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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초강목

남촌선생 - 힐링캠프 2015. 7. 22. 10:59

본초강목

저작자 - 시진(李時珍)

요약

1596년에 쓰인 책으로, 의약에 사용되는 모든 자연물을 망라한 자연과학서이다. 약으로 사용하는

자연물 가운데 식물이 가장 많기 때문에 ‘본초’라는 용어를 썼다. ‘강목’은 크고 작게 분류하고 나열해 상세히 기술한다는 뜻이다.

본초서(本草書)란 의학에 사용되는 자연물을 기술한 책이라는 뜻이다. 식물과 동물, 광물이 주를 이루는데, 그 가운데서도 식물이 가장 많다.

중국에서 본초학의 역사는 아주 오래되었다. 새로운 본초서를 지을 때는 반드시 옛날의 본초서를 참고해 재편집하거나 증보하는 방식을 취했다. 『본초강목』도 기본적으로는 그와 같은 방식으로 저 먼 고대에서 명나라 때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의 본초 지식을 집대성했다.

본초학은 긴 세월에 걸쳐 인간과 더불어 발전해 왔기 때문에 그 내용은 단순한 의학적 전문 지식에만 머물지 않고 생물학 · 화학 · 지학 등 자연과학 전반은 물론, 문학 · 사상 · 예술 등 인문과학 분야까지 망라한다. 특히 이 책은 편저자 이시진이 평생에 걸쳐 모든 분야의 책을 독파하고 오랜 세월의 연구 과정을 거쳐 편찬한 것이므로, 내용의 다채로움으로 본다면 세계의 어떤 자연과학서나 백과사전도 이 책을 따르지 못할 것이다.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제1~2권 서례(序例)

역대 제가의 본초를 해설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전설상의 책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부터 연대순으로 40여 권의 책을 소개하고, 마지막으로 자신이 쓴 『본초강목』을 소개한다.

“기주의 이시진, 호는 동벽(東壁)이라 지었다. 고금 제가의 학설을 망라하고 전국 각지를 두루 다니며 채록해 가정(嘉靖) 연간 임오년(壬午年)에 착수, 만력(萬曆) 연간 무인년(戊寅年)에 완성했다. 3번의 교정을 거쳐 52권 16부로 엮었다. 각 부는 60류로 나누어 강(綱)이라 하고, 내용을 열거해 목(目)으로 삼았다. 약은 374종, 처방은 8,160가지를 수록했다.”

다음으로 인용한 도서명을 열거하고 약물 약학 이론과 의술 의학 이론으로 옮겨 간다.

이러한 이론은 뒤에서 품목 하나하나를 다룰 때도 등장하는데, 이 『서례』에서는 기초적이고 일반적인 지식 이론이 15장에 걸쳐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중국 특유의 음양오행 사상과 얽혀 난해한 부분도 많지만, 약의 양을 측정할 때 쓰는 도량형에 대한 설명 등은 구체적이다.

제2권 『서례』 하에서는 약 이름의 같고 다름에 대하여 설명한다. 다른 품목에 똑같은 이름이 붙어 있는 경우를 정리해 열거하고, 한 품목에 2가지 이상의 이름이 붙은 것에 대해서도 품목 각론에서 ‘석명(釋名)’이라는 항목을 두어 설명한다. 본초의 역사가 오래되고, 중국 영토가 광활하여 이름 관계가 복잡하므로 그것을 알기 쉽게 정리한 것이다. 그런 다음에 약물 상호 간의 관계를 하나하나 설명하고 있다. 모든 설명이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지식과 의학 이론에 근거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는 ‘달팽이와 민달팽이는 소금을 싫어한다’라는 재미있는 내용도 있다.

제3~4권 백병주치(百病主治)

흔한 질병 수십 가지를 예로 들어 약물의 관계와 용법, 효과까지 자세히 적고 있다. 임상의에게 무척 유익한 내용이다.

