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마지막 36번째 계략에 들어섰다. 흔히 '삼십육계 줄행랑이 최고다'라고 일컬어지는 계략이 바로 이 '走爲上計(주위상계)'이다. 하지만 흔히들 하는 이 말은 잘못된 표현이다. 삼십육계 중에서도 패전계, 그것도 가장 마지막에 주위상이 있기 때문이다. 이 얘기는 바로 앞에 열거된 서른다섯가지의 계략을 모두 시도해 보고, 그러고도 승산이 없으면 최후의 수단으로 후일을 도모하기 위해 목숨을 보존하라는 뜻이지, 처음부터 싸워보지도 않고 도망치라는 의미가 아닌 것이다.
원문의 풀이글은 다음과 같다.
"불리하면 적을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다음의 기회를 노린다 하여 잘못이 아니다. 이는 일반적인 용병의 원칙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다.[全師避敵.左次無咎,未失常也.]"
딱히 사례가 필요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니, 사례를 들어 설명하지는 않겠다.
...다만, 도망쳐서 生을 도모하는 이러한 계략은 흔히 비난을 받아오기도 했다. 이는 兵家가 아닌 儒家에 의한 것으로, 유가에서는 구차하게 목숨을 부지하느니 차라리 스스로 목숨을 끊는 태도를 훨씬 높이 치곤 했던 것이다. 그렇게 훗날을 도모하기 위해 도망치면 비난하다가도, 후에 재기에 성공하고 나면 '진정한 용기'니 어쩌니 하면서 치켜세운 것이 또한 유가이기도 하다. 현실감각이라고는 전혀 없는 유가는 武나 兵, 法을 더럽고 악한 것으로 규정하고는 끝없이 이들을 비난하고 억압해 왔다.
또한 '文은 武를 다스린다' 하여 실제로 계략을 세우고 싸우는 것은 무관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총대장은 항상 문관이었다. 고려시대 삼국사기를 쓴 김부식이 '묘청의 난을 진압했다'고 하는 것도 같은 의미이다. 김부식은 단지 문관출신 총대장으로 있었던 것 뿐이다. 실제로 싸운 것은 많은 무관 장수들이었지만, 역사에는 단지 '김부식이 묘청의 난을 진압했다'고 되어있을 뿐이다.
...이야기가 잠시 옆으로 샜는데, 병가나 법가와 유가에 관한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좀 더 자세히 보도록 하고, 여기에서는 이 정도로 삼십육계를 마무리 짓고자 한다.
*. 삼십육계를 정리해 처음 글을 쓴지 약 10개월이나 걸려버렸다...- -; 중간에 몇 달 동안 개인적으로 복잡해서 올리지 않은 적도 있었고, 내일 올려야지 내일 올려야지 하다가 거의 한 달이나 올리지 못한 적도 있었다. 어쨌거나 이렇게나마 마무리 지어서 다행이라고 생각중...이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다면 다행이겠다...라고도 생각하지만...그다지...;;
*. 이제 본격적으로 블로그를 처음 만들 때의 마음으로 손자병법부터 차근히 정리해 나가야겠다. 삼국지 이야기도 간간히 올리고...손자병법은 13편으로 이루어져 있으니 13~26 정도로 정리될 것 같다. 한 편에 두개씩 쓴다고 생각하니 조금 많군...- -; 어쨌거나 손자병법을 열심히 정리한 후, 오자병법까지 정리해 두고 싶다. 군대 가기 전까지...
출처 : 인간의 탈을 쓴 늑대(人狼)
글쓴이 : 푸른늑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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