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촌선생 건강교실/약리학강의

동양의학 혁명 총론]7.치료 대법 (2편)

남촌선생 - 힐링캠프 2013. 10. 19. 20:59

7. 치료 대법

2.

그 다음은 병을 가볍게 보지 말라는 것입니다. 병은 우리에게 있어선 적입니다. "적을 가벼이 보면 반드시 패한다"고 했습니다. 환자를 봄에 신중하지 않고 가볍게 대한다거나 병을 경솔하게 얕잡아 보지 마세요. 모쪼록 제가 지금까지 말씀드린 '無心, 生死, 大小, 緩急, 主導權, 精密, 勿錯, 勿失, 勿輕'이 아홉 가지를 꼭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이것은 한방 뿐 아니라 여러분의 인생적인 차원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舊韓末 유명했던 鏡虛스님의 詩 한 구절을 소개합니다. 

 

그 뜻을 얻고 보면 시중에서 지껄이는 한가로운 말들로 항상 법의 수레바퀴를 굴리는 것과 같고, 그 말의 뜻을 잃어버리고 말면 용궁의 경전도 한바탕 잠꼬대에 불과 하느니라. 

得其志也 街中閑談 常轉法輪 失於言也 龍宮藏經 一場寐語 

 

"진정한 구도자는 부처도, 보살도, 나한도, 나아가 과거, 현재, 미래에서의 어떠한 영광도 취하지 않는다. 그는 의연히 이 속세를 초탈하여 절대적인 자유를 누리기에 그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다. 천지가 무너져도 그의 믿음은 흔들리지 않는다. 천지사방의 부처들이 앞에 나타나도 그는 조금도 동요하지 않는다. 또 지옥에서 온갖 귀신들이 다 뛰쳐나오더라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어떻게 해서 그는 이다지도 태연자약할 수 있을까? 그것은 그가 세상 만 가지 사물을 구성하는 공의 원리를 알았기 때문이다. 그것들은 변화하는 것에 홀리지 않는 눈에겐 실체가 아니다. 과거, 현재, 미래는 다만 마음의 작용일 뿐이고, 세상 만물도 다 알음알이(識)에서 일어난 것일 뿐이다(三界唯心萬法唯識). 그렇다면 꿈이나 환상, 허공에 핀 한떨기 꽃에 집착하여 무엇하겠는가? 오직 참으로 실재하는 단 한 사람은 바로 지금 내 눈앞에서 나의 설법을 듣고 있는 그 사람이다" 

 

의사가 가져야 할 기본적인 자세를 담고 있는 吳經態박사의 "禪의 황금시대"중의 일부입니다. 

우리는 뜻을 얻어야 합니다. 우리가 六經 공부를 하는 이유도 짐승소리, 사람의 음성, 사물의 모양등의 소리를 듣거나 모양만 보고도 그것이 가진 감정과 성품을 알기 위한, 다시 말해서 뜻을 얻기 위함이 아니겠읍니까? 어떤 가수가 노래했듯이 친밀한 대화에는 말이 필요가 없습니다. 

"黃帝內經", "傷寒論", "醫學入門"등 좋은 책이 아무리 많으면 무얼 합니까? 그 속에 담겨진 뜻을 얻어야지. 그저 말끝만을 쫓아다니다가 뜻을 놓친다면 실로 일장춘몽이 되고 맙니다. 그러므로 여러분들은 기본적인 觀, 陰陽觀을 터득하기에 힘을 써야지, 그저 몇가지 이론만 외워서는 곤란합니다. 기본적인 觀을 얻고 나면 보다 큰 세계는 없는가? 하는 의문이 생기게 되고, 그 세계를 찾고자 노력하다 보면 보다 넓고 큰 세계에 도달하게 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치료문제 즉 치료대법에 있어서 여러가지 차원에서 연구를 했는데 치료를 함에 있어서는 엄청난 추리력과 제가 강조하는 직관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 점에 있어서 여러분들이 그저 외운 것만 가지고 활용하려 하지 말고, 뭔가 여러분 각자가 독특한 자기 나름의 인생관을 터득하여 형식이나 말에 끄달리지 않는 사람이 되어 주시길 강조하기 위하여 경허스님의 詩 한 구절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주로 內傷에 관한 것, 정신적인 차원에서부터 六經的인 진단에 이르기까지 여러분과 검토를 해 보았습니다. 

거듭 강조하는 바는, 고지식한 율법이나 몇몇 공식이 전부가 아님을 인식하고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잘못해서 五運六氣를 공식화 시켜버리면 오운육기를 만든 성인의 기본 뜻을 잃어버리기 쉽습니다. 이것은 六經에도 합병이 있음을 고찰할 수 있는 눈을 열어줍니다. 

그런데 이 합병과 더불어 어떤 변수가 작용하면 복합이 됩니다. 이 경우 복합치료란, 가령, 太陰과 陽明에 病이 왔을 때 이 두 經絡만 치료하면 되지 않겠는가 하는 합병치료를 생각하게 되는데, 때로 전혀 엉뚱하게 任脈이나 督脈을 취해서 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이 바로 복합치료인 것입니다. 

예를 더 들어 봅시다. 

手太陽少陽經을 補하려면 臨泣, 後谿를 補하고, 通谷, 前谷을 瀉하는데 臨泣, 後谿는 木, 通谷, 前谷은 水이지요. 

흔히 交相合치료에서는 手太陽小腸經이 足少陰腎經을 치료한다고 보는데, 이 足少陰腎經에 水와 火가 적당히 복합이 되었을 때는 水와 火가 거꾸로 뒤집어진 手太陽小腸經으로 치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복합치료란 어렵고 까다로운 것입니다. 

몸안에 피가 부족하다고 할 때 흔히 手太陽小腸經을 補합니다. 血虛나 여자들 經度, 남자들 코피, 大腸出血, 기타 몸 속의 諸出血, 타박으로 瘀血이 되었을 때 우리 五行針法에서는 이 手太陽小腸經을 일단 상기시킵니다. 手太陽小腸經의 補는, 臨泣・後谿를 보하고, 通谷・前谷穴을 瀉하는 것이라고 했는데, 通谷, 前谷穴이 水이므로 이것을 瀉하게 되면 水氣에 마이너스가 오게 되므로 太陽寒水를 補하고자 함에 逆行하는 경우라 하여 이 두 穴의 瀉를 생략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건 참으로 고차적인 이야기입니다. 저도 이러한 복합에 대해선 그리 썩 잘 알지 못합니다만 대표적인 예를 책에서 한번 찾아 보겠습니다. 

