지내는 사람을 부러워하고 가난하고 천하게 지내는 것을 싫어하며 좋지 못한 의복과 좋지 못한 음식을 몹시 부끄러워하는 것.

 

여덟째, 매사에 욕심만 부리고 아무런 절조가 없으며, 잘잘못을 판단해서 억제할 줄을 모르며 자기에게 재물이 돌아오는 것과 좋은 소리 좋은 빛을 지나치게 탐하는 것.

 

이상은 모두 자기 마음을 해롭게 하는 습관들이다. 이 밖에도 좋지 못한 습관이 물론 많지만 이것을 낱낱이 들어 기록할 수는 없다. 이 습관들은 모두 사람으로 하여금 뜻을 견고하게 하지 못하고, 행실을 착실하게 하지 못하게 하는 요소들이다.

 

그러므로 오늘 행한 것을 내일에 가서도 고칠 줄모르고, 아침에 일어나서는 후회하면서도 저녁에는 또다시 되풀이하게 마련이다. 그런즉 이것을 반드시 크게 용맹스러운 뜻을 가지고 마치 칼날로 쳐서 물건을 끊듯이 하여 그 뿌리를 잘라 없애서 마음속에 터럭만큼도 그 남은 줄거리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자주자주 언제나 구습을 맹렬히 반성하는 것을 힘써서 마음에 한 점이라도 구습에 더럽혀짐이 없게 한 뒤라야만 비로소 학문에 나아가 공부를 할 수 있을 것이다.

 

3. 지신장(持身章)

 

學者必誠心向道 不以世俗雜事 亂其志然後 爲學有基址,故 夫子曰 主忠信 朱子釋之曰 人不忠信 事皆無實 爲惡則易 爲善則難,故 必以是爲主焉 必以忠信爲主而勇下工夫然後 能有所成就 黃勉齋所謂眞實心地 刻苦工夫兩言 盡之矣

常須夙興夜寐 衣冠必正 容色必肅 拱手危坐 行步安詳 言語愼重 一動一靜 不可輕忽苟且放過

收斂身心 莫切於九容 進學益智 莫切於九思 所謂九容者 足容重(不輕擧也 若趨于尊長之前則不可拘此) 手容恭(手無慢弛 無事則當端拱 不妄動) 目容端(定其眼睫 視瞻當正 不可流眄邪제) 口容止(非言語飮食之時則口常不動) 聲容靜(當整攝形氣不可出얼咳等雜聲) 頭容直(當正頭直身 不可傾回偏倚) 氣容肅(當調和鼻息 不可使有聲氣) 立容德(中立不倚儼然有德之氣像) 色容莊(顔色整齊 無怠慢之氣), 所謂九思者 視思明(視無所蔽則明無不見) 聽思聰(聽無所壅則聰無不聞) 色思溫(容色和舒 無忿려之氣) 貌思恭(一身儀形 無不端莊) 言思忠(一言之發 無不忠信) 事思敬(一事之作 無不敬愼) 疑思問(有疑于心 必就先覺審問 不知不措) 忿思難 (有忿必懲 以理自勝) 見得思義(臨財必明義利之辨 合義然後取之),常以九容九思 存於心而檢其身 不可頃刻放捨 且書諸座隅 時時寓目,

非禮勿視 非禮勿聽 非禮勿言 非禮勿動 四者 修身之要也,禮與非禮 初學 難辨 必須窮理而明之 但於已知處 力行之 則思過半矣

爲學 在於日用行事之間 若於平居 居處恭 執事敬 與人忠 則是名爲學 讀書者 欲明此理而已

衣服 不可華侈 禦寒而已 飮食 不可甘美 救飢而已 居處 不可安泰 不病而已 惟是學問之功 心術之正 威儀之則 則日勉勉而不可自足也

克己工夫 最切於日用 所謂己者 吾心所好 不合天理之謂也,必須檢察吾心 好色乎 好利乎 好名譽乎 好仕宦乎 好安逸乎 好安樂乎 好珍玩乎 凡百所好 若不合理 則一切痛斷 不留苗脈然後 吾心所好始在於義理 而無己可克矣

多言多慮 最害心術 無事則當靜坐存心 接人則當澤言簡重 時然後言 則言不得不簡 言簡者近道

非先王之法服 不敢服 非先王之法言 不敢道 非先王之德行 不敢行 此當終身服膺者也

爲學者一味向道 不可爲外物所勝 外物之不正者 當一切不留於心 鄕人會處 若設博奕樗蒲等戱 則當不寓目 逡巡引退 若遇倡妓作歌舞 則必須避去 如値鄕中大會 或尊長强留 不能避退 則雖在座 而整容淸心 不可使奸聲亂色 有干於我 當宴飮酒 不可沈醉 浹洽而止可也,凡飮食 當適中 不可快意有傷乎氣 言笑 當簡重 不可喧譁以過其節 動止 當安詳 不可粗率以失其儀

