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석학 린위탕(林語堂, 1895~1976)은 장자를 ‘중국의 니체’라고 불렀다. 당의 현종(玄宗)은, 생사의 애욕에 묶여 영원한 생명의 소식을 듣지 못하고 미로(迷路)에서 나뒹구는 세인들에게, 언어의 한계성을 쾌연히 뛰어넘고 우주존재의 비밀과 살고 죽는 문제에 대한 진정한 마음의 자세를 전해 준 장자를 사모한 나머지, 그를 남화진인(南華眞人)이라 추앙하였다. 때문에 『장자』를 『남화진경(南華眞經)』이라고도 한다.
장자는, 소위 종교가나 철학자라고 하는 사람들이 인생의 근본 문제에 대한 방향조차 제시해 주지 못한 채, 대부분 말꼬리에 매달려 온갖 잡설로 비열한 논쟁만 일삼고 있음을 이렇게 꼬집고 있다. 물론 이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다. |
귀와 눈을 안으로 통하게 하라. 그대 마음의 지각을 벗어난다면, 신도 홀연히 찾아와 머물리라. 하물며 사람은 말해 무엇하리요. 이는 만물과 조화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니 성왕 순(舜)임금과 우(禹)임금의 수신이 이 길에서 머물렀고 복희(伏羲)와 궤거도 이러한 도리를 한평생 실천했으니, 어지러운 보통사람들이야 말해서 무엇하리! <莊子좭 「人間世」> |
장자는, 조화(造化)기운이 홀연히 와 머무는 이 도(道)의 세계에 대한 체험이 없으면, 아무리 아는 것(지식)이 많아도 장님과 귀머거리에 불과하다고 했다.
마음에 시비가 일어나면 마음에 머물러 있는 도는 파괴된다. 도가 파괴되는 순간, 그대의 마음 속에는 애욕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리라. <莊子「齊物論」> |
우리가 장자의 세계관에서 특히 주시해야 할 한 가지 문제는, ‘우주를, 우주질서를, 즉 도(道)를 주재하고 계신 인격신인 우주의 통치자가 천상에 존재한다’고 언급한 사실이다.
진정으로 우주의 주재자(上帝님)는 계신 듯 하지만 그 분의 모습을 볼 수 있기는 워낙 어렵도다. 그 분의 행하심(역사의 창조작용)을 내가 예전부터 믿어온 바이지만 상제님의 형모는 뵐 수 없더라. 만물과 통정하시며 형상을 감추시는 것일까? <莊子「齊物論」> |
하늘(하늘의 주재자, 하느님)로부터 부름을 받는 자, 즉 천명을 받은 자는 그 누구보다도 자신을 기만하지 말라고 경고한 다음 구절은 오늘의 가을 대개벽기에 믿음의 길, 구도의 길을 걷는 이들이 특히 깊이 명심해 둘 말이다.
사람을 위해 일할 때 그를 위선으로 대하기는 쉬우나 하늘(천제)을 위해 사역될 때 하늘을 속이기는 어려운 일이로다. <莊子「人間世」> |
세계 종말의 해답과 참된 생명의 길을 끊임없이 묻고 있는 우리는 지금 장자의 이 주옥같은 언어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만약에 그대가 천지가 정도(正道)로 운행하는 변화의 흐름을 타고 자연의 변화에 순응하여 무궁한 조화 세계에서 노니는 자 된다면 무엇을 바랄 것이 있으리요. 그리하여 지인(至人)은 자신[己]을 버리고, 신인(神人)은 공(功) 없고, 성인(聖人)은 이름이 없음이라. <莊子「逍遙遊」> |
여기서 앞의 부분을 주의하여 다시 살펴보자. 이것을 현실적인 우주 창조운동의 선·후천 시간원리로 말한다면, 천지가 완전히 정상적인 정도(正道) 변화운동을 시작하는 후천개벽의 세계성숙기에 살게 될 때, 삶의 궁극적인 보람을 찾게 된다는 소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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