"사암침염요결" P23, 17번을 보세요. "말이 어물어물하고, 반쪽을 못쓰는 반신불수는 心虛인지라 大敦을 補하고 太白을 瀉하라"라고 되어 있습니다. 心虛에는 이론적, 원칙상 手少陰心經의 正格을 써야 하므로 大敦, 少衝을 補하고 陰谷, 少海를 瀉해야 합니다. 그런데 책에는 "大敦을 補하고 太白을 瀉하라"라고만 되어 있지요. 그렇다면, 大敦을 補하는 것은 맞는데 왜 少衝, 陰谷, 少海를 생략했을까요? 한편, 心臟이 實할 때는 手少陰心經 勝格을 쓰는데, 陰谷, 少海를 補하고, 太白, 神門을 사합니다. 그런데, 心實일 때, 瀉하는 太白穴을 "舍岩針灸要訣"에서는 어째서 心虛일 때 瀉하라고 써놓았을까요? 이건 참으로 불가사의한 것입니다. 또 한가지 참고로 얘기하면 중풍걸린 사람에게는 心虛, 心實을 불문하고 일단 大敦을 補하고 太白을 瀉해 보세요. 그러면 얼굴이 비뚤어졌거나 반신불수이거나 가릴 것 없이 상당한 효과를 보게 됩니다. 그러나 이 방법은 舍岩針法의 이론에는 맞지 않습니다. 이 또한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지요. 치료에 있어서 相合보다는 交相合이 더 많고 交相合 다음으로 相合, 相合 다음으로 合倂치료가 많이 쓰입니다. 이러한 複合治療는 여러분의 연구과제입니다. 

이론이나 상식을 벗어난 穴의 補, 瀉는 정말 수수께끼입니다. 穴은 穴대로 補, 瀉는 補瀉대로 각기 다 다른 경우가 허다하지요. 

그러므로 결국 舍岩針法이 여러분에게 드리는 메시지는 '여러분의 直觀에 의해서 나름대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어제 강원도 태백시에 사는 한 친구가 와서 하는 말이, "강원도에는 舍岩針을 쓰는 사람이 많은데, ○○씨가 熱이 끓어서 가슴이 답답한 환자에게 手少陰心經 正格을 썼는데도 낫더라. 火에 火를 더한 격인데 어떻게 나을 수 있었을까?" 그 이유를 이론적으로 설명해 달라고 하니 "병만 나으면 됐지 무슨 잔소리야"하더라며 불평을 토로하더군요. 자기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거지요. 그래서 제가. "앞으로도 계속 熱이 오르는 사람에게 手少陰心經을 補한다면 자칫 큰일 날 것이다. 자네가 본 경우는 물이나 모래로 쓸 수 없는 어떠한 강한 불을 불로써 껐다고 보아라. 以熱治熱도 있지 않느냐"라고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여러분, 이론이란 무엇입니까? 현상을 합리적으로 알아 듣기 쉽게 설명하려는 노력에 불과한 것이지 이론 그 자체가 실제는 아니지요. 다시 말해서, 실제적으로 일어난 일을 모든 사람들에게 알기 쉽게 설명하려는 것이 이론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들은 이론부터 무턱대고 익히려 하지 마세요. 

이상과 같은 복합치료에 비해 합병치료는 이해하기가 쉽습니다. 複合治療가 내포하고 있는 변수는 神만이 알고 있겠지요. 어떤 환자가, 火病이 있다고 할 때, 한 사람은 足太陽膀胱經, 다른 사람은 手太陽小腸經, 또 다른 사람은 足厥陰肝經으로 치료하자고 주장합니다. 불은 물, 모래, 바람 등 어느 것으로도 이론상 끌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것이 가장 정확한 방법이 될까요? 얼굴이 불그레죽죽하고 火氣가 浮하게 뜬 상태라면 足厥陰肝經이 낫겠고, 연일 熱이 펄펄 끓는다면 足太陽膀胱經이 낫겠고, 약간 신경성이고, 전체적으로 눈자위가 벌겋게 충혈되어 있으면 足陽明胃經이 옳을지도 모릅니다. 요는 그 불(火)이 활활 타 오르는 불인지, 기름불인지, 촛불인지를 볼 수 있는 눈이 있어야 되겠지요. 舍岩針法의 어려움이, 복합치료의 어려움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만일, 60穴만 외워서 舍岩針法을 운용할 수 있다면 제가 강의를 복잡하게 하고, 했던 이야기를 하고 또 하고 그럴 필요도 없고, 공안문제라든가 기본게임 따위를 들먹일 이유가 없습니다. 공식대로 외워서 取穴을 하면 되니까요. 四象醫學을 열심히 한 사람들도, 四象만으로는 다 들어 맞아 주지 않으니까 8가지 혹은 16가지로 분류를 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太陰的 少陽人도 있을 것이고 少陽的 太陰人도 있을 뿐아니라 보라색, 회색, 등과 같이 그 내용을 딱 잘라 말하기 불가능하리만치 미묘한 것이 인간인데 그것을 어떻게 이론으로 정의할 수 있겠읍니까? 

手陽明正格을 한번 봅시다. 手陽明大腸經은 足三里, 曲池를 補하고 陽谷, 陽谿를 瀉하지요. 그런데 陽谷은 手太陽小腸經의 火穴이고, 陽谿는 手陽明大腸經의 火穴이지요. 이 手太陽小腸經의 火穴(陽谷)과 手陽明大腸經의 火穴(陽谿)이 手陽明正格의 瀉하는 穴입니다. 이 手陽明正格으로 어떤 사람을 치료할 수 있겠읍니까? 陽明이니까 마른 사람보다는 뚱뚱한 사람을 치료하겠지요. 왜냐하면 陽明의 성품이 건조하면서도 가볍기 때문이지요. 陽明가운데에서도 手陽明大腸經은 五運과 六氣가 공히 金과 金입니다. 그래서 더욱 건조하고, 더욱 서늘한 기운이 강합니다. 학생중에 手陽明大腸經으로 효과를 본 학생들이 있을 것입니다. 