제5~52권

약 1,000종류의 약물 품목을 하나하나 설명하고 있다. 분량으로는 책 내용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렇게 많은 품목을 각 권으로 분류 · 배치하고 각 품목을 기술하는 데 독창적이며 과학적인 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책 이전의 고전 본초서는 ‘삼품분류(三品分類)’라는 중국 특유의 분류 방식을 중시했다. 이는 실재했는지 의심스럽기도 한 『신농본초경』의 약물 이론에 기초한 분류법으로, 간단히 말하면 군(君, 황제)의 역할을 하는 약이 상품, 신하 역할을 하는 약이 중품, 좌사(佐使) 역할을 하는 약이 하품이다. 질병에 따라 군 · 신 · 좌사의 각 약을 조합해 치료하는 것이다. 이러한 삼품분류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할 뿐 아니라 실질적인 치료에도 적합하지 않다는 점을 서서히 인식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이 시대에 이르러 비로소 그와 같은 분류법을 폐지하고, 그 대신 생태학적 요소를 포함한 자연 분류에 가까운 방식을 취하게 되었다. 그에 대한 것은 제5권 이후 각 권의 제목과 간단한 내용 소개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석명(釋名) : 명칭이나 별명의 열거와 그 유래에 대한 고찰.
집해(集解) : 산지, 형태, 품질 및 유사품과의 감별.
정오(正誤) : 약으로 사용되어온 유래의 옳고 그름.
수치(修治) : 원료를 약으로 만드는 방법.
주치(主治) : 주요 효능과 그 출전.
발명(發明) : 약에 관한 이론적 고찰.
부방(附方) : 주요 서적 이외에 나오는 자세한 처방.

이렇게 일정한 항목을 설정한 방식 때문에 과학서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특히 ‘집해’ 항목은 약이라는 한정된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대상이 되는 자연물을 합리적으로 관찰하고 연구했다는 점에서 더욱 과학적 가치가 있다.

제5권 수부(水部) : 빗물과 이슬, 흐르는 물 등 33종을 다룬다.
제6권 화부(火部) : 숯불과 쑥뜸불 등 11종을 싣고 있다.
제7권 토부(土部) : 백아(白堊)와 적토(赤土) 등 61종을 싣고 있다.
제8권 금석부(金石部) : 금과 은을 비롯한 금속과 마노(瑪瑙)각주[1] 와 수정 등 옥을 포함한 42종을 싣고 있다. 동청(銅靑, 구리 표면에 슨 푸른 빛깔의 녹) 등도 약으로 삼았다.
제9~11권 석부(石部) : 81종을 다루고 있다. 단사(丹砂, 유화수은)와 수은 등 주술적인 물질을 비롯해 석유와 석탄, 노석류(鹵石類, 무기염)도 포함되어 있다.
제12~13권 산초류(山草類) : 산과 들에 야생하는 식물 71종을 기재했다. 사삼(沙蔘, 더덕), 길경(桔梗, 도라지), 음양곽(淫羊藿), 백모(白茅) 등이 실려 있고, 한반도 원산의 인삼(人蔘)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인삼

〈석명(釋名)〉 : (······) 이시진이 말하기를, 인삼은 오랜 시간에 걸쳐 조금씩 성장하는데, 그 뿌리가 사람처럼 생겼고 효능이 신비해 인삼 또는 신초(神草)라고 한다. (······) 『광오행기(廣五行記)』에 “수나라 문제 때 어느 인가의 뒤뜰에서 매일 밤 사람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누군가 하고 찾아보았지만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그 집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가지와 잎이 이상하게 생긴 식물을 발견하고 땅을 5척 정도 파 보니 사지가 사람과 똑같이 생긴 인삼이 나왔다. 그 이후로 사람 부르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라는 구절이 있다. 이것은 인삼이 땅의 정기에서 유래함을 나타내는 증거이다.

