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량도 지리산 등반 후기
남촌 서 호원
시속에 "일이 삼천포로 빠졌다"는 말을 자주 쓴다.
이 말은 더 이상 갈 수없는 끝까지 간 것을 말한다.
그렇다 삼천포는 영남땅 끝자리 작은 포구이다.
그래서 우리도 삼천포로 빠지기 위해 모인 것은
2010년 4월 17일 토요일 저녁 11:00시 사당역 3번 출구다.
사량도를 가려면 삼천포에서 배를 타고 간다.
서울에서 무박2일이 아니면 불가능한 곳이다. 그래서 전날 떠나는 것이다
그곳에 갔다 오려면 왕복 12시간을 버스 안에서 길길이 삐 대고 있어야 하니
엄두가 잘 안 나지만 남해의 한려수도의 그 빼어난 바다경치를
하루 종일 내려다볼 수 있다는 설려임 때문에 45명의 인원이 모였다.
버스 자리가 모자랐지만 대성황을 이루어준 모든 분들이
감사할 따름이며 특히 함양군 산악회 총괄대장/등반대장/안의등반대장등 주변 산악회의
여러분들이 참여하여 더욱 반갑고 고마운 일이다.
답답하고 스트레스 쌓이는 서울생활을 잠시 내던지고
참으로 오랜만에 바다 속 섬으로 떠난다니 벌써 마음들이 붕붕 들뜬다.
경상도 투박한 사투리가 낭자하여 싸움 난 것처럼 왁자지껄 한 가운데
김 종규 기장님이 이끄는 한신 고속버스는 밤11시 20분에 사당동을 미끄러져 나갔다.
자! 떠나자 남해바다로 ---!! 돌고래가 반겨주는 남해바다로 -- 바로 고래잡으려---!!
어둠이 짖게 깔린 고소도로를 거침없이 내달릴 때 쯤
배 성규 등반대장님의 인사말씀에 이어 유 재현 총무의 코스안내와 주의사항을 전달 할 때
그 표정이 너무도 엄격하고 진지하여 군대 유격조교처럼 강력한 느낌이 왔다.
만일 그 주의 사항대로 하지 않으면 정말로 비티체조를 100번쯤은 시킬 것 같았고
그 억센 경상도 사투리로 하는 오버 액션 연기가 자못 재미가 있어 오히려 웃음이 나왔다.
나중에 저녁 술자리에서 처음 오신 분들이 정말로 그때 그런 느낌을 받았다면서
함께 박장대소 한 적이 있다.
백설기 떡이 배식 되었다. 노 호임향우가 기증했다고 한다. 그랬다 인근 향우회임원진들이
후원금을 내주시고 정 재순 향우가 국을 끓여 오는 등 보이지 않은 곳에서 지원해주시는
고마운 분들이 있어 우리 유림향우회가 나날이 발전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12시 자정시간이 넘어가니 하루의 피로가 눈꺼풀 위에 모두 올라앉아 무거워지더니
버스에 파리약을 뿌린 것처럼 일시에 모두가 잠이 들었다.
모두 깊이 잠든 밤3시 유 재현 유격대장(?)의 비장한 명령이 떨어졌다.
기상! 이곳 산청휴게소에서 식사를 할 것이니 모두 내리라는 것이다
그야말로 잠자다 봉창 두드리는 소리에 어리둥절하여 우시 두시 내려 식사를 했다.
군대에서 새벽에 비상을 걸어 특수작전을 나가기 전에 적에게 들키지 않게
어둠 속에서 조용하고 신속하게 식사를 해버리는 바로 그런 현장분위기다.
다소 엉뚱하기도 하고 또 특별한 전투게임을 하는듯하여 자꾸 웃음이 나왔다.
어떤 향우는 이 분위기를 더욱 재미있게 하려고 모포를 둘러쓰고 밥그릇 하나
들고 덜덜 떨며 밥줘--! 하고 이리저리 빙빙 도니 영락없는 거지 각설이다.
모두를 배곱잡게 하는 한마당 코메디다. 누군가 진식이가 왔나? 한다. 그랬다
우리가 아직 어릴 때 진식이라 불리 우는 거지가 있었다. 유림면 사람들은 다 안다.
