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촌의 글밭 - 詩.書.畵/南村先生 詩書

함백산 산행 후기

남촌선생 - 힐링캠프 2009. 2. 18. 13:48

 함백산 등반 후기

                                                          南村 서 호원

지구촌 온난화

남북극의 빙하가 다 녹아나고

달그락 소리 나도록 메마른 하늘

목말라 쩍쩍 갈라진 거북등 대지

미국 발 금융 위기로 불쌍한 서민들 돈가뭄에

애간장이 타들어 간다.

각박한 세상 사느라 가슴앓이 시린 가슴 양손에 꺼내 들고

내려놓을 곳 없어 서성대다가.

유림향우회에 나와 보면 四時長春

언제나 풋풋한 남촌의 보리 내음이 난다.


수년 동안 안보다가도 만나기만하면 콧등 시큰하게 반겨주는 곳이라 그렇다

아니 평생 안 나오다가 50줄에 들어서 처음 나와도

동네 이름만 대면 바로 형님 동생 되는 자리가 향우회다.

유림향우회! 우리가 어디 남인가?

따져보면 친가/외가/처가/매가로 모두 다  안 걸린 사람 누구인가.

그래서 유림 향우회는 이 세상에서 가장 예의가 바르다

객지 벗은 10년인데 향우회는 1살 차이도 깍듯이 대우받는 곳이다.

함백산  1,573m


2009년 2월 15일 07:20 사당동

예상과는 달리 버스자리가 꽉 채워졌다.

아니 휴천 산악회 향우들 몇 분 초대 한 것을 보면

빈자리 채우느라 노력한 등반대장이하 임원들의 노력이 빛난다.

07:35분 버스가 사당역을 출발했다

내 집이 있는 수유리에는 비가 왔는데 강남에 오니 눈이 하얗다.

올겨울 마지막 눈이 되겠다. 차가 움직이자 이내 아침 식사가 배식 됐다.

김밥 한 줄에 따끈한 국물 한 컵

아주 뜨거운 국물을 흔들리는 차안에서 종이컵에 담아 배식하면서도 국물 한 방울

흘리지 않는 노 미숙 임원의 솜씨가 무슨 마술사의 손놀림같이 민첩하다

그동안 향우들을 위해 너무도 많은 봉사활동의 캐리어가 묻어나는 것이어서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창밖의 눈 내린 산하를 보며 함백산에도 눈이 있겠다. 없겠다

입씨름을 하면서 버스가 달린다. 오늘의 등산 코스와 일정이 소개 된다.

 

싸리재입구->(130)제3쉼터->(40)함백산정상->(40)만항재(총 4시간 30분)

글쎄 언제 그 예상이 맞아 떨어진 때가 있었나? 즐거우면 그만이지 뭐!

이어서 참가한 향우들의 소개가 있었다.

예쁜 노호임 향우가 자기처럼 예쁜 친구를 데리고 참석했고

함양향우회  휴천 향우회에서 몇 분이 참가 했다 고마운 일이다

그동안 유림 산악회를 위해 많은 노력을 보태시고 특히 등반대의 선두에서 길잡이 노릇을

해 주셨던 정순용 부 회장이 지방으로 전근을 갔다고 한다. 모두가 섭섭해 했다.

그래서 이승한 향우가 새롭게 부회장으로 추대가 되었다.

그러는 동안 버스는 강원도 땅 정선군 고한읍, 태백시로 접어 들었다.

태백시가 어떤 곳인가?

이곳은 구도자들의 수행처로 유명하여 소개 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람의 생사를 책임지는 곳이 칠성별인데 이곳의 지명이 북두칠성의

이름을 그대로 따고 있어 참으로 신비롭다.

수천 년 동안 우리 민족이 장독대에 청수 모시고

외어오던 칠성경 한 구절 소개 하면 이렇다,

七星經 

칠성경           

   七星如來 大帝君 北斗九辰 中天大神

   칠성여래 대제군 북두구진 중천대신

   上朝金闕 下覆崑崙 調理綱紀 統制乾坤

   상조금궐 하부곤륜 조리강기 통제건곤

   大魁貪狼 文曲巨門 祿存廉貞 武曲破軍

   대괴탐랑 문곡거문 녹존염정 무곡파군

   高上玉皇 紫微帝君 大周天際 細入微塵

   고상옥황 자미제군 대주천제 세입미진

   何災不滅 何福不臻 元皇正氣 來合我身

   하재불멸 하복부진 원황정기 내합아신

   天勍所指 晝夜相輪

   천강소지 주야상륜

   俗居小人 ○○生 ○○○ 好道求靈

   속거소인 ○○생 ○○○ 호도구령

   願見尊儀 永保長生 三台虛精 六淳曲生

   원견존의 영보장생 삼태허정 육순곡생

   生我 養我 護我 形我 許身形

   생아 양아 호아 형아 허신형

   魁★★★ ★★★ 尊帝★★ 如律令

   괴작관행 화보표 존제급급 여율령


이 주문의 내용을 간단히 줄여 설명하면

北斗九辰(북두구진) - 북두칠성은 7개의 별과 보이지 않는 좌보우필 2개의 별이 있어

9개의 별로 되어있고 이 별이 위로는 상제님이 계신 금궐은 받들고

아래로는 곤륜산을 중심으로 펼쳐진 지구촌을 통제 한다.