"선생님! 저는 手陽明大腸經으로 척추디스크를 고쳤습니다" 척추디스크를 한글로 표기하면 '제 4, 5 요추간판 탈출증'이 됩니다. 뭐 대단한 것 같지요. 여러분들에게 이런 것 암기하라고 하면 신나게 할 겁니다. 手陽明大腸經으로 腰痛을, 디스크를, 신장염을 낫게 해 주었다고 이야기하면 허준선생이 배꼽을 쥐고 웃을 것입니다. 한탄할 일입니다. 

手陽明大腸經으로 針을 썼다고 하면, 허리가 아프거나 머리가 아프거나간에 우선 전체적으론 환자를 볼때 어땠지? 뚱뚱했었나! 말랐던가?하고 질문을 합니다. "말랐었어!" "아니? 말랐는데도 手陽明大腸經을 썼다고? 마른 사람에게 다른 어떤 상황이 있어서 그걸 썼지?"하고 다시 질문을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 사람 나름의 다른 어떤 차원의 추리가 되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이지요. 이렇게 discuss를 하세요. 일반적으로 좀 마른 사람에게 手陽明大腸經을 썼다면, 腰痛, 위궤양 혹은 어떠한 양방병명을 갖다 대더라도 납득이 잘 가질 않지요. 왜냐하면 手陽明大腸經을 썼다고 하면 그 환자는 십중팔구 좀 비대한 사람일거라는 우리끼리의 암호가 있기 때문입니다. 

"舍岩針灸要訣"에 나와 있는 '手陽明大腸經의 腰痛'을 한번 볼까요.p103. 저의 出家 동기가 이 부분에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이 제게 주는 의미는 매우 큽니다. 거기를 보면 "筋骨을 잡아쥐고 꺾는 것 같이 아픈 症은 大腸傷인지라 三里와 曲池를 補하고 陽谷과 陽谿를 瀉하라"라고 五行針의 이론에 딱 들어맞게 쓰여 있습니다. 그렇다고 여러분들이 환자를 볼 때 '筋骨을 잡아쥐고 꺾는 것 같이 아픈 증상'의 환자에게 무조건 手陽明大腸經을 쓸 겁니까? 

온몸이 저리다고 하는 환자의 경우를 臨床敎授에게 물어보니 "임마! 그것도 몰라? 그건 痺證이야!"했을 때, 비증의 처방을 보니 諸味十八湯으로 되어 있다면, 여러분은 온몸이 저리다고 하는 환자에게, 무조건 諸味十八湯에 半夏, 南星, 威靈仙, 五加皮...등을 넣어 (어디서 加味한다는 것은 들었는지...) 쓴다고 외운대로 처방을 하시겠어요? 

어떻게 저리다는 것 하나의 구실로 이 처방을 외울 수 있겠읍니까? 加味만 봐도 그렇습니다. 뚱뚱한 사람이 왔을 때는 陽明經으로 들어가는 半夏, 南星 등의 건조한 약을 써야될 것이고, 마른 사람이 왔을 때는, 共히 온몸이 저리다고 해도, 六味나 麥門冬, 熟地黃, 天門冬 등과 같이 물기있는 약을 써야 되지 않겠읍니까? 太陰經으로 들어가는 藥이지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지금 시중에 나와 있는 책을 좀 보세요. 양방병명을 수없이 나열해 놓고 무슨 병에는 무슨 탕, 무슨 병에는 무슨 탕...이렇게 써놓았습니다. 위궤양 환자에게 있어서 뚱뚱한 환자에게는 熟地黃을 빼라, 白朮을 넣어라...하는 등의 이야기는 한 마디도 없습니다. 오로지 병명과 탕명만을 짝지어 놓았을 뿐입니다. 

제대로의 陰陽觀이 정립하려면 최소한 5년은 걸립니다. 특히 상급학년일수록 기존의 지식으로부터 자유로와지기까지의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됩니다. 여러분! 제가 이 강좌에서 강의를 하는 한계는 교상합에서 끝이 납니다. 합병치료나 복합치료는 제가 여러분에게 구체화시켜 전달할 수 있는 한계가 있을 뿐더러 여러분이 스스로 깨치지 않은 상태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 스스로 참으로 깊고 넓게 연구하여 임의용지 하시기 바랍니다. 어떤 학생이 제게 와서 "제 어머니가 뚱뚱한데 手陽明大腸經이나 足陽明胃經을 놓으면 어떨까요"하고 질문을 합니다. "좋겠군요"하고 대답을 했지요. 며칠 후 "선생님 그걸 썼는데 안 낫던데요"합니다. 이럴 때 제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제가 그 학생의 엄마를 보기나 했읍니까? 음성이나마 들어보았읍니까? 그 이상은 자기스스로 개척해 나가야지요. 

저는 앞으로 舍岩針 會誌를 만들 예정입니다. 그 회지에 여러분의 임상예를 실어서 서로 나누며 연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제 임상예를 말씀드린다면, 몸이 마른 사람의 팔이 아리고 저리고 어깨가 아프고, 특히 팔 바깥쪽으로 오는 일체의 병에 手太陽小腸經을 쓰면 99.99% 다 낫습니다. 

작년의 일입니다. 어떻게 소문을 들었는지 전라도 이리에서 웬 아줌마가 저희집을 찾아왔더군요. 까닭도 없이 팔을 쓸 수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두 달 이상을 여기 저기 치료를 해 봤으나 낫지 않았다고 합니다. 몸이 바짝 마르고, 눈이 충혈되고, 얼굴이 검게 타 있었습니다. 火氣가 있어 보이는 이 아주머니에게선 정말이지 건조하게 살아온 빛이 역력했습니다. 手太陰肺經이나 足太陰脾經을 놓을까 했으나 팔이 아픈 상황과 流注등을 고려해서 手太陽小腸經을 놓았습니다. 그런데 拔針을 하는 순간 거짓말처럼 팔을 들어올리더군요. 이건 一度에 快差하는 그 이상의 효과라 해도 좋을 것입니다. 또 현장에서 팔을 획 돌리기까지 하더군요. 흐르지 않았던 經絡에 에너지를 흐르게 하면 이렇게 신효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手太陽小腸經을 외워서는 안됩니다. 