有事則以理應事 讀書則以誠窮理 除二者外 靜坐收斂此心 使寂寂無紛起之念 惺惺無昏昧之失 可也 所謂敬以直內者 如此

當正身心 表裏如一 處幽如顯 處獨如衆 使此心如靑天白日 人得而見之

常以行一不義 殺一不辜而得天下 不爲底意思 存諸胸中

居敬以立其本 窮理以明乎善 力行以踐其實 三者 終身事業也

思無邪 母不敬只此二句 一生受用 不盡 當揭諸壁上 須臾不可忘也

每日 頻自點檢 心不存乎 學不進乎 行不力乎 有則改之 無則加勉 孜孜母怠 斃而後已

 

배우는 자는 반드시 자기 마음을 정성껏 가지고 올바른 도를 행해서 나가야 한다.

그리고 세속의 자질구레한 잡된 일을 가지고 자기의 뜻을 어지럽혀서는 안된다. 그런 뒤에라야 그 학문이 비로소 튼튼한 기초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런 때문에 공자는 "충성된 마음과 신용을 주장으로 하라"고 말했다. 이것을 주자는 해석하기를 "사람이 충성과 신용이 없으면 무슨 일이나 다 실상이 없고 거짓뿐이다. 사람이란 악한 일을 하기는 쉽고 착한 일을 하기는 어렵다. 그런 때문에 반드시 충성된 마음과 신용으로 주장을 삼아야 한다. 이렇게 반드시 충성과 신용을 주장으로 해서 용맹스럽게 공부를 해나간 뒤에라야 능히 성취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했다. 또 황면재는 이르기를 "그 심지(心地)를 진실하게 가진 뒤에 애써 공부를 하라" 했으니 이 두 가지 말은 모두 곡진한 의미라 하겠다.

 

언제나 아침 일찍 일어나고 밤에는 일찍 자야 한다. 옷과 갓은 반드시 단정하게 하고 얼굴빛은 반드시 엄숙하게 가져야한다. 손을 마주 잡고 반듯이 앉아 있을 것이며, 걸음걸이는 꼿꼿이 해야 한다. 말하는 것은 언제나 신중히 하고 한 번 움직이고 한 번 쉬는 것이라도 언제나 경솔하게 해서는 안 되며 구차하게 아무렇게나 지나쳐 버려서는 안된다.

 

자기 몸과 마음을 가다듬고 수습하는 데 있어서는 구용(九容)보다 더 중요한 것이 없다. 또 학문을 진보시키고 지혜를 더하게 하는 데 있어서는 구사(九思)보다 더 소중한 것이 없다.

 

여기에서 말하는 구용(九容)이란 무엇인가?

 

발은 무겁게 놀려야 한다.

이것은 경솔하게 움직이지 말라는 것이다. 그러나 만일 어른 앞에 불려나갈 때에는 여기에 구애하지 말아야 한다.

 

손은 공손히 놀려야 한다.

손을 아무렇게나 내버려 두지 말라는 말이다. 만일 아무 할 일이 없을 때는 마땅히 두 손을 한데 모으고 있을 것이며, 쓸데없이 움직이지 말아야 한다.

 

눈은 단정하게 떠야 한다.

눈을 정당하게 가지라는 말이다. 무엇을 쳐다볼 때에는 동자를 바르게 뜨고 옆으로 흘겨보거나 곁눈질하지 말라는 말이다.

 

입은 다물고 있어야 한다.

말을 할 때나 음식을 먹을 때 이외에는 입을 항상 오므리고 있으라는 말이다.

 

목소리는 조용하게 내야 한다.

언제나 목소리를 가다듬어 말하고 기침이나 하품 같은 잡된 소리는 내지 말라는 말이다.

 

머리는 곧게 가져야 한다.

머리는 바르게 갖고 몸은 꼿꼿하게 가져서, 한쪽으로 기울어지거나 돌리고 있지 말아야 한다.

 

기운은 엄숙하게 가져야 한다.

숨 쉬는 것을 조화해서 부드럽게 하고 호흡하는 소리를 밖에 내서는 안 된다.

 

서 있는 것은 덕(德)이 있어 보이도록 반듯하게 해야 한다.

가운데 서 있고 어디에 의지하지 않아 엄연히 덕이 있는 기상을 나타내라는 말이다.

 

얼굴빛은 씩씩하게 가져야 한다.

얼굴빛은 항상 정제하고 게으르거나 거만한 기색을 나타내지 말라는 말이다.