그 별의 이름이

1.탐랑성/2.거문성/3.녹존성/4.염정성/5.문곡성/6.무곡성7.파군성8.좌보성

9.우필성 으로 되었으며 또 상태허정/중태육순/하태곡생 3태성이 있다.

라고 해설할 수 있으며 그 별들의 역할과 임무를 말하고 있다

우리 조상님들은 일찍이 이 북두칠성의 비밀을 알아내고 수행을 통해 그 기운을 받아

문명을 발전시키고 때에 맞는 농사와 성스러운 정치를 하고  건강과 장수를 누려 왔다.

우리 민족은 칠성에서 생명을 얻어 삼태성(삼신)의 기운으로 어머니에게 탁태하여 

한 평생을 살다가 칠성에서 빌어온 명이 다하면 칠성판 위에 누어 황천으로 갔다.

 

우주을 관장하는 북두칠성을 상징하는 지형이 이곳이며 태백산/소백산/함백산이 있고

문곡리도 있고 무곡리도 있다. 그 밖에도 수많은 산/강/동네의 지명이 북두칠성의

별자리 이름과 같은 곳이 너무도 많다

그런 수행공부를 하는 필자는 수년전 신비로운 이곳을 자동차로 며칠을 돌며 혈 자리를

찾아 좌선 수행을 해 본적이 있다 역시 강력한 기운을 체험 하고 돌아갔던 경험이 있다.

오늘 우리는 그 성스러운 땅을 밟았다.


또 하나 유명 한 것은

이곳에 거대한 동원탄좌, 삼척탄좌 등이 있어 탄광촌으로 유명한 곳이다. 

사북 탄광의 노조 이야기는 너무도 유명하다

60년대에서 80년대까지 이 나라의 연료를 책임졌던 곳이 이곳 함백산 자락이다.

당시 집집마다 연탄으로 춥고 배고픈 겨울을 지낼 수 있었고 그 치명적인 연탄가스로

많은 사람이 죽기도 했지만 시원한 동치미 국물이 특효약이 되어  대부분 살아남았다.

이곳 함백산이 품고 있던 엄청난 석탄 매장량이 이 나라의 경제 발전에 큰 기여를 한 것에

대하여 대한민국은 고마운 줄 알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곳곳에 옛 탄광촌의 잔상들만이 버스 창밖을 스쳐 지나갔다.

부서진 건물들의 폐허는 동네 전체가 망령들이 사는 동네가 되어 있다

탄광 막장에서 피땀 흘리던 지독한 가난뱅이 사나이들의 절규와

숨 가픈 진폐증 해소기침소리! 그 원한 맺힌 망령들이 아직도 그 폐허에 살아 나풀거린다. 

그 옆에 호화 골프장 자리는 또 무엇인가?

곰이 재주 부리면 돈은 떼 놈이 번다고 돈을 갈고리로 검어 들여 그 게딱지 가난뱅이들

탄광촌 옆에 골프장을 짓고 온갖 거드름을 다 피우던 놈들 에게 화염병을 던진 것이

사북 탄광사건이 아니던가?  재주만 부리던 곰들의 반란인가?

 

무지한 인간들이 명산의 정기를 머금고 있는 골수(땅속의 광물질)를 파먹어(광산)

맑고 맑은 약수터가 사라지고 그 상처 자리에서 어머니 지구의 피고름이 흘러내린다.

그 피고름이 산하를 적시면 모든 생명체가 오염이 되는 것이다.

삭풍이 몰아치는 산사들의 고즈넉한 풍경 소리와 그 아래 할 일 없어 졸고 있는

스님의 모습에서 서글픈 옛 탄광촌의 검고 검은 애잔함을 느낀다.

버스가 눈 내리는 함백산 비탈길을 미끌미끌 오르느라 허리가 아프네 숨이 차네

엄살을 부리더니 종래에는 허 부덕 멈추어 섰다.

드디어 올라가지 못할 핑계가 나온 것이다. 우리 앞의 관광버스가 미끄러져 길가옹벽에

대가리를 쳐 박고 더 이상 못 간다고 땡깡을 부린다. 조급증 난 기사가 엑셀을 밟아대니

뒷바퀴만 헛돌아 고무 타는 냄새 진동을 한다. 결국 돌아 내려와 도보로 등산을 시작 했다.


처음 산자락을 밟을 때

하늘이 낮인데도 컴컴하게 흐렸고 가랑눈이 필필 날리어 을씨년스럽더니

중턱을 올라가 높새바람을 만나보니 춥다는 표현 보다는 숨을 쉬기조차 어렵다.

바닥은 먼저 온 눈이 얼어붙고 위에 눈을 뿌리서 그야말로 雪上加霜(설상가상)으로

가뜩이나 미끄러운데 몸을 가누기 어려운 강풍은 우리들의 인내를 실험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누구인가 陽(양) 기운을 품고(咸(품을 함)태어난 咸陽(함양)출신!