뚱뚱한 사람이 팔이 아리고 저린다면 어떤 經絡이 좋을까요? 手陽明大腸經을 써야겠지요. 만약 비쩍 마르고, 下焦에 땀이 축축하거나 下焦가 冷한 사람에게 手陽明大腸經을 쓰면 낫겠읍니까? 십중팔구는 어렵겠지요. 그렇지만 手陽明大腸經이 합당하다고 여겨지는 환자라도 때로는 다른 經絡을 놓아야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手陽明大腸經은 濕하고 비대한 사람에게 합당하다'고 외워버린다면 합병이나 복합치료는 두말할 것도 없고 '임의용지'에 대한 꿈조차 꿀 수 없습니다. 비대한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냉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비대하고 냉한 사람들에게 "냉・대하가 좀 많지요"하고 물어보면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노라고 대답을 합니다. 이런 사람은 뚱뚱하면서도 그 살이 물살입니다. 바로 이 체질은 냉・대하가 많지요. 반면, 뚱뚱한데도 일생동안 냉이 없다고 하는 부인들도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의 살집은 어떨까요. 그 피부는? 예! 탄력성이 있습니다. 근육이 좀 있어보이고, 그래서 살집이 팽팽한 편이며 血壓도 좀 있어보이고 눈도 다소 충혈된 듯이 보입니다. 이와 같이 비대하면서도 冷이 없는 사람은 濕과 熱이 공존하므로 手陽明大腸經이 적합합니다. 

그런데 濕冷한 사람에게 있어서는 足三里와 曲池穴의 補만 할 뿐, 陽谷과 陽谿穴의 瀉는 생략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火經의 (手太陽小腸經) 火穴(陽谷)과 自經(手陽明大腸經)의 火穴(陽谿)을 사해 버리면 냉이 더 심해지지 않겠읍니까? 그래서 저는 大敦穴과 隱白穴을 補 

슬쩍 補해 줍니다. 왜 大敦穴과 隱白穴을 補할까요. 足太陰脾經의 勝格은 大敦・隱白을 補하고 經渠・商丘를 사하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手陽明大腸經 正格에서 三里, 曲池穴을 補하는 것만 가져오고 足太陰脾經 正格에서 大敦, 隱白을 補하는 것만 가져오는 것입니다. 그것은 곧 手少陰心經을 補해야겠는데 시간이 없다고 할 경우 大敦穴에만 針을 놓아도 되는 겁니다. 또 手陽明大腸經을 補하고 싶은데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그냥 足三里만 補해도 됩니다. 

이렇게 大敦穴을 補하면 手少陰心經의 補가 되므로 濕冷한 사람의 몸을 데워줄 것이고 大敦穴・隱白穴을 補하면 足太陰脾經을 瀉하게 되므로 이것이 木을 實하게 해주므로 木克土의 원칙에 의해서 脾臟土氣를 억제해주게 되지요. 

거기에다 足三里와 曲池로써 濕을 제거해주게 되므로 이리 저리 좋은 거지요. 마치 곰팡이를 싹 걷어내고 불을 때주는 것과 같은 격이지요. 

장마철에 방에 습기가 차서 곰팡이가 생겼다고 칩시다. 이때, 양방으로 곰팡이를 없애려고, 걸레질을 하고 약을 뿌리고 온갖 방법을 다 해도 이내 또 곰팡이가 끼게 됩니다. 그러나 한방은 방에 군불을 때줍니다. 그러면 양방만치 곰팡이를 제거하는 시간은 짧지 않으나 다시는 곰팡이가 생기지 않지요. 또 습기로 인해서 방에 다섯 종류의 균이 서식하고 있다면 양방으로는 다섯 가지의 박멸법을 개발해야 합니다. 그것도 임시변통에 불과한...그렇지만 이 경우에도 습을 제거해주면 500가지의 균이 서식하고 있더라도 간단히 박멸시킬 수가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한방치료를 근원치료라고 하는 이유입니다. 웅덩이에 물이 고여 있어서 모기 애벌레가 끼었다고 할 때, 그 애벌레를 잡고자 쫓아가는 것이 양방이고, 애벌레를 무시하고 웅덩이 물을 퍼내버리는 것이 한방입니다. 

뚱뚱한 여자환자가 와서, "양방병원에 가니 비임균성 어쩌고 하는 균이 있다고 해요"라며 冷이 있는 경우엔 補中益氣湯같은 처방에 물 빼는 利尿劑, 祛濕劑를 넣게 되면 袪濕이 되지 않겠어요? 여기에 또 半夏, 薏苡仁 따위를 추가해도 좋겠지요. 이렇게 하면 뚱뚱한 여자의 냉은 잘 낫습니다. 그러나 마른 사람의 冷은 좀 다릅니다. 이 경우는 補血制를 써야 됩니다. 이런 경우를 예로 들면서 복합치료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 그리고 복합치료의 어려움을 넘어설 수 있더록 많은 연구와 풍부한 상상력을 배양하시길 당부드립니다. 

다음은 外感病에 대하여 말씀드리기로 하겠습니다. 

內傷病에도 쓰지만 外感病엔 주로 汗, 吐, 下, 和의 치료법을 사용합니다. 

汗法(發汗시키는 방법)은 病이 表에 있을때 쓰고, 

吐法(嘔吐시키는 방법)은 病이 上焦에 있을 때 쓰고, 

下法(下利시키는 방법)은 病이 下焦에 있을 때 쓰고, 

和法(和解시키는 방법)은 病이 半表半裏에 있을 때 쓰게 되는데 

이 네가지 방법은 참으로 중요합니다. 

傷寒 제1일의 경우, 熱이 나고 으슥으슥 추울 때, 이때는 무조건 發表를 시켜야 됩니다. 熱이 난다고 해서 석고나 滑石같이 무거운 해열제를 쓰면 안됩니다. 그런데 病이 안으로 들어 왔을 때는 發表劑를 쓰면 위험합니다. 대변이 딱딱하게 굳고, 혓바닥도 굳었다면 병이 어느 경락에까지 들어간 것입니까? 陽明經에 까지 들어간 거지요. 이럴 땐 下劑를 써야 됩니다. 大黃이나 枳實같은 약을 써야 되지요. 그런데 寒熱이 왕래하여 熱이 왔다갔다(추웠다 더웠다)할 때는 和解를 시켜 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반드시 이대로 하지는 않지요. 뚱뚱한 사람을 발한시킬 때는 外感, 內傷을 막론하고 發汗之劑에 袪濕之劑를 가미하면 좋습니다. 또 嘔吐요법은 병이 上焦에 있을 때만 쓰는 것이 아니라 下焦에 있을 때에도 씁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바 있는 禹功散(下統 82번)을 한번 봅시다. 禹는 治水의 大家였던 중국의 禹皇帝를 말합니다. 바로 禹皇帝의 공덕을 의미하는 약이지요. "治小便不通 百法不能奏效 服此無不愈라"-소변이 잘 나오지 않고, 백가지 방법으로도 효과가 없을 때, 이것을 먹으면 낫지 않는 사람이 없다-라고 나와 있습니다. 