〈집해(集解)〉 : (······) 이 풀은 봄에 싹을 틔우고, 깊은 산속 그늘진 곳 가운데서도 가나무(유자나무의 일종)와 옻나무가 많은 습한 땅에서 많이 자란다. 어린 것은 길이가 3~4촌에 지나지 않고, 일아오엽(一椏五葉, 한 가지에 다섯 잎)이다. 4~5년 자라면 가지가 2개로 늘어나는데, 꽃과 줄기는 없다. 10년이 지나면 가지가 3개로 늘어나고, 그보다 오랜 세월이 지나면 4개로 늘어나는데, 각 가지에 모두 다섯 잎이 열리고, 중심에 줄기 하나가 있다. (······) 3, 4월에는 밤꽃 같은 작은 꽃이 핀다. 꽃술은 실처럼 생겼으며 자백색(紫白色)을 띤다. 가을이 지나면 콩 같은 씨방이 7~8개 맺히는데, 처음에는 파랗다가 익으면 빨갛게 변해 저절로 떨어진다. 뿌리는 사람의 몸처럼 생겼고, 신묘한 효능이 있다.

제14~21권 : 순서대로 방초류(芳草類) 56종, 습초류(濕草類) 상 53종과 하 73종, 독초류(毒草類) 47종, 만초류(蔓草類) 73종, 수초류(水草類) 23종, 석초류(石草類) 19종, 태류(苔類) 16종, 잡초류(雜草類) 9종이 실려 있고, 그 밖에 많은 풀이 소개되어 있다. 대부분이 산과 들에 야생하는 식물이다. 그 뒤로 곡부(穀部)와 채부(菜部), 과부(果部), 목부(木部)가 이어진다. 이것만 보아도 약이 되는 주된 자연물은 식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제22~25권 : 곡류 73종을 싣고 있다.
제26~28권 : 채류 105종을 싣고 있다.
제29~33권 : 과류 104종을 싣고 있다.
제34~37권 : 목류 160종을 싣고 있다.
제38권 : 복기류(服器類) 79종을 싣고 있다. 복백(服帛, 옷과 천)과 기물(器物, 종이, 나무 등으로 만든 그릇)을 다루었다.
제39~42권 : 충류(蟲類) 99종을 싣고 있다.
제43~44권 : 인류(鱗類) 59종을 싣고 있다. 물고기를 다룬다.
제45~46권 : 개류(介類) 46종을 싣고 있다. 조개류를 다룬다.
제47~49권 : 금류(禽類) 76종을 싣고 있다. 새를 다루었다.
제50~51권 : 수류(獸類) 96종을 싣고 있다. 포유동물을 다루었다.
제52권 : 인류(人類) 35종을 싣고 있다. 인체의 각 부분이나 분비물도 약으로 사용했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 가운데는 오줌을 증발시켜 만드는 강장 호르몬제인 ‘추석(秋石)’이라는 흥미로운 약도 있다.

편저자인 이시진(1518~1593)은 명나라 후기의 호북성(湖北省) 기주(蘄州) 사람이다. 집안은 대대로 유의(儒醫)였다.

어린 시절부터 허약했으나, 가업을 이어받아 본초의학 공부에 열중했다. 임상의(臨床醫)로서도 꽤 이름을 날렸고, 오랜 세월 동안 여러 의학서를 읽고 연구해 학식을 갖추는 한편, 산과 들을 다니며 약물을 채집하고 연구하면서 민간에 떠도는 처방법을 수집하고 정리했다.

그 집적의 성과가 바로 『본초강목』이다. 30대부터 시작한 편찬 작업은 완성하기까지 30년이 걸렸다. 초판[금릉본(金陵本)]이 간행되었을 때 저자는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다. 아들 이건원(李建元)이 유표(遺表)를 붙여 조정에 헌상한 것은 1596년의 일이었다. 전 52권, 약 9,500종류를 16부 60류로 나누어 설명했고, 처방도 많이 곁들였다. 금원의학류(金元醫學流)의 이론 전개도 보인다. 이 책은 한 민간인의 업적이지만, 중국 본초학 분야의 가장 위대하고 방대한 집대성이다. 편자의 방법론과 내용에서 볼 수 있는 합리성 · 과학성 때문에 자연과학 연구사에서도 세계적인 가치를 인정받아 한국을 비롯한 일본 · 영국 · 독일 · 프랑스 · 베트남 등 각국에서 발췌 · 번역되었다. 중국사의 자연과학적 업적 가운데서도 최고봉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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