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간직해야 할 서전서문(書傳序文)】
【내가 간직해야 할 서전서문(書傳序文)】
慶元 己未 冬에 先生 文公이 令沈 作書集典하시니 明年에 先生이 歿어라
경원 기미 동 선생 문공 영침 작서집전 명년 선생 몰
경원(慶元)[남송4대 寧宗의 연호] 기미(己未)년 겨울에 선생 문공(文公)[주자]이 나[沈]에게
서집전(書集傳)을 짓게 하시고 이듬해(1200)에 선생은 돌아가셨다.
又 十年에 始克成篇하니 總若干萬言이르라 嗚呼라 書를 豈易言哉아
우 십년 시극성편 총약간만언 오호 서 기이언재
또 그러한지 십년(十年)에야 비로소 책 한 권을 완성하니 모두 약 만자정도가 된다. 아! 서경(書經)을 어찌 쉽사리 말하겠는가.
二帝三王 治天下之大經大法이 皆載此書하니 而淺見薄識으로 豈足以盡 發蘊奧리오
이제삼왕 치천하지대경대법 개재차서 이천견박식 기족이진 발온오
2제(二帝) 3왕(三王)의 세상 다스리던 큰 원리와 원칙이 모두 이 책에 실렸으되 나 같은 얕은 견문과 낮은 학식으로 어찌 그 심오한 진리를 다 밝힐 수 있으랴!!!
☞온오(蘊奧) : 학문이나 기예 등의 이치가 깊고 오묘함.
且生於數千載之下야 而慾講明於數千載之前하니 亦已難矣라.
차생어수천재지하 이욕강명어수천재지전 역이난의.
또 수 천년(약 3500년)후에 나서 수 천년 전의 일을 풀어서 밝히려는 그 자체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강명(講明) : 풀어서 밝힘.
然이나 二帝三王之治는 本於道하고 二帝三王之道는 本於心하니 得其心則道與治를 固可
연 이제삼왕지치 본어도 이제삼왕지도 본어심 득기심즉도여치 고가
得而言矣라
득이언의
그러나 2제 3왕의 다스림은 도(道)에 근본하고, 2제 3왕의 도는 마음에 근본을 두었으니 그 마음을 깨달으면 그 도(道)와 다스림에 대해서 진실로 얻었다고 말할 수 있으리라.
何哉오 精一執中은 堯舜禹相授之心法也오 建中建極은 商湯周武相傳之心法也니
하재 정일집중 요순우상수지심법야 건중건극 상탕주무상전지심법야
왜냐하면, 오직 일심을 갖고 중용의 도를 취함은 요(堯), 순(舜), 우(禹)가 서로 전한 심법이요, 중용의 도를 세워 만민의 삶의 푯대를 세움은 상의 탕과 주의 무왕이 서로 전한 심법이기 때문이다.
☞정일(精一) : 마음이 세밀하고 한결같음.
☞집중(執中) :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아니하고 공정한 도리를 취함.
☞건중(建中) : 중정(中正)의 도를 정함.
☞건극(建極) : 천자가 나라의 근본 법칙을 세워 천하를 다스림. 임금이 나라의 법을 세움.
曰德 曰仁 曰敬 曰誠은 言雖殊而理則一이니 無非所以明此心之妙也라
왈덕 왈인 왈경 왈성 언수수이이즉일 무비소이명차심지묘야
그러므로 덕(德)과 인(仁)과 경(敬)과 성(誠)은 말이 비록 서로 다를지라도 그 이치는 곧 하나이니, 그 것은 모두 이 마음의 묘한 바탕을 밝히지 않음이 없는 것이다.
至於言天則嚴其心之所自出이오 言民卽謹其心之所由施니 禮樂敎化는 心之發也오
지어언천즉엄기심지소자출 언민즉근기심지소유시 예악교화 심지발야
하늘을 말함에 이르러서는 마음이 유래한 바를 엄숙하게 함이요, 백성을 말함에 이르러서는 그 마음을 베푸는 대상에 대해서 삼가게 함이니 예악으로 교화함은 마음의 발함이요,
典章文物은 心之著也오 家齊國治而天下平은 心之推也니 心之德이 其盛矣乎라
전장문물 심지저야 가제국치이천하평 심지추야 심지덕 기성의호
온갖 제도와 문물은 마음의 드러남이요, 집안을 다스리고 나서 나라를 다스리고 또 천하를 평화롭게 함은 마음을 넓혀 나가는 것이니, 참으로 마음의 덕이 크다 하겠다.
☞전장(典章) : 한 나라의 제도와 문물.
二帝三王은 存此心者也오 夏桀商受는 亡此心者也오 太甲成王은 困而存此心者也라
이제삼왕 존차심자야 하걸상수 망차심자야 태갑성왕 곤이존차심자야
2제 3왕은 이 마음을 잘 간직한 분들이요, 하의 걸과 상의 수는 이 마음을 잃어버린 사람이요, 태갑과 성왕은 마음의 곤란을 겪다가 이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니,
存則治하고 亡則亂하니 治亂之分이 顧其心之存不存如何耳라.