태양의 아들딸!  대한민국에서 가장 뜨거운 함양사람들이 아니던가?

그 뜨거운 향우들은 오히려 그것을 즐기면서 올라간다.

정상공격 직전 바람이 막혀진 곳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그 눈 쌓인 곳에서 버너로 끓여 먹는 라면 맛이 일미요 필자가 가지고 간

3년 동안 오래 발효 시켜 양주 맛이 나는 독한 머루주는 인기가 좋아

1.5리터 한 병이 그 자리에서 동이 났다. 꽁꽁 얼어버린 몸들이

그 독한 술과 뜨거운 국물을 만나 훈훈하게 녹았다.

 

정상에는 방송국 중계소가 자리잡고 그 아래로 스키장도 있다.

태백산, 일월산, 백운산, 가리왕산이 건너다 보인다.

정상에는 살아 천년 죽어 천년 주목나무들이 혹독하게 불어대는 눈보라를 맞아

아름다운 눈꽃을 연출하며 우리들을 환영 한다.

정상에 오르니 단체 사진을 찍을 수 없을 정도로 강풍이 불었다.

결국 산을 넘어서 기념 촬영을 했다.

언젠가 김영삼 대통령의 임기가 끝날 무렵 출판사를 하는 후배가

- 각하 등산보다 하산이 어렵습니다. -

하는 책을 내어 힛트 친 적이 있었다.

필자는 별 생각 없이 배낭에 술 한 병과 김밥2줄만 달랑 갖고 왔다가

정말 죽는 줄 알았다. 신발은 아이젠이 없어 눈 위에 무대책이었으며

속옷도 변변치 않았다. 정 재규 회장님 부인이 빌려준 두터운 장갑 덕을

톡톡히 보았다 정말 동상 걸릴 뻔 했다. 진정 감사를 드립니다.

겨울 등산의 준비성을 다시 한번 강조 합니다.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이 길지는 않았다. 아니 일단 정상에 불던 높새바람 권에서

벗어나니 숨쉬기가 편하여 안방에 들어 온 듯 했다.


그러나 오히려 도로까지 왔는데도 버스와 전화 연락이 되지 못하여

지루하고 재미없는 도로를 1시간여  행군 한 후에 버스가 와서 타고 내려 왔다.

주차장에는 미리 와서 준비해 주신 임원들의 덕택에 뜨거운 돼지고기 찌개에

밥을 말아 먹고 정재규 회장 부인님의 과메기 무침은 끝내주는 안주가 되어

추위에 얼어붙은 몸과 마음을 녹이고 버스에 올라 돌아오는 길에 우리들은 많은 술을 마셨다

그리고 노래자랑에 신바람이 났다. 노래실력들이 가수 뺨친다. 노래만 불렀나 보다.

어디 그것뿐이랴 고구마튀김/찰옥수수 등등 계속해서 먹을 것을

사 오시는 향우님들 덕택에 더욱 푸짐하고 넉넉하고 신나는 상경길이 되었다

이제 겨울이 가고 봄이 온다. 3일 후면 우수이다 봄비가 촉촉이 내리면

산 너머 남촌에서 봄바람 꽃바람 불어 보리새싹 파릇한 3월에

관악산에서 시산제를 기약하며 아쉬운 작별을 했다.

이 세상에서  늙지 않는 곳이 향우회다. 50을 먹었든 60을 먹었던 이름을 불러준다.

특히 평생 자기 이름 불러주는 이 없어서 자기이름도 잊고 사는 고향 아줌마들

여기 오면 동창이나 선배들이 하루 종일 다정하게 이름을 불러 준다.

아직도 참석치 못하고 있는 향우님들 그런 의미에서 불행한 분들이다.

다음 달 부터라도 산행에 참여 해 보면 불행 끝 행복 시작이다.

산을 오르며 마시는 산소로 나의 뇌를 청소하고

30년 40년 세월을 훨훨 뛰어 넘어 머더리/벼름바구/베링개/산두/그므꼴 이야기로

하루를 보내면 해묵은 가슴앓이 속병이 씻은 듯 사라지고

함께 자라던 꼬 찔찔이 땜통 녀석들 어린시절 이야기에 배꽆을 잡다보면

엔돌핀이 팍팍 나와 온갖 고질병이 그 즉시 낳는다.

각박한 세상 사느라 가슴앓이 시린 가슴 양손에 꺼내 들고

내려놓을 곳 없어 서성대다가.

유림향우회에 나와 보면 四時長春

언제나 풋풋한 남촌의 보리 내음이 난다.

유림 산악회가 언제나 향우님들의 원풀이 한 마당이 되소서


                        -- 남촌 생각 --

고향의 봄.


 
           

악성위장병 특효음식소개 http://cafe.daum.net/skachstj

 문의 010 5775 5091

'남촌의 글밭 - 詩.書.畵 > 南村先生 詩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람노릇 하고 살기   (0) 2009.03.03
5.인간 生理學(생리학)   (0) 2009.03.03
민초들의 세상  (0) 2009.02.10
남촌의 입춘서 입니다  (0) 2009.02.03
권력이동  (0) 2009.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