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공부/옛글 모음

참된 이익

남촌선생 - 힐링캠프 2013. 10. 15. 12:09

- 이백스물한 번째 이야기
2013년 10월 10일 (목)
참된 이익
이익을 구하는 자는
혹 눈앞의 작은 이익을 얻을 수는 있지만
훗날의 커다란 이익을 잃게 될 것이며,
의로움을 구하는 자는
혹 눈앞의 작은 이익을 잃을 수는 있지만
훗날의 커다란 이익을 얻게 될 것이다.

求利者 或得眼前之小利 而失後日之大利
구리자 혹득안전지소리 이실후일지대리 
求義者 或失眼前之小利 而得後日之大利
구의자 혹실안전지소리 이득후일지대리

- 이백순(李栢淳, 1930~2012)
 「답문록(答問錄)」
 『송담고(松潭稿)』

 

  
  송담(松潭) 이백순(李栢淳) 선생은 전남 보성군에서 태어나 19세까지 조부인 낙천(樂川) 이교천(李敎川) 선생에게 글을 배웠으며, 이후 21세까지 호남, 호서 지역의 유명한 학자들을 두루 찾아다니며 공부하였습니다. 21세부터 전남 보성군 덕산정사(德山精舍)에서 후학을 가르치기 시작하여 1,000여 명의 제자를 배출하였고, 『사서오경(四書五經)』, 『미암일기(眉巖日記)』 등의 번역서를 냈으며, 『한문학대개(漢文學大槪)』 등의 저서가 있습니다.

  위의 글은 선생이 제자들과 문답한 내용을 정리한 「답문록(答問錄)」에서 나온 내용입니다. 어느 제자가 의로움[義]과 이익[利]에 대해 묻자 위와 같이 명쾌하게 정리해 주셨습니다. 흔히 이익과 의로움을 별개의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선생의 말씀대로라면 모두 ‘이익’이 되는 것이로군요. 다만 이익은 ‘눈앞의, 작은 이익’이고 의로움은 ‘먼 후일의, 큰 이익’이라는 차이가 있을 뿐. 그러고 보니 논어에도 이런 취지의 글이 나옵니다.

子曰 無欲速하며 無見小利니 欲速則不達하고 見小利則大事不成이니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속히 하려고 하지 말고, 조그만 이익을 보지 말아야 한다. 속히 하려고 하면 제대로 하지 못하고, 조그만 이익을 보면 큰일을 이루지 못한다.”

  눈앞의 이익에 어두워 옳고 그름을 살피지 못하다가 훗날 더 큰 이익을 망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는 말아야겠지요. 지금 당장은 조금 손해를 보는 것 같더라도 올바른 길로 묵묵히 나아가다 보면 어느새 커다란 성취와 이에 따르는 넉넉한 보상이 선물처럼 주어질 것입니다. ‘참된 이익’이 무엇인지를 아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글쓴이 : 조경구(한국고전번역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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