예상치 못했던 어둠 속 야식 대작전을 마치고 다시 승차하여
그야말로 삼천포로 빠지니 5시다 삼천포항은 어둠속 그대로다.
여객선 매표소는 아직 문도 열지 않은 채 사람하나 보이지 않는다.
1시간을 기다린 후에야 우리는 승선 할 수 있었다.
삼천포에서 사량도만 오가는 페리호에는 관광버스 4대를 실을 수 있는 관광용 유람선이다.
선장실이 있는 삼층으로 올라가니 어둠이 걷히기 시작하는 삼천포 새벽항구가 한눈이
들어온다. 좌측으로 삼천포 화력 발전소 굴뚝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고
그 안쪽으로 유명한 코끼리 바위가 있고
우측으로는 개방동과 모개 섬을 잇는 삼천포대교가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로 대상을 받은 곳이며
그 외에도 이곳 삼천포에는 볼거리가 많다
실안낙조에서 바라보는 일몰 풍경은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아름답다한다.
또한 월등도는 별주부전의 전설 바로 그 현장으로서 토끼섬도 있고 거북 섬도 있다.
아두섬에서 공룡화석이 발견된 곳으로 유명하며
대방 진굴항은 이순신 장군께서 거북선을 감추었던 곳으로 유명 하다.
항구를 감싸고 있는 제방을 나설 때 뱃머리를 보니 좌우로 길게 뻗은
사량도가 시야에 들어온다.
사량도는 뱀이 누워있는 모습 같다하여 뱀사(蛇), 대들보 량(梁)
그래서 蛇梁島(사량도)라 한다.
통영시는 통영군과 충무시가 통합되어 통영시로 되었다. 100대인기명산중 25위
사량도는 통영시 사량면으로 우리나라 남단 다도해의 통영시 서남부 해상,
한려해상국립공원 중심부에 위치한3개의 유인도와 8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진 섬이다.
사량도는 크게 서로 마주보고 있는 주섬인 윗섬(상도)과 아랫섬(하도) 사이가 마주보고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아 호수처럼 잔잔하며 윗섬에 금평항이 있는데
우리가 오늘 등산할 코스는 윗섬의 중앙을 가로질러 연결 되어 있는 능선을 따라
지리산, 불모산, 가마봉, 옥녀봉이 될 것이다.
지리산에서 옥녀봉까지 종주하는데 5-6시간정도가 소요된다고 한다.
새벽 찬바람을 맞으며 약 40분 정도 걸려 사량도 대항에 도착 했다.
배에서 내리며 보니 물이 참으로 맑고 공기도 삼천포 공기와는 다르게 신선 했다.
해는 떴으나 날이 흐렸다.
나름대로 우리도 첫배를 타고 들어와 새벽 6시 40분이건만
벌서 전국 각 산악회에서 작은배들을 타고 수많은 사람들이 들어와 화장실 앞에 줄을 서있다.
과연 한려수도 중앙에 위치한 한국 100대 명산 중의 하나라는 이름을 실감나게 한다.
우리는 잠시 항구에서 인원파악을 했고 바로 산을 오르기 시작 했다.
산을 오르며 뒤돌아보니 많은 여객선들이 연실 많은 사람들을 싣고 들어와 상량도에
토해놓고 가면 그 인파들이 울긋불긋 산위를 물들이고 있다.
별로 높지 않는 산임에도 불구하고 바위가 아주 특이하다
얇은 합판을 수백 겹 씩 모아 세워 둔 것
같고 그 끝은 날카로웠다. 그 위로 넘어지면 크게 다칠 것 같았다.
그러나 날카로운 위를 밟으니 미끄럽지 않아서 좋다.
등산로가 칼바위로 이루어지고 가파르고 좁은데다 인파가 몰리니 계속 줄을 서서
한사람씩 올라야 하니 시간이 많이 걸렸다.
1시간여 만에 지리산(智異山)에 도착 했다.
해발 398m 로 높지 않은 산이나 오르기 쉬운 산은 아니다.
날이 맑은날 정상에서 지리산이 보인다 하여
지이망산[智異望山])이라 불러 오다가 지리산(智異山)이 되었다 한다.
오늘의 바다에는 약간의 해무가 끼어 있다.