 

다음으로 구사(九思)란 무엇인가?

 

물건을 볼 때는 밝은 것을 생각하라

보는 데 있어 아무것도 가리는 것이 없으며 보지 못하는 것이 없게 된다.

 

소리를 들을 때는 귀밝은 것을 생각하라.

소리를 듣는 데 있어 아무것도 막히는 것이 없고 보면 들리지 않는 소리가없게 된다.

 

얼굴빛은 온화할 것을 생각하라.

얼굴빛을 화평하게 갖고 조금도 화를 내거나 사나운 기색을 갖지 말라는 말이다.

 

몸 모양은 공손할 것을 생각하라.

한 몸뚱이의 모습을 언제나 단정하고 씩씩하게 갖도록 하라는 말이다.

 

말할 때에는 충성된 것을 생각하라.

한 마디 말도 충성되지 못하고 신용없는 것이 없도록 하라는 말이다.

 

일할 때는 공경함을 생각하라.

한 가지 일을 할 때에도 무엇에나 공경하고 삼가지 않는 것이 없도록 하라는 말이다.

 

의심나는 일이 있으면 남에게 물을 것을 생각하라.

자기 마음에 의심이 나면 반드시 선각자(先覺者)를 찾아서 자기가 알지 못하는 것을 물어보고 아무런 부끄러움도 갖지 말라는 말이다.

 

분이 날 때는 어지어울 것을 생각하라.

마음을 자기 스스로 경계해서 이치로 타일러 이겨 참도록 하라는 말이다.

 

얻는 물건이 있거든 의리를 생각하라.

재물 앞에서는 반드시 의리를 따져서 분명히 하고, 이 의리에 맞은 연후에야 비로소 그 재물을 갖는다.

 

위에서 말한 구용(九容)과 구사(九思)를 항상 마음속에 두고서 자기 몸을 살피고 한시라도 그대로 내버려두지 말아야 한다. 자기가 거처하는 자리 옆에 이것을 써 붙여 놓고 때때로 이것을 눈여겨 보도록 하라.

 

예(禮)가 아니면 눈으로 보지를 말라. 예가 아니면 귀로 듣지도 말라. 예가아니면 입으로 말하지도 말라. 예가 아니면 움직이지도 말라. 이 네가지는 곧 자기 몸을 닦아 나가는 요점이다. 이 예와 예가 아닌 것에 대해서 처음 배우는 자는 분별하기 어려운 바가 있을 것이다.

 

그러니 이것은 반드시 이치를 궁리해서 분명하게 알아야 한다. 그렇게 해서 자기가 아는 바를 힘써향해 나아가고 보면 그 생각하는 것이 전체 예의에 반은 지나설 것이다.

 

학문을 한다는 것은 사람이 날마다 쓰고 일해 나가는 속에 있는 것이다. 그런 때문에 사람이 보통 거쳐할 때 그 행동이 공경되고, 일을 하는 것이 공손스럽고, 사람을 위해서 일하는 것이 충성되고 보면 이것이 바로 학문을 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글을 읽는 사람은 이 이치를 밝히고자 해야 할 것이다.

 

의복은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것을 입지 말고, 다만 추위를 막을 뿐이어야 한다. 음식은 달고 좋은 것을 고르지 말고, 다만 배고픈 것을 면하면 된다.거쳐는 편안하고 안락한 것을 구하지 말고, 다만 병만 나지 않도록 하면 그만이다. 오직 학문하는 공력과 마음의 정당함과 위의(威儀)의 법에 대해서 날마다 힘쓰고 힘써서 자기가 스스로 만족한 체하지 말아야 한다.

 

자기 몸을 이겨나가는 공부는 날마다 행동하는 일을 삼가는 것보다 더 소중한 것이 없다. 여기에서 말하는 자기 몸이란 내 마음이 좋아하는 것이 천리(天理)에 맞지 않는 것을 말함이다.

 

그런즉 반드시 내 마음을 반성하고 살펴서 내가 여색을 즐기지나 않는가, 이(利)를 좋아하지나 않는가, 명예를 탐내지나 않는가, 벼슬을 바라지나 않는가, 안일한 것을 희망하지나 않는가, 잔치하고 노는 것을 좋아하지나 않는가, 신기하고 볼 만한 물건을갖고 싶어하지나 않는가 알아보아야 한다.

 

이러한 백 가지 좋아하는 것 중에서 만일 한 가지라도 이치에 합당하지 않은 것이 있으면 이것을 일체 깨끗이 잘라 없에고, 한 오리 싹이나 한 가닥 줄거리도 남기지 말아야 한다. 이렇게 한 뒤에라야 내 마음이 좋아하는 바가 비로소 올바른 의리에 놓이게 되므로 그대로 내버려 두어도 내 몸을 저절로 이기게 될 것이다. 말을 많이 하고 생각을 많이 하는 것이 가장 마음에 해로운 것이다.