"不拘時服 少時 以鷄翎 探痰吐之 譬如滴水之器 閉其上竅則澁 拔之則水通流洩矣". (시간에 구애받을 것 없이 복용하고 닭의 깃으로 痰을 찾아서 자극하여 위로 토한다) 라고 쓰여 있는데 여기에 별 표시를 다섯개 해 두십시오. 목젖의 담을 자극시켜서 催吐케 함은 吐法의 대표적인 방법입니다. 이것은 마치 滴水之器 실험기구로 치면 피펫과 같습니다. 쉽게 말하면 오줌이 안 나오는 것(病이 아래에 있음)을 윗쪽을 뚫어 줌으로써 治한다는 이치입니다. 위를 막으면 아래가 열려 있어도 물이 흘러 나오지 않지만 위를 열어주면 아래가 트이게 되지요. 대소변이 잘 나오지 않으면 百會穴에 침을 놓고, 너무 잘 나오는 경우(설사 등)엔 百會穴에 뜸을 뜬다고 했지요. 맥주 따위를 너무 좋아해서 下焦가 冷하여 설사를 한다거나, 脫肛, 脫腸증세가 있는 사람은 2~3개월 百會穴에 뜸을 떠보세요. 이런 경우의 처방은 補中益氣湯을 기본방으로 쓰면 참 좋습니다. 옛날 사람들은 人體를 깊이 관찰했던 것입니다. 비방이란 이런 것입니다. 처진 것은 거두어 올려주고, 높은 것은 낮게, 뜨거운 것은 차게 해주는 이 이치를 알고 나면 비방도 어려운 것이 아니지요. 

補中益氣湯(上統 22번)에 升麻가 들어가는데, 升麻의 양을 조금씩 써야지(그저 2g정도) 빨리 좋아지라고 그 양을 자꾸 올리다보면 胃腸에 肛門이 올라붙는 수가 생깁니다. 그러니까 여러분 補中益氣湯을 쓸 때 升麻를 많이 써서 치료하지 마세요. 

여러분들은 吐法을 嘔吐시키는 것으로만 생각하는데, 코에 훅불어 넣는 사향이나 瓜蒂散(참외꼭지)을 사용하는 吐法도 있습니다. 과체산을 코에 불어넣으면 노란물을 흘리게 되는데 이것도 일종의 吐法에 속하는 것입니다. 아시겠어요? 그리고 소금물로 토하게 하는 경우도 있지요. 여러분들 심심하면 소금물 먹고 토해 보세요. 참 좋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 인체 내에서 上升하지 못한 에너지를 발산시킬 수 있으니다. 

인간이 인간을 죽이고자 함이나 시기, 질투, 분노...등의 에너지가 가슴에 모이는데 이것이 발산되지 않으면 인간을 괴롭히게 된다고 하여 인도의 한 요가 수행법에서는 입문할 때 소금물을 먹여서 계속 토하게 하는 방법을 쓴다고 합니다. 술을 마시고 밤새도록 토했는 데도 다음날 아침 녹작지근한 몸과는 달리 정신이 아주 맑아짐을 경험해 본 사람이 있을 줄 압니다. 催吐劑에 오이꼭지, 참외꼭지, 소금물, 禹功散 등이 있듯이, 病이 上焦에 있을 때에만 吐法을 쓰는 것만이 아님을 아셔야 합니다. 發汗요법도 表에 있을 때에만 사용하는 것으로 여기지 마십시오. 소변이 잘 나오지 않을 때에도 발한요법을 쓸 수 있습니다. 몸이 뚱뚱하고 濕한데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다고 하면 조금씩 下焦를 데워주면서 發汗요법 또는 催吐요법을 씁니다. 물론 기운이 쇠한 노인에게 오줌이 잘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吐法을 써서는 안되지요. 汗・吐・下・和法도 그때 그때의 상황에 따라, 그 환자의 특징에 따라 활용을 잘 해야 하는 겁니다. 우리가 쓰는 針法에 汗・吐・下・和法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예를 들어 傷寒 제 3일에 小紫胡湯을 써야 된다고 하면 이런 경우에는 少陽經絡을 건드려주라고 하는 것이 있습니다. 

말이 나온 김에 "舍岩針灸要訣"을 한번 볼까요? "傷寒 제1일에는 足太陽膀胱經, 傷寒 제2일에는 足陽明胃經, 傷寒 제3일에는 足少陽膽經, 傷寒 제4일에는 足太陰脾經...."이렇게 쓰여 있는데 이것을 자세히 살펴보면 참으로 엉뚱하게 되어 있습니다. '傷寒 제4일에 足太陰脾經을 報하라'고 나와 있는데, 足太陰脾經을 補하려면 少府 大都를 補하고 大敦, 隱白을 瀉해야 되지요. 그런데 책에 나와 있는 穴이 맞읍니까? 다르게 되어 있지요. 책에는 '陰陵泉, 經渠를 補하고 隱白을 瀉하라'고 되어 있지요. 또 足少陰腎經을 보십시오. 원래 足少陰腎經을 補하려면 經渠, 復溜를 補하고 太白, 太谿를 瀉해야 되는데, "舍岩針灸要訣"에는 '陰谷, 經渠를 補하고 太白을 瀉하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상하지요. 足厥陰肝經도 한번 보세요. '大都를 補하라고 되어 있지요. 원래 大都는, 足太陰脾經을 補할 때 少府, 大都를 補하고 大敦, 隱白을 瀉한다는 대목에 들어 있는데 어째서 足厥陰肝經에 大都를 補하라고 써 놓았을까요. 이건 정말 不可思議한 내용입니다. 이것이, 각론에서 傷寒論을 강의할 때, 제가 어물어물 넘어가는 이유입니다. 저도 잘 모르니까요. 이러한 것들을 여러분이 깊이 연구해서 舍岩道人의 의중을 꿰뚫는 분이 나온다면 제가 큰 절을 올리며 배우겠습니다. 

