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때문에 탈이 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왜 그런 말을 했을까 자신도 영문을 모를 때가 많지요. 그래서 예로부터 말을 삼가라는 내용의 잠언들이 많았나 봅니다. 이 잠언도 그 중의 하나입니다. 옛말에 세 번쯤 생각하고 나서 말을 하라는 경구도 있는데, 이 잠언에서는 ‘때’라는 한 가지 요소가 더해졌습니다. 고심해서 좋은 말을 얻게 되더라도 때에 맞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적절한 때에 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때에만 맞으면 참으로 나와 남에게 두루 양약이 될 수 있을 텐데, 때를 놓치거나 때에 앞서 말하는 바람에 빈말이나 망언이 되곤 합니다. 애써 생각해 낸 좋은 말이 무위로 돌아간다면 얼마나 허탈하겠습니까. 특히 내가 하는 말이 누군가에 대한 충고나 어떤 사안에 대한 지적과 대책이 되는 경우 이 ‘때’라는 것이 참 중요합니다. 말을 듣는 상대가 그것을 받아들일만한 준비가 되어 있는 ‘때’, 내 말이 이해되고 실현될 수 있는 여건들이 충분히 무르익은 ‘때’. 그 시점을 찾기가 어찌 보면 좋은 말을 찾기 위해 고심하는 행위나 통쾌하게 한 마디 말을 던지는 일보다 몇 배는 더 어려운 일일지도 모릅니다.
오늘도 우리는 누군가에게 수많은 말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나와 남의 관계는 주로 이 말을 통해 형성됩니다. 관계 속에 살아가는 우리인 이상 이 말의 기술이 참으로 중요하겠지요. 어떤 식으로 말을 할지도 중요하겠습니다만, ‘때’가 아닌 말은 해봐야 아무 유익이 없습니다.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서 내가 해야 할 적절한 말을 찾고, 그 말을 해야 할 적절한 ‘때’를 찾는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