 

그러니 일이 없을 때는 마땅히 조용히 앉아서 자기의 올바른 마음을 간직하도록 하고, 사람을 접대할 때는 자기가 할 말을 가려서 간단하게 하며, 또 자기가 말할 때가 된 뒤에야 말을 한다. 이렇게 하면그 말이 간단하게 되지 않을 수 없나니, 말이 간단하다는 것이 바로 정당한 도(道)인 것이다.

 

선왕의 법복(法服)이 아니면 감히 이것을 입자 말고, 선왕의 법언(法言)이 아니면 이것을 감히 행하지 않는 것이니, 이것이야말로 사람마다 자기 몸이 다하도록 자기 몸에서 떼지 말고 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학문을 하는 자는 한 곳으로 도를 행해 나갈 것이고, 밖에 있는 아무 물건도 이 틈을 타서 들어오지 못하게 해야 한다. 밖에 있는 물건이 정당하지 못한 것은 이를 일체 자기 마음속에 머물러 두지 말아야 한다. 시골의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만일 바둑이나 장기, 그리고 저포판 등 노름을 벌였으면 이것을 눈으로 거들떠보지도 말고 못본 체 돌아서야 한다.

 

또, 창기들이 노래부르고 춤추는 것을 만나면 반드시 피해 가야 하다. 만일 시골에서 큰 회의를 연 자리에서 어른이 억지로 머물러 있게 해서 피할 수가 없으면 하는 수 없이 그 자리에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자기의 용모를 정돈하고 마음을 밝게 가져서 그들의 간사스러운 소리나 어지러운 빛이 자기 몸에 관계되도록 하지 말아야 한다.

 

잔치하는 좌석을 만나서 술을 마시게 되어도 몹시 취하지는 말고, 오직 화락하게 놀고 그칠 뿐이어야 한다. 모든 음식은 양에 맞도록 먹고, 자기 뜻에 만족하게 해서 자기 기운을 상하게 해서는 안 된다. 말하고 웃는 것은 마땅히 간결하고 신중하게 하고 시끄럽게 굴어서 그 절조에 지나치도록 해서는 안 된다. 또한 행동은 마땅히 침착하고 조용히 할 것이고, 너무 거칠고 경솔히 해서 그 올바른 모양을 잃어서는 안 된다.

 

무슨 일이 있을 때는 이치로 따져서 그 일에 응하고, 글을 읽을 때는 정성껏 그 이치를 궁리한다. 이 두 가지 일을 제외한 그 밖의 시간에는 조용히 않아서 자기의 마음을 수습해 거두어서 조용하게 두어 시끄러운 생각이 없도록 하고, 똑똑하게 생각해서 어둡고 아무것도 모르는 실수가 없도록 해야 한다. 이른바 공경해서 속에 있는 마음을 바르게 한다는 말이 바로 이것이다.

 

마땅히 자기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해서 겉과 속이 한결같아, 어두운 곳에 거처해서도 밝은 곳에 있는 것처럼 하며, 혼자 있어도 여럿이 있는 때와 같이 한다. 이렇게 해서 이 마음이 마치 푸른 하늘과 흰 태양처럼 아무라도 쳐다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항상 생각하기를 한가지 의리 아닌 일을 행하고, 한 사람의 죄 없는 자를 죽이고서 천하를 얻는다고 해도 나는 이것을 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가슴 속에 두어야 한다.

 

공경하는 데 내 몸을 두어서 이것으로 행동의 근본을 세우고, 이치를 궁리해서 착한 일을 할 이치를 밝히 알고, 힘써 행해서 그 실지로 옳은 일을 실천하라. 이 세가지 일이야 말로 몸이 다하도록 해야 할 사업인 것이다.

 

간사한 일을 생각지 말라. 그리고 무슨 일이든지 공경하라. 이 두가지 글귀는 평생 동안 사랑하고 써도 없어지지 않는 것이니. 마땅히 이것을 벽에 써 붙이고 잠시라도 잊지 말아야 한다.

 

날마다 자주 자기 몸을 돌이켜봐서 혹시 마음이 올바른 데 있지 않은가, 학문이 진보되지 않는가, 행실에 힘을 쓰지 않는가를 살핀다. 만일 이 세 가지 중에 한 가지라도 있으면 이것을 고칠 것이고, 없으면 더욱 힘써서 부지런히 하고 게으르지 말아, 자기 몸이 죽은 뒤에라야 그만둘 것이다.(*)

 

출처 : 증산도의 진리
글쓴이 : 한국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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