존즉치 망즉란 치란지분 고기심지존부존여하이
이 마음을 간직하면 천하가 잘 다스려지고 이 마음을 잃어버리면 천하가 어지러워지나니 다스려짐과 어지러워짐의 나눔을 살펴보건대 이 마음을 간직했느냐 그렇지 못했느냐에 달려 있을 따름이다.
後世人主로 有志於二帝三王之治는 不可不求其道오
후세인주 유지어이제삼왕지치 불가불구기도
후세의 인주(人主)로서 이제삼왕(二帝三王)의 다스림에 뜻을 둘진대, 그 도(道)를 구해야 하며
有志於二帝三王之道는 不可不求其心이니 求心之要 舍是書何以哉리오
유지어이제삼왕지도 불가불구기심 구심지요 사시서하이재
이제삼왕(二帝三王)의 도(道)에 뜻을 둘진대 그 마음을 구하지 아니할 수 없으리니, 그 마음을 구하는 요령은 이 책 말고 어디가서 무엇으로 찾으랴.
沈이 自受讀以來로 沈潛其義하고 參考衆說하여 融會貫通일세 乃敢折衷하니
침 자수독이래 침잠기의 참고중설 융회관통 내감절충
내가 이 글을 읽은 이래 그 뜻을 깊이 생각하고, 여러 말씀을 참고하여, 자연히 이해하고 깨우쳐서 이에 감히 절충하노라 해 보았으나
☞융회(融會) : 자세히 이해함.
☞관통(貫通) : 조리가 정연함. 문맥 같은 것의 앞뒤가 통함.
☞절충(折衷) : 양쪽의 좋은 점을 취하여 알맞게 조화시킴.
微辭奧旨는 多述舊聞이라 二典禹謨는 先生이 盖嘗是正하사 手澤이 尙新하니 鳴平惜哉라.
미사오지 다술구문 이전우모 선생 개상시정 수택 상신 명평석재
미묘한 말씀과 오묘한 깊은 뜻은 예전에 자주 선생님께 듣던 바를 기술했고, 이전(二典: 堯ㆍ舜典)과 우모(禹謨)는 선생이 일찍이 손수 바로 잡으시어 원고에 그 손때가 아직도 새로우니 아! 안타깝구나.
☞오지(奧旨) : 매우 깊은 뜻. 오의(奧義)
☞수택(手澤) : 오래 지니어 자주 손을 대는 책이나 물건에 손때가 묻어서 생기는 윤택.
集傳은 本先生所命故로 凡引用師說하야 不復識別하고
집전 본선생소명고 범인용사설 불부식별
집전(集傳)은 본시 선생이 명한 바라, 선생의 학설을 인용함에는 구태여 따로 기록하지 아니하고
四代之書를 分爲十卷하니 文以時異나 治以道同이라.
사대지서 분위십권 문이시리 치이도동
사대(四代)의 서(書)를 나누어 십권(十卷)으로 하니, 문장은 시대ㅇ에 따라 다르지만 다스림은 도(道)로써 서로 같다.
聖人之心이 見於書猶化工之妙著於物하니 非精深이면 不能識也라
성인지심 견어서유화공지묘저어물 비정심 불능식야
성인의 마음이 서경(書經)에 나타남이 마치 조물주의 오묘한 뜻이 만물에 드러남과 같아서 마음을 정밀하고 깊게 하지 못하면 능히 성인의 마음을 알 수가 없는 것이다.
☞화공(化工) : 하늘의 조화로 이루어진 묘한 재주. 천공(天工).
是傳也於堯舜禹湯文武周公之心에 未必能造其微나
시전야어요순우탕문무주공지심 미필능조기미
이 책이 요,순,우,탕,문,무,주공(堯舜禹湯文武周公)의 마음속 깊은데 까지는 이르지 못한다 하겠으나,
於堯舜湯文武周公之書에 因是訓誥면 亦可得其指意之大略矣니라
어요순탕문무주공지서 인시훈고 역가득기지의지대약의
요,순,우,탕,문,무,주공(堯舜禹湯文武周公)의 글을 이것으로 새겨 읽으며, 그 뜻의 대략은 짐작할 것이다.
嘉定 己巳 三月 旣望 武夷 蔡沈 序 하노라
가정 기사 삼월 기망 무이 채침 서
가정(嘉定) 기사(己巳) 삼월 기망(旣望- 보름 다음날)에 무이 채침(武夷 蔡沈:주자의 제자이자 사위)이 머리말(序)을 쓰노라
▣ 서전서문 : 중국 남송의 성리학자 채침(1176-1230)이 쓴 서집전의 서문. 서전은 주자가 그 제자인 채침으로 하여금 서경(書經)에 주해를 달아 편찬한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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