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촌의 글밭 - 詩.書.畵/南村先生 詩書

사람노릇 하고 살기

남촌선생 - 힐링캠프 2009. 3. 3. 21:56

 

사람노릇 하고 살기

                    南村 서 호원


옛말에 

사람 人자 6개를 써놓고

사람이 사람이라고 다 사람이냐 

사람이 사람노릇을 하고 살아야 사람이라 했다.

사실 인생을 살아보면 그 사람노릇 하고 살기가 가장 어렵다.


필자의  고향은 경남 함양 지리산 골짜기이다

내 아버지가 작은 할아버지 댁에 아들이 없어 양자를 가시었으나

아버님은 일찌기 서울로 나와 사시느라 살아생전에 변변히 아들노릇을

하지 못하고 사시다가 63세 되시던 88년 여름에 돌아가시었다.

 


고향에는 일찍이 홀로된  고모님이 90노모를 모시고 살고 있었다.

그러다가 96년 어느 여름에 그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부고를

서울에서 필자가 받았다.

고향에서는 마을 사람들이 모여 초상 치를 준비를 하면서

서울의 손자기 올 것인가 말 것인가 의견이 분분했다 한다.

요새 젊은이들 제 친 할머니도 제대로 모시지 않는 세상인데

자기 아버지가 옛날에 양자를 갔다는 사실만으로는

오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득세하여

동네 장으로 치룰 생각을 하면서

그래도 모르니 오늘 저녁까지만 기다려 보자고 하고 있을 때

6남매의 장남인 필자는 사람 노릇 하려고 서울에서 살고 있는 내 형제와

사촌 형제들 까지 모아 10여명이 함께 갔다. 동네 어른들이

"그래 그래야 사람노릇 하는 것이지"

하면서 모두 나와 내손을 잡아주며 아주 반갑게 맞아 주었다.

내 아버지 살아 계실 때 입버릇처럼 항상 말씀하시었다.

- 나는 시세가 이롭지 못하여 객지로 떠돌며 살다보니

사람노릇 제대로 못하고 살았다 마는 너는 그러지 말아라.

항상 자기의 뿌리 조상님 전에 머리를 두고 살아야 하느니라.

사람이 출세하여 백억의 돈을 벌고 고관대작으로 살았다 하더라도

조상을 돌보아 근본에 보답하는 사람 노릇 못하면 사람이 아니며

반드시 죽을 때는 한이 맺힌다-

하신 유지를 받들어 내려가게 된 것이다.

가까운 친척이 별로 없이 외롭게 살던 산골마을 할머니 인지라

부조가 거의 없다 그래서 필자가 돈을 준비 하여 자비로 장례를 모셔야 했다.

그해 100년 만에 오는 큰 더위가 38도로 기승을 부려서 

도시의 아스팔트가 다 녹아내리는 살인적인 더위에

옛날 풍습 그대로 상복을 입었다. 속옷과 적삼과 중 옷과 장삼으로

겹겹이 입고 버드나무 지팡이 짚고 서서 "아이고 아이고 " 하며 곡을 하면서

3일 동안 상주 노릇을 하는데 선풍기 마저 변변히 없는

산골 토방에서 끝없이 흐르는 땀으로 목욕을 하니 

정말 참기 어려운 고통이었다.

 

이튼 날 밖이 소란하여 나가보니 동네에서 술만 먹으면 주사가 심한

악명높은 사람이 이 사람 저 사람 붙들고 시비를 걸어 난장판을 만들고 있다.

동내 사람들이 여럿이 붙어 끌어내지만 힘까지 센 장사라서 어렵다.

그렇다 예로부터 좋은 일이든  궂은일이든 잔치판이 벌어지면

의려 십리 안의 거지나 건달들이 모두 모여들기 마련이다.

상주인 내가 나가니 모두 만류 한다, 그러나 내가 아니면 쉽게

해결 될 것 같지 않아서 나섰다.

우선 반갑게 맞이하고 술 한상 걸게 차리게 하고 도수가 높은

진국 막걸리를 가지고 오게 하여 큰 잔으로

연하여 석잔 씩 나와 대작을 하였다 냉면대접으로 석잔 씩 들이키고

몇 마디 수작을 주고받으니 이미 취해 있던 그 사람이

30분 해롱 해롱 대다가 그 자리에 골아 떨어졌다.

본디 술 먹고 주사가 심한 사람은 술이 약한 사람이다,

본인은 말술을 먹는다고 큰소리 쳐도 그것은 허세다

진짜 술 이 센 사람은 밤 새고 먹어도  취하지 않는데 

실수를 할 일이 없는 것이다. 

길거리에서 흔히 보는 술 먹고 개판치는 자  모두 석잔 술이다.

보통 사람들은 그들에게 술을 주지 미라 하지만 잘못된 것이다.

그들의 주사를 끝나게 하는 묘수는 아주 간단하다

술을 더 퍼 먹이면 제풀에 나가떨어지는 것이다.

우여 곡절 3일 만에 발인을 한다. 방안에 관을 들고 나가면서

바가지를 깨부수고 꽃상여에 관을 싣고 대문 앞에서 발인제를 지낸다.

돌아가신 분이 93세이신데  딸 세분도(고모) 70줄에 들어온 노인 들이다.

상주인 내가 상여 뒤에 서고 그 뒤로 세분 고모님들이 곡을 하며

뒤를 따르고 대나무가 많은 고장이니 대나무로 만장깃발이 늘어선 

꽃상여 행열이 나갈 때 상여 위에 올라탄 종 잡이가 구슬프게 소리한다.

저승길이 멀다 하나 대문 밖이 저승이라 어이 어이 어 허야!

