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8주년 삼일절을 하루 앞둔 28일 인터넷에는 국내 역사학계와 고고학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포털사이트 다음의 '한민족의 뿌리와 미래', '한류열풍 사랑', '한중일 역사왜곡 청산 위원회' 등의 역사관련 카페들을 중심으로 이루어 지고 있다.
한민족의 뿌리와 미래( http://cafe.daum.net/hanfuture )는 인터넷 서명운동을 통해 네티즌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카페 측은 다음 아고라에 22일 '국사교과서 이제는 개정되어야한다'는 제목의 서명 게시물을 발의해 현재 300여명의 서명을 받아냈다. 서명 게시물 바로가기 : http://agoraplaza.media.daum.net/petition/petition.do?action=view&no=25145&cateNo=243&boardNo=25145
이들이 원하는 것은 현 국사교과서의 재개정. 교육인적자원부는 올해 초 그동안 고등학교 국사 교과서에서 신화 형태로 간접적으로 기술됐던 고조선 건국이 공식 역사로 편입돼 명확히 서술되고, 청동기 시대도 최대 1000년 앞당겨져 기술된 새 국사교과서를 발표했지만, 이들은 아직도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수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 국사 교과서는 고조선을 한반도 내에 가두기 위해 애쓰고 있다. 또한 위만의 왕위 찬탈이 고조선을 크게 발전시킨 사건인 것처럼 쓰고 있다. 무엇보다 현재의 국사 교과서는 단군조선을 부인한다"며 "단군조선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기자조선이나 위만조선이 우리 역사의 시작이 되고, 중국의 동북공정에 동조하는 꼴이 된다. 일제 식민사관의 잔영이 그대로 투영돼 있는 국사교과서는 시급히 개선되어야 한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국사교과서 재개정 요구 1인시위 펼쳐 한민족의 뿌리와 미래 측은 현 국사교과서의 문제점을 '일제의 식민사관이 그대로 남아있음', '고조선사를 10페이지 내외로 매우 간략히 기술', '삼국시대와 중세사는 불교사와 유교사로 채색', '근대사에서 독립운동은 상세히 다루고, 일제의 역사왜곡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음' 등을 꼽았다.
이들의 '저항(?)'은 인터넷에서만 한정되지 않았다. 한민족의 뿌리와 미래 소속 여고생들이 1인 시위에 나선 것. 최솔지 양(18)과 김나래 양(18)은 28일 오후 5시경 청와대 앞에서 '국사교과서 재개정'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펼쳤다.
최솔지 양은 "고대사 관련 책들을 읽다가 학교에서 가르치는 역사가 우리 고대사를 제대로 다루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국사책 속에 고조선에 대한 내용은 10페이지 남짓이고, 고대사에 대한 내용도 적다. 게다가 재미도 없어 흥미를 잃게 만든다"며 "일제 식민사관에서 벗어나지 못한 교과서를 이제는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교과서는 한민족을 위해 독립운동을 펼쳤던 유관순 열사께 보여드리기 부끄럽다. 후배들이 바른 역사를 배워야 한다는 마음에 시위에 나섰다"고 말했다.
중앙박물관 낙랑유적출토품실 없어져야
한편, 국립중앙박물관 아시아실에 설치된 '낙랑유적출토품실(이하 낙랑실)'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다음카페 '한류 열풍 사랑'과 '한중일 역사왜곡 청산 위원회'의 회원들은 "낙랑은 한반도에 존재하지 않았다"며 낙랑실이 문을 닫아야 한다고 성토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 1월 "다양한 아시아 문화를 이해하지 않으면 아시아의 리더가 될 수 없다"는 취지로 아시시아실을 신설했는데, 그 중에 낙랑실이 끼어있어 논란이 되었다.
한류열풍 사랑( http://cafe.daum.net/hanryulove )의 운영자 박찬화씨는 "기원전 108년 한나라가 멸망시킨 위만조선은 고조선의 서부, 현재의 북경 부근에 있던 변방국이었다. 그 위만조선을 멸망시키고 만든 것이 한사군이고, 당연히 낙랑은 한반도 밖에 존재했다"며 "그러므로 북한 평양 등지에서 발굴된 유물들은 한민족의 조상들이 남긴 것들이다. 이 유물들을 전시하면서 한사군 중 하나인 낙랑의 유물들이라고 소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평양 등지에서 발굴된 유물들을 한민족의 것으로 보는 근거를 묻자 "낙랑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고분에서 고조선의 독특한 세형동검문화가 나타나고, 낙랑의 무덤양식 귀틀묘는 중국 중원의 어느 지역에서도 않으며 한반도에만 있을 뿐이다"며 "또한 중국의 한반도 진출 근거로 여겨지던 명도전(明刀錢)도 중국 지린대학 역사학과 교수 장보취안과 '고조선 사라진 역사'의 저자 성삼제씨에 의해 고조선의 화폐라는 학설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고 답했다.
'한중일 역사왜곡 청산 위원회( http://cafe.daum.net/koreanandjapanese )'의 운영자 '나기'님은 "이 모든 것이 일제가 심어놓은 한민족 타율성론과 식민사학 때문이다. 이번 기회에 역사학계와 고고학계 정신을 차리도록 네티즌들이 나서야 한다"며 많은 네티즌들의 동조를 부탁했다.
삼일절을 맞아 일어난 '네티즌 봉기(?)'가 어떤 성과를 이룰지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도깨비뉴스 강지용 기자 youngkang21@dkbnews.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