아뭏든 傷寒 제1일의 足太陽膀胱經이 發汗요법은 아니지만 그와 유사하고, 傷寒 제3일의 足少陽膽經도 和法은 아니지만 화해하는 뜻과 비슷하게 보는 것입니다. 

또 변비가 있을 때 手少陽三焦經을 쓰는데 이것은 밀어내자는 식으로 일종의 下法에 속하고, 가끔씩 手少三焦經이나 手少陰心經을 써서 위로 상기를 시켜보고자 하는 것은 吐法과 비슷한 용도이지요. 극히 드문 경우지만, 熱이 목에까지 올라 잘 나가지 않는다고 할 때 아예 밀어내보자는 의도로 火를 補해주는 일이 있습니다. 이것도 말하자면 吐法이라 할 수 있겠지요. 이런 것들은 여러분들이 임의용지하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汗에 해당하는 처방이나 藥物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發汗之劑로 제일 많이 쓰는 것으로 麻黃이 있지요. 그리고 땀을 낸다는 차원은 물론 발산시킨다는 포괄적인 면으로 생각을 한다면 그 맛이 맵고(辛味) 향기가 많은 香辛料 따위를 사용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桂皮, 乾薑, 良薑 등이 있는데 이런 것들을 發汗之劑로만 생각지 마시고 發散之劑로도 생각하시라는 이야기입니다. 胡椒도 마찬가지지요. 또 못된 친구들 골탕먹이는 데 쓰기 좋은 蓽撥이란 것도 있습니다. 소주나 맥주 마실 때 좋다고 속여서 먹이면 얼마나 매운지 눈물을 흘리기까지 합니다. 이렇게 매운 것을 어디에 쓰겠읍니까? 고기먹고 체했거나 冷한 음식, 날(生)음식, 딱딱한 음식 먹고 체한 경우엔 이 필발이 꼭 들어갑니다. 맥주먹고 체했을 때에도 胡椒와 蓽撥을 넣으면 좋습니다. 

內消散(下統 26번)을 펴보십시오. 

"治傷食 生冷硬物 痞滿脹痛大驗" 生冷한 것 굳은 것을 먹고 傷하여 痞滿, 脹痛한 사람에게 큰 효험이 있다고 씌어 있습니다. 처방내용을 보면 陳皮(順氣之劑)・半夏 등 건조해지는 약들 뿐, 쫀득쫀득한 것은 하나도 없지요. 白茯苓(利尿劑), 枳實(下氣劑), 山楂肉(고기먹고 체했을 때), 草果(채소먹고 체했을 때) 등이 들어갑니다. 갈비를 먹고 체했다고 하면 山査를, 채소를 많이 먹었는데 속이 좋지 않다고 하면 草果를 듬뿍 넣어주는 겁니다. 채소는 다소 冷한 음식이니까 草果는 먹어보지 않고도 그 맛이 톡쏘는 매운맛의 香辛料임을 짐작할 수 있겠지요. 명태 먹고 체한데 麥門冬을 쓴다고 하면, 명태가 건조한 것이므로 麥門冬은 쫀득 쫀득한 것임을 곧 짐작할 수 있겠지요. 이렇게 추리를 먼저한 다음 그 약의 맛을 한번 보세요. 빠짐없이 먹어봐야 합니다. 砒霜외에는 다 먹어 보도록 하세요. 

다시 內消散으로 돌아갑니다. 山査, 神麴, 草果, 麥芽, 萊菔子 등은 消化之劑이고, 香附子는 鬱火에 좋은 약이지요. 옛날에는 주로 여자들에게만 香附子를 썼는데 지금은 남자들에게도 몇 돈씩 씁니다. '男性의 女性化' 때문이기도 하지만 오늘날의 남자들은 여자 이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며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七情이 鬱結 되었거나 스트레스로 인한 병에는 반드시 香附子가 들어가는 것입니다. 七情이 울결이 되어서 여자들 經度가 잘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加味歸脾湯(上統 98번)을 쓰지요. 즉 "治肝脾怒鬱 月經不通"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歸脾湯에 山梔子, 紫胡가 들어가는데 便香附子를 가하면 더욱 좋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加味歸脾湯은 여자들 月經不通에만 쓰는 것이 아니라 셀러리맨들의 스트레스(집에선 부인 바가지, 회사에선 상사 꾸지람, 손아랫사람은 또 말을 잘 듣지 않지...)에도 좋습니다. 

便香附子가 무엇일까요? 香附子를 童便(어린아이 오줌)에다 炒를 한 것이지요. 한의사는 반드시 童便을 받아두어야 합니다. 소변통에서 소변이 오래 묵으면 주위에 허연 것이 끼게 되지요. 이것을 人中白이라고 하는데, 맛이 짜서 太陽寒水에 속하므로 이 人中白은 火病이나 肺結核에 특효약입니다. 인도 요가수행법 중에도 오줌만 먹는 수행법이 있습니다. 破積之劑인 三稜과 蓬朮도 發散之劑에 속하지요. 그리고 피부병의 대부분을 發汗之劑로 치료함을 아세요? 옛날에는, 어린이들이 홍역으로 열이 오르면 어린이가 괴로와 하건 말건 뜨끈뜨끈한 환경하에서 땀을 쭉 빼게 하여 낫게 했습니다. 

지난 겨울방학 때, 학생 한명이 온몸이 어마어마하게 헐어서 왔더군요. 아무리 병원을 다녀도 낫지를 않는다더군요. 비쩍 마른 사람인데 온몸이 헐어서 딱지가 지고 진물이 나오는데 일반적인 생각을 나눠 봅시다. 뭐가 좋을까요? 太陰經이요? 濕한데 太陰經을 써도 될까요? 陽明經이요? 濕을 말려주는 것은 좋은데 사람이 더 마르지 않을까요? 手太陰肺經이요? 아하! 肺氣는 皮毛를 주관한다 이거지요. 이렇게 얼른생각을 해도 여러가지로 떠오르지요. 그런데 저는 처음엔 舍岩針法을 쓰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저로서도 어떤 처방을 내리기가 어렵더군요. 