중간에서 노제도 지내고 하면서 산 밑에 까지 왔는데

큰 논이 떡 가로 놓여 있다. 벼논에는 모가 한참 자라고 있다.

그 논을 가로 질러 가려면 논 값을 치려야 하느니 하면서

상여가 나가지 않는다. 나는 안다 그들이 지금 술값을 요구 하고

있다는 것을 꽃상여 앞으로 나가 십만 원짜리 수표2장을 올려 모두

보게 한 후에 꽃상여 위에 놓자  상여가 다시 움직였다,

 

모심어 놓은 논으로 들어서서 곧장 가로 질려 갔는데 돌아보니

그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는데도 모 한포기 밟지 않고 지나간다.

그 사람들이 누구인가? 평생을 논에서 살아온 농부들이 아니신가?

그 돈은 초상이 끝나고 우리가 떠난 후에 수고했던 마을 사람들이

모여 조촐한 술판을 벌리면서 소박한 뒷이야기를  나눌 것임을 잘 안다,

그 소박한 산골 마을 사람들의 추억이 오랫동안 생생하여 매년 빠짐없이

그곳에 가서 벌서 십 수 년동안 조상님들 묘소의 벌초와 시사를 모시어 가며

아버지대에 하지 못한 사람노릇을 했다,

2009년 2월 바로 엇 그제다. 갑자기 고모님이 나를 내려오라 하신다.

고모님께서 올해 나이 77세(1933년 癸酉생 닭띠)이신데 갑자기

등뼈가 몹시 아픈 병이 나서 사경을 헤매어 백방으로 약을 써도

낳지 않자 자주 다니는 절에 스님께 여쭈어 굿을 해보니

조상님들 여러분이 오시어 그 간 제사를 잘 지내 온 것에 대해

칭찬과 위로를 하시고 이제 모든 제우 답을 후손들에게

나누어 주라고 명하셨다고 한다.

그 조상님들의 명을 받들어 그대로 행할 것을

결심 하니 병이 나았다 한다. 참으로 신비한 일이 일어난 것이다,

대저 이런일을 보면서 그 누가 신을 부정 할 수 있겠는가?


그랬다 고조부님 증조부님 제사를 모셔야 할 장손이 외국에 이민을

갔기 때문에 홀로 사시는 늙은 고모님이 조상님들이 물러주신

제우 답을 홀로 부치면서 제사를 모시고 있었다,

허리가 고부라진 70대 늙은 고모님이 그 긴 이야기를 

중간 중간 숨이차서 긴 한 숨을 내 쉬시며  

"이제 내가 지내던 제사들은 종중에서 지내는 시사로 돌리고

 그 제우전답을 너에게 주겠다" 하신다. 

함께 간 우리 여러 형제들이 모여 협의 한 끝에

이미 60이 넘은  보다는 우리 후대의 젊은 20대 자식들에게 공동명의로 

그 토지들을 양도 하고 그 전답에서 나오는 농산물들로

음식과 여타 비용을 충당 하여 매년 빠짐없이

조상님들의 벌초와 시사를 잘 모시도록 의무감을 부여하기로 했다.


그 동안 사람 노릇 못하고 살아온 가문의 큰 문제하나를 교통정리

한 것 같아서 조금은 마음이 놓이지만 아직도 할 일이 많다.

사람이 돈 벌고 잘 살기를 바라기에 앞서서 사람노릇 하고

살기만도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뼈저리게 느끼게 한다.

 

                                 南村 생각

저는 이렇게 배웠습니다.

 

0 또 경계하여 말씀하시기를 “너는 장차 농사도 많이 짓고 풍족하게 살 것이니

0 부지런히 농사짓고, 밖으로 봉공(奉公) 의무와 안으로

  선령 제사와 제가 양육(齊家養育)에 힘써 몸을 잘 닦을지어다.

0 남의 재물을 탐하지 말고 남의 자녀를 그릇 유인하지 말며

  간음하지 말고 남과 서로 싸우지 말며 매사에 진실을 지키도록 하라.

0 너같이 배우지 못하여 무식한 백성이야말로 진실로 상제님 사람이니,

  서민과 상민을 천대하지 말고 도한(屠漢)과 무당에게 경대하라.

0 무릇 사람의 높고 낮음이 따로 있지 않나니

  내 집에 오는 손님이야 문둥이가 되었든지 거지가 되었든지

  절대 괄시하지 말고 잘 대접하라.

0 네가 죄를 짓지 않고 상제님의 명을 기다리면

  상제님 세상에는 너 또한 영화를 누리리라.” 하시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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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손에게 선령은 곧 하느님 ]

0 만성 선령신(萬姓 先靈神)들이 모두 상제님에게 봉공(奉公)하여 덕을 쌓음으로써

  자손을 타 내리고 살길을 얻게 되나니 너희에게는 선령(先靈)이 하느님이니라.

0 너희는 선령을 찾은 연후에 상제님을 찾으라.

  선령을 찾기 전에 상제님을 찾으면 욕급선령(辱及先靈)이 되느니라.

0 사람들이 천지만 섬기면 살 줄 알지마는 먼저 저희 선령에게 잘 빌어야 하고,

  또 그 선령이 상제님에게 빌어야 비로소 살게 되느니라.

0 이제 모든 선령신들이 발동(發動)하여 그 선자선손(善子善孫)을

  척신(隻神)의 손에서 건져 내어 새 운수의 길로 인도하려고 분주히 서두르나니

0 너희는 선령신의 음덕(蔭德)을 중히 여기라.

0 선령신은 그 자손줄을 타고 다시 태어나느니라.

            ㅡㅡㅡㅡㅡ증산도의 가르침---
 






악성위장병 고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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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의 010 5775 5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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