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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메랄드 타블릿

남촌선생 - 힐링캠프 2019. 1. 21. 19:55

에메랄드 타블릿

연금술의 고전

Emerald Tablet ]
https://jnanayoga.tistory.com/274?category=933867에메랄드 타블릿 강의 동영상

소유자불명
시대9세기 이전
지역아랍, 유럽
출전헤르메스 문서
물건의 형상석판, 문서

서양의 연금술에는 그 이론의 기반이 된 일련의 문서가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헤르메스 문서'라 총칭하는 이들 문서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에메랄드 타블릿'이라 불리는 그다지 길지도 않은 문장이다. 옛부터 연금술의 고전으로 긴 세월 동안 계승되어온 이 문서를 해독하는 일이야말로, 모든 연금술사가 통과해야 하는 제1관문이었다.

'헤르메스 문서'

13세기부터 17세기에 걸쳐 유럽에서 활발히 연구된 연금술은 중동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서양 연금술의 토대가 된 텍스트는 아라비아어에서 라틴어로 번역된 문헌이었다. 이 시대는 아라비아 연금술이 서양보다 훨씬 더 앞서 있었기 때문이다(아라비아인에게 연금술을 전한 자는 그리스인이었지만 그후 서양에서는 연금술의 전통이 끊어져버리고 말았다).

이렇게 해서 서양에 역수입된 중동의 문헌에는, 아이러니컬하게도 모세, 헤르메스, 클레오파트라, 이시스 등 신화에 나오는 신들이나 역사상 저명한 인물들의 이름이 저자로 기록되어 있다. 물론 이들 문서는 정말로 모세나 헤르메스가 쓴 게 아니라, 기원 2∼3세기 이전의 이집트 연금술사들이 자신의 저서에 관록을 붙이려고 이름을 차용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차용된 이름 중 유달리 많았던 것이 그리스의 신 헤르메스의 이름이다. 길과 여행의 신 헤르메스는 그리스 식민지를 통해서 이집트에 전해졌고 그곳에서 책의 신 토트 메르쿠리우스와 절충되었다. 그리고 헤르메스(토트) 트리스메기스토스라는 과거에 실존했던 인물로 믿어지게끔 되었다(이는 기독교권에 존재했던 수많은 이교도의 신들이 밟아야 했던 운명이었다). 헤르메스 트리스메기스토스란 '위대한 신관', '위대한 철학자', '위대한 왕'을 겸한 '삼중으로 위대한 헤르메스'라는 의미이다.

이렇게 해서 헤르메스라는 이름이 붙은 방대한 문헌이 유럽에 유입되었는데, 학자들은 이 문헌들을 '헤르메스 문서'라 총칭하고 열렬히 받아들였다. 이리하여 이 가공의 인물은 신비학의 시조로서 존경받게 된 것이다.




비취의 석판

'헤르메스 문서'가 가지고 온 여러 가지 지식은 중세 서양 신비학(주로 연금술)의 근본적인 토대가 되었다. 방대한 문헌 중 연금의 진리를 기술한 것으로서 연금술사들이 특히 중요시했던 것이 헤르메스의 '에메랄드 타블릿'이라 불리는 신비에 싸인 문서였다.

에메랄드 타블릿이 발견된 경로에 대해서는 실로 다양한 이야기가 있다. 에메랄드판에 페니키아 문자로 새겨진 이 문서를 기자의 피라미드에 숨겨진 헤르메스 트리스메기스토스의 유해가 단단히 잡고 있었다는 일설, 노아의 방주에 실려 있었다는 일설,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그리스의 저명한 마술사 티아나의 아폴로니우스의 유해에서 발견해냈다는 일설 등이다.

어떤 이야기가 맞는지, 오늘날에는 상상도 할 수 없다. 적어도 이 에메랄드의 석판, 즉 원판은 현존하지 않는다. 오리지널에 대해서는 완전히 수수께끼에 싸여 있고 사본만이 전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단지, 아마도 원본은 그리스어로 씌어져 있으며 '헤르메스 문서' 중 가장 오래된 시기의 문헌 같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에메랄드 타블릿 최고의 사본(의 부분)은 1828년 이집트 테베에서 발굴된 라이덴 파피루스 안에서 발견되었다. 라이덴 파피루스는 3세기 말에 씌어진 금은, 보석 등 다양한 귀중품의 조합 방법에 대한 문서들이다. 이 문서 중 사본이 있다는 사실은, 에메랄드 타블릿이 적어도 그 이전에 씌어졌고 게다가 꽤 광범위하게 알려져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기원전에 씌어졌을 가능성까지 있는 최고의 연금술계 문헌인 것이다.