그래서 "일단 가서 땀을 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냥 땀을 내면 津液이 枯渴되어 큰일나니까. "땀을 낸 후 약숫물이나 오염되지 않은 물을 한 바가지씩 먹도록 하라"고 일러주었습니다. 그렇게 한 일주일이 지나자 신기하게도 어느 정도 아물기 시작하더군요. 그래서 그 다음에 手太陽小腸經도 놓았다가 手太陰肺經도 놓았다가 여러 經絡을 건드려 보았더니 결국 다 낫더군요. 다 나을 때 쯤에 참기름을 바르니까 더 좋더라고 했지만 피부병 치료에는 땀을 내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러나 안으로 癰疽가 되어 패여 들어간 경우엔 문제가 좀 다릅니다. 피부병 얘기 나온 김에 피부병을 잠시 살펴보고 넘어갑시다. 피부병 치료에 무조건 加味되는 약인 淸肌散(中統 149번)을 보면 "治癮疹 或赤 或白瘙痒"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피부병에도 陽症과 陰證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피부병의 증상 중 가려운 것과 아픈 것은 어느 것이 陰이고 어느 것이 陽이겠읍니까" 가려움은 熱이 있는 경우이므로 陽에 속하겠지요. 이것을 瘙痒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드물긴 하나 피부에 통증이 심한 경우가 있지요. 이건 어쩌면 癌일지도 모릅니다. 위험한 경우지요. 

그리고 피부병에는 發疹性 속으로 흠이 파지는 것과 水疱性이 있습니다. 수두와 두드러기를 같이 취급하면 안됩니다. 그러니까 發疹性이 되고 가려울 때는 생각할 것도 없이 發汗之劑를 써 주면 되고, 半陰半陽에 해당하는 피부병 즉 때로는 붉게 일어나기도 하고 때로는 말짱했다가 또 좁쌀처럼 일어나기도 하여 陰陽을 종잡을 수 없을 때 바로 淸肌散(荊防敗毒散 加 天麻 薄荷 蟬退)을 씁니다. 

이때 薄荷가 解熱之劑로서 頭痛에 쓰이는 약 (頭痛藥:升麻, 薄荷, 蔓荊子)이므로 꼭 피부병에 들어가는 약 蟬退는 熱 중에서도 濕熱이 있을 때 씁니다. 특히 그것의 모양을 보면, 피부가 푹푹 헐어 들어가는 경우에 특효약이 되지 않겠어요? 그런데 蟬退는 가벼우므로 2g이상 넣으면 안됩니다. 

어떤 환자가 머리 비듬을 손톱으로 긁다가, 잘못되어 손톱 독이 올라서 헐고, 머리숱이 다 빠져 버렸습니다. 일년 이상 치료를 해도 차도가 없다며 찾아왔더군요. 이 환자의 경우는 간단합니다. 

荊防敗毒散에 蟬退를 넣어주고 경우에 맞게 加減을 하면 됩니다. 소화 안되게 소화제, 두통에는 甘菊, 薄荷, 蔓荊子를 넣는데 한마디로 헐은 데는 끝내 주는 약입니다. 그러니까 무좀으로 오래 고생하는 사람에게도 좋습니다(蟬退는 피부가 헌 데 특효임). 

여러분! 담배잎을 발바닥에 깔고 다니는 것과 소금물에 발을 담그는 것 중 어느 것이 무좀에 좋을까요? 담배잎이 좋습니다. 소금물은 건성으로 발이 쩍쩍 갈라지는 경우 외에는 별 효과가 없습니다. 또 마늘대 삶은 물은 어떨까요? "本草綱目"에는 없지만 이제 우리는 마늘대 삶은 물이 무좀에 좋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모래찜질과 진흙에 발을 담그는 것을 비교해봐도 모래찜질이 무좀에 좋습니다. 어디에고 陰陽觀이 다 있습니다. 

빨간 고추잠자리와 지렁이 중 뚱뚱한 삶의 精力補强에는 어느 것이 좋을까요? 말할 필요없이 전자지요. 이것이 바로 오운육기를 공부한 결과입니다. 뚱뚱한 사람이 지렁이를 먹으면 도리어 정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여러분 禿鷄散을 아세요? 빨간고추 잠자리에 참새알 등등을 넣어서 만드는 精力制인데, 옛날 어느 할아버지가(古稀도 넘은) 약을 하나 지어 먹고는 밤만 되면 할머니를 밤새도록 괴롭히는 거였어요. 견디다 못한 할머니가 그 약을 할아버지 몰래 마당에 던져 버렸답니다. 그걸 수탉이 신나게 주워먹고, 암탉 머리 위에 올라타고는 자꾸 머리를 쪼아대는데 가만히 보니 암탉 머리털이 다 빠지더래요. 그래서, 대머리 禿字, 닭 鷄字를 써서 禿鷄散이라고 불렀답니다. 뱀장수 이야기만 듣고 독사를 먹었는데 오히려 陽氣가 더 떨어졌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왜일까요? 뱀은 냉혈동물이니까 뚱뚱하고 濕冷한 사람이 뱀을 먹고 정력이 더 떨어짐은 당연한 결과가 되겠지요. 그러나 마르고 건조하며 火氣가 있는 사람에게 濕冷한 뱀은 좋겠지요. 이 정도의 陰陽觀도 되어 있지 않으면서 東洋醫學者라 할 수는 없겠지요. 

그러나 죽을 병도 아닌데 자신의 몸을 위해서 동물을 마구 죽이는 것을 저는 반대합니다. 

피부병 이야기 도중에 옆길로 샜군요. "한마디로 일반적인 피부병에는 發汗요법, 헐은 데는 蟬退가 좋다"는 이야기를 끝으로 피부병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 더 상세한 것은 다음 기회에 말씀드리겠습니다. 

 

食傷(過食, 過飮)을 다스리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發汗요법과 吐法이 그것입니다. 

술이 과했을 때는, 뜨끈한 방에서 땀을 쭉 빼거나 사우나탕 같은 데에서 땀을 흠뻑 흘리고 나면 코에서 술냄새가 풀풀 나면서 술기운이 날아가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내가 술이 취했을 때는 남의 술냄새를 못 맡지만 내가 내 술냄새를 느낄 수 있다고 하면 그 사람은 그날 마신 술로 부터 자유로와지게 됩니다(거의 깼다는 뜻). 감정도 마찬가지 입니다. '아! 지금 내가 화를 내고 있구나'하는 느낌을 느끼는 사람은 자신의 화를 내는 그 감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觀心法 즉 '내가 화를 내고 있군! 이건 욕정이로군! 이건 시기・질투로군!'하고 스스로 느낄 수 있는 사람은 그 시기와 질투 욕정으로부터 자유로와 지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술 먹고 깨는 데에 發汗요법이 좋다고 했는데 소주 먹은 다음날 아침 메뉴로 식혜가 좋을까요? 복매운탕이 좋을까요? 식혜가 좋겠지요. 그렇다면 맥주 마신 다음날 아침 메뉴로는 수정과와 매운탕 중 어느것이 좋을까요? 매운탕이 좋습니다. 이것이 바로 오운육기의 응용이지요. 

