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十六計 混戰計
第十九計
釜底抽薪(부저추신)
솥밑에서 땔감을 빼낸다
이제 절반을 넘어 '혼전계'로 들어섰다. '혼전계'는 전투가 시작되어 공방이 혼란스럽게 오고갈때 사용하는 계략이다. 그러기에 정면으로 공격하는 것이 아닌 뒷공작 등의 계략이 주를 이루고 있다.
솥밑에서 땔감을 빼낸다. 풀이글을 보면, "적이 강력해서 정면으로 맞서기 어려울 때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기세를 꺾도록 해야한다. 우회적으로 접근하여 상대방의 굳건한 기세를 꺾는 것이다.[不敵其力,而消其勢,兌下乾上之象.]" 라고 되어있다.
여기에서 이르는 '땔감'이라 함은, 여러가지를 뜻한다. 기본적으로 군대의 사기를 뜻하기도 하고, 그 사기의 원천이 되는 그 어떤 것일 수도 있으며, 혹은 군대가 기본적으로 필요한 군량미 등을 뜻할수도 있다. 따라서 "솥밑에서 땔감을 빼낸다."는 의미는 적의 사기를 꺾기 위한 선동이라거나, 군량미 탈취 등의 광범위한 공작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 된다.
예를 살펴보도록 하자. 楚漢志에서 아주 유명한 고사인 '四面楚歌(사면초가)'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항우와 유방의 마지막 결전전야, 항우가 장수들과 결의를 다지고 있었다. 그때 사방에서 초나라의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이에 수많은 장병들이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에 전의를 잃고 군영에서 탈출하여 전장을 떠나버린다. 이에 항우가 슬퍼하며 고립무원의 처지를 슬퍼하며 그 유명한 노래를 부른다.
力拔山兮氣蓋世
힘은 산을 뽑고, 기세는 세상을 뒤덮는데
時不利兮騅不逝
때를 잘못만나, 추여! 너마저 가지 않는구나
騅不逝兮可奈何
추여! 네가 가지 않으니 이를 어찌하리 어찌하리
虞兮虞兮奈若何
우야, 우야! 너를 또 어찌하리
이 장면이 바로 중국의 대표적인 경극 중 하나인 '覇王別姬(패왕별희)'로 유명한 바로 그 장면이다. 초군을 포위하고 있던 한군에서 흘러나온 초나라 노래가 초나라 장병들의 사기를 꺾어, 다음날 결전에 임해서는 수많은 병사들과, 계포, 종리매 등의 장수들마저 군영을 이탈한 상태였다. 항우를 중심으로 죽음을 불사하고 한군의 포위를 깨부수려던 초나라 군사의 사기를 한군은 이렇게 무너뜨려 버린 것이다.
적룡왕에서 묘사된 패왕별희. 이후 우미인은 자결하고, 항우는 최후의 결전에 임한다.
또다른 유명한 사례를 하나 살펴보자. 三國志演義에서는 그다지 비중있게 다뤄지지 않지만, 실제로는 천하를 가름하는 일전이었던 '官渡大戰(관도대전)'.
이 싸움에서 하북의 패자, 원소에 비해 군사적으로 열세에 몰려있었고, 군량도 떨어져 패배를 목전에 두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때 원소의 진영에서 이탈하여 조조에게로 투항한 허유의 계략에 따라 원소군의 군량고였던 '烏巢(오소)'를 습격하여, 일거에 원소군의 군량을 빼앗음으로 하여 관도대전에서 승리하여 중원의 지배자로서의 입장을 굳힌다.
조조에게 투항하는 허유(창천항로).
창천항로에서는 허유가 조조를 속이기 위해 거짓으로 투항한 것으로 그리고 있다.
솥의 물을 끓게 하는 것은 아궁이의 땔감이다. 물이 아무리 펄펄 끓고 있어도, 아궁이의 땔감을 빼버리면 더 이상 끓지 못하는 것이다. 물이 끓고 있을때, 찬물을 붓는 것이 아니라, 땔감을 빼는 것. 이것이 바로 '釜底抽薪(부저추신)'의 의미라 할 것이다.
*. 사면초가의 계략은 한신의 지혜였다는 얘기도 있고, 장량의 지혜였다는 얘기도 있다.
어쨌거나 '사면초가'에 관해서는 다음에 자세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고...
*. 삼국지연의에서는 '赤壁大戰(적벽대전)'이 가장 비중있게 그려지고 있지만 실제로 있었던 일인지도 확실치 않은데다가, 강남(장강 이남)은 中原(중원)에서 제외하는 것이 중국의 전통적인 관점이었던 점 등으로 보아, 실제로 천하를 판가름하는 일전은 '官渡大戰(관도대전)'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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