예로부터 바다 위에 해무(바다안개)가 끼면
신기루처럼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사량도 라 했고
하늘에서 내려다 보면 거대한 뱀이 바다 속에서 나와 꿈틀꿈틀 기어가는 형국이라 해서
뱀사(蛇)자를 놓아 사량도라 했는데 또 이 섬에 유독 뱀이 많다니
그 또한 섬 이름과 무관 하지 않다고 본다.
이 사량도 지리산 등반은 상춘등반으로 인기가 높다.
서울 쪽에는 봄이 오지 않았을 3-4월에
오늘도 항구 마를 주변 들판에는 노란 유채꽃이 우리를 반기며
한 개의 봉우리 넘어 골짝 길로 들어서면 진달래며 산 벚꽃이 만개하여
그 꽃핀 가지사이로 멀리 끝없이 펼쳐진 바다와
섬들의 풍광이 어울려 참으로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능선을 타고 가는 곳마다 수만 권의 책을 책꽂이에 꼽아 둔 것 같은 신비스런
바위의 모습들의 장관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지리산은 불모산보다 1미터 낮으면서도 이름 덕분에 유명해졌다.
산림청 선정 100 명산 선정사유는
한려수도의 빼어난 경관과 조화를 이루고 특히 불모산, 가마봉, 향봉, 옥녀봉 등
산 정상부의 바위산이 기암괴석을 형성하고 조망이 좋은 점 등을 고려하여 선정했다 한다.
그 이름 하나로도 사량도 지리산은 족히 육지의 많은 산꾼들을 불러 모으는데,
지리망산(398)에서 불모산(399m) 옥녀봉(261m)으로 이어지는 8Km의 바위
능선 길은 그리 만만한 곳이 아니다.
바다와 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산행으로 재미를 더해 주지만
암봉, 고암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이 너무도 험난하여
지리산에서 옥녀봉에 이르는 종주코스에는
20여미터 정도의 2개의 철사다리와
밧줄타고 오르기, 수직로프 사다리 등
기초유격코스 같은 코스들이 있어 재미를 더해준다.
또 우리들을 진두지휘하는 유 재현 유격대장까지 있어 더 좋다.
발아래에는 스릴의 연속이고 한고비 넘기고 봉우리에 올라서면
시원하게 펼쳐지는 바다에서거침없이 불어오는 봄바람이
내장을 지나 항문까지 뻥 뚫리는 것 같아서
살면서 쌓인 모든 스트레스가 한방에 날라 간다.
가마봉을 내려가는 수직철계단과
연지봉 오르는 밧줄과 내려가는 줄사다리 정체구간을 제외하고는
암릉의 묘미와 조망을 즐기면서 대체로 순탄한 진행속도였다.
육지의 보통 산들은 산 정상이라도 나무가 울창하여
경관을 바라볼수 없는것이
일반적인데 이곳은 거의 모든 정상은 칼 바위로 되어 있어
큰 나무가 없어 산 아래 경관을 아주 시원하게 볼 수 있어 좋았다.
모든 산행을 마치고 옥녀봉 아래 탄금대 쪽에서 대기하고 있던 버스를 타고
아침에 내렸던 대항으로 돌아오니 12시 40분 아침보다
더 많은 인파들이 모여 있고 관광버스도 10여대 늘어서 있다
1시 20분이 되어서야 사람과 버스가 승선을 마치고 페리호가 출발 했다.
돌아오는 페리호 3층 갑판에서 바라보니 돌고래들이 100m
정도 간격을 두고 헤엄치는 것이 보였다.
우리나라 인근해역에서 만나는 돌고래가 더욱 반가웠다.
갈매기 떼가 계속하여 선미 쪽에 몰려 따라 왔다.
순간 새우깡을 사 들고 오지 않은 것을 후회 했다.
새우깡을 던지면 갈매기들이 날아와 잘 받아먹는다.
녀석들은 그 재미를 알기 때문에 저렇게 몰려오는 것 을 아는 사람만 안다
필자는 과거에 해저유전개발에 참여 하면서 선상생활을 수년 동안 하면서
갈매기들과 새우깡으로 몇 년씩 우정을 나눈 적이 있기 때문이다.