過食傷・過飮傷에 發汗요법을 많이 씁니다만 많이 먹고 많이 마신 경우 吐해 버리는 것이 더 간단하지요. 제 친구 한 사람은 술을 엄청나게 많이 마신 다음날 아침에도 테니스치고 정상적으로 출근을 합니다. 그 비결을 좀 가르쳐달라고 했더니, 자기 집 대대로 전해오는 비방이라고 緘口를 하더군요. 겨우 사정을 해서 들어보니, 우유에 소금을 타서 마실 수 있는 만큼 양껏 마시고 나서 그것을 다 토해 내면 된다고 하더군요. 다 토한 뒤에도 손가락을 넣어서 마른 구역질을 몇 번 더 하고 나면 깨끗해 진다더군요. 그래서 저도 그대로 해 보았더니 정말 좋더군요. 嘔吐療法을 응용한 좋은 예입니다. 다음은 下法을 보도록 합시다. 병이 下焦에 있을 때는 下法을 쓰는데, 熱뿐 아니라 병이 대체적으로 下焦에 편중되어 있을 때에는 下劑를 씁니다. 대표적인 下劑로는 大黃, 枳實, 芒硝가 있고, 원만한 下氣之劑로는 木香, 檳榔이 있지요. 대변을 누고 일어서면 또 누고 싶고 또 누고 싶고 한 경우에는 木香, 檳榔이 특효약입니다. 

下劑는 말 그대로 무게가 무거운 약입니다. 熟地黃을 적당히 쓰면 소화력이 부족한 사람의 中焦에 걸리는 경우가 많지만, 熟地黃을 한꺼번에 왕창 써버리면 걸림없이 오히려 아래로 잘 밀고 내려가는 성질이 있습니다. 참으로 妙한 약이지요. 下劑로서 광물질인 것으로는 滑石, 石膏가 있습니다. 

和法에 쓰는 和解之劑는 半表半裏에 병이 있어 寒熱이 왔다갔다 하는데 쓴다고 했는데 紫胡가 그 대표적인 약이지요. 白芍藥도 다소 무겁고 收歛之劑이긴 하나 和解之劑에 속합니다. 甘味로서 여기에 속하는 것으로는 甘草가 있지요. 감초는 너무 좋은 약이다 보니 國老라는 異名까지 있습니다. 즉 나라의 늙은 대신과도 같다는 말이지요. 특히 해독의 聖藥으로 甘豆湯이 있습니다. 이상으로써 아쉽긴 하나 汗吐下和 요법이 우리에게 쓰여지는 대표적인 경우를 간략히 짚어보았습니다. 

이번엔 針의 治療大法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針치료에 있어서 六經을 분별하는 공부는 했으니까 이제는 針運用의 원리를 살펴보도록 합시다. 전에 공부했듯이, "左病右治 右病左治, 上病下治, 下病上治가 있고 虛則補其母, 實則瀉其子"라는 "內經"에 있는 원리도 있으며, 圓補方瀉(좌, 우회전 방향 차이점)도 있습니다. 

그런데 특수한 것으로 '抑其官'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 官이란 항상 抑制하는 역할을 말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보면, 五行上 火인 心臟이 虛하면 火의 母인 木을 보해 주고, 火를 克하는 水를 瀉해 주면 兩手兼將의 효과가 있다는 것이 抑其官의 방법이지요. 

이것은 "黃帝內經"에 있는 상식적인 공식입니다. 이것을 針灸學理論에 노골적으로 등장시킨 분이 바로 舍岩道人입니다. "內經"의 치료법을 따르고 있으므로 그 정통성을 疑心할 여지가 없지요. 實則瀉其子의 예를 들면, 心臟이 實할 때 心臟經絡 자체를 건드리는 것이 아니라 土를 瀉해 주면서 腎의 水를 북돋아 주면 心의 實한 기운이 깎이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원칙에 의해서 正格, 勝格이 결정되는 데 虛할 때 補하는 것을 正格, 實할 때 瀉하는 것을 勝格이라고 이름합니다. 

여러분이 五行針法을 공부함에 있어서, 五兪穴만 외워서, 바로 공식에 대입하면 해답이 나옵니다. 

우리가 가장 흔히 쓰는 足太陰脾經을 예로 들어 봅시다. 足太陰脾는 五行上 土이므로 이것이 虛하다면 火를 補해야 하는데 항상 火經의 火와 自經의 火 두가지를 선택해서 補(正格)해야 되겠습니다. 그런데 火를 補할 때 火經의 火와 自經의 火 그리고 火經을 보면, 手太陽小腸經도 火經이고 手少陰心經도 火經인데, 足太陰脾가 陰經이니까 같은 陰經의 火인 手少陰心經의 火穴을 선택하는 것입니다(心臟經絡의 流注는 새끼손가락 안쪽 少衝穴에서부터 極泉穴까지). 

그런데 우리가 五兪穴을 알려면 陽經絡과 陰經絡의 순서부터 알아야 되지 않겠읍니까? 陽經絡은 金→水→木→火→土가 되고 陰經絡은 木→火→土→金→水가 됩니다. 

혹시 이렇게 되는 이유를 아시는 분은 제게 좀 알려주십시오. 아무도 모르더군요. 이것도 여러분들이 연구를 해서 어떤 실마리를 한번 잡아보세요. 아뭏든, 手少陰心經은 陰經이니까 木→火→土→金→水가 되므로 木穴은 少衝, 火穴은 少府가 됩니다(註 : 經絡의 流走를 보면서 읽으시면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만약에 여러분들이 各經絡의 井榮兪經合을 잘 모르더라도 經絡의 流注를 알고 처음 시작하는 穴에서 부터 짚어나가면 대충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井榮兪經合이란 井에서 물이 졸졸 새 나오는 것같다가 차차 영해로 흘러가는 것처럼 經絡의 에너지가 커지는 겁니다. 그러므로 井榮兪經合을 모르더라도 陰經絡, 陽經絡의 순서를 알면 취하고자 하는 穴자리를 대충 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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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  -  남촌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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