신비로운 문서의 원형

자신의 저서에 고대 위인들의 이름을 저자로 차용함으로써 신빙성을 높인다는 행위는, 현대적 감각으로 볼 때 아무래도 납득이 잘 안 가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고 방식이 인류의 역사를 통해서 보편적이었다고 볼 수는 없다.

세상을 창조하고 그 섭리를 정하는 자는 신이다. 따라서 신에 가까운 초기의 순수한 인간들은 그만큼 많은 진리를 받았다고 여겨졌던 시대가 인류 역사상에서 보면 훨씬 길다. 그래서 특히 연금술이나 마술이라는 신비스러움이 많은 분야에 대해서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발명'하는 게 아니라 고문서나 구전을 토대로 잃어버린 기술을 '재발견'하는 일이 연구자들의 주목적이었다. 이러한 사회적 배경이 있었기 때문에 위인의 이름을 저서에 빌리는 것은 그만큼 '진리에 가깝다'고 해서 무게를 더해주는 행위와 연결되어 있다.

에메랄드 타블릿은 이러한 사상을 토대로 씌어진 문서의 대표적인 예이며, 그리고 대표적인 예이기 때문에 이후 신비적인 문서의 모범이 되기도 했다. 후세의 연금술사나 마술사들이 썼던 문서를 펴서 읽으면, 여기에는 에메랄드 타블릿과 똑같이 우의()나 은유에 가득 찬, 초보들에게는 마치 의미가 불명확한 추상적 문장이나 삽화가 이어진다. 또한 이런 문서에서는 때때로 고대의 저명 인사를 끌어냄으로써 내용의 신빙성을 높이려고 시도되고 있다. 에메랄드 타블릿을 토대로 구축된 신비학 관계의 문서 형식은 현대까지 계승되어온 것이다.


에메랄드 타블릿의 전문 해석

그다지 많은 분량이 아니기 때문에 여기에 에메랄드 타블릿의 전문 번역을 소개한다. 중세의 성실한 연금술사들은 모두 저마다 여기에서 조금이라도 화학적인 진리를 해독해내려고 머리를 쥐어짰었다.

이것은 거짓 없는 진실, 확실히 말해 더 이상 없는 올바름이다.
한 사물의 경이로움을 이루려 할 때는, 아래에 있는 것은 위에 있는 것과 비슷하고 위에 있는 것은 아래에 있는 것과 비슷하다.
그리고 만물은 하나의 사물의 중립에 의해 하나의 사물에서 이루어진 것처럼, 만물은 순응에 의해 이 하나의 사물에서 생겨났다.
이것의 아비는 태양이고 어미는 달이다. 바람은 이것을 태내에 취하고 유모는 대지이다.
이것은 온 세상 일체의 끝맺음의 아비이다.
만약 그 힘이 대지를 향한다면 완결무결하다.
그대는, 흙을 불에서, 정교한 것을 엉성한 것에서 원활하게, 극히 교묘하게 분리하는 게 좋다.
그것은 대지에서 하늘로 상승하고, 다시 대지로 하강하여, 우수한 것과 열등한 것의 힘을 받아들인다. 이리하여 그대는 온 세상의 영광을 손에 넣게 되고, 명료하지 않은 모든 것은 그대에게서 사라지리라.
이것은 모든 강인함 중에서도 절대적인 강인함이다. 왜냐하면 이것은 온갖 정묘한 것들을 물리치고 온갖 고체에 침투하기 때문이다.
이리하여 대지는 창조되었다.
따라서 이것을 수단으로 삼아 경이로운 순응이 이루어지리라.
이로 인해 나는 온 세상 철학의 3부를 가진 헤르메스 트리스메기스토스라 불린다.
내가 태양의 움직임에 대해 서술한 것은 이것으로 끝난다.
(『연금술사』 히라타 히로시() 번역에서 발췌)

우의와 은유로 가득 찬 난해한 문장이다. 이 문장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지, 확실하게 논증할 수 있는 자는 지금도 예전에도 없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에메랄드 타블릿 [Emerald Tablet] - 연금술의 고전 (부활하는 보물, 2002. 1. 20., 도서출판 들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