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나라와 친교를 맺고 가까운 나라를 공격한다. 이 원교근공의 전략은 秦始皇(진시황)의 외교전략으로도 유명한 외교전략이다.
풀이글은 다음과 같다.
"혼란 중에 지리적 제약까지 있을 경우, 가까운 것부터 손에 넣는 것이 좋다. 멀리 있는 것부터 치면 해로울 뿐이다. 이념이나 이해관계가 맞지 않아도 지리적 조건을 중요시해야 한다.[形禁勢格,利從近取,害以遠隔.上火下澤.]"
이는 전국시대 말기, 秦(진)나라에 망명해와 승상이 된 范雎(범저)가 제안한 외교전략을 당시 진소양왕에게 올린 전략이다. 따로 사례를 찾을 필요 없이, 범저가 진소양왕에게 올린 전략을 옮겨 보도록 하겠다.
"...신이 듣건대 지금 승상 양후 위염이 한나라와 손을 잡고 위나라 건너편에 있는 제나라를 칠 것이라고 하니 그것부터가 잘못입니다. 제나라는 진나라와 너무 먼 거리에 있습니다. 더구나 그 사이엔 한나라와 위나라가 있습니다. 약간의 군사를 보내보았자 제나라는 꿈쩍도 하지 않을 것이며, 그렇다고 많은 군사를 보냈다가는 진나라만 손해를 입게 됩니다.
지난날에 위나라가 조나라 건너편에 있는 중산국을 쳐서 그 땅을 차지하긴 했으나 결국엔 조나라에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그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중산국은 지리적으로 조나라와 가깝고, 위나라와 멀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니 이제 왕께서 제나라를 쳤다가 이기지 못하면 망신만 당합니다. 설령 이긴다 하더라도 결국 한나라와 위나라만 이익을 보게 됩니다. 그런 바에야 진나라에 무슨 보람이 있겠습니까?
신은 대왕을 위해 다음과 같은 계책을 주장합니다. 대왕께선 먼 나라와 친교를 맺고 가까운 나라부터 치십시오. 곧 먼 나라와 친교를 맺음으로써 그들을 이간시키는 동시에 가까운 나라를 쳐서 영토부터 넓혀야 합니다. 누에가 뽕잎을 먹어들어가듯 가까운 나라부터 쳐서 점점 먼 나라까지 이른다면 천하를 얻기에 무슨 어려울 것이 있겠습니까?"
이에 진소양왕이 묻는다.
"그럼 먼나라와 친교하고 가까운 나라부터 치려면 어떻게 해야 좋겠소?"
범저가 아뢴다.
"진나라가 친교해야할 먼 나라는 바로 제나라와 초나라입니다. 그리고 먼저 공격해야 할 가까운 나라는 한나라와 위나라입니다. 대왕께서 한나라와 위나라를 정복해서 손아귀에 넣기만 하면, 제나라와 초나라가 어찌 혼자서 버틸 수 있겠습니까?"
...이후 범저는 객경이 되었다가 진나라의 승상 자리에 앉게 된다. 그리고 진나라는 범저의 원교근공 전략에, 후에 상앙의 부국강병책 등으로 중원에서 제일 강한 나라가 되고, 결국엔 열국이 난립하던 중국을 하나로 통일하기에 이른다.
이 원교근공은 '보편적'인 전략이라고 볼 수는 없다. 가까이 있는 '敵'을 쳐서 없애야만 할 때 사용하는 전략이지, 평상시에 사용할 전략은 아닌 것이다. 이는 秦나라가 중국을 모두 차지할 생각이 있었기에 사용했고, 또한 유효한 전략이었던 것이다
출처 : 인간의 탈을 쓴 늑대(人狼)
글쓴이 : 푸른늑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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