2시경 삼천포로 되돌아 왔다. 삼천포 항 근처 미리 예약해둔 횟집을 찾아갔다.
배성규 회장과 지인 관계라 하며 미리 예약 해두었다 한다.
등산 후 下山酒(하산주)는 애주가들에게는 등산의 즐거움 이상으로
빼놓을 수 없는 기쁨이라서 전국 어디라도 산 아래는 주막이 있고 그 주막에는 막걸 리가 있다.
한려수도 바다한 가운데 물 좋은 바닷가에서
신선한 회를 안주로 하는 하산주 한잔! 크!
더 이상 말해 무엇 하겠는가?
준비된 해물 들이 줄줄이 나오면서 경상도 사람들의 투박한 권주사투리가 오가면서
동창/ 한마을 동네사람/ 형/ 동생/ 누이/ 오라버니/ 챙겨가면서 빠르게 술잔이 오가며
금시 얼굴들이 빨개진다. 어떤 이는 하루 종일 등산을 하면서도 모르고
지내다가 이 자리에서 동창인 것을 알고 얼싸 않고 반가워하는 향우들도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코흘리개 어린 시절 함께 놀던 동무라도 수 십 년 헤어져 있다면
못 알아보는 것이 당연하다.
그래서 향우회는 어떤 단체보다도 남다른 관계가 있다.
필자는 작년에 환갑을 이었다. 9살 때 고향을 떠났으니 4세 이전일은 기억에 없다고 보면
고향의 기억은 불과 5년이다 그리고 타향살이가 51년이다
그래서 이젠 그 기억들이 흐려질 수도 있건마는 그렇지를 않다
그 아련한 어린 시절의 향수는
오히려 나이를 먹을수록 더욱 또렷해지고
오히려 가슴 설려고 또 콧등이 시큰거리는 것이 바로 향수이다.
그것은 모든 동물들이 공통으로 갖고 있는 귀향의 본능 때문이다.
고향의 향수는 그 내용이 어떤 것이라도 평생 향수를 먹고 사는 것이다.
넓은 바다를 누비고 살던 연어는 그 향수를 잊지 못하여 돌아와 알을 놓고
그 초라한 고향의 개울에서 아무 여한도 없이 편안히 죽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도 그 어린 시절의 향수가 그 사람의 인생관을 결정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 지방 사람들은 그 지방 사람들 끼리 취향과 사고방식이 통하는 것이다.
오늘 평생 그리웠던 향우들이 만나 회포를 풀어내니 2시간의 시간이 훌쩍 흘러 버렸다.
애주가들은 酒氣(주기)가 도도해져서 자리에서 일어섰고
술을 먹지 못하는 향우들도 신선한 회 맛에 다정한 향우들이 있어 기분이 최상으로 업 되었다.
4시가 넘어서야 버스가 上京(상경) 길 바퀴를 굴리기 시작 했다.
버스 출발과 동시에 하루 종일 참아왔던 비님이 내리기 시작 한다.
바위가 삐죽 삐죽한 칼바위 산위에서 비가 왔다면 바위가 미끄러워 오도 가도
못할 뻔하였다.
하루 종일 참아준 하늘에 감사드리며 북으로 북으로 달리다 지루해지면
노래방도 해가며 사당동에 도착하니 10시30분이다.
위험한 산행 코스였건만 무사히 아주 즐거운 산행이 되었던 것은
배성규회장/조경래.정재윤대장 /유재현/서원숙 총무님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철저한 자기 임무수행의 덕택이며
또한 모든 대원들도 질서를 잘 지켜 주었기 때문이라 여기며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아직 재경 유림 향우회원들 중에 이번에 참석하지 못 하신 분들이 이 후기 글 보고 참여
한 것 같이 즐기시기 바라며 다음에는 더욱 많은 분들이 참여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밤 새워 가며 후기 글을 써 올리는 바입니다.
기존의 모든 회원들은 아직 몰라서 나오시지 못하는 많은 향우님들에게
인생을 푸근하게 하는 향우회 등반문화를 소개하고 챙겨서 기쁨을 함께 나누길 바랍니다.
아무쪼록 다음 만날 때 까지 모두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악성 위장병 고치기 클릭->http://cafe.daum.net/skachstj 